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고구마로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방법 두 가지. 간식, 술안주로 딱!

호박고구마, 특대 사이즈를 시켰더니...헉!!!

생활에 필요한 것들의 대부분을 인터넷으로 주문하지만 식료품, 특히 농산물 류는 인터넷을 잘 이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운송 중 변질되거나 파손되기 쉽다는 문제 외에도 사진으로 보던 것과 전혀 다른 것들이 도착하는 경우를 몇 번 겪은 덕에 농산물류는 대부분 마트로 가서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구매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인터넷으로 본 먹음직스러운 호박고구마 사진에 깜빡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팍팍한 밤고구마보다 호박고구마를 더 좋아하는데, 맛있게 김을 내고 있는 노란 호박고구마 사진을 보고 나니 어느새 결제를 마친 후였습니다.

 

황토밭에서 바로 캐내어 포장, 배송을 한다고 하니 더 혹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호박고구마, 상자를 열자 헉! 하는 소리가 먼저 나왔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헑!!!!

 

네, 도착한 고구마 상자 속에는 생전 처음보는 크기의 거대한 고구마가 들어 있었습니다.

제 팔뚝보다 더 굵고 큰 고구마, 어떤 것은 거짓말 조금 보태 제 허벅지에 육박하는 사이즈...정녕 이게 고구마일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마눌님은 상자속의 고구마를 본인의 SNS에 올리며 키득거리기 바빴고, 곧 '저런 고구마, 밭에선 그냥 버리는 것, 그냥 수업료 낸 셈 치라는' 답글이 달리기도 했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해당 상품의 게시판에 들어갔더니 다들 고구마의 사이즈에 놀라 한마디씩 글을 남겼더군요.

뭐 크기야 어떻든 맛만 있으면 되지 싶어 그늘에서 며칠 두고 숙성을 시켰더니, 발그스름해진 고구마의 맛이 꽤 좋습니다.

잘라서 날 것으로 먹어으니 나름 맛난 간식거리, 맥주 안주가 되더군요.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며칠 건조 숙성(?)을 시켰더니 생으로 먹어도 맛있다

거대 호박고구마, 고구마 말랭이에 도전하다

10kg 박스에 담긴 거대 호박고구마, 부지런히 먹었지만 아직 많은 양이 남아 있던 중,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 먹는다는 블로그 포스팅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말랑말랑, 쫀득쫀득해 보이는 고구마 말랭이의 비주얼은 꽤 군침을 돌게 했고, 특히 고구마 말랭이는 밤고구마 보다는 호박고구마로 하는게 더 맛있다는 얘기에 용기를 얻어 고구마 말랭이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고구마 겉에 묻은 흙을 잘 씻어내고 껍질을 벗긴 후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고구마를 찌기 위해 압력솥 바닥에 살짝 잠길 정도로 물을 부었습니다.

굳이 압력솥을 쓴 것은 고구마가 워낙 커서 한 개만 잘라준비했음에도 집에서 쓰던 미니 찜기에 다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압력솥에 고구마를 찌는 것은 처음이지만 슬쩍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찜기에 들어가지 않아 압력솥을 이용하기로...

 

역시 압력솥에 넣으니 찌는 것도 금새 완료되더군요.

워낙 큰 고구마라 찜기에 넣었더라면 40~50분은 쪄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압력솥에 넣으니 20분 정도만에 김이 폭폭 올라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압력솥의 김을 빼고 열어보니 노릇노릇 맛나보이는 호박고구마가 되어 있더군요.

달달한 게 맛도 꽤 좋았는데, 다만 물을 너무 많이 넣어 바닥에 깔린 고구마는 푹 젖어 있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압력솥으로 고구마를 찔때는 물을 압력솥 바닥에 살~짝 깔릴 정도로만 넣어봐야겠네요.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오오~ 노란 호박고구마 탄생!!!

 

고구마를 접시로 옮기는 와중에 한 개를 뚝딱 해치웠습니다.

뭐 그래도 대형 접시 두 개 분량의 호박고구마가 나왔네요 ㅎㅎ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고구마 한 개로 두 접시!

고구마 말랭이를 만드는 두 가지 방법에 모두 도전

인터넷에서 '고구마 말랭이'를 검색해보면 여러가지 레시피가 나옵니다.

어떤 기구를 이용하여 건조시키는지에 따라 다른데요, 오븐과 건조기를 이용하는 방법이 정석으로 보이지만, 저희 집은 오븐이 없는터라 '200도로 30분간 굽는다'와 같은 식의 오븐 레시피가 나오면 의기 소침해집니다.

 

다행히 고구마 말랭이 레시피는 오븐이나 건조기가 없어도 가능한 듯 보였고 일단 전자렌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찐 고구마를 적당한 크기의 스틱 형태로 잘라 준비합니다.

사진의 고구마는 압력솥 바닥쪽에 깔려 있어 물을 많이 먹은 고구마라 꽤 굵은 사이즈로 잘랐는데, 대략 1~1.5cm 정도의 두께면 적당할 듯 합니다.

(이 단계에서 '거봐...물을 조금만 붓자니까...'라는 얘기를 했다나 '알았다고!!!'라는 핀잔을 들었습니다ㅠㅠ)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자른 고구마를 전자렌지에 넣고 1분간 작동한 후 1분간 전자렌지 뚜껑을 열어둡니다.

인터넷에서 본 레시피에는 이 과정을 6번 반복하면 적당히 건조된 고구마 말랭이가 된다는데, 고구마가 너무 두꺼워서인지 저희는 10번쯤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전자렌지로 1분 돌리고, 1분 열어두기를 10여차례 반복

 

전자렌지로 대략 10번을 건조시킨 고구마 말랭이입니다.

겉부분이 나름 쫀득해진 느낌이 듭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가까이 사진을 찍어보니 비주얼이 꽤 그럴듯 하네요.

벌써 이 단계에서 맛을 본다고 상당수 집어 먹고 말았는데, 더 쫀득한 맛을 위해 볕에서 이틀 정도 말리라고 합니다.

더 먹고 싶은 맘을 꾹 참고 베란다에 내놓았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가스렌지를 이용해 만드는 방법

고구마 한 개를 쪘는데 큰 접시 두 개가 나오다보니 전자렌지에 두 번 반복해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1분을 전자렌지에 돌리고 1분을 뚜껑 열고하는 과정을 열 번 반복하는게 꽤 번거롭더군요.

 

다행히 저희 집 가스렌지에는 이런 간이 오븐이 달려 있어 나머지 한 접시는 가스렌지의 간이 오븐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간이 오븐 바닥에 은박지를 깔고, 고구마를 배치한 후 아래 윗 불을 모두 켰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15분 정도 지나자 고구마가 더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더군요.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사실 은박지에 고구마를 배치할 때, 은박지에 기름을 살짝 두르자는 마눌님의 얘기에 '왠지 느끼할 것 같다'고 바르지 못하게 했는데, 노릇노릇 구워지면서 상당수의 고구마가 은박지에 붙어 떼내는데 살짝 애를 먹었습니다ㅠㅠ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햇볕에 이틀 말린, 매력적인 식감의 고구마 말랭이

완성된 고구마 말랭이는 이틀동안 베란다에 내놓아 볕에 잘 말렸습니다.

그닥 세지 않은 늦가을 볕이라 마르는게 조금 더딘 느낌이었는데요, 들랄날락하며 하나둘씩 집어먹느라 이틀이 지난 후에는 꽤 많은 양의 고구마 말랭이가 뱃속으로 사라진 뒤였습니다.

 

이 녀석은 전자렌지를 이용해 만든 고구마 말랭이입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워낙 두껍게 썰어서 그런지 이틀을 말렸는데도 촉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냥 쪘을 때보다 좀 더 달달한 느낌이 나는 정도랄까요?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요건 가스렌지 간이 오븐에 구운 고구마 말랭이입니다.

고구마 자체를 좀 얇게 썰기도 했지만 가스렌지에 구워서 그런지 다른 레시피에서 봤던 고구마 말랭이의 비주얼과 가깝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확실히 전자렌지를 이용해 만든 고구마 말랭이보다는 식감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썰어놓은 두께가 달랐던 터라 전자렌지보다 가스렌지가 '낫다'고 말하기에는 좀 애매합니다.

어쨌든 1cm정도 두께로 잘라 만든 고구마 말랭이는 진짜 '말랭이'를 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호박고구마 거대고구마 황토 sweet potato

이틀이나 참아가며 말렸는데, 맥주 안주로 등장하니 없어지는게 순식간이었습니다ㅠㅠ

큰 접시 두 개 분량이 나오는 '거대 고구마'를 이용했지만 자꾸만 손이 가는게 남아있는 '거대' 호박고구마 대부분을 투입하여 고구마 말랭이를 만들어봐야 겠습니다.

 

역시 고구마 말랭이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호박고구마를 찔 때 수분의 양 조절과 스틱으로 썰 때의 두께!

고구마, 쪄서 구워서 먹는 대신 고구마 말랭이로 만들어 먹어도 만드는 맛과 먹는 맛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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