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차 고양이의 접종, 정기 검진 항목과 비용. 고양이 집사가 되기 위한 조건?

고양이, 4년차 예방접종

제 고양이 뚜기는 11월 말~12월 초에 정기 검진과 예방접종을 받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보내 온 알림 문자는 12월 6일이 예방접종 일자였는데, 마눏님의 휴일에 맞추느라 며칠 늦게 동물병원에 방문했습니다.


제 고양이는 아깽이 시절 첫 종합백신을 맞은 뒤 다니던 동물병원을 한 차례 바꾼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예방 접종 후 림핑 증후군(백신 접종 후 열이 나고 다리를 절며 심하게 앓는)을 심하게 앓았는데, 당시 동물병원에서는 림핑 증후군에 대한 조치를 만족스럽게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동물 병원으로 옮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2017/09/15 - 고양이의 첫 예방백신 접종 과정과 림핑증후군. 백신 접종 후 다리를 저는 고양이


어쨌든 입양 첫 해에 바꾼 병원은 집에서 좀 거리가 있지만 상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어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데려와 검진을 받곤 합니다.

천안 동물병원 닥터스

제 고양이의 아깽이 시절에는 수백 km 단위의 장거리 여행도 곧잘 다니곤 했습니다.

케이지에 담겨 차에 탈 때까지는 서럽게 울다가도 차가 출발하면 곧 잠이 들어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깨지 않는 신기한 능력을 발휘하곤 했습니다.

2017/10/09 - 고양이와 함께 보낸 첫 추석 명절. 고양이의 장거리 여행 준비물과 여행 일지


하지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케이지에 담아 나가면 서럽게 울고 케이지 안에서 스크래치를 반복하며 반항(?)을 하는터라 이제는 짧은 거리를 데리고 나가기도 조심스러워졌습니다.

고양이 이동장 모포

어쨌든 짧은 외출도 힘들어하는 고양이를 데리고 나갈 때는 케이지에 이불이나 옷가지를 덮어 두었다가 차가 출발하면 케이지를 살짝 열어 쓰담쓰담하며 안심시켜주곤 합니다.


동물 병원에 도착하면 병원 특유의 분위기를 느낀 듯 좀 더 구성지게 울곤 하는데, 그나마 위쪽으로 열리는 돔형 케이지라서 달래거나 꺼내기가 한결 수월합니다.

고양이 돔캐리어

고양이 췌장 검사, 심장 위험 인자 검사 키트

평소 12월에는 종합 백신과 광견병 접종을 하고 간단한(?) 혈액 검사만 받곤 했습니다.

다만 4년 차에 접어드는 올해부터는 두 가지 백신 이외에 심장 위험 인자 검사와 췌장 검사, 신장 검사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고양이 췌장 검사 심장 위험 인자 검사 키트

두 방의 백신 주사를 맞은 뒤 혈액 검사를 위해 피를 뺐는데, 제 고양이는 주사를 맞을 때는 의외로 담담한 편입니다.


심장 위험 인자 검사와 췌장 검사는 검사 키트를 이용해 10여분만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SNAP fPL(왼쪽)이 췌장 검사 키트, SNAP proBNP가 심장 위험 인자 검사 키트로, 빨간색 화살표가 기준 색상, 노란색 화살표가 제 고양이의 상태입니다.

SNAP fPL fBNP 키트

기준 색상보다 흐리게 표시되면 정상, 기준 색상보다 진하면 비정상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키트로 정확한 수치 파악은 불가능하지만 정상 비정상은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장 혈액 검사는 외부에 의뢰하며 2~3일 후 결과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제 고양이도 몇 달 전 신장 상태가 정상 수치를 살짝 넘어 비정상에 막접어든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던 터라 이후 끊었던 습식캔을 다시 먹이기 시작하고 음수량을 늘리기 위해 무던히 애쓰고 있는데, 아무쪼록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2020/05/30 - 고양이 입맛에 맞는 습식사료 찾기. 미유믹스, 쉬바, 팬시피스트 로얄


동물 병원을 한 곳 정해 놓고 다니다 보니, 때마다 변화하는 체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7년에는 2.3kg이던 몸무게가 2019년 12월에는 4.43kg까지 올랐던 반면 2020년에 접어들어 체중이 자꾸 빠져 무던히 애를 태우곤 했는데, 다행히 최근에는 4.3kg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체중 변화


그렇게 예방접종 및 혈액채취를 마치고, 그간 궁금했던 점에 대해 상담을 마친 뒤 다시 돌아오는 길입니다.

이번에는 접종 후 항문낭에 대해 상담하면서 어지간히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생전 처음보는 강도의 하악질을 시전했고 큰일 나겠다 싶어 후다닥 감싸 안기도 했습니다.

고양이 외출 모포스트레스 받았다옹!!!!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제 고양이는 스크래처에 꽤 오랫동안 화풀이(?)를 했고, 추르로 기분을 달래주었습니다.

고양이 추르


그렇게 예방접종 및 광견병 접종란에는 차곡차곡 백신 스티커가 붙여졌고

고양이 예방 접종 기록


집사의 지갑은 그만큼 얇아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종합백신과 광견병 접종, 그리고 구충제 비용으로 6~7만원 정도 지출이 발생했는데, 올해 부터는 췌장염 진단, 심장 위험인자 진단 키트 비용이 각 55000원, 신장 혈액검사 의뢰 비용 55000원까지 추가되어 진료비가 20만원을 훌쩍 넘었네요.

고양이 접종 정기검사 비용

동물 병원마다 다를 수 있는 진료비 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고양이와 함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언급하고 싶어서 입니다.

고양이 키우기 어려워?

가끔 마눌님의 SNS나 제 블로그 포스팅을 보고 고양이 집사가 되고 싶은데, 키우기 쉬운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는 지인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고양이 입양 후 바뀐 생활 패턴과 지출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합니다.

  • 생활 패턴의 변화 - 여행과 캠핑을 즐겼고, 휴가철에는 며칠 씩 집을 비우고 여행도 다녔는데, 입양 후에는 길어야 하루 이틀 남짓한 짧은 여행으로 바뀌었고, 퇴근 후 바깥 여가 대신 집으로 향하게 됨
  • 견디거나 부지런하거나 - 집안의 모래와 고양이 털을 2~3배 쯤 부지런히 청소해야 하고, 수시로 화장실을 치워주고 물과 사료를 채워주는 생활 
  • 가족 -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지, 간혹 고양이 털에 알러지가 있는 경우도 있음
  • 가슴으로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 입양 후 초기 고양이 물품(캣타워, 화장실, 기타 등등), 사료(건식/습식), 간식, 모래, 화장실 봉투 등 고정 비용, 정기적인 건강 검진 및 백신 접종, 중성화 비용 등 생각보다 만만찮은 지출이 발생

이 밖에 커피나무 화분으로 올라가 나무를 쥐고 흔들어 대는 통에 아침 잠을 설친다거나, TV가 쓰러지지 않도록 TV 뒤에 끈을 매 두는 등의 자잘하게 손 가는 일들도 얘기하고, 이런 모든 것들을 감당할 수 있다면 입양하라고 말하곤 합니다.

고양이 뚜기

물론 집사가 된 후 즐거움과 힐링은 수고와 비용을 모두 덮을 만큼 크고, 이제 고양이 뚜기가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다만, 제 얘기가 너무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던 것인지 아직은 제 얘기 이후 실제 집사가 된 사람은 없는데, 현실 집사로서 딱히 과장한 얘기는 아니라서, 앞으로도 같은 얘기를 해 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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