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들르게 된 배방역, 교동짬뽕
제가 사는 천안에서 배방역은 거리가 좀 있는터라 따로 갈 일이 없는 곳이었지만, 몇 년 뒤 입주 할 집을 계약하게 되면서 가끔 들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사는 곳은 천안에서도 도심지와는 거리가 먼, 좀 시골스러운(?) 분위기라면 배방역 근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 도시 분위기가 많이 나는 곳이고, 나름 괜찮은 음식점들도 꽤 모여 있었습니다.
마눌님께서 오랫만에 휴일을 맞아 그동안 미뤄 두었던 마트와 셀프 세탁소를 들렀고 마지막으로 배방역 근처로 와서 간단한 일처리를 마쳤습니다.
오후 3시반이 넘은 시간 늦은 점심을 어디서 먹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예전에 혼자 들러서 짬뽕 한 그릇을 먹었던 교동짬뽕 배방역점을 다시 찾았습니다.
교동짬뽕 배방역점은 지하철1호선 배방역에서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몇 개의 음식점들이 모인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실 교동짬뽕은 이제 꽤 자주 보이는 체인점인데, 저는 강릉 교동짬뽕집 근처를 지나면서도 딱히 들어가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없었기에 체인점은 더욱 찾아가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다만 지난 번 혼자 먹었던 짬뽕맛이 괜찮았던 기억에 마눌님과 함께 나온 김에 같이 먹자고 와보니 교동짬뽕 체인점이네요ㅎㅎ
교동짬뽕 배방역점은 밖은 작고 허름(?)해 보이지만, 안쪽으로 들어오면 밝은 인테리어에 주방이 들여다보이는 깔끔한 구조입니다.
지난 번 왔을 때도, 밀크 페인트로 레이어링 처리된 테이블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도 눈길이 갑니다.
뭐 목공 DIY를 못한지도 한참되었지만 그래도 늘 관심은 가지고 있는터라, 남들은 관심 안 가질 나무 테이블에 관심이 가는군요.
교동짬뽕 배방역점의 메뉴판으로, 짜장면 가격에 비해 짬뽕 가격은 살짝 비싼 느낌입니다.
저희는 둘이서 중국집에 들르면 시키는 조합, 짜장+짬뽕+탕수육 세트 메뉴를 시켰습니다.
짜장과 짬뽕은 매운맛 정도를 선택할 수 있다는데, 짜장과 짬뽕 모두 1단계를 시켰습니다.
평소 매운맛을 좋아하지만 요즘 위가 살짝 안좋은 느낌이 있어 매운 단계를 많이 낮추기도 했고, 예전에 왔을 때는 매운맛 단계를 선택하지 않았기에(기본 단계) 그것보다 1단계 매운맛을 시켰습니다.
일단 양파와 춘장, 단무지 등의 기본 반찬이 세팅되었습니다.
단무지는 옆에 보이는 그릇에서 덜어 먹도록 되어 있고, 물도 생수병으로 제공되는게 꽤 깔끔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탕수육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마눌님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저는 쫄깃한 식감때문에 좋아하는 찹쌀 탕수육이네요.
찹쌀 탕수육 특유의 쫄깃한 튀김옷의 식감이 마음에 들었고, 함께 뿌려진 소스는 그리 달지 않았던 반면, 고기에 소금간이 과했는지 짠 맛이 살짝 과합니다.
그래도 오랫만에 먹는 찹쌀 탕수육의 식감이 좋아 하나둘 먹고 있는 와중에 짬뽕과 짜장이 나왔습니다.
짬뽕은 돼지육수를 베이스로한, 빨간 기름이 꽤 매워보이는 비주얼입니다.
얼핏 보기에도 좀 매워 보이는 비주얼에 부추와 호박, 배추가 들어가 있고, 메추리알 하나가 앙증맞습니다ㅎㅎ
면은 쫄깃쫄깃한 식감으로, 육수가 잘 코팅되어 호로록 거리며 먹게 되는 스타일인데, 나중에 메뉴판 용지를 보다보니 미리 얘기하면 부드러운 면으로 먹을 수도 있나 봅니다.
평소 라면은 꼬들한 것 보다 좀 퍼진 것을 좋아하는데, 이 짬뽕면은 쫄깃한 식감이 훨씬 잘 어울린다 싶은 느낌입니다.
저희는 1단계 매운맛을 시켰는데 비주얼은 꽤 매워 보였고, 실제로 입술에 얼얼함이 살짝 느껴질 정도의 맵기였습니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터라, 평소같으면 3단계쯤 시켰을 것 같은데 아마 3단계를 시켰으면 물 깨나 들이켰을 것 같습니다.
짬뽕에 들어가 있는 조개나 홍합은 껍질이 모두 제거된 상태라 상대적으로 양이 적어보였지만, 안쪽에서 쏙쏙 나오니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짜장면은, 마눌님께서 벌써 젓가락을 넣고 한 번 휘저은(?) 상황인데, 역시 촉촉한 짜장 소스가 넉넉하게 부어져 있고 메추리알 하나가 얹혀 있었습니다.
마눌님께서 덜어주신 짜장을 좀 먹어보니, 짜장소스가 촉촉하게 잘 발라져 있어 후루룩 흡입하기 적당했고, 소스는 단짠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짬뽕과 달리 짜장은 1단계의 매운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 짜장은 2~3단계로 도전해봐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입술이 좀 얼얼하다 싶으면 탕수육으로 하나씩 입가심을 해주었는데, 통으로 얹어놓은 양파가 묘하게 매력적입니다.
다른 교동짬뽕 체인점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배방역점은 짬뽕에 밥 한 공기가 기본으로 나옵니다.
면을 다 먹은 뒤 밥을 말아 먹다보니 또 국물 밑에 숨어 있던 조개와 오징어, 홍합이 건져져 나옵니다.
교동짬뽕 배방역점의 짬뽕국물은 흔히 말하는 '불향'이 거의 없었지만, 돼지육수의 묵직함과 매운 맛이 조화로와 불향의 아쉬움은 딱히 없었습니다.
다만 탕수육 고기를 먹을 때부터 느껴졌던 '짠 맛'이 짬뽕에서도 도드라졌고, 국물이 식으면서 더 짜서 바닥까지 싹싹 비우는 완뽕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교동짬뽕 배방역점은 가게 분위기나 음식 맛의 깔끔함에는 높은 점수를 줄만하지만, 탕수육이나 짬뽕 등의 소금간이 센 건이 아쉽습니다.
짜장면과 짬뽕, 탕수육의 평균 점수를 매겨보자면 80점 정도, 다음 번에 들르게 된다면 조금 덜짜게 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볼 생각입니다.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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