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통돌이오븐 사용 후기. Henz 통돌이오븐으로 삼겹살과 커피로스팅 해 보니

TV 홈쇼핑 매진 압박, 통돌이오븐

얼마전부터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통돌이오븐의 사용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스렌지 위에 올려 놓으면 통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내용물이 타지않고 맛있게 익는 오븐이었고, 삼겹살이나 닭과 같은 고기 요리에 딱 어울리는 아이디어 상품이었습니다.


동상이몽이라는 TV 프로그램의 등장인물이 이 제품을 이용해 요리하는 광경이 방송을 타면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저는 그 TV 프로그램을 아예 안보는터라 각종 게시물의 캡쳐화면으로만 보게 되었네요.


사실 홈쇼핑의 호들갑은 적당히 걸러내고 보는 편이었고, 삼겹살을 맛있게 구워준다는 것도 그리 끌리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통이 돌아가는 구조이다보니 커피 로스터로 활용할 수 있겠다 싶어 TV 홈쇼핑을 관심있게 지켜봤습니다.


1시간 예정이라던 홈쇼핑의 통돌이오븐 방송시간은 매진임박이 뜨면서 30분만에 끝내는 상황이었고, 며칠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에 통돌이오븐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통돌이오븐 박스

꽤 튼실하게 만들어진 통돌이 오븐

통돌이오븐 박스를 열어보니, 홈쇼핑에서 사은품이라고 한 휴대용 가방과 집게가 맨 위에 있었고

통돌이오븐 개봉


그 밑에는 타이머와 설명서, 그리고 간단한 요리책이 들어있었습니다.

통돌이오븐 내용물


타이머는 기계식으로 작동하는 제품으로 정해진 시간이 되면 종소리가 따르르릉 울리는 제품입니다.

통돌이오븐에 요리를 돌려 놓고 맞춰 둔 타이머가 울리면 와서 살펴보면 되는, 그런 용도입니다.

통돌이오븐 타이머


그 밑에는 곱게 비닐포장된 통돌이오븐 내용물들이 들어있습니다.

통돌이오븐 개봉기


통돌이 오븐의 내용물을 모두 꺼내 보니 꽤 푸짐하네요.

Henz 통돌이오븐 구성


일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통돌이오븐의 받침대 입니다.

알루미늄 재질의 받침대를 가스레인지 발 위에 올리고, 그 뒤에 통돌이 오븐을 올리게 됩니다.

통돌이오븐 받침대


묵직한 알루미늄 주물은 꽤 탄탄한 느낌이고, 통돌이오븐을 받치는 두 개의 롤러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통돌이오븐 롤러


알루미늄 받침대 끝부분에 플라스틱 재질의 기름받이를 끼워 사용하게 됩니다.

통돌이오븐 기름받이


통돌이오븐의 핵심부품이라 할 수 있는 모터로, 설명서에는 컨트롤박스라고 되어 있습니다.


겉 케이스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고 모터축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는데, 케이스의 묵직함이나 깔끔한 마감이 기대했던 것 보다 꽤 탄탄합니다.

통돌이오븐 컨트롤박스

압력솥 손잡이류를 보면 묵직하고 단단하고, 열에 강한 플라스틱을 사용하는데, 꼭 그런 느낌입니다.


1.5볼트 건전지 두 개로 통돌이오븐 솥을 돌리게 되는데, 기어박스를 이용해 힘을 키우는 대신 회전속도가 줄어든 형태로 보입니다.

통돌이오븐 전원 1.5볼트 건전지


통돌이오븐의 솥 역시 알루미늄 재질로 아래쪽에 통돌이오븐의 모터 축을 고정하는 홈이 파져있습니다.

통돌이오븐 솥 밑면


통돌이오븐 솥은 높이 20cm, 바깥쪽 지름 20cm로 꽤 큼직하고 깊습니다.

통돌이오븐 솥 크기


통돌이오븐 솥 안쪽은 불소수지 코팅이 되어 있어 반질반질한 느낌입니다.

통돌이오븐 솥 내부


내열강화유리 재질의 뚜껑 둘레는 탄탄한 실리콘이 씌워져 있져 솥과 부드럽게 밀폐되며 끼워지는 식입니다.

통돌이오븐 강화유리 뚜껑

통돌이오븐으로 삼겹살 만들기

통돌이오븐은 국내생산 제품이라고 하는데, 전체적인 만듦새나 느낌이 기대했던 것보다 꽤 탄탄해 왠지 흐뭇했습니다.


제가 통돌이오븐을 구입한 주 목적은 커피로스터로 사용하기 위함이었지만, 만듦새를 보니 다른 요리도 잘 될 것 같았고, 일단 홈쇼핑에서 봤던 노릇한 삼겹살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가스레인지 위에 통돌이오븐 받침대를 올리고, 컨트롤 박스를 꽂았습니다.

통돌이오븐 가스레인지 설치


삼겹살 600g을 사왔고, 그 중 400g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후추와 소금을 뿌렸습니다.

퇴근한 마눌님을 위해 제가 요리를 하고 싶었는데, 손모델로 등장해 주셨습니다.

삼겹살


통돌이오븐이 꽤 깊어서 삼겹살 400g을 넣었는데도 바닥에 쫙 깔릴 정도네요.

삼겹살을 넣은 뒤 다시 통후추를 좀 갈아 넣었습니다.

통돌이오븐 삼겹살 후추


통돌이오븐의 레시피 책자에 나온대로 양파를 좀 썰어 넣었고, 버섯은 집에 있던 팽이 버섯을 넣었습니다.

통돌이오븐 삼겹살 팽이버섯


모든 재료를 넣은 뒤 통돌이오븐의 뚜껑을 닫고 양쪽 손잡이를 안쪽으로 밀어 잠갔습니다.

통돌이오븐 뚜껑 잠금


그리고 통돌이오븐을 받침대에 올린 뒤 모터의 버튼을 누르자 솥이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통돌이오븐 사용기

가스레인지 불을 너무 세게 올리면 내용물이 탈 수 있다는 매뉴얼을 충실히 따라, 가스레인지의 가장 작은 화구에 올리고 그나마 절반 남짓한 세기로 조절했습니다.


그런데 5분 남짓 통이 돌아가던 중, 가스레인지의 과열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꺼졌습니다.


통돌이오븐을 구입하기 전부터, 과열 방지 센서가 있는 가스레인지는 꺼질 수 있으니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쓰라는 얘기를 익히 봤던터라, 당황하지 않고 코베아 구이바다를 가져와 다시 조리를 이어갔습니다.

매뉴얼을 충실히 따랐지만, 익지 않는 삼겹살

그렇게 퇴근한 마눌님은 상추와 쌈장을 미리 준비해두고, 통돌이오븐 속의 삼겹살이 익기를 기다렸습니다.


레시피북에는 4인기준 삼겹살 600g을 조리하는데 20분이 걸린다고 되어 있었는데, 400g의 삼겹살은 20분을 훌쩍 넘기고 30분이 지나도 익을 기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통돌이오븐 요리 과정

뚜껑의 수증기 배출구를 통해 김은 계속 빠져나오는데, 안쪽으로 들여다보이는 삼겹살의 색깔은 계속 희멀건한 상태로 익질 않는군요.


35분이 지나면서 저도 마눌님도 인내심에 한계가 와 불을 끄고 뚜껑을 열었습니다.

TV 홈쇼핑에서 처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기대했건만, 눈에 보이는 것은 역시 희멀건하게 익다만 돼지고기네요.


레시피 책자에도 양파, 마늘, 미니양배추 등등의 야채를 함께 넣고 20분을 조리하라고 되어 있기에 양파와 버섯 등을 넣었더니 이런 사단이 벌어진 듯 싶습니다.

통돌이오븐 삼겹살통돌이오븐으로 삶아 낸 삼겹살

양파, 버섯에서 물이 나와 양파는 거의 죽이 되어가는 상황이었고, 삼겹살은 노릇한 구이가 아니라 수육처럼 삶아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양파와 버섯은 조리 막바지에 넣었어야 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들었는데, 홈쇼핑에서는 왜 마늘과 야채를 처음부터 넣고 돌리라고 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통돌이오븐에 아무리 돌려도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을 기대하긴 어렵다 싶어, 프라이팬으로 옮겨 담아 센불에 볶아냈습니다.

삼겹살 구이

40분 가까이 불위에 올려두었음에도 이렇게 삶아지는 상황이 되는 것도 문제지만, 레시피북에 표기된 20분만에 노릇하게 구워졌다 하더라도, 많은 인원이 먹기에는 부족하고, 적은 수의 가족이 한 번에 먹을 양을 하기에 적합한 조리도구라 느껴집니다.

200g, 400g의 커피로스팅

삼겹살은 보기 좋게 실패했지만, 원래 목적은 커피로스터로 사용하기 위함이니 로스팅만 잘되면 됐지 싶었습니다.


통돌이오븐 솥의 내부를 깨끗이 씻은 뒤 말려두었다가 다음 날 커피로스팅을 시작했습니다.

레시피북에는 생두 400g이 1회 분량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첫 실험이니 만큼 200g만 넣고 로스팅을 시작했습니다.

통돌이오븐 커피로스팅


평소 사용하던 자작 로스터를 이용하면 생두 200g 로스팅에 약 13분 정도면 됩니다.

하지만 통돌이오븐은 15분이 다 되도 강화유리 뚜껑에 습기만 잔뜩 맺히는 정도입니다.

통돌이오븐 커피로스팅 수분


30분이 지나고 40분이 다 되어가도 1차 팝이 시작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군요.

통돌이오븐 커피로스팅 30분 경과


어제 사용했던 구이바다의 화력이 부족한가 싶어 보다 화력이 좋은 코베아 CAMP1 가스버너 위에 올린 상태였고, 통의 겉면이 200~22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통돌이오븐 표면온도

하지만 기다리던 첫 번째 팝은 50분이 훌쩍 넘어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거의 1시간이 다 되어서 포기하는 마음으로 뚜껑을 열었더니, 제대로 팝이 진행되지 않고 얼룩덜룩한 원두가 나왔습니다.


그나마 한 번 더 해보자 싶어 400g의 생두를 넣어 다시 돌렸고, 불을 가장 세게 올린 상태로 두었더니 약 50분만에 원두가 구워졌습니다.

통돌이오븐 로스팅 원두

그런데, 평소 200g의 원두를 15분간 로스팅하고, 5번 반복해 1kg을 로스팅하는데 약 1시간 20분 정도면 충분했던 것이 통돌이오븐을 이용하면 거의 2배 이상 걸립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팝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는 것은 원두를 가열할 때 나온 수분이 밖으로 바로 빠지지 못하고, 한참 가열해야 수분이 수증기로 변해 밖으로 천천히 빠지는 방식 때문으로 보입니다.


자작 로스터보다 결과물이 좋다거나, 그 과정이 더 간편하다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납득하겠지만, 결과물이 더 좋은 것도, 과정이 간편하지도 않습니다.


레시피북에도 콩이나 밤, 커피 등을 볶을 수 있다며 예시가 적혀 있었지만, 삼겹살과 커피로스팅 모두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얻고 보니 역시 홈쇼핑에서의 호들갑은 적당히 거르고 봤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스위에 선명하게 인쇄되어 있는 '사용후 반품불가'라는 메시지가 눈에 들어오는군요.

통돌이오븐 반품불가

얼마 전 알리에서 구입했던 스테인레스 로스터도 그랬고, 이번에 구입한 통돌이오븐도 '저렴하고 쓸만한 커피로스터'로는 전혀 맞지 않는 제품이었습니다.


뭐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여러 블로그에는 통돌이오븐으로 만들었다는 꽤 맛있어 보이는 요리 사진들이 많으니, 아마도 제가 조리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통돌이오븐 사용시 주의사항

아마도 설명서 한 쪽에 적혀 있는, 버너의 화력이나 재료의 양이나 상태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데, 인터넷에 즐비한 리뷰에는 그런 얘기들이 쏙 빠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요리 재료들을 한꺼번에 넣고 20~30분만 돌리면 맛있는 요리가 저절로 나온다고 선전하던 홈쇼핑의 장면들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12~13만원을 버리고 좋은 경험을 했다 생각해야겠다 싶었는데, 천운(!)이 따랐는지 두 번의 커피로스팅을 한 이후 모터가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배터리가 다 되었나 싶어 새 배터리로 바꿔 끼웠지만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고, 덕분에 통돌이오븐은 홈쇼핑으로 반품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새 커피로스터를 저렴하게 구입하려던 계획은 또 실패로 돌아갔고, 당분간 자작 커피로스터를 더 쓰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새 커피로스터를 구입하게 된다면, 가성비를 따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대로 된 제품을 구입하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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