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란도 인터쿨러 호스 터짐. 올란도 엔진출력저하 경고등, 잦은 DPF 재생

고속도로 주행 중 엔진 출력저하 메시지

얼마 전 여름 휴가를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 던 중, 올란도의 가속이 왠지 굼뜬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처럼 밟는데도 차가 잘 나가지 않고 RPM만 훌쩍 올라간다던가, 기어 변속이 평소와 달리 거의 연속적으로 진행되는데 속도는 붙지 않는 듯 싶어 이상하다 싶더군요.

 

특히 약간의 오르막 경사 구간에서는 확연히 힘이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런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다보니 뭔가 올란도에 이상이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급기야 추월을 위해 엑셀을 좀 더 세게 밟아도 힘을 받지 못해 엑셀을 깊게 훅 밟으니 계기판 중앙에 '엔진출력저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큼직하게 떴습니다.

올란도 엔진출력저하 경고표시
올란도/크루즈 구형 계기판에서는 코드84로 뜬다고

2014년식 올란도를 거의 10년째 타면서, 엔진출력저하 경고등을 만난 것은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2020년 봄이었는데, 이때는 RPM 표시등 옆에 노란색 엔진경고등과 엔진출력저하 메시지가 함께 떴으며, 이때는 연료필터 교체 후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2020.04.14 - 올란도 엔진출력저하 경고등과 에어백 리콜 과정. 쉐보레 천안서비스센터 이용후기

 

당시 엔진출력저하 경고메시지가 뜨기 얼마 전, 두어 번인가 주유했던 주유소가 경유에 등유를 섞어 판매하다가 영업 정지를 당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때, 아마도 이상 연료 혼입에 의한 문제로 생각됩니다.

 

2020년 엔진출력저하 경고등이 떴던 때와 다른 점이라면, 당시에는 노란색 엔진경고등과 함께 엔진출력저하 메시지가 떴고, 엔진 RPM에 리밋이 걸린 상태가 지속되었던 반면, 이번에는 노란색 엔진 경고등은 뜨지 않고 굼뜬 느낌은 지난 번보다 덜했으며 엑셀을 깊게 밟을 때마다 엔진출력저하 메시지가 간헐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쨌든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상태를 좀 더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의 Torque Pro 앱을 띄워보니 DPF 포집량이 1km에 2~3%씩, 그야말로 미친듯이 올라가고 있었으며, 당연히 DPF 포집률이 100%에 도달하면 DPF 재생이 반복되는 상황이었습니다.

Torque Pro 올란도 DPF 측정

무더운 여름이긴 했지만,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DPF 포집률이 시내 주행보다 확연히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속도로 주행거리 50km~100km마다 DPF 재생이 반복되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덕분에 고속도로를 달렸음에도 고속 연비가 평소 보다 훨씬 낮아져 표시됩니다.

평소 고속도로 주행이라면, 15km/l라고 표시되어 있는 계기판 끝까지 막대가 촘촘히 채워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확연히 비어있음은 물론 DPF 재생이 진행될때는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올란도 디젤 2.0 고속도로 연비

Torque Pro를 이용해 DPF 포집 상태 및 DPF 재생 주기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졌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더러, 고장코드 로그를 확인해보니 P0101 - 파워 트레인이라는 에러 코드도 떴네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엔진출력저하 경고와 함께 올란도의 출력이 확연히 떨어지긴 했지만, 고속도로에서 당장 멈춰 서지는 않았기에 평소보다 살살 조심조심 목적지에 도착했고, 목적지쪽 정비소에 들러 점검을 받아보니 P0101 - 공기 유량 센서(MAF) 성능 및 P0673 - 실린더 3 예열 플러그 제어 회로 라는 에러 코드가 떠 있었습니다.

올란도 P0101 고장 코드

사실 목적지에 도착해 가까운 정비소에서 간단하게나마 점검을 받기 위해 전화 후 방문했는데, 해당 정비소가 매우 바쁜 곳이라 본격적인 점검이나 수리를 받지는 못했고, (굳이 필요는 없었지만) 스캐너로 확인한 고장 코드를 삭제하기만 하고 정비소를 나서야 했습니다.

 

어쨌든 시내 주행에서는 평소보다 살살 밟은 때문인지, 출력도 크게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고 연비 및 DPF 포집량에 거의 정상이다 싶을 정도로 돌아오긴 했는데,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에서는 역시나 엔진출력저하 경고등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올란도 고질병 - 인터쿨러 호스

엔진출력저하 메시지와 밟아도 잘 나가지 않는 증상, 그리고 DPF 포집량의 이상 증가 및 DPF가 자주 재생되는 증상 등을 검색해 보니, 인터쿨러 호스가 터졌을 때의 증상과 거의 일치했습니다.

 

올란도의 인터쿨러 호스는 인/아웃의 두 라인이 있는데, 이 중 배터리 옆 아웃렛 호스는 올란도의 고질병이라 불릴 정도, 5만/10만 km밖에 타지 않은 경우에도 호스가 갈라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아웃렛 호스 위치

그러고 보니 2020년 봄, 제 올란도에서 첫 엔진출력저하 경고등이 떠서 쉐보레 정비센터를 방문했을 때도, 정비사 께서는 가장 먼저 인터쿨러 호스를 점검했었고 당시에는 호스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진단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인터쿨러 호스가 갈라진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본네트를 연 상태에서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았을 때 인터쿨러 호스에서 바람 새는 소리가 나는 지 확인하는 식의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저는 혼자서 그 방법으로 점검하기 어려웠고 인터쿨러 호스쪽에 손을 넣어 더듬어가며 갈라진 부분을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다른 배선과 호스들 밑에 깊숙히 숨어 있는 인터쿨러 호스를 점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아웃렛 호스

 

그렇게 간단한 증상 확인이나 해보려고 본네트를 열어봤다가 별 소득없이 그냥 닫고 쉐보레 신탄진 센터로 차를 입고시켰습니다.

쉐보레 신탄진 서비스센터

여담이지만, 어지간한 쉐보레 서비스센터 들은 예약이 불가능하며(쉐보레 홈페이지에서 예약 불가 상태로 뜨거나, 전화 예약 스케줄을 물어보면 한 달 후에나 예약이 가능하다는 답변), 일단 방문해서 순서를 기다리는 식으로 운영되는 게 참 불편합니다.

 

쉐보레 신탄진 서비스센터에 올란도를 입고 시키고 30분 남짓 기다리자, 정비사께서 인터쿨러 아웃렛 호스 터짐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문제의 인터쿨러 호스 자재가 서비스센터에 없어 주문을 해야 한다 했고, 주말과 연휴가 겹쳐 6일 가량 후에 다시 입고시켰습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서비스센터가 안전 사고 등의 위험 때문에 소비자는 작업 현장 근처에 접근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고, 덕분에 세부 과정 사진 촬영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작업 현장에서 멀찍이 떨어진 외부 휴게 공간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호스 교체

올란도 인터쿨러 아웃렛측 호스 교체 작업은 생각보다 꽤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으며, 본네트 위쪽에서 배터리를 탈거하여 작업 공간을 확보한 뒤 차를 리프트로 들어올려 언더커버 분리 후 인터쿨러 호스의 교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위아래로 빠듯한 작업 공간 때문인지 리프트를 여러 번 올렸다 내렸다하며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란도의 고질병(?)이라 그런지 매우 능숙하게 교체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호스 교체 작업에는 25~30분 정도가 걸렸고, 교체 작업 완료 후 작업자의 양해를 구한 뒤 21만km를 사용한 인터쿨러 호스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호스 터짐

참고로 이 부품의 정식 명칭은 올란도 2.0 디젤 쿨러 아웃렛 에어 프런트 호스이며 품번은 P95275281번입니다.

 

제 인터쿨러 호스는 호스 하단부가 갈라져 있었고, 분리해 둔 사진을 보니 어차피 본네트 위쪽에서 손을 집어넣어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태였네요ㅎㅎ

올란도 인터쿨러 호스 갈라진 위치

엑셀을 밟을 때마다 블로바이 가스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호스가 팽창수축을 반복하다가 급기야 갈라져 터지는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올란도 오너들 사이에서는 고질병이라 할 정도로 악명높은 증상입니다.

 

워낙 고질병 소리를 듣다보니 순정 고무 호스 대신 알루미늄 등 금속으로 가공한 사제 부품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운전을 얌전하게 하는 편이라 그런지 21만km까지 견뎌주었고 굳이 사제 부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순정으로 교체했습니다.

 

아울러 냉각수 통의 커넥터 누수 증상이 발견되어 함께 교체했습니다.

올란도 냉각수 써지 탱크

 

올란도의 냉각수 통(써지 탱크)의 호스와 물리는 커넥터 역시 자주 말썽을 부리는 부품 중 하나로, 제 올란도에는 금속핀이 박힌 개선품이 장착되어 있어서였는지 그나마 21만km를 버텨 주었네요.

올란도 냉각수 써지 탱크 파손 부위

 

이 올란도 써지 탱크의 품번은 P13465094번입니다.

참고로 써지 탱크 세트에 냉각수 뚜껑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기존 뚜껑을 그대로 사용해야 합니다.

올란도 냉각수 써지 탱크 P13465094

 

그렇게 올란도의 인터쿨러 아웃렛 측 호스 및 냉각수 탱크의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인터쿨러 호스, 냉각수 탱크, 냉각수 2리터의 재료비 및 교체 공임에 10% 부가세까지, 총 31만원의 수리비가 들었습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아웃렛 호스 교체 비용

참고로 제 올란도는 개선된 인터쿨러 아웃렛 호스가 장착되어 있던터라 이 호스만 교체했는데, 개선되지 않은 구형 부품이 장착된 차량인 경우 4만원이 조금 넘는 인터쿨러 아웃렛 리어 호스(P95939957)도 함께 교체해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인터쿨러 인렛 호스(P95437800)까지 터져 교체해야 하는 경우라면 해당 부품 가격(23만원 대) 및 교체 공임 등 추가 비용이 훌쩍 올라갑니다.

인터쿨러 호스 교체 후, DPF 재생

인터쿨러 호스 교체 후 DPF 재생이 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얘기를 들은터라, 작업 완료 후 DPF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봤습니다.

 

마침 수리 완료 당일부터 500km 가량 고속도로 주행을 하게 되었는데, 초반 DPF 포집 상태가 평상시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평소 DPF 포집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고속 주행 상태에서도 초반 DPF 포집량이 60~70%까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올라간 뒤, 다시 포집량이 10~30%씩 떨어지는 증상이 오랫동안 반복되었습니다.

 

평소 여름철 시내 주행에는 200~250km에서,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400~450km에서 DPF 포집량이 100%가 되어 DPF 재생이 진행되곤 했는데, 이번에는 DPF 포집량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뭔가 살짝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란도 인터쿨러 호스 터짐 DPF 재생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주행거리 500km를 넘어서면서 DPF 포집량이 떨어지는 현상 없이 쭉 쌓였고, 575km 구간에서 100%가 되면서 DPF 재생이 정상적으로 진행, 완료되었습니다.

 

수리를 담당했던 기사님 역시, 인터쿨러 호스 교체 후 DPF 재생이 진행되지 않고, 계기판에 DPF 경고등(일명 방구차)이 뜬다면 다시 센터에 입고시켜 DPF 강제 재생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는데, 제 올란도는 다행스럽게도 이 DPF 경고등이 뜨는 일 없이 100%에서 자동으로 DPF 재생이 완료되었습니다.

올란도 DPF 경고등 방구차 경고등

그동안 특별한 잔 고장없이 너무 잘 달려주었던 올란도였지만, 15만km를 넘어서면서 하체 곳곳에서 잡소음이 들린다거나 캘리퍼 고착 증상이 발생하는 등 노후화에 따른 이상 증상이 하나둘 발생하고 있는데, 계획했던 25만km까지 무탈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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