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에 부추와 상추를 심었더니, 텃밭 주인 행세하는 아내

물꽂이한 파키라 줄기를 핑계로 베란다에 부추와 상추를 심다

물에서 뿌리를 낸 파키라 가지를 흙으로 옮겨 심은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습니다.

 

혹시라도 갑작스럽게 바뀐 환경때문에 시들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달리 파키라 가지는 시들지 않고 잘 있습니다.

 

눈에 띄게 쑥쑥 자란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지만 시들지 않는다는데 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사진 위쪽에 보이는 것은 따가운 햇볕을 가려줄 요량으로 얹어놓은 계란 판입니다 ㅎㅎ

2013/06/06 - 꺽꽂이로 뿌리가 난 파키라 줄기, 화분에 옮겨 심다

파키라 화분 꺽꽂이 분갈이 식물

 

파키라 화분에 쓸 흙을 주문하면서 흙만 시키기가 심심해서 부추 씨도 한 봉지 추가했습니다.

이웃 블로거인 그레이트한님의 부추 키우기 포스팅을 보고 베란다 텃밭에 흥미가 생긴 덕분인데요 5g짜리 부추씨의 가격은 1000원이라 부담도 없습니다.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흠...부추 뒷면의 재배 적기표를 보니 6월은 참 부추씨를 뿌리기에 참 애매한 시기로군요.

뭐, 전문 농사꾼도 아니고 그냥 쿨하게 넘어갑니다 ㅎㅎ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3년전쯤, 상추 키우기에 도전했다가 지식&정성 부족으로 쬐그만 새싹 수준으로 키우는데 그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샀던 적상추, 청상추 씨앗은 아직 많이 남아 있었는데요, 3년이나 지난 씨앗이니 제대로 날까 싶었지만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그냥 심어보기로 했습니다.

상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베란다 텃밭용 화분으로 주워온 스티로폼 박스

집에 화초를 심는 둥근 화분은 몇 개 있었지만 상추나 부추를 심을 만한 넓은 화분은 없네요.

다행히 아파트 분리 수거장에 적당한 크기의 스티로폼 박스가 나와 있어 들고 들어왔습니다.

좀 더 높이가 낮고 넓은 스티로폼 박스도 있었는데, 생선을 담았던 박스인지 냄새가 심해 높이가 좀 있지만 깨끗한 박스로 집어 왔습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스티로폼 박스 아래쪽에 가위로 배수구를 뚫어주었습니다.

집안의 평화를 위해 작업후에는 진공청소기로 스티로폼 가루를 청소해주었습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배수구로 흙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바크(마른 나무조각)를 깔아주었습니다.

사실 양파망 정도면 충분하겠지만 집에 쓸만한 양파망이 없기에 킹벤자민, 파키라의 분갈이때 쓰고 남은 바크를 깔았습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흙을 담고 일정 간격으로 구멍을 냈습니다.

여기엔 상추씨를 뿌리려 하는데, 3년전에는 물에 불린 상추씨를 마구잡이로 뿌렸더니 상추씨가 뭉쳐버려 여기 저기 한웅큼씩, 인구 폭발 사태가 발생하더군요.

이번엔 좀 더 과학적(?)으로 일정 간격으로 심기로 했습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3년 묵은 상추씨입니다.

쬐그만 씨앗에 물이 들어있는데, 아마도 공장에서 염색되어 나온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흙에 파놓은 구멍마다 3~4알의 상추씨앗을 넣었습니다.

뒤에 생각해보니 오래 묵은 씨앗이라 더 많이 넣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스티로폼 화분으로 만든 3단 부추 텃밭

부추를 심을 화분은 같은 사이즈의 딸기 스티로폼 박스 3개를 쓰기로 했습니다.

좀 작은 감은 있지만 부추의 모양을 생각하면 좁은 곳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딸기를 담았던 스티로폼 박스는 배수구도 미리 뚫어져 있어 편리합니다.

배수구를 막는데는 싱크대에서 오랫동안 탈취제 역할을 했던 마른 귤껍질이 쓰였습니다. - 마른 귤껍질은 화분 물구멍을 막는 용도로 쓰지 마세요. 시간이 지나면서 곰팡이가 피며 날파리 등의 벌레가 꼬이게 됩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흙을 담고 부추씨를 뿌렸습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상추씨와 달리 부추씨는 그냥 툭툭 던져서 뿌렸습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깨보다는 훨씬 크고 쌀알보다 작게 생긴 검은 부추 씨앗은 껍질이 꽤 단단해 보이네요.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부추씨와 상추씨를 심은 화분에 물을 흠뻑 주었습니다.

같은 크기의 딸기 스티로폼 상자는 층층이 쌓아올릴 수 있어 공간을 적게 차지하네요.

싹이 나기 전까지는 이렇게 두어도 무방할 듯 합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파키라를 옮겨 심고, 상추씨와 부추씨를 심는게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네요.

오후 늦게 시작하긴 했지만 작업을 끝내고 나니 저녁시간이 다되었습니다.

그런데, 작업이 끝나고 나자 슬그머니 사진 몇장을 찍어간 마눌님은 자신의 카카오톡 스토리에 마치 자신이 심은 것인양 글을 올렸습니다ㅠㅠ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부추, 심은지 5일만에 고개를 내밀다

그레이트한님께서 심었던 부추는 이틀만에 싹을 틔웠다는 얘기를 본터라 매일매일 흙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는데요, 3~4일이 지나도 아무런 기미가 없더니 5일째 되는 날, 딱 하나의 초록색 부추 싹이 흙을 밀고 올라왔습니다.

가늘고 길쭉한 부추 줄기가 구부정하게 올라온 상황입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첫 부추싹을 본 후, 2박 3일의 오토캠핑을 다녀오고 나니 부추 텃밭 여기저기 초록색 부추들이 고개를 밀고 올라왔네요 ㅎㅎ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흙속에서 꺾어진 모양으로 싹을 틔운 부추는 자라면서 까만색 씨를 머리에 달고 올라오는 군요.

생긴게 마치 높은 음자리표를 떠올리게 합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싹이 난 부추 텃밭은 아파트 베란다의 화분 걸이로 옮겼습니다.

혹시라도 바람이 불어 화분이 떨어질까 싶어 화분을 아예 놓지 않는, 무늬만 화분 걸이인데, 낮고 넓은 스티로폼 박스 텃밭은 떨어질 위험 없이 햇볕을 잘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추씨 부추씨 텃밭 베란다 아파트 씨앗 스티로폼 화분

베란다에 만드는 작은 텃밭은 간단한 수고를 통해 녹색의 식물을 키울 수 있는게 꽤 보람된 일인듯 합니다.

물론 한두 달쯤 지나 직접 키운 싱싱한 부추와 상추를 들고 캠핑을 나갈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아, 그나저나 상추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는 것이, 역시 3년동안 묵혀둔 영향때문은 아닐까 싶네요ㅠㅠ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