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쌀쌀한 날씨, 차가운 막국수
마눌님과 함께 정기 건강검진을 받고 돌아오던 날, 마침 날씨가 영하로 떨어졌고 라디오에서는 한파주의보가 내렸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집에 거의 도착한 시간은 딱 점심시간, 집근처에서 뭔가 먹고 가기로 했는데, 거의 동시에 집근처에서 막국수를 먹자고 합의를 봤습니다.
사실 저와 마눌님의 식성은 딱히 비슷한데가 없는터라 뭔가 메뉴를 정할 때도 일치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오늘은 왠일로 막국수로 대동단결했고,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성거산 시골막국수로 차를 돌렸습니다.
이 곳은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여름에 두어번 들렀던 곳으로, 대단한 별미는 아니었지만 더운 날씨에 시원하게 들이키는 맛이 좋은 곳입니다.
날씨가 쌀쌀해진 평일 점심시간, 식당 안에는 식사 중인 손님들이 꽤 많았습니다.
성거산 시골막국수의 주 메뉴는 메밀막국수와 들깨 메밀수제비인데, 여름에는 보이지 않던 얼큰이칼국수 메뉴도 추가되었네요.
저희는 여름에 먹던대로 메밀물막국수 곱배기와 메일비빔막국수를 시켰습니다.
주문한지 얼마되지 않아 테이블에는 김치, 깍두기, 고추장아찌와 메밀차가 준비되었습니다.
그리고 5분 정도 지나서 테이블에 얼음이 살살 떠 있는 메밀물막국수가 도착했고
마눌님 자리에는 메밀비빔막국수가 도착했습니다.
얼음이 동동뜬 시원한 육수에 거칠어보이는 메밀국수, 깨와 김가루 등이 뿌진 비주얼은 딱히 특별할 것은 없고, 육수는 적당히 새콤달콤한 맛입니다.
일단 막국수를 크게 한 젓가락 집어들고 후루룩 흡입하니, 메밀국수 특유의 거칠고 뚝뚝 끊어지는 면과 새콤달콤한 육수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투박한 느낌의 메밀국수 면에 매운 고추장아찌는 썩 잘 어울립니다.
몇 년 전 강원도 어느 유명 메밀국수 집의 메밀국수에는 깨소금이 그릇을 거의 덮을 정도로 뿌려져 있었고, 다소 거친 식감의 메밀국수에 깨가 잔뜩 섞여 먹는 내내 입이 깔깔했는데, 성거산 시골막국수의 메밀물막국수는 깨가 적당히(!) 뿌려져 있어 메밀면의 식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더운 여름에는 곱배기를 시켜 육수까지 싹싹 비웠지만 좀 쌀쌀해진 날씨라 육수는 좀 남겼고, 중간중간 따뜻한 메밀차를 마시며 차가와진 입안을 달랬습니다ㅎㅎ
제 메밀물막국수를 싹 비운 뒤 마눌님께서 덜어준 메밀비빔막국수를 한 젓가락 맛봤습니다.
흔한 비빔냉면들은 대부분 맵고 자극적인 소스 범벅이지만, 성거산 시골막국수의 비빔막국수는 소스의 자극적인 맛이 적고 담백한 쪽에 가까왔고 덕분에 메밀면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더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땅콩가루와 양배추가 함께 씹히는 식감이 괜찮았는데, 마눌님께서는 비빔면의 양배추를 좀 줄였으면 싶다는군요.
어쨌든 부쩍 추워진 초겨울, 살얼음이 뜬 메밀물막국수와 메밀비빔막국수를 깨끗하게 비웠고, 계산대에서 아삭아삭한 볶음 메밀도 한 컵 떠서 입안에 털어 넣었습니다.
겨울은 따뜻한 국수가 제격인 계절이긴 하지만, 먹을 때마다 살짝 소름이 돋는 냉면도 별미였습니다.
아, 메일물막국수 곱배기와 비빔막국수를 먹으면서 녹두 빈대떡을 포장해 왔는데, 밀가루를 섞지 않고 100% 녹두만으로 부쳤다는 빈대떡 역시 고소한 맛이 좋았습니다.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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