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난 양파, 보관을 잘못한 결과?
두 사람만 사는 집은 식비가 비교적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가끔 버리는 식재료들이 생기기도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가끔 냉장고 청소를 하면 냉장고 깊숙한 곳에서 오래된 밑반찬이 나온다던가, 1+1의 저렴한 가격에 살짝 과도한 양을 집어오면 결국 버리게 될 때가 많다는 식이죠.
때문에 장을 볼 때는 조금 비싸도 작은 단위로 포장된 것을 사곤 합니다.
11월 말의 어느날, 마눌님이 거실에서 무언가 작업을 하고 계십니다. 뭔가 봤더니 싹이 한창 올라온 양파를 화분에 심고 있었습니다.
그러게 양파같은건 햇볕이 들지 않는데다 보관해뒀어야지...싹이 나버린 양파를 버리지 뭐하러 화분에 심고 있느냐...블라블라~몇 마디 잔소리를 했다가 '여기 흉기 많다'는 한 마디로 제압당한 후, 어쨌든 싹난 양파는 화분에 잘 심겨졌습니다.
이렇게 싹난 양파를 심은게 11월 27일
12월 3일, 심은지 1주일 된 양파는 쑥쑥 잘 자랍니다. 사슴뿔같이 생긴 줄기가 쑥쑥 올라오는군요.
12월 4일, 양파싹 줄기는 자라난 길이를 버티지 못하고 축 늘어집니다.
12월 10일, 고무밴드로 살짝 묶어준 양파싹, 여전히 잘 자라긴 하는데, 워낙 길어진 탓인지 쑥쑥 자라는 느낌은 없네요.
고무밴드로 묶어 놓은 걸 보며, 그닥 보기도 좋지 않은 걸 뭐 그리 정성들여 키우냐, 또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습니다ㅠㅠ
양파 싹으로 만든 요리, 정말 이게 양파싹???
며칠 전, 맥주 안주로 북어가 올라왔습니다.
기름에 달달 볶은 달콤 짭짤한 북어에 향긋한 쪽파 향이 어우러진 이 요리, 제가 참 좋아하는데요,
이 날의 북어 안주도 무척 맛나게 먹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마눌님께서 맛있지? 넌지시 물어보시는군요.
맛있다는 대답에 씩 웃으며 그 쪽파, 양파 싹난거 잘라 쓴거야~ 하네요.
잉??? 얘길 듣고 보니 무성하던 양파 줄기가 싹둑 잘려 있었습니다.
사실 며칠 전에 잘라낸 듯 잘려진 자리에선 새로운 싹이 쑥쑥 올라오고 있네요.
토달지말고 가만있어라.JPG
사실 얘기를 해주기 전까지는 이게 양파 싹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양파 싹은 쪽파의 맛과 거의 다름없을 정도로 맛과 향이 좋은데다 오히려 연하기까지 하여, 훌륭한 요리 재료로 충분해 보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외국에서는 일부러 양파 싹을 길러 먹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양파의 싹은 보관을 잘못했을 때 생기는 것이며, 싹난 양파는 버려야한다고 생각해왔던게 잘못된 상식이었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싹난 양파, 버리지 말고 길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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