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동 마포네 숯불돼지갈비. 부모님과 2번째 방문한 옛날 돼지갈비 맛의 추억

부모님 검진 후, 두 번째 찾은 돼지갈비집

한 해 두 해 흐를 수록, 부모님들의 병원 출입이 잦아집니다.

1년 사이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꽤 큰 수술 후 입원치료를 받으셨는데, 1년 전 아버지의 퇴원 후 주문진으로 모셔다 드리면서 마포네 숯불돼지갈비에서 식사를 했었습니다.

병원에서 멀지 않은 곳, 맛있는 곳이라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식당을 찾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마눌님의 스마트폰 검색 신공으로 찾았던 곳이고, 다행히 부모님께서 맛있게 식사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1년만에 병원 정기검진을 위해 네 가족이 길을 나섰고, 병원 검진이 끝난 뒤 다시 마포네 숯불돼지갈비 집을 찾았습니다.

가게 앞쪽에 차량 4~5대 정도를 댈 수 있는, 그리 넓지 않은 주차장이 있는데 다행히 저희는 평일 점심시간을 좀 넘겨 찾은 터라 하게 빈자리를 찾아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가게 입구로 들어서면 바깥쪽 테이블이 여러 개 있습니다.

저희는 낮에만 와서 몰랐는데, 저녁만 되면 이곳에 사람이 꽉 찬다고 하네요.

안쪽 홀로 들어가면, 테이블이 여러개 놓인 홀이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내부는 깨끗하지만, 오래된 식당 특유(?)의 숯불+양념의 쩌든 냄새가 좀 느껴집니다.

마포네 숯불돼지갈비의 메뉴판입니다.

돼지갈비는 기본 2인분(500g)에 34000원으로, 저희는 3인분을 시켰습니다.

부모님과 저, 마눌님, 4명의 가족이 자리잡았고 기본 반찬이 차려지고 밖에서 숯불을 가져와 테이블에 올립니다.

그리고 쟁반에 놓여 있던 돼지갈비를 숯불에 올리면 준비가 시작됩니다.

흔히 보던 톱밥을 압축한 장작이 아니고, 말 그대로 '숯불'이라 마음에 듭니다.

마포네 숯불돼지갈비는 손님이 직접 고기를 구워야 합니다.

양념된 돼지갈비인데다 숯불의 화력이 센 편이라 고기를 그냥 두면 금새 까맣게 타버리니, 부지런히 뒤집어주며 구워야 합니다.

고기가 적당히 익으면 먹기 좋게 잘라 좀 더 익히고, 식성에 맞게 먹으면 됩니다.

마포네 숯불돼지갈비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옛날 돼지갈비 맛'으로, 달달하게 양념된 전형적인 돼지갈비 맛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동네 돼지갈비 집에 가끔 가곤 했고, 때로는 빈 냄비를 가져가서 양념된 돼지갈비를 사와 집에서 구워먹기도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도 마포네 숯불돼지갈비 맛이 그때 그 맛과 거의 흡사한 것 같습니다.

굳이 다른 것을 찍어 먹지 않아도 충분히 양념이 된 달달한 돼지갈비인데, 그런 점을 감안한 것인지 다른 반찬류들은 (보기보다) 양념이 훨씬 담백합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항아리에 담겨 나온 동치미 역시 조미료 맛이 적고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었습니다.

겉절이도 짜지 않고 고소해서 고기와 함께 먹기 좋았고, 평소 쌈을 좋아하진 않지만 특이하게도 깻잎과 상추 더미 사이에 쪽파가 보여 쌈을 싸먹게 되는군요.

3인분, 750g을 시켜 구워먹다보니 불판이 까맣게 타서 3~4번쯤 갈았던 것 같고 나중에는 불에 타지 않게 화로 주변으로 둥글게 둥글게 배치합니다.

고기보다 반가웠던 시래기 선지국

다들 부지런히 돼지갈비를 먹다보니, 적당히 배가 부른데 그냥 나가기는 좀 아쉬워 공기밥 하나, 냉면 하나를 시켜 나눠먹기로 합니다.

공기밥을 시키자 작은 뚝배기 두 개에 시래기국이 나오는데, 제가 좋아하는 선지가 담겨 있네요.

다른 반찬과 마찬가지로 짜거나 자극적이지 않은데다, 오랫만에 맛보는 선지국이라 저는 돼지갈비보다 맛있게 먹었습니다.

부모님은 맛있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면발이 굵고, 끈적한 전분기가 느껴져 아쉬웠던 냉면입니다.

그래도 돼지갈비때문에 텁텁해진 입안을 시원하게 헹구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고기를 거의 먹어가는 마지막 단계에서 꼭 한 두점씩 남게 되는데, 오늘은 돼지고기가 타지 않도록 부지런히 뒤집고 자르느라 수고했던 제가 마지막 고기를 먹습니다ㅎㅎ

그렇게 돼지갈비 3인분과 공기밥 하나, 냉면 1개로 든든한 점심 식사를 마쳤고

돼지갈비 3인분 51000원, 냉면 1개 7000원, 공기밥 1개 1000원, 총 59000원을 지불했습니다.

전화번호와 위치는 영수증에 표시된 그대로

마포네 숯불돼지갈비는 깔끔하고 분위기 있는 식사를 하기 위한 장소로는 적당치 않습니다.

테이블 배치나 실내 분위기를 보면, 퇴근 후 술 한잔 즐기는 직장인들로 바글바글한 분위기인데, 그나마 저희는 낮에 방문하여 비교적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돼지갈비 양념이 좀 과하게 달달한 느낌도 있었지만, 옛날(?) 느낌이라 큰 거부감 없이 맛있었고 함께 나오는 반찬들은 상대적으로 고기와 무척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으로는 공기밥과 우거지선지국을 빼먹지 말고 먹어봐야 한다고 추천하고 싶고, 무엇보다 부모님 입맛에 잘 맞는다하니 앞으로도 가끔 들르게 될 듯 싶습니다.

본 리뷰는 블로거라 티내지 않고,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관련글

• 2018/10/15 - 천안 유량동 은행나무집의 유황오리진흙구이. 부모님과 함께 먹은 바삭 담백한 오리구이
• 2018/02/08 - 주문진, 연곡 맛집 송학 능이백숙집. 부모님과 맛있게 즐긴 쫄깃하고 깔끔한 능이백숙
• 2016/11/25 - 주문진 현자네해물촌의 매콤한 해물찜. 가족 친지들과 몇 년째 찾고 있는 주문진 맛집
• 2016/09/18 - 을왕리 미애네 해물칼국수.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기는 짭조름한 해물칼국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