훈제 돼지 바베큐, 방법은 여러가지!
캠핑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 캠핑장에서 무엇을 먹을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됩니다.
주로 인터넷을 보고 캠핑 요리를 결정하곤 하는데요, 얼마전 칠갑산 오토캠핑장에서는 비어치킨을 만들어 아주 맛나게 먹었습니다.
다만, 비어치킨에 쓸 캔맥주를 500ml 짜리로 가져간 탓에 닭이 불안정하게 넘어질뻔한 상황이 발생, 다음번에는 키작은 맥주캔으로 완벽한 비어치킨을 만들겠노라고 다짐했는데,
그 와중에 이웃 블로거인 고양이 두마리님의 비엔나식 돼지고기 요리를 보고 치악산 캠핑에서의 메인 요리로 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다른 소스를 쓴 덕에 고양이 두마리님의 요리와는 전혀 다른 요리가 되어버렸는데요, 그래도 캠핑장에서 먹는 맛이 꽤 괜찮았기에 소개합니다.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근본없는 이 돼지고기 요리의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훈제 돼지 바베큐'라고 붙였습니다.
칠갑산 오토 캠핑장에서 먹었던 비어치킨
돼지고기, 소스와 양념 준비하기
돼지고기와 양념 소스등을 준비하여 캠핑 현장에서 만들어도 되지만, 캠핑에 가져갈 짐을 줄이고 양념을 재워둘 목적으로 캠핑을 떠나기 전날 돼지고기에 양념을 재워두었습니다.
돼지고기는 껍질이 붙어 있는 목살 500g을 준비했습니다.
저희는 두 사람만 먹는데다 음식을 그리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 500g이면 저녁내내 배부르게 먹고 조금 남겼다가 다음날에도 먹게 되더군요.
각자 필요한 만큼 적당히 준비하면 됩니다.
돼지고기는 물에 담가 핏물을 뺍니다.
다들 하는 대로 따라했는데, 생각처럼 핏물이 많이 빠지진 않더군요.
30분쯤 담가두었다가 물을 버리는 것으로 끝!
돼지고기에 다진 마늘과 소주를 붓습니다.
통마늘이 있다면 고기에 칼집을 내어 통마늘을 군데군데 끼워넣어도 좋을텐데, 저희집은 통마늘을 사면 죄다 다져 냉동실에 보관하는 터라 살짝 아쉽네요.
우스타소스를 붓습니다.
우스타소스는 서양식 간장이라고 할만한 베이스 소스로 약간 시큼한 맛이 나는 소스인데, 돈까스 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요리에 두루 쓰입니다(...라고 제가 알고 있던 건 아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
통후추를 조금 갈아넣고, 오레가노 잎을 조금 뿌립니다.
오레가노 잎 역시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허브의 한 종류지만 없으면 패스해도 무방합니다.
마지막으로 마눌님 요리의 비법, 연생강을 조금 짜줍니다.
넣어준 소스와 양념이 잘 섞이도록 조물조물한 후
밀폐용기 등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내일 캠핑을 위해서 ㅎㅎ
캠핑 요리의 성패 여부는 화로와 참나무 장작, 불조절!
캠핑장에 도착, 화로를 꺼내고 장작을 세팅합니다.
저희는 참나무 장작을 인터넷의 단골집에서 시켜 준비해가는데요, 20kg가량의 무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사지 않고 미리 준비해 가는 까닭은 현지의 장작값이 상당히 비싼것도 있지만 대부분 야외에 방치에 둔 탓에 습기를 머금어 불이 제대로 붙지 않고 연기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잘 마른 장작은 가스 토치를 잠시 대고 있으면 불이 잘 붙고 연기도 거의 나지 않습니다.
(써넣고 보니 지난 비어치킨 포스팅에서도 같은 얘길 했군요.
실은 이번 캠핑때 옆 텐트에서 사온 만원어치 장작의 어이없을 정도로 적은 걸 보면서 단골집을 만들어두길 잘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캠프파이어는 활활 타오르는 맛이지만 바베큐 요리에 쓸 불은 장작이 다 타고 숯이 남아 불이 사그라들 정도가 적당합니다.
사진의 불도 조금 센 편인데요, 이보다 더 사그라든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스에 재워두었던 돼지 목살을 꺼내 은박지에 살짝 올립니다.
남은 소스는 돼지고기에 뿌리지 말고 따라 버리는게 좋은데요, 이미 하룻밤 정도 재워두었다면 소스가 돼지고기에 충분히 배어들었을 뿐더러 소스가 불위로 떨어지면 연기와 숯이 타고 남은 허연 재가 날리게 됩니다.
돼지고기를 세팅했으면 화로 뚜껑을 덮고 기다리면 됩니다.
사실 저희는 이렇게 뚜껑있는 화로를 구입한 덕분에 무척 편하게 캠프파이어를 하고 바베큐를 먹곤 하는데요, 접이식 스테인레스 사각 화로를 쓰는 분들이 많이 부러워 하더군요ㅎㅎ
10분쯤 지나자 뭔가 지글지글 끓는 소리가 들립니다.
화로 뚜껑을 열고 은박지에 구멍을 뚫어 바닥에 고인 소스와 돼지고기에서 빠져나온 기름을 밑으로 빼줍니다.
화로 위에 올린지 20분 경과, 비교적 짧은 시간이지만 뚜껑을 덮어둔 덕에 제법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중입니다.
이쯤에서 바닥쪽 상태를 보고 돼지고기를 뒤집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다시 10분이 더 지나자 노릇노릇한 향이 일품인 훈제 돼지 바베큐가 완성되었습니다.
완성된 훈제 돼지 바베큐를 접시에 올리고 한점 잘라봤습니다.
겉껍질쪽은 쫀득하게, 속은 촉촉하게 익었군요.
마늘과 오레가노 등의 향이 살짝 감도는게 그냥 먹어도 맛있고 소금에 살짝 찍어먹어도 맛이 일품입니다!
돼지고기를 먹고난 후 입속의 기름기를 없애는데 그만인 양송이 버섯 구이입니다.
양송이 줄기를 떼어내고 불위에 뒤집어 놓으면 양송이에서 물이 나오는데 버섯째 입에 톡 털어 넣으면 은은한 향이 일품입니다.
물론 입이 데지 않게 좀 식혀서 먹어야겠죠? ㅎㅎ
캠핑장에서의 요리는 무엇보다 손이 덜가는 게 최고인데요, 조금 손이 가는 요리라면 집에서 재료를 준비해 갈 수 있는 종류로 정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다 하려면 시간도 많이 걸릴 뿐더러 캠핑 짐도 많아지고, 조리과정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올 수 있으니 말이죠.
사람이 힐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자연이 오염되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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