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SK텔레콤은 알고있다. 하지만 F&U신용정보란 회사는 모른다.

다짜고짜 날아든 F&U 정보통신의 문자

며칠전 오후, 마눌님으로 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대부분의 얘기는 카톡으로 하는터라, 마눌님으로 부터 문자 메시지를 받아보는게 오랫만이네요.

 

카톡 대신 갑자기 왠 문자인가 싶어 메시지를 들여다봤더니 F&U신용정보라는, 처음 보는 이름의 회사가 보낸 메시지라며 저한테 전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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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사용 요금이 미납되었으니 오늘 오후 6시까지 납부하라며 계좌번호를 적어놨네요.

게다가 문자가 온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주민번호를 넣으라는 안내 메시지가 나왔다는군요.

피싱 수법에 등장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문자!

지난 5월 마눌님의 휴대폰을 바꾸면서 SK텔레콤에서 KT로 번호 이동을 했으니 뭔가 그것과 관련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신용정보'라는 이름으로 오후 4시에 문자를 보내 오후 6시까지 납부하라며 계좌번호를 적어놓고, 전화해보니 주민번호를 입력하라는 안내메시지...

이건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흔히 접할 수 있는 피싱 피혜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일단 문자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지 말고 SK텔레콤 고객 상담 센터로 전화해서 이런 사실이 있는지 자초지종을 물어보라고 일렀습니다.

저는 저대로 피싱문자가 아닐까 의심되어  인터넷에 'F&U신용정보'를 검색했더니 SK 텔레콤의 요금을 위임받은 곳이 맞나보네요. 온갖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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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피싱 문자는 아니라니, 마눌님께서 조치를 취하면 될 듯 싶어 안심했고 십 여분이 지났을까, 마눌님은 SK텔레콤 고객 상담 센터와 통화했고, 납부해야할 요금이 미납되어 납부 완료처리를 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SK텔레콤 이 친구들, 요금이 미납됐으면 SK텔레콤이 먼저 연락해서 납부 안내를 할 것이지 왠 신용정보 회사를 먼저 거치는 것인가, 기분이 살짝 나빴지만 어쨌든 요금을 납부하고 마무리 했다고 하니 더 따지지 않기로 했습니다(지금까지 휴대전화 요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해온 터라, 한 번도 미납한 적이 없었으니, 요금이 미납될 꺼란 생각은 하지도 못한 상태).

 

그런데, 저녁때 집에 들어가면서 우편물 함을 열어봤더니 문자에서 등장한 F&U신용정보에서 보낸 우편물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수임사실 안내문'이라는 제목의 문서로 오후에 받은 문자 내용과 같은 금액을 안내하고 있더군요.

 

얘네들 단단히 작정했구나...싶었지만 어쨌든 끝난 일이므로 '수임사실 안내문'을 갈기갈기 조각내어 찢었습니다.

(분노의 표현이라기 보단, 해당 안내문에 주소와 전화번호 등등의 개인정보가 모두 기록되어 있기에 습관처럼 찢어버리곤 합니다)

일단 채권추심업체로 넘기고, SK 텔레콤은 나중?

그리고 그 다음 날 저녁, 우편물 함에 청구서 한 장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바로 SK 텔레콤에서 발부한 '해지미납청구서'였고, 거기에 적힌 금액은 어제 F&U신용정보라는 채권추심업체가 요구했던 금액과 같은 금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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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F&U신용정보란 듣도보도 못한 회사에서 독촉 문자와 수임사실 안내문을 받았을 때 보다 뒤늦게 도착한 SK텔레콤의 청구서를 보니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이렇게 청구서를 미리 보내거나 전화, 혹은 문자로 미납 사실을 먼저 알려줬으면 바로 납부했을텐데,

일단 채권추심업체로 정보를 넘겨 '채권추심업체' 명의의 문자와 우편물을 먼저 보내는 SK텔레콤의 행태가 너무 괴씸하게 느껴집니다.

자초지종을 확인하기 위해 어제 채권추심업체가 보낸, 갈기갈기 찢어버린 수임사실 안내문을 이어붙였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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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는 일이 다 끝났다 생각하고 자세히 확인 않고 찢었는데, 뒤늦게 도착한 SK 텔레콤의 요금 청구서를 보니 앞뒤 순서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SK텔레콤에서 보낸 요금 청구서의 작성 일자는 2013년 7월 5일입니다. '해지미납청구서'라고는 하지만, 해지 후 SK텔레콤으로 부터 처음 받은 청구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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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신용정보라는 채권추심전문업체에서 보낸 수임사실 안내문의 발송일자는 2013년 7월 4일 입니다.

채권관리 및 추심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2013년 7월 2일자로 위임받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SK 텔레콤 SKtelecom F&U신용정보 채권추심 미납요금 이동통신 휴대폰7월2일 정보를 넘겨받고 7월4일 발송

 

두 날짜만 봐도 채권추심업체로 정보가 먼저 넘어갔고(7월2일), SK 텔레콤의 청구서는 나중(7월 5일)에 발행된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SK 텔레콤 SKtelecom F&U신용정보 채권추심 미납요금 이동통신 휴대폰SK텔레콤의 청구서는 7월5일 발행

이미 채권추심 전문업체로 정보를 넘겼으면서 '미납 사실이 지속되면 귀하의 채무에 대한 채권추심이 보증보험사 혹은 채권추심 전문기관으로 이관됩니다'라는 안내문이 기재되어 있으니 더 어이가 없습니다.

순서가 뒤바뀐 SK텔레콤의 미납요금 추심 절차에 항의했더니

F&U신용정보이란 채권추심업체에서 보낸 수임사실 안내문 뒷편에는 '고객님 안심하세요!'라는 제목으로 처리 절차가 적혀 있습니다.

SK 텔레콤 SKtelecom F&U신용정보 채권추심 미납요금 이동통신 휴대폰

'후청구요금이 확인되면 SK텔레콤에서 청구서를 발송'한다고 되어 있지만, SK텔레콤에서는 그간 어떠한 요금 납부 안내문도 보내오지 않고 바로 채권추심업체로 정보를 넘겨 버렸습니다.

 

안내문 아래쪽에 적힌 '고객님 놀라셨죠?, 친절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니 더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것들이 병주고 약주나ㅡㅡ;;

SK 텔레콤 SKtelecom F&U신용정보 채권추심 미납요금 이동통신 휴대폰병주고 약주고?

 

다음 날, SK텔레콤 고객 센터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일처리 순서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상담원의 처음 대답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식입니다.

대략적인 대화 내용을 적어봅니다(편의상 반말로 적습니다).

 

나 : 오랫동안 SK텔레콤을 사용하면서 요금을 미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F&U신용정보라는 채권추심업체에서 독촉문자가 날아왔다. 오후 4시에 보낸 문자에 오후 6시까지 요금을 납부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집으로 이 채권추심업체에서 보낸 수임사실 안내문도 함께 날아왔다.

두달, 세달도 아닌 바로 전달 해지한 요금인데, SK텔레콤에서는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다짜고짜 채권추심업체로 바로 정보를 넘기는게 정상인가?

 

상담원 : 'F&U신용정보'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요금이 미납되었을 경우 행해지는 정상적인 절차다. 이미 납부했으면 걱정안해도 된다.

 

나 : 지금 그 얘길 하는게 아니다. 집사람은 SK텔레콤과 계약을 하고 휴대폰을 써왔을 뿐이다. 요금이 미납됐다면 SK텔레콤에서 먼저 연락을 해와야 정상 아닌가?

그 회사 사람들은 F&U신용정보란 회사가 SK텔레콤 자회사란걸 잘 알지 모르지만 고객은 그게 무슨 회사인지 모른다

미납에 대한 아무런 연락도 없다가 다짜고짜 채권추심업체에서 문자와 우편물이 날아온다고 생각해봐라. 고객들이 그걸보고 당황하지 않겠는가? 

 

상담원 : 'F&U신용정보'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요금이 미납되었을 경우 행해지는 정상적인 절차다(상냥한 목소리지만 같은 말만 반복)

 

나 : 요즘 피싱이니 뭐니 사회적으로 큰 이슈인데, 다짜고짜 요금이 연체됐으니 얼마를 납부하라며 계좌번호가 적힌 문자를 받았다고 생각해봐라.

게다가 그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라는 ARS가 나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피싱을 의심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상담원 : 'F&U신용정보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정상적인 절차...'

나 :  (녹음기야?) 그 회사가 SK텔레콤의 자회사인지 뭔지, 고객들은 모른다니까! 나도 인터넷 검색해보고 나서야 알았다고!

 

나 : 지금까지 신용카드로 납부했는데 왜 거기서 빼가지 않고 미납이 된 것인가?

상담원 : 그건 본인에게만 알려줄 수 있고 대리인에게는 알려줄 수 없다.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하시면 알려주겠다.

 

나 : (에휴...그럼 그건 됐고) 원래 요금이 미납되면 연락 한번도 않다가 바로 채권추심업체로 업무를 위탁하는가?

상담원 : 계속 사용중인 고객은 2~3달 정도 여유를 주지만, 번호이동을 한 경우에는 연락을 한 번하고 입금되지 않으면 첫 달이라도 바로 위임을 하게 된다.

 

저는 SK 텔레콤보다 F&U신용정보란 채권추심업체가 먼저 연락을 해오는게 불쾌하다고 하는데, 상담원은 그 채권추심업체는 SK텔레콤의 자회사고, 이 단계는 일상적인 수준으로 신용정보에 영향을 미치는게 아니니 별 문제없다는 말을 반복하는군요.

 

  • 그 업체가 SK텔레콤의 자회사인지 아닌지 회사 관계자만 아는거고, 일반 소비자에게 '신용정보, 채권추심업체, 수임사실 안내문' 이란 내용이 적인 문자나 우편물이 날아왔을때, 그게 어떻게 느껴질 것인지,
  • 지금까지 미납없이 꼬박꼬박 SK텔레콤에 요금을 납부해 온 고객이 통신사를 옮기자마자 잠재적인 채무 불이행자로 가정하고 채권추심업체에 정보를 넘기는 것은 매우 불쾌하다
  • 피싱이 심각한 사회문제인 요즘에 처음보는 업체가 저렇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자 주민번호를 입력하라는 ARS를 내보내는 건, 소비자에게 심각한 불안감을 주는 것 아닌지

등의 얘기를 조곤조곤(여간해선 상담원에게 큰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얘기하고 나서야

상담원에게서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사과와 '해당 의견을 상부에 건의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떠난 고객, 일단 겁부터 줘서 쉽게 회수하려는 꼼수

이메일 청구서를 보냈지만 납부되지 않아 채권추심업체로 정보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채권추심업체는 집사람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받아 문자며 우편물을 잘 보내는데, 왜 SK텔레콤은 관련 사항을 미리 문자나 전화, 우편물로 통보하지 않을까요?

 

본인들은 그 F&U신용정보라는 채권추심업체가 '자회사며 정상적인 절차'라 강조하지만 제가 보기엔 '신용정보' '채권추심'과 같은 말로 일단 겁을 줘서 미납 요금을 빨리 회수하겠다는 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사용한 요금 납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간 요금 납부를 잘해왔건 말건 번호이동을 통해 떠난 고객에게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대한 빨리 회수하겠다는 꼼수, 대기업의 행동 치고는 참 얄팍해보이는군요.

 

아참, 상담원과의 통화에서 '해당 의견을 상부에 건의하겠다'는 말미에 붙인 '다만 의견이 바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어쩌면 이번 얘기의 핵심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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