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노트북을 크롬북으로?
요즘도 가끔 제 블로그에 등장하는, 2010년산 HP DV3-2307TX 노트북은 요즘에도 인터넷 뱅킹이나 관공서 업무 등에 접속할 때 사용하는 '액티브X 전용 컴퓨터'로 유용하게 사용 중입니다.
하드디스크를 사용할 때는 정말 속터질 정도로 느릿느릿했지만 SSD를 설치한 뒤로는 부팅 시간이나 작업 전환 속도가 훌쩍 빨라져 매우 쾌적하게 사용 중입니다.
이미 오래 전 배터리 수명도 다하여 이제는 배터리를 빼버리고 전원 어댑터로만 사용 중이지만 배터리를 끼우지 않으면 팬 회전 소음이 조용해지는 특이한 녀석이라 그것도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노트북이지만 종종 전원을 넣어 사용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크롬북 OS를 알게되어 설치해 보자 싶었습니다.
크롬북은 비교적 저사양의 기계에 리눅스 기반의 크롬 OS를 구동하는 컴퓨터입니다.
일반 PC에 비하면 매우 낮은 사양 이지만 키보드와 모니터를 갖춘 노트북 형태에 인데다 크롬 브라우저 중심으로 사용하는 가볍고 빠릿빠릿한 노트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크롬OS는 일반 노트북에도 설치할 수 있는 클라우드레디(CloudReady)라는 이름의 운영체제가 무료로 배포되고 있었고, SSD 덕분에 빠릿빠릿한 구형 노트북이지만, 새로운 운영체를 설치해 보기로 했습니다.
클라우드레디는 USB 메모리에 설치디스크를 만들고, USB메모리로 부팅해 노트북에 설치하게 됩니다.
일단 클라우드레디 다운로드 페이지에 접속하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윈도우, 맥, 크롬북용 다운로드 링크가 표시됩니다.
저는 윈도우 기반 PC에 사용할 예정이라 [Windows User] 항목의 [Download USB Maker] 버튼을 클릭해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했습니다.
클라우드레디 설치 USB 제작
클라우드레디 설치 USB 제작을 위해, 먼저 USB 메모리를 준비하고 다운로드한 실행 파일을 더블클릭해 시작합니다.
설치 프로그램은 8/16기가 USB 메모리를 강조하고 있는데 저는 32GB USB 메모리를 이용했고, 32/64비트 선택 화면에서 기본값인 64비트를 선택했습니다.
다시 한 번 16GB 이상의 USB는 권장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떴고 [Next] 버튼을 눌러 진행하자 연결된 USB 메모리가 표시됩니다.
클라우드레디 이미지 파일의 다운로드 및 USB 메모리에 기록이 진행되며, 모든 작업이 끝나면 [Finish] 버튼을 눌러 설치 프로그램을 종료합니다.
USB 메모리 부팅 설정
클라우드레디 부팅 USB가 완성된 후, 노트북을 재부팅해 바이오스 설정에서 USB 메모리를 부팅 드라이브로 설정합니다.
부팅 드라이브 설정은 노트북 기종에 따릅니다.
일단 제가 사용하는 HP DV3-2307TX는 전원을 켠 뒤 ESC를 누르고 F10 키를 눌러 바이오스 셋업으로 들어온 뒤 [System Configuration]-[Boot Options] 항목으로 들어와
[Boot Order] 항목에서 [USB Diskette on Key/USB Hard Disk]가 가장 상위에 오도록 설정했습니다.
[USB Diskette on Key/USB Hard Disk] 항목에 커서를 옮기고 F5키를 누르면 한 칸씩 위로 올라가는데, 가장 위쪽에 올리면 됩니다.
클라우드 레디 설치 과정
USB 부팅 드라이브 설정을 마친 뒤 F10 키를 눌러 바이오스 설정을 빠져 나와 재부팅이 시작된 잠시 후, 클라우드 레디의 로고가 뜹니다.
또 잠시 기다리고 있으면 Welcome! 이라는 메시지가 뜨고 [Let's go] 버튼을 누르면 진행할 수 있는데
[Let's go] 버튼 옆에 [English]라고 표시된 항목을 클릭해보니 한국어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한국어로 바꾸자 Welcome!은 반갑습니다!로 바뀌었고, [시작하기] 버튼을 눌러 진행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연결] 화면에서는 주변의 무선랜 SSID들이 뜨는데, 제 공유기의 SSID를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 단계에서 뭔가 삐끗한 느낌이네요.
분명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제대로 입력했음에도 연결중 메시지만 한참 뜨다가 네트워크 연결 오류 메시지가 뜨고 말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노트북의 무선랜카드가 켜져 있다가 아예 꺼져 버렸는데요, 사실 이것 말고도 볼륨 조절 아이콘이 계속 뜨면서 볼륨이 제멋대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게 뭔가 궁합이 잘 안맞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일단 시작을 했고, 아직 설치가 진행중이니 끝까지 진행해보자 싶습니다.
일단 꺼져버린 무선랜카드를 다시 켤 방법이 없어 노트북을 재부팅하고 클라우드레디 USB로 다시 부팅하니 이번에는 와이파이 연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와이파이 연결이 진행된 후 [익명의 데이터 수집] 이란 메시지가 뜹니다.
여기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는 수집하지 않고 컴퓨터 모델명, CPU, 와이파이 등 기기 정보만 수집한다고 합니다.
체크 표시를 통해 정보수집에 동의할 것인지 결정한 후(동의하지 않아도 설치에 문제는 없습니다) [Continue] 버튼을 클릭합니다.
이제 [구글 크롬북에 로그인]이라는 화면이 뜨면, 구글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로그인합니다.
저는 제 구글 ID를 입력했는데, 사실 이 단계는 아직 크롬OS 설치 전이라 따로 로그인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이제 크롬OS의 바탕화면이 뜨고, 모든 설치가 완료된 것 같지만 이 단계는 클라우드레디 USB로 부팅한 것에 불과하며, 아직 저장장치로 설치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화면 오른쪽 하단의 시계를 클릭하면 뜨는 메뉴바에서 [Install OS] 항목을 클릭합니다.
이제 클라우드레디 인스톨러가 실행되는데, 클라우드레디 설치 진행시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가 모두 삭제되니 데이터를 백업해두라는 경고문이 뜹니다.
[Install CloudReady] 버튼을 클릭하면 다시 한 번 데이터 삭제 경고 메시지가 뜨는데, [Erase Hard Drive & Install CloudReady] 버튼(하드디스크를 지우고 클라우스레디 설치)을 눌러 진행합니다.
클라우드레디 설치는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며 사용자가 따로 건드릴 것 없이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
다만 클라우드레디의 설치 프로그램이 썩 친절하게 느껴지진 않는 것이, 진행 상황을 알리는 숫자 등의 변화는 전혀 없이 점만 깜빡거리다가 설치가 완료되면 느닷없이 재부팅이 진행됩니다.
클라우드레디, 뜻밖의 하드웨어 호환성
클라우드레디 설치 완료 후 노트북이 재부팅되면 USB 메모리를 재빨리 제거하여 노트북의 저장장치로 부팅해야 합니다.
다시 클라우드레디 로고가 뜨고 잠시 후 크롬북에 로그인하라는 메시지가 다시 뜨는군요.
구글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클라우드 레디 환영 안내문이 뜨는데, 특별한 내용은 없으니 모두 닫으면 됩니다.
일단 웹브라우징 속도가 어떨지 궁금하여 제 블로그를 띄워봤는데, 윈도우 기반의 크롬을 이용할 때와 별다른 차이가 없네요.
블로그 포스팅에 첨부해 두었던 유튜브 동영상을 띄워보니, 해상도가 360p만 표시됩니다.
크롬에 뭔가 설치가 필요하겠다 싶어 설정 항목을 살펴보니 어도비 플래시와 미디어 요소 등의 미디어 플러그인 설치 메뉴가 있어 [Install] 버튼을 누르고 설치/재부팅하자 유튜브는 1080p 해상도까지 모두 표시되었습니다.
저는 세벌식 자판을 사용하는데, 기특하게도 한국어 입력 설정 페이지에는 세벌식 390 자판도 들어 있었습니다.
다만 세벌식 자판에 뭔가 문제가 있는지, 자판에 할당된 개별 자음/모음은 정상 입력되지만 글씨를 조합하자 모두 깨져버리는 증상이 발생해 한글 입력에는 실패했습니다.
세벌식 자판을 지원하지만 정상적인 문자입력이 되지 않는 상황은, 마치 오래 전 OS/2나 윈도우 베타버전과 씨름할 때의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역시 액티브X 설치가 필요한 사이트에서는 크롬북의 크롬 브라우저는 정상 작동하지 않았고
일부 사이트에서는 맥 OS X를 사용중이라 정상적으로 표시가 안된다면서 윈도우 환경에서 접속하라는 메시지를 띄웠습니다.
사실 크롬OS를 설치하기 전부터 윈도우 환경이 아니니 액티브X 사이트들은 정상 작동하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던터라 큰 문제는 아닙니다.
다만 제 노트북의 볼륨 조절 버튼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볼륨 조절 막대는 계속 정신없는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었고
클라우드레디 설치 USB로 부팅할 때 문제가 되었던 와이파이 역시, 문제없이 작동하는 듯 하다가 또 다시 [연결되지 않음] 메시지를 띄우고 랜카드가 아예 꺼져 버리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구형 노트북을 크롬북으로 사용해보기 위한 시도는 30분간 설치, 1시간 사용 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클라우드 레디 다운로드 페이지에는 공인 모델 확인 페이지가 있었던게 기억나네요.
흔히 이런 페이지에 등장하는 모델들은 호환성 여부를 확인한 최소한의 기종들만 표시되고, 다른 기종들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곤 했는데, 증상을 겪고보니 이 페이지에서 확인되는 노트북들만 설치를 시도하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잠시나마 구형 노트북을 크롬북으로 사용해보니, 윈도우의 안전모드처럼 전용드라이버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구동되는 느낌이 강했고, 실제로 다시 윈도우 환경으로 돌아오니 오히려 훨씬 빠릿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해외 IT 매체의 클라우드레디 설치 가이드 기사에도 '간단한 절차를 거쳐 클라우드레디를 설치해 본 뒤, 사용 중인 노트북과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면 전용 크롬북을 구입할 차례'는 농담같은 메시지로 마무리되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농담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같아서는 20만원대 초중반인 크롬북에 살짝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그 정도의 가격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 PC를 구매하면 국내 환경에서 사용하기는 훨씬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바로 드는군요.
아쉽지만 크롬북이나 클라우드레디는, 이렇게 잠깐(!) 사용해 본 것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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