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와 소니 A7M3 호환성 문제
지난 11월에 구입했던 샌디스크 익스프트림 프로 UHS-1 메모리카드는 읽기속도 89MB, 쓰기속도 81MB로 기존에 사용했던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SD 메모리카드에 비하면 '살짝' 느리지만 체감성능은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의 만족스러운 제품이었습니다.
소니 A7M3에서 RAW 모드 사진 1장의 용량이 40~45MB 정도이다보니 16GB와 32GB 메모리카드로는 용량의 압박을 자주 느껴 128GB의 메모리카드를 구입했고, 이제 넉넉한 공간에서 마음껏 촬영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128GB의 새 메모리카드를 A7M3의 첫 번째 슬롯에 끼우면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소니 A7M3의 1번 슬롯은 보다 고속의 UHS-II 방식을 지원하며, 기본 슬롯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슬롯에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128GB를 끼우자 [메모리 카드를 읽을 수 없음] 이라는 에러메시지를 내며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했습니다.
무슨 문제일까 싶어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같은 메모리카드가 2번 슬롯에서는 정상 인식되지만 1번 슬롯에서 인식이 안되는 문제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이 문제는 10월말부터 외국의 A7M3 유저들을 중심으로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2018/11/21 -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128GB microSDXC 사용기. 소니 A7M3를 통한 속도 테스트
해외 사용자들은 소니에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메모리카드와의 호환성 문제와 관련해 문의를 했고, 소니 측으로부터 메모리카드 호환성 문제를 해결한 새 펌웨어를 내놓을 계획이 있다는 등의 소식들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타사 메모리카드 문제는 모르겠다는 소니코리아
이러한 얘기가 사실인지, 소니코리아 고객지원센터(1588-0911)로 전화를 걸어 문의해봤습니다.
여차저차한 문제를 겪고 있으며, 해외 포럼에서의 A7M3의 1번 슬롯과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 메모리카드의 호환성 이슈, 소니의 새 펌웨어 발표 예정 등의 소식이 사실인지 질문했습니다.
소니코리아의 상담원은 '소니 메모리카드와의 문제가 아닌, 타사 메모리카드와의 호환성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문제가 아니며, 타사 메모리카드와의 호환성 문제를 해결한 새 펌웨어를 배포할 계획도 전혀 없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타사 메모리카드와의 호환성 문제와 관련해 전혀 계획이 없다'는 얘기를 워낙 단호하게 말하여, 그런가보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12월18일에 새로 발표된 소니 A7M3의 새 펌웨어, V.2.10에서는 '특정 타사의 메모리 카드가 소니 카메라에 인식되지 않는 문제 해결'이라는 개선 사항이 언급되어 있네요.
발표 계획이 없다던 타사 메모리카드 호환성 문제 해결 펌웨어
약 한 달 쯤 지나고 보니, 해외 소니 카메라 포럼의 소문이 사실이었습니다.
바로 알려줄 수 없지만 한 번 확인해 보겠다는 수준의 답변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워낙 단호하게 대답하여 뭘 더 물어보기도 무안할 정도였습니다.
사실 거의 모든 메모리카드 판매처의 상품 설명에는 메모리카드와 기기의 호환 여부는 사용자가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니코리아는 타사 메모리카드와 호환성에 문제가 있어도 해결해 줄 수 없지만, 구입 전 호환성 여부 조차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뉘앙스여서, 소비자는 직접 확인하는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수신자부담, 한국어 지원 샌디스크 고객센터
저는 새로 구입한 128GB 메모리카드를 1번 슬롯에 주 메모리 카드로, 기존 16GB, 32GB 메모리카드를 2번 슬롯에 백업 용으로 사용할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128GB 메모리카드를 인식하는 2번 슬롯에 사용하고 A7M3의 설정에서 저장 옵션을 변경해도 되겠지만 찜찜한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좀 불편하더라도 그냥 써야겠다 생각하다가 해외 포럼에서는 꽤 큰 이슈가 되어 있었기에, 샌디스크 본사 서비스센터로 물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메모리카드에 포함된 국내 총판 전화번호로 연락해 샌디스크 메모리카드 기술 지원과 관련된 문의를 할 곳이 있는지 물어봤고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 전화번호(003-813-1920)를 받았습니다.
홍콩으로 걸리는 국제전화지만 시내 전화요금이 부과될꺼라 안내를 받았는데, 실은 한국에서 전화를 걸어도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수신자부담 번호이며, 한국어가 가능한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입니다.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해외 포럼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인데 어떤 해결책이 나와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상담원은 소니 A7시리즈의 1번 슬롯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는지 확인후 연락을 주겠다고 합니다.
아울러 메모리카드의 정확한 정보 확인을 위해 메모리 카드의 앞/뒷면 코드 번호가 보이도록 사진을 찍어 보내달라고 합니다.
이 때가 2018년 11월20일, 우리 제품 문제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자르던 소니코리아와 달리,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 상담원의 응대는 매우 적극적이었기에 어쩌면 샌디스크를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적극적인 응대,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
적극적인 응대를 받고 요청대로 제품 사진을 찍어 보냈지만, 1주일이 다 되도록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깜빡잊고 11월26일 오후 다시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에 전화를 했고, 메일에 적혀 온 질문ID번호를 불러주고 진행 결과 확인 요청을 했습니다.
잠시 후 전화가 걸려와 저와 통화했던 상담원이 퇴사를 하면서 확인이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일단 샌디스크에서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구입한 제품은 환불하는 쪽으로 진행하면 어떨지 물어봅니다.
다만 한국내 구매처에서는 호환성 문제로 인한 환불이 불가하다는 얘기를 전했더니, 포장을 뜯지 않은 동종 새제품을 보내주면 구매처에서 환불해 줄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하는군요.
샌디스크 익스트림프로 메모리를 사용하고 싶긴 하지만, 당장은 환불도 괜찮겠다 싶어 제품 판매처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환불 가능 여부를 물어봤지만, 판매처에서는 그런 식의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하는군요.
다시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에 전화하여 판매처의 환불 불가 방침을 전했고, 이틀 뒤 호환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SD 메모리로 교체해 주겠다는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샌디스크 RMA 진행 방법
제품 교체는 RMA(문제 있는 제품을 보내고 새 제품으로 교환받는 형태의 서비스)로 진행되며, RMA에 필요한 제품 구입 정보, 고객 연락처와 주소를 적어 메일을 보냈습니다.
참고로 제품 구입일이나 구입처는 대략적인 날짜와 판매처 이름만 적으면 되고, 이름과 연락처, 주소는 한글과 영문 모두 적어 보내야 합니다.
다음 날(11월29일) RMA 번호가 발급되었고, 메모리카드를 보낼 홍콩 주소가 메일로 도착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RMA 번호가 발급된 날, 우체국으로 가서 메모리 카드를 발송했습니다.
SD카드 어댑터 등의 액세서리는 제외한, 메모리카드와 RMA 안내문을 프린트한 용지만 배송했습니다.
참고로 RMA를 보내는 비용은 소비자 부담이며 제품을 돌려 받는 비용은 샌디스크에서 부담합니다.
저는 항공등기 우편으로 4050원을 부담해 제품을 보냈습니다.
항공등기로 보낸 메모리카드는 약 열흘 남짓 걸려 홍콩에 도착했고, 배달 완료 메시지가 떴습니다.
샌디스크 RMA 진행 상황 확인 방법
샌디스크 RMA 조회 페이지에서는 RX로 시작하는 RMA 번호를 입력하면 진행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2월 10일에 배달 완료된 제 메모리카드는 1주일이 지난 12월17일까지도 [반환대기] 상태로만 표시됩니다.
기다리면 알아서 진행되겠거니 기다리다가 1주일이 넘어가는 상황은 뭔가 문제가 있다 싶어 다시 메일을 보내 [반환대기]로만 뜨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샌디스크 고객센터에서는 같은 종류/같은 용량의 메모리로만 교환되는 일반적인 RMA와 달리, 마이크로SD 메모리를 SD메모리로 교환하는 특수한 형태의 RMA가 처리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오류가 발생하여 지연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3일 뒤인 12월20일에는 고객상담센터 직원으로부터 배송 완료 안내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제품을 받지도 못했고 운송장 번호도 없는 상태에서 배송 완료 메일이 도착한게 당황스러워 다시 한 번 연락을 해 송장번호를 받았는데, 대만으로 발송되는 엉뚱한 송장번호를 알려주는군요ㅡㅡ;;
다시 한 번 메일을 보내 한국으로 오는 송장 번호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었고, 다음날인 12월21일에야 전후사정을 담은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홍콩 서비스센터에 RMA 물량이 부족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었고, 제게 전달된 송장번호는 대만에서 홍콩으로 RMA 물품이 배달되는 번호였다는군요.
RMA 한 번 받는데 참으로 사연이 많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전후사정을 알게 되니 어차피 기다린거 더 기다리자 싶었습니다.
그리고 약속했던 12월27일에 제 RMA 물품이 발송되었다는 메일과 함께 드디어 샌디스크 RMA 상태확인 페이지의 RMA상태가 [접수/처리]로 바뀌고 송장 번호가 떴습니다.
그리고 1월3일, RMA 물품을 발송한지 1달을 훌쩍 넘어 홍콩 샌디스크에서 보낸 RMA 물품이 도착했습니다.
일반적인 RMA는 2주 정도 걸린다는데, 제 경우 업체의 착오와 연말/연초 휴일로 인한 배송 지연으로 인해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간이 지연되고, 여러 번 메일과 전화통화를 주고 받아야 했지만 처음 문의했던 소니코리아의 단호함을 겪은 때문인지,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 상담원들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는 끝까지 긍정적인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다만 샌디스크 고객지원센터의 전화상담원들과 실제 RMA 업무를 처리하는 부서간의 의사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어쨌든 샌디스크 메모리카드의 RMA 진행은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할 것을 권하고 싶고, 좀 더 빠른 진행을 원한다면 제품 도착이 확인된 후 하루이틀 단위로 연락해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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