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는 캠핑장!
3월에 첫 단독 캠핑을 시작한 후, 한달에 최소 두번, 많을 때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여기저기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횟수로 따지니 벌써 열번을 훌쩍 넘었군요. 다른 사람들이 몇 년에 걸쳐 다닐만한 캠핑을 단 몇 달만에 독파를 한 셈이네요.
이렇게 캠핑을 자주 다니다보니 온라인상의 캠핑장 정보를 파악하는데도 나름 요령이 생겼고 온라인에서의 평가와 실제 캠핑장 분위기를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어쨌든 캠핑장 물색 및 예약은 마눌님 전담 사항이고 이번 캠핑은 경기도 양평의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으로 정했습니다.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은 지난해 생긴 신생 캠핑장으로 이용자들의 후기를 살펴보니 계곡을 끼고 사이트가 자리잡고 있어 물놀이하기 좋은데다 사이트가 다닥다닥 붙어 있지 않고 비교적 넉넉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네요.
온라인상의 여러가지 정보를 취합해 가볼만한 곳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계곡을 끼고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는 물놀이 캠핑장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은 원래 연중 선착순 입장제로 운영되는데, 성수기(7월15일~8월18일)만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저희가 이용한 시기 역시 성수기에 해당하여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 웹사이트에서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
캠핑장 이용료는 1박에 3만원, 성수기라 연박할인은 없다고 합니다.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의 사이트는 크게 6개의 구역(하늘소마을, 매미마을, 나비마을, 메뚜기마을, 잠자리마을, 사슴벌레마을)으로 나뉘어 있고, 각 구역은 또 다시 곤충 이름의 사이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름이 참 재미있죠?
저희는 '메뚜기 마을'의 '벼메뚜기'로 정했는데, 벼메뚜기란 이름대신 자꾸 '벼멸구'가 머리속을 맴돌더군요 ㅎㅎ
벼메뚜기대신 벼멸구가 떠오르는건 무한도전의 후유증인듯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보니, 저희가 잡으려는 벼메뚜기 자리는 사이트가 좀 길고 좁은 형태로 보였습니다.
때문에 예약을 하기 전,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으로 전화를 걸어(전화번호 : 0505-325-7575, 010-3649-2419) 여러가지를 꼼꼼히 물어봤는데, 역시 다른 사이트에 비해 길고 좁은 형태라 큰 텐트나 대형 렉타 타프는 치기 어렵다고 미리 알려줍니다.
헥사 타프와 돔텐트로 나름 미니멀 캠핑을 즐기는 저희는 그닥 개의치 않고 벼메뚜기 자리로 정하고 캠핑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기본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들
다른 캠핑장 웹사이트와 달리, 이곳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에는 이용 규칙이 꽤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추가 방문 인원, 추가 차량에 대한 비용을 비롯해 빼곡한 이용 규칙들이 자칫 좀 딱딱하게 보였지만, 대부분 캠핑장의 기본 수칙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라 이렇게 공지사항으로 띄워두는게 오히려 더 꼼꼼하게 관리를 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밤늦게 도착한 캠핑장에서 비어치킨으로 저녁 식사
열혈 캠핑 매니아, 마눌님은 직장에서 퇴근 후 바로 캠핑을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덕분에 동탄에서 안양까지 가서 픽업을하고 안양에서 다시 경기도 양평에 자리잡은 하늘소 캠핑장에 도착하니 이미 시간이 저녁 9시가 다되었더군요.
양평에서 홍천방면 6번 국도를 타고 오는 경치가 꽤 괜찮았고 길이 험한 편은 아니었지만 국도에서 샛길(신론로)을 타고 캠핑장 근처까지 약 5km 이상의 구간은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길이었습니다.
낮에 다니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밤에 도착하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할 듯 싶네요.
밤늦게 도착하여 타프와 텐트를 치는데, 듣던대로 저희가 자리잡은 벼메뚜기 자리는 무척이나 길고 좁은 형태였습니다.
저희가 쓰는 버팔로 패밀리 헥사타프의 너비가 440cm, 실제 설치시 약 3.5~4m정도의 너비인데 그 정도 너비의 헥사타프가 빽빽하게 들어찰 정도의 너비였네요.
어쨌든 벼메뚜기 사이트 너비가 좁다는 것은 이미 알고 온터라, 이래저래 타프와 텐트를 다 치고 허겁지겁 저녁 준비를 했습니다.
늦은 저녁이라 제일 손쉽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준비했는데요, 저 캠핑 화로에 담겨 있는 그것은...!
바로 비어 치킨입니다 ㅎㅎ 캠핑장에서 맥주캔을 이용한 비어 치킨을 몇 번 만들어 먹어보니, 맥주캔이 꼭 필요하진 않을 듯 싶더군요.
화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피우고 시간이 지나 숯이 남을 정도로 불길이 약해지면 알루미늄 호일로 그릇을 대충 만들고, 거기에 맥주를 흥건하게 부은 후 집에서 허브와 마늘 등을 발라 준비해온 닭을 얹고 화로 뚜껑을 덮으면 그만입니다.
어느정도 닭이 익었다 싶을 때 화로 뚜껑을 열어보면 부어둔 맥주와 닭에서 나온 기름이 호일에 고여 있는데, 젓가락을 이용해 호일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밑으로 빼고 뚜껑을 다시 덮어 한 번 더 익혀주면 됩니다.
비어치킨을 구울 때 중요한 포인트
비어치킨을 장작이 활활 타는, 센불에 올려놓으면 새까맣게 탑니다(치킨 뿐 아니라 삼겹살, 소고기 등 모든게 그렇습니다).
때문에 장작을 거의 다 태우고 발그스름한 숯이 보일 정도로 불이 약해진 상태에서 고기를 올려주는게 포인트입니다.
장작이 타고 남은 숯을 이용하면 알루미늄 호일이 들러붙지 않고 훈제향이 쏙쏙 배인 아주 맛난 비어치킨이 만들어집니다.
참나무 장작으로 구운 바삭한 껍질이 무척이나 맛있었던, 비어치킨으로 이날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풍광좋은 경기도 양평 깊숙히 자리잡은 하늘소 캠핑장
다음날, 아침부터 후끈후끈한 날씨가 심상치 않은 불볕더위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불볕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캠핑장 탐방을 나섰습니다.
일단 어제 저희가 들어왔던 캠핑장 입구부터 가 봤는데요, 밤에 보던 풍경과는 딴판입니다. 낮의 풍광이 훨씬 더 좋군요!
저희가 자리잡은 메뚜기마을의 '벼메뚜기' 사이트로 가려면 여기서 왼쪽 길로 가야하는데, 개울을 가로지르는 진입로가 무척 가파른 덕에 조심조심 진입해야 합니다.
밤에는 특히 조심할 필요가 있는 진입로
캠핑장 입구쪽 개울은 넓이가 꽤 넓은 대신 물은 그다지 깊지 않은 편이라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의 물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놀기 딱 좋은 계곡 수영장
여기는 얼추 매미마을 쯤 되어보이는데요, 일부 사이트는 이렇게 나무 데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장단점을 함께 갖춘 나무데크
여기는 잠자리 마을 정도 되는 지점이겠네요.
보다시피 캠핑족들의 텐트들이 줄지어 들어차 있지만, 여느 캠핑장과 달리 공간에 여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를 텐트 옆에 세우지 않고, 텐트 맞은편에 마련된 주차장에 세울 수 있어 자동차와 텐트가 뒤섞인 캠핑장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전체적으로 사이트가 꽤 넉넉한 편
개수대 시설은 이런 야외 개수대 두곳, 실내 개수대 한 곳이 마련되어 있고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개수대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다
개수대, 샤워실, 화장실이 한 건물안에 자리잡은 시설입니다.
시설안에 구획이 갈려 있으니 화장실과 개수대를 같이 쓴다고 찝찝할 필요는 없으며 역시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샤워 시설은 4명 정도가 동시에 쓸 수 있는데, 온수 나오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다지만 밤 12시, 아침 6시에도 온수가 나오더군요.
평소 캠핑장가서 샤워 시설을 거의 이용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 캠핑은 땀이 꽤 흘러 여러 번 이용했습니다 ㅎㅎ
메뚜기 마을에서는 좀 떨어진 화장실 시설
자, 이제 저희가 자리잡은 벼메뚜기 사이트를 볼 차례입니다.
엥? 사이트 모양이 좀 희안하죠?
사진 왼쪽의 오르막은 자동차 통로, 오른쪽이 저희 텐트와 타프가 칠 자리입니다.
특히 길고 좁은 벼메뚜기 자리
텐트와 타프를 모두 설치한 상태입니다.
보다시피 헥사타프를 빼곡하게 칠 수 있는 정도이며 텐트 역시 백패킹용 돔텐트라 가능한 자리입니다.
그나마 새로 산 헥사타프 보조 폴대를 가져가지 않았더라면, 헥사타프의 팩다운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도 꽤 어려웠을 것 같네요.
헥사타프와 작은 돔텐트라야 가능
게다가 메뚜기 마을의 배전반은 총 3곳, 저희 벼메뚜기 자리에는 배전반이 없어 다른 자리에서 전기를 끌어와야하는데 거리가 꽤 됩니다.
저희가 갖고 있던 20m 릴선으로는 안될 것 같아 캠핑장 관리소에 문의했더니 50m 릴선을 빌려주네요.
보증금 만원에 빌렸다가 릴선을 반납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았습니다.
사실 메뚜기 마을, 특히 저희가 자리잡은 벼메뚜기 자리는 개수대도, 화장실도 멀어 불편합니다.
하지만 넓은 자리 놔두고 좁은 벼메뚜기 자리를 잡은게 잘못된 선택이었냐하면,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잠시 후 밝힙니다ㅎㅎ
자리는 좁지만 한적하게 즐긴 물놀이에 시간가는 줄 모르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캠핑장을 물색할 때 부터, 마눌님은 장인장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한 다음날 장인장모님께서 합류하셨습니다. 해가 높이 뜰 수록 날씨는 뜨거워졌는데요,
벼메뚜기 사이트가 좁고 긴 자리임에도 아쉬울게 없었던 것은, 바로 옆에 계곡물이 콸콸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자리는 계곡 상류인데, 앞서 보여드린 하류처럼 아이들이 바글바글하지 않고 호젓하게 시원한 계곡물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 계곡물로 모든게 용서된다
계곡 맞은 편에는 캠핑장과 별개로 운영되는 펜션 건물이 자리잡고 있는데, 펜션에서는 의자와 테이블을 맘대로 쓰도록 가져다 놨습니다.
의자를 갖다놓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텐트쪽 공기와는 확연히 다른, 서늘한 느낌이 일품입니다.
평소 캠핑, 그게 뭐라고 그렇게 다니냐하셨던 장인장모님 역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좋아하십니다
발을 담글만한 얕은 물만 있느냐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살짝 걸음을 옮기면 어른들도 충분히 헤엄치고 놀만한 물이 있습니다.
펜션에서 가져다 놓은 튜브에 몸을 싣고 유유자적 물놀이 중인 마눌님이십니다. 저러다 튜브 망가지면...하는 염려가
금강산도 식후경, 장모님께서 꼼꼼하게 챙겨오신 반찬들과 더불어
화로불에 삼겹살과 버섯을 구워 맛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역시, 화로불에 구운 삼겹살은 훈제향과 불맛이 쏙쏙 배여였어 일품입니다.
장모님께서도 자꾸 이 화로불에 구운 고기가 너무 맛있다고 극찬을 하시네요ㅎㅎ
이렇게 물속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쉬다가, 또 덥다 싶으면 물속에 들어와 헤엄을 치다보니 시간이 쑥쑥 잘갑니다.
라디오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내렸다는데, 여기는 신선놀음이 한창입니다.
계곡물에서 신선놀음중인 마눌님
하늘소 캠핑장에서 사슴벌레 마을이나 잠자리 마을이 넓직한 사이트가 매력이라면, 메뚜기 마을은 좁은 편이지만 계곡 상류에서 호젓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작은 텐트라면 저희처럼 벼메뚜기 자리도 좋겠고 좀 넓은 자리를 원한다면 방아깨비나 풀무치 자리가 더 좋을 듯 합니다.
마눌님께서 평가한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의 명당자리는 벼메뚜기, 방아깨비와 풀무치 정도가 되겠습니다.
2013년 8월 7일~8월8일 양평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에서
총 2박 3일의 캠핑일정 중, 1박을 장인장모님과 함께 지낸 이번 캠프, 저희도 만족했지만 두 분도 캠핑나와 텐트에서 주무시는 재미를 느끼셨나 봅니다.
다음 캠핑때도 또 같이 가고 싶다하시고, 이미 2인용 미니 텐트까지 구입 완료하셨습니다 ㅎㅎㅎ
꽤 여러곳의 풍광좋은 캠핑장을 다녀봤는데, 이곳 하늘소 캠핑장은 계곡물의 매력이 특히 좋았던 캠핑장입니다.
가을에 와도 단풍이 우거진 풍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계곡이 있는 캠핑장을 찾는다면, 금물산 하늘소 캠핑장이 꽤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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