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휴일 오후, 매콤 달콤한 주꾸미 외식
마눌님과 함께 외출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비 내리는 일요일, 오전부터 자꾸 매콤달콤한 뭔가가 먹고 싶더군요.
밑도끝도 없이 '매콤 달콤한게 먹고 싶다'며 마눌님께 메뉴를 떠올려보라고 했더니 집 근처 식당 거리로 가보자고 하더군요.
제가 살고 있는 동탄 신도시는 꽤 넓직한 규모의 음식점들이 군데군데 모여있는 장소가 많습니다.
평소 집에서 음식을 해맥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물에 콩나듯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편이라 외식은 드문 편인데, 그나마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이 모여 있어 음식 종목을 현장에서 결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ㅎㅎ
매콤한 짬뽕 + 달콤한 탕수육의 경합에서 승리한 메뉴는 주꾸미, 한채반 쭈꾸미 전문점이라는 간판이 보여 냉큼 들어갔습니다.
(쭈꾸미의 올바른 표기는 '주꾸미'라고 하네요. 식당 이름에는 '쭈꾸미'라고 써 있지만 '주꾸미'라고 적습니다 ㅡㅡㅋ)
넓직한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왼쪽은 동탄참숯화로구이 점이고 오른쪽이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이군요.
포스팅을 위해 검색해보니 원래는 건물 전체를 동탄참숯화로구이 식당으로 쓰다가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이 반을 차지한 듯 싶습니다.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이 들어선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한채반 쭈꾸미 전문점'으로는 검색이 되질 않아 같은 건물을 쓰는 '동탄참숯화로구이'의 지도를 넣습니다.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의 바깥에 붙은 주 메뉴입니다.
주꾸미 볶음 세트가 1인분에 8천원, 왕새우튀김, 왕만두, 주먹밥, 계란찜 등 이런 저런 메뉴가 있네요.
1인분에 8천원인 주꾸미 볶음 세트의 가격에 부담이 적네요.
사실 블로그 포스팅을 작정하고 식당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제가 맛집 블로거도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식사하고 있는데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댈 만큼의 뻔뻔(?) 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식당 실내 사진이 아예 없네요.
다만 15개~20개 정도의 좌식 테이블이 있는 넓은 식당이고 실내는 깨끗하고 쾌적한 분위기였습니다.
식당마다 하나씩은 붙어 있는 안내판
저희는 1인분에 8천원인 주꾸미 세트 2인분을 시켰습니다.
주문을 하고난 직후 포트에 담긴 메밀차가 나왔는데, 예쁜 포트와는 대조적인 종이컵이 나와 살짝 에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눌님께서는 '식사 후 밖에서 마실 수 있도록 한 배려일 것'이라 나름 해석했고,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잠시 기다리니 주꾸미 세트의 반찬(?)들이 나왔습니다.
콩나물, 상추, 무채, 나물 등은 밥과 주꾸미를 비벼먹을 때 넣는 부재료입니다.
정갈한 접시에 담겨나온 반찬들
양상추가 주 재료인 새콤달콤한 샐러드는 주꾸미가 나오기 전, 심심한 입맛을 돋구기에 좋습니다.
새콤달콤한 양상추 샐러드
5분 정도 지나 도토리묵 냉채가 나왔습니다.
제가 도토리묵밥 등 새콤달콤한 육수가 있는 도토리묵 요리를 무척 좋아하여 캠핑장에 가서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반갑더군요.
2013/08/09 - [캠핑요리] 캠핑장에서 간단히 만드는, 시원새콤달콤 묵밥 레시피
오목한 접시에 덜어먹을 수 있도록 작은 국자가 함께 나오며 둘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 나왔습니다.
마눌님은 주꾸미가 등장하기 전부터 그릇과 접시들을 보면서 플라스틱 그릇이 아닌 묵직한 자기, 혹은 토기 그릇인게 일단 마음에 든다는군요.
매운 주꾸미와 잘 어울리는 도토리묵 냉채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주꾸미 볶음이 등장했습니다.
좀 전에 마눌님의 그릇 품평을 봐서 그런지 토기 접시에 담겨나온게 나름 눈이 가는군요.
주꾸미를 담기전에 접시를 미리 데웠는지, 토기 접시에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는게 인상적입니다.
따끈한 접시에 담겨나온 주꾸미 볶음
주문할 때 주꾸미를 '좀 더 맵게'로 주문했는데, 겉으로 풍기는 포스에서도 매운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저희는 처음 간 식당이라 별 생각없이 더 맵게 해달라고 주문했는데, 뒤에 들어온 테이블에서는 덜 맵게 주문하는 걸 보면,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듯 싶습니다.
묵직하고 깊은 그릇에 담긴 밥에 주꾸미를 듬뿍 넣었습니다.
주꾸미 세트를 주문할 때 쌀밥과 보리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꾸미 비빕밥의 부재료들, 콩나물, 상추, 무채 등도 듬뿍 넣고 쓱쓱 비벼줍니다.
비빕밥을 비빌때는 젓가락을 이용하는게, 밥알이 으깨지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뒤로는 늘 젓가락을 이용해 비빕니다 ㅎㅎ
흰 반팔티를 입고 별 생각없이 씐나게 주꾸미 비빕밥을 비비다보니 양념이 튀어버렸네요ㅠㅠ
식사 중 주꾸미 양념이 튈 수 있으므로 앞치마를 미리 부탁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먹으러 왔으니 흰 옷에 묻은 주꾸미 양념은 물티슈로 대충 닦아내고 식사를 시작합니다.
매콤 달콤하면서 질기지 않은 주꾸미 맛이 좋습니다.
'불맛'이 강하게 풍기는게 제 입맛에는 꽤 잘 맞았습니다.
'좀 더 맵게' 주꾸미를 시켰는데,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맵진 않았던터라 꽤 속도를 내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주꾸미 비빔밥을 먹다보니 매운 기운이 살살 올라왔고, 매운맛을 달래는데는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도토리묵 냉채가 잘 어울립니다.
평소에도 도토리묵 냉체, 도토리묵 밥을 좋아했지만 매콤달콤한 주꾸미 볶음과도 썩 잘 어울리는 조합입니다.
주꾸미 비빕밥 한 그릇과 도토리묵 냉채를 깨끗이 비웠습니다.
잘먹었다!
집근처에서 찾은 주꾸미 볶음 세트는 매콤달콤한 무언가가 땡기는 날에 꽤 잘 어울리네요.
마눌님 입맛에는 주꾸미 볶음 양념이 좀 달았다고 했지만 역시나 저처럼 그릇을 깨끗이 비웠습니다.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은 집에서 가까운데다 식당 분위기도 깔끔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데다 무엇보다 맛이 꽤 좋은터라 마눌님과 혹은 손님이 오면 가끔 들르게 될 듯 싶습니다.
다만 주문부터 음식이 나올 때까지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임에도 주꾸미에서 강하게 풍기던 '불맛'에는 살짝 의문이 남습니다.
얼마 전 고기집, 구이집 등에서 불맛을 내기 위해 '목초액'을 이용한다는 먹거리 X 파일의 보도를 본 뒤로, 바깥 음식에서 '불맛'이 나는게 그닥 반갑지 않더군요.
이번에는 한채반 주꾸미 전문점이 불맛을 어떤식으로 내는지 물어보진 못했지만,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되면 직원에게 슬쩍 물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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