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 녀석들
20대, 질풍 노도(?)의 시기를 함께 했던 절친들 대부분이 외국에 살고 있습니다.
스페인, 말레이시아, 미국 등등 참 다양하게 흩어져 살고 있는데요, 그나마 요즘은 SNS, 메신저를 통해 소식을 자주 전해 듣는데다 070 전화기를 통해 무료 국제 전화까지 할 수 있는 덕분에 멀리 있지만 그다지 멀리 있는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그런데, 제가 블로그에 올리는 캠핑 얘기를 봤는지,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 친구가 한국에 얼마간 다녀갈 예정이라면서, 캠핑을 가고 싶다는군요.
생각해보니 총각시절엔 여럿이 뭉쳐 여기저기 빨빨거리며 참 잘 돌아다녔는데, 그렇게 다녀본게 언젠지 기억도 가물가물 합니다.
친구와 캠핑, 마눌님 허락받는게 제일 쉬웠어요
눈치를 살피며 마눌님께 캠핑 다녀와도 되겠냐 물어봤더니, 의외로 순순히 다녀오라고 합니다.
강원도로 가고 싶다는 친구 녀석의 말을 전했더니 설악산 오토캠핑장(설악산 설악동야영장)을 떡하니 추천해 주고, 떠나기 전날 가서 먹을 음식 준비며 짐 체크까지 꼼꼼히 해주십니다. 아...이런 마눌님 또 없습니다ㅠㅠ
설악산 오토캠핑장은 국립공원 관리공단 웹사이트의 '야영장 예약 페이지'에서 정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7월22일부터는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희가 가던 당시는 전화예약만 가능했고, 사이트에 나와 있는 설악산 오토캠핑장 문의 전화(033-636-1262, 033-636-7700)로 전화를 걸어 물어봤더니 평일 캠핑은 전화 예약없이 와도 캠핑이 가능할거라는 얘기에 일단 떠났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탄 신도시에서 약 3시간 가량을 달려 미시령 터널을 지나고 얼마되지 않아 설악산 오토캠핑장이 나타났습니다.
높디 높은 설악산 계곡 사이에 넓게 자리잡고 있는 풍경이 듣던대로 참 멋지게 지어진 캠핑장입니다.
예약을 않고 왔기에 설악산 오토캠핑장 입구의 사무실에서 오토캠핑장 사용료와 전기 사용료를 지불하고 쓰레기 봉투까지 사서 들어왔습니다.
오토 캠핑장 이용료는 다른 국립공원 캠핑장과 별 차이 없지만 전기 사용료가 좀 비싼 듯 합니다.
관리 사무실에 붙은 플랭카드를 보니 7월1일부터 전기 사용료가 올랐다는군요.
설악산 오토캠핑장에서 전기 사용이 가능한 곳(예약 영지)는 빨간색으로 표시한 62개 사이트가 전부이며, 나머지는 전기 사용이 불가능한 야영장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저희도 예약을 않고 왔으니 예약 영지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평일 캠핑이라 별 문제없이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깨알같은 표지판이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예약 영지만 찍은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 ㅎㅎ
빗소리를 들으며 보낸 설악산 오토 캠핑장에서의 하루
캠핑을 몇 번 다녀보면 사이트를 선택할 때 그늘이 시원한 커다란 나무아래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번 설악산 오토캠핑장에서도 커다란 나무가 근사하게 서 있는 A-18~A-29 라인이 명당자리라고 생각되었지만, 비오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이쪽 라인은 텐트들이 꽉 들어차 있더군요.
포스팅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습니다. 명당자리라고 했던 a-18~a29라인은 현재 텐트가 없는 빈자리(나무가 적은 자리)이고, 사진처럼 나무가 많은 명당 라인은 30~36라인으로 확인됩니다.
그나마 저희는 큰 나무가 서 있는 A-15번 사이트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오토캠핑장의 사이트 구조는 여러 사이트가 오밀조밀하게 뭉쳐있는 구조라 꽉 차면 살짝 갑갑할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설악산 오토캠핑장의 이용 후기들을 읽어보니 매점을 등지고 섰을 때 가까운 자리가 꽤 쓸만하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저희가 자리잡은 A-15 사이트가 바로 그런 자리입니다 ㅎㅎ
사실 저희가 도착한 첫날은 장마비가 한껏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젠 우중 캠핑도 몇 번 다녔겠다 비가와도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날은 그래도 빗줄기가 꽤 굵어 타프와 텐트를 치면서 비를 쫄딱 맞았네요.
하지만 옷까지 꼼꼼히 챙겨주신 마눌님 덕분에 상쾌한 기분으로 빗소리를 들으며 모닥불에 구운 고기와 옛날 얘기를 안주삼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오토캠핑장 시설 이모저모
평소 마눌님과 함께 다니는 캠핑이라면 일단 여기저기 사진부터 찍고 다녔을 텐데 정말 오랫만에 친구와 여행을 오다보니 블로그나 사진은 뒷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캠핑장 후기보다 사진 숫자가 확실히 적네요. 덕분에 다짜고짜 설악 캠핑장 시설 품평을 시작합니다.
예약동의 전기 시설은 잘 되어있는 편이지만 콘센트마다 붙어 있는 번호가 좀 갸우뚱합니다.
A-22, 23, 17번 사이트와 A-24, 25번 사이트는 끝과 끝이라 이곳 까지 전기 릴선을 끌어오려면 꽤 애를 먹을 것 같습니다.
뭐, 저희가 온 평일이야 이용객이 적은 덕분에 아무 콘센트나 이용해도 상관없지만 자리가 꽉 찬 상태라면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취사장, 개수대 시설은 꽤 넓직하게 잘되어 있습니다.
설악산 오토 캠핑장 안에는 이정도 규모의 취사장이 6군데 마련되어 있습니다.
취사장 내부는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샤워실도 두 군데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식품 냉장고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냉장고이니만큼, 식품 관리도 직접 신경써야 합니다.
냉장고 옆에는 사랑의 푸드뱅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캠핑왔다가 남은 식품이나 생활필수품을 넣고 가면 저소득 계층에게 지원되는 제도라 합니다.
예전 학암포 오토캠핑장에서도 사랑의 푸드뱅크를 본 기억이 있는데, 여러 캠핑장에서 시행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2013/06/14 - 태안 학암포오토캠핑장에서 바닷길과 숲길 산책, 캠핑을 함께 즐기다
취사장 앞에 분리수거함은 준비되어 있지만, 화로를 피우고 남은 재를 수거하는 함은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더군요.
화로 재를 어디에 버릴지 몰라 들고 다니다가 매점에 물어보니 매점 옆 텃밭 사이에 뿌리라고 합니다.
매점 주인장의 친절한 배려는 고마웠지만 자연 보호를 위해 캠핑장 내부에 화로 재를 수거하는 통을 마련했으면 합니다.
매점 얘기가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하자면, 설악산 오토캠핑장의 매점 앞에는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벤치와 물이 졸졸 흘러나오는 식수대도 함께 있습니다.
덕분에 물을 뜨러 취사장까지 걸어가는 수고를 덜 수 있었네요.
이곳 설악산 오토캠핑장의 매점은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 주인 아주머니도 꽤 친절했습니다.
설악산 오토캠핑장 한켠에는 암벽 등반을 체험할 수 있는 클라이밍장도 마련되어 있는데요, 얼핏 설악산이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듯 싶다가도 가족단위로 많이 오는 캠핑장의 성격과는 좀 맞지 않는 쌩뚱맞은 시설이란 느낌도 들었습니다.
뭐 평일이라 이용객이 전혀 없기도 했지만 캠핑장이 꽉 찬 날에도 저 시설을 이용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토캠핑장과 야영장이 잘 어우러진 매력적인 캠핑장
비가 많이 내린 캠핑 첫째날과 달리 다음날은 날씨가 완전히 개었습니다.
설악산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캠핑장 여기저기 돌아다녀봤는데요, 이곳 설악산 오토 캠핑장은 자동차를 끌고 오는 오토캠핑족 뿐 아니라 야영객을 위한 야영장의 규모도 상당히 크다는걸, 돌아다녀보니 알겠더군요.
대학 연합 동아리 깃발을 걸고 야영중인 텐트를 보니 왠지 옛날 생각도 나고 그랬습니다 ㅎㅎ
돌아다니다 발견한 설악산 오토캠핑장의 명당자리 또 한 곳, 바로 B-6번입니다.
우거진 나무 그늘이 정말 일품인 자리였습니다.
설악산 오토캠핑장, 맘같아서는 하루 더 머물고 싶을 만큼 풍광이나 경치가 좋은 곳이었지만, 일정상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루만 머물고 돌아왔네요.
늘 마눌님과 함께 찍던 캠핑장 사진을 친구와 찍으려니 꽤 어색했습니다.
2013년 7월 18일~19일, 설악산 오토캠핑장 (사진찍을 땐 배 좀 집어넣자)
마눌님의 배려 덕분에 정말 오랫만에 옛날 기분 내며 친구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마눌님께서 워낙 꼼꼼하게 챙겨준 흔적이 곳곳에서 보여 친구도 무척 고마와 하더군요.
그리고 집에 돌아와 살펴본 마눌님의 SNS에는 이런 반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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