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복구 디스크 윈도우10 설치 중 사고
원래 윈도우10 기반의 레노버 씽크패드 P50 노트북에 윈도우7 옵션을 추가 구입했고, 2년 넘게 윈도우7 운영체제를 사용해 왔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중요 업무용 프로그램이 윈도우7만 지원하는터라, 부득이하게 선택해야 했던 옵션이었는데 최근 해당 프로그램이 윈도우10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씽크패드 P50 구입 초기, 레노버로 부터 배송받아두었던 윈도우10 복구 USB를 드디어 사용해 보게 되었네요.
2016/10/18 - 레노버 노트북의 윈도우 복구 USB 신청 과정. 국제 특송으로 도착한 USB 메모리
제 씽크패드 P50는 256GB의 SSD와 1테라 하드디스크를 각각 C:와 D:로, SSD에는 운영체제, 하드디스크에는 데이터를 저장해 둔 상태였습니다.
노트북 제조사에서 준 윈도우10 복구 USB를 이용할 경우, SSD(C: 드라이브)의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게 되니 SSD에 저장했던 데이터는 모두 백업해 두고, 윈도우10 복구 USB로 부팅해 설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 안내에 따라 몇 가지 선택만 하여 복구를 진행하면 금새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윈도우10 복구 USB를 이용한 윈도우10 설치 시간은 2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로 길었습니다.
진행 상태가 떠 있는 화면만 보고 있기 지루하여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화면을 보다가, 레노버 복구 USB에 포함된 설명서를 읽는데 왠지 느낌이 싸해졌습니다.
설마...하면서도 왠지 싸해지는 느낌
[모든 내부 저장소 드라이브를 포맷하고자 할 경우...]로 시작되는 설명을 보고 있자니, 설마 1테라 용량이 꽉 차있던 하드디스크까지 초기화된 것은 아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아무리 복구 디스크를 이용해 운영체제를 설치하더라도, 물리적으로 분리된 저장장치까지 포맷하지는 않겠지...싶으면서도 '아니오'를 클릭한 기억이 없기에 꽤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후에도 30분 이상, 윈도우10의 설치와 재부팅이 몇 번씩 반복되었고, 드디어 윈도우10 바탕화면이 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컴퓨터를 열어 D: 드라이브를 확인하는 순간, 머리털이 쭈삣 서는 느낌과 함께 큰일이 터졌구나 싶었습니다.
아뿔싸!!!
각종 업무용 데이터와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작업했던 이미지들, 베가스 동영상 작업 파일들 등등 1테라 바이트가 거의 꽉찼던 D: 드라이브까지 깨끗하게 포맷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윈도우10 복구 USB를 다시 돌려 상황을 복기해보니, 윈도우10 복구 초반에 [컴퓨터에서 다수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가 발견되었습니다. 전체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를 포맷하시겠습니까?]라는 안내 메시지가 떴습니다.
다른 저장장치 포맷 옵션이 도대체 왜???
사실 저는 윈도우10으로 초기화하기 전, 기존의 윈도우7을 듀얼 부팅으로 사용하기 위해 SSD의 파티션을 두 개로 나눈 상태였고, 파티션을 나눈 SSD를 초기화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는데, 결과는 D: 드라이브까지 깨끗하게 날아갔습니다.
기본 값은 무조건 [예]
레노버 복구 디스크에 함께 딸려온 매뉴얼을 꼼꼼히 읽지 않았던 책임이 크지만, 물리적으로 분리된 저장장치까지 포맷하겠다는 옵션이 이 과정에서 굳이 필요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포맷된 SSD의 자료 복구, Recuva
약 20~30초 정도 머리속이 하얗게 변한 상태로 있다가, D: 드라이브 날아간 데이터 중 백업하지 않은 데이터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시게이트 6테라 외장 하드디스크를 사용 중이었고, 업무용 프로그램의 데이터들은 모두 외장 하드디스크에 백업해 둔 상태였습니다.
다만 블로그 포스팅 과정에서 만들었던 데이터들이 8월말까지만 백업된 상태, 9월초부터 현재까지의 블로그 포스팅 데이터들이 깨끗이 날아가버렸습니다.
그나마 업무 데이터가 살아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하고, 포맷으로 날아간 데이터를 살릴 복구용 프로그램, Recuva를 다운로드했습니다.
Recuva는 무료 버전과 프로페셔널 버전이 있는데, 무료 버전도 거의 모든 기능을 제약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Recuva Download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Recuva 포터블 버전(무설치 버전)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링크가 여러 곳 보이는데, 바이러스 감염 등의 우려가 있으니 Recuva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것을 권합니다.
Recuva 복구 프로그램의 설치 과정은 일반 프로그램의 설치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만 주의할 것은, 데이터가 삭제된 드라이브에 Recuva 프로그램을 설치해 버릴 경우 파일 덮어쓰기가 진행되면서 복구 가능성이 현격히 낮아지게 되니, 데이터를 살려야 할 드라이브(데이터가 날아간 드라이브)에는 절대 설치하지 않도록 합니다.
아울러 복구할 데이터 용량만큼의 빈 저장장치도 함께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저는 운영체제와 데이터 저장장치를 분리해 사용해 왔기에, Recuva 프로그램은 SSD(C 드라이브)에 바로 설치해도 되는 상황이었고, 빈 저장장치의 용량도 충분했습니다.
Recuva로 지워진 데이터 복구하는 방법
Recuva를 실행하면 Recuva 마법사 화면이 실행되며, 첫 화면에서 [Next] 버튼을 클릭해 진행합니다.
두 번째 화면의 [File Type]은 복구할 파일이 어떤 종류인지 묻는 것으로 저는 모든 파일(All Files)를 선택했습니다.
복구할 파일 종류 선택
[File location]화면 에서는 지워진 파일이 저장되어 있던 위치(지워진 파일을 검색할 경로)를 설정합니다.
저는 D: 드라이브를 복구해야 하니 [In a specific location]을 선택한 뒤 [Browse] 버튼을 클릭하고 D: 드라이브를 선택했습니다.
지워진 위치 설정
이제 Recuva가 지워진 파일을 검색할 준비가 끝났다는 화면이 똡니다.
저는 바로 [Start]를 누르는 대신 [Enable Deep Scan] 항목을 체크한 뒤 [Start] 버튼을 클릭해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Deep Scan 옵션은 선택 필수
이제 Recuva 프로그램이 깨끗하게 포맷된 드라이브 검색을 진행하게 되는데, 1테라 하드디스크를 검색에 약 7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밤늦게 사고가 터졌고, Recuva로 지워진 파일 검색을 돌려 놓은 뒤 아침에 컴퓨터에 가보니, 약 31만개가 넘는 파일이 검색되었다고 뜹니다.
31만개의 파일 중에는 윈도우 시스템이 만들어 낸 파일들도 상당수 섞여 있으니, 이 중에서 살려야할 파일들을 골라 작업해야 합니다.
이 중에서 특히 주의깊게 지켜볼 항목은 [State]와 [Comment] 항목으로 State 항목은 Excellent, Poor, Unrecoverable 등으로 표시됩니다.
이것은 파일이 지워진 뒤 다른 파일로 덮어 씌워졌는지 여부를 표시하는 것으로, [Excellent]라고 표시된 파일은 다른 파일 덮어 쓰기가 진행되지 않아 복구 가능하다는 뜻이며, Poor나 Unrecoverable은 이미 덮어 쓰기가 되어 복구하기 어려운 파일이라는 뜻입니다.
Recuva로 지워진 파일을 살리는 가장 기본 방법은, 녹색불이 켜진(Excellent) 파일 중 살릴 파일을 체크하여 선택한 뒤 [Recover] 버튼을 누르는 것입니다.
복구할 파일 선택 후 복구
[Recover] 버튼을 누르면 복구된 파일을 저장할 위치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물론 사고가 터진 드라이브는 절대 설정하면 안되고, 지워진 드라이브와는 전혀 무관한, 다른 저장 장치를 설정해야 합니다.
복구할 파일 저장 위치 설정시 특히 주의!!!
저는 외장 하드에 새로운 폴더를 만들고 [확인] 버튼을 클릭했습니다.
그렇게 복구 파일의 저장 위치를 설정하고 [확인] 버튼을 클릭하자 파일 복구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화면에는 선택한 파일 중 전체 복구된 파일의 수(Fully recovered file)와 부분 복구된 파일의 수(Partly recovered files)와 복구에 걸린 시간이 표시됩니다.
Recuva로 복구할 파일 선별하기
이렇게 몇 개의 파일을 복구했는데, 문제는 최근 4개월치 블로그 포스팅 자료들의 파일명, 원본 사진 파일들의 이름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각 포스팅의 제목으로 폴더를 만들고 파일을 저장해 두었는데, 대부분의 폴더명이 날아가버려 물음표로 표시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검색된 파일 전체를 선택해 복구하려니, 원본 폴더가 제대로 인식되지 않아 파일들이 뒤죽박죽 되어버릴 상황입니다.
복구할 파일을 분류할 기준을 세울 방법이 없을지 잠시 고민을 하다가, 최근 4개월의 파일을 살려야 하니, 날짜순으로 정렬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다행히 Recuva의 파일 분류 기준에서 [Last Modified] 버튼을 이용하면 날짜순으로 정렬할 수 있습니다.
저장된 날짜별 분류
[Last Modified] 버튼을 한 번 클릭하면 오래된 파일들이 먼저 분류되는데, 일단은 날짜가 기록되지 않은 파일(Unknown)이 먼저 표시되는군요.
목록의 스크롤바를 끝으로 내려보니, 가장 최근에 저장했던 파일 순으로 목록을 깔끔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날짜와 파일로 분류
저장했던 폴더 정보는 ?표로 표시되어 보이지 않지만, 저장했던 날짜와 파일명으로 충분히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각 파일마다 체크박스를 일일이 클릭해 선택하는 대신, 파일 목록에서 첫 번째 파일을 클릭해 선택하고 스크롤바를 움직여 마지막 파일로 이동할 뒤 SHIFT 키를 누른 상태로 클릭해 다중 선택했습니다.
체크박스보다 편리한 다중 선택 방법
복구할 파일을 다중 선택한 상태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해 Recover Highlited(하이라이트된 항목 복구)를 선택했습니다.
다중선택한 파일 복구
역시 복구할 파일을 저장할 위치를 설정하는 화면이 뜨고, 저는 포스팅 제목으로 새 폴더를 만든 뒤 [확인] 버튼을 눌러 파일을 복구했습니다.
제 블로그 포스팅은 거의 하루 단위이다보니, [Last Modified] 항목의 날짜를 하루 단위로 끊어 선택했습니다.
물론 저장된 파일의 이름들을 함께 확인하면 어떤 포스팅의 자료인지 파악하는게 그리 어렵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Recuva의 검색 목록에서 복구할 파일 다중 선택 -> 저장할 폴더 생성 -> 복구 과정을 반복했고 4개월치의 블로그 자료를 복구해 나갔습니다.
아울러 Recuva의 [Switch to advanced mode] 버튼은 사진 파일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무척 유용한 기능입니다.
[Switch to advanced mode] 버튼을 클릭하면 옆에 작은 창이 뜨면서 사진 파일의 썸네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록 JPG나 PNG, GIF 파일의 썸네일만 확인할 수 있으며 제 사진 원본 파일인 RAW 이미지는 썸네일 확인이 되지 않지만, 그나마 날짜별로 분류된터라 어지간하면 한데 묶어 하나의 폴더로 저장하는 식으로 복구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거의 1테라에 달하는 RAW이미지와 JPG, PNG이미지, 거기에 베가스로 작업한 동영상 파일들까지 폴더별로 분류해 두었던 파일들의 폴더 정보가 대부분 사라져버려 파일 선택 복구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Recuva의 목록 분류 기능이 무척 깔끔하게 작동해 다행입니다.
31만개에 달하는 파일 목록이 띄워져 있음에도 특정 파일명, 확장자명으로 분류하여 다시 표시하는 등의 작업이 원활했고 덕분에 RAW 파일 역시 외부에 백업되어 있던 파일과 비교하며 선택적으로 복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처럼 수만~수십만개의 파일을 여러가지 폴더에 분류해 저장해 두었다가 날아간 경우, Recuva의 [Save List to Text File] 기능을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검색된 파일의 목록을 텍스트 파일로 저장해 파일 이름과 크기, 저장되었던 경로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Recuva 덕분에 약 반나절~하루 정도 시간이 걸려 지워졌던 4개월치 데이터를 거의 복구했습니다.
물론 복구한 데이터를 다시 완벽히 선별 정리하려면 시간이 한참 걸리겠지만, 완전히 날릴뻔 했던 데이터를 빠르고 편리하게 복구해 다행입니다.
저는 앞서 언급한데로 Recuva 무료 버전을 이용했으며, 무료 버전이지만 복구 가능한 파일의 수, 용량에 제한 없이 정말 고맙게 잘 사용했습니다.
파일이 날아가는 이유는 하드디스크 파티션을 날리거나, 포맷을 했다거나, 혹은 하드디스크가 갑자기 인식되지 않는 등의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이 중 사용자의 실수로 파티션을 날리거나 포맷을 한 경우, 다른 파일의 쓰기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즉시 복구 프로그램을 돌리면 대부분 복구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 글을 읽어봐도 복구 방법을 잘 모르겠다거나, 혹은 하드디스크가 아예 인식되지 않는 등 물리적인 손상이 발생했다거나, 혹은 값을 측정하기 어려운 중요한 자료가 사라진 것이라면 더 이상 손을 대지말고 복구 전문가, 혹은 전문 업체에 의뢰하여 복구를 진행할 것을 권합니다.
파일 복구를 위한 행동수칙(?)은 이미 몇 년전 포스팅에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으니, 아래 관련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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