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면허시험장에서 가까운 맛집
운전면허증 갱신을 위해 방문했던 예산면허시험장은 예상대로 한산한 편이었고, 갱신서류를 작성하고 시력검사를 받는 시간을 제외하면 10분만에 갱신된 면허증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파랗고 맑은 하늘에 황금색 가을볕이 낮게 드리운 오후, 오랫만에 마눌님과 드라이브 기분을 내면서 왔으니 출출한 속을 달랠만한 뭔가가 필요했습니다.
(늘 그렇듯) 마눌님께 근처 맛집을 검색해 달라고 했더니, 마눌님께서는 몇 가지 메뉴를 내놓았고 그 중에서 소머리국밥으로 유명하다는 한일식당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삽교장터 안에 있는 식당이고 장날, 그리고 전날에만 영업을 한다는데 마침 저희가 갔던 날은 장날이었습니다.
장날이라고는 하지만 오후 5시가 다 된 시간이다보니 거의 파장 분위기더군요.
마눌님께서는 예산 사과가 유명하다며 사과 1봉지를 샀습니다.
한일식당은 장터 큰길에서 꺾어지면 바로 보이는 곳이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장터 큰길에서 골목길로 차를 몰고 들어왔는데, 주차장은 20~30m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해서 쭉 직진했고 빈 자리에 주차한 뒤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일식당 입구에는 삽교 장날, 그리고 장전날에만 영업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운좋게 장날에 찾아올 수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점원분이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내를 받아 안쪽으로 들어가니, 좀 허름하지만 깨끗하게 정리된 식당이네요.
역시 저희가 간 시간이 점심시간을 한참 지난터라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저희가 식사를 하는 동안 3~4팀이 들어와 분위기가 좀 살아(?)났습니다ㅎㅎ
한일식당의 메뉴판입니다.
한그릇에 만원이라는 국밥 가격이 일단 인상적이고, 소머리, 쌀, 배추, 무우, 양념 등의 식재료가 모두 국산이라는것도 좀 인상적입니다.
특국밥은 밥은 따로 나오고 그 대신 고기를 추가로 넣어주는 국밥이라는데, 양이 어떤지 몰라 그냥 국밥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한일식당 벽에는 이곳을 찾았던 유명인들의 사인이 적혀 있습니다.
눈물나게 맛있게 먹고 간다는 뽀빠이 이상용씨의 사인을 보면서, 국밥맛이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푸짐한 고기, 담백한 국물
저희는 국밥 두 그릇을 시켰고 잠시 후 뚝배기에 담긴 국밥과 깍두기, 열무김치가 함께 나왔습니다.
뽀얀 소머리국밥을 생각하고 있었던터라, 빨간 국물의 국밥 비주얼에 살짝 당황했습니다.
뭐 얼큰한 것도 좋지 싶어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퍼보니 머릿고기와 내장 등의 고기가 꽤 푸짐했고 아래쪽에 밥이 깔려 있네요.
국물의 비주얼만 봤을 때는 무척 얼큰하겠다 싶었는데, 얼큰한 맛은 거의(전혀!) 없이 담백했고, 짜지 않고 심심한 국물맛이 또 특이한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위에 얹혀 있는 머리고기와 천엽들을 건져 먹는데, 오랫만에 맛보는 쫀득쫀득한 머릿고기의 식감이 무척 좋았습니다.
특히 국물 아래쪽에 감춰진 머릿고기 양도 상당히 많아서 일단 고기들을 건져 먹으면서 배를 채우게 되더군요.
간간히 나오는 살코기의 식감은 쫀득쫀득한 머릿고기의 식감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푸짐한 고기와 밥, 그리고 담백하고 쫀쫀한 국물을 함께 먹는 맛이 참 좋았고, 전날 과음으로 인해 깔깔했던 속이 편안하게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처음 국밥이 나왔을 때는 양이 좀 적지 않을까 싶었는데, 쫀득한 머릿고기와 담백한 국물은 넉넉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눌님께서는 얼마간 고기를 제게 덜어주었고 국물도 조금 남겼는데, 저는 한 그릇 잘 먹었다는 느낌으로 숟가락을 내려 놓았습니다.
한일식당의 소머리국밥은 푸짐한 진국 한그릇을 먹었다는 느낌이라 든든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다만, 함께 나온 깍두기나 열무김치는 익지 않았고 풋내가 나는 상태라 많이 아쉬웠습니다.
소머리국밥 자체가 간이 세지 않고 심심한 편인데다 쫀득쫀득한 머리고기를 계속 먹다보니 느끼한 느낌도 있어 푹 익은 김치와 깍두기였다면 훨씬 맛깔나게 먹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쫀득한 머릿고기를 찍어먹을만한, 간장/식초/와사비 양념이 함께 제공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군요.
(메뉴 중에 수육이 있는 것을 보면, 찍어먹을 양념은 요청하면 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긴 합니다)
그래도 소머리국밥 한그릇을 기분 좋게 비우고 나오다 보니, 가게 옆 골목에 천막을 친 테이블이 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긴 한가 봅니다.
소머리국밥을 먹는 내내 푹익은 김치나 깍두기가 나왔으면...하는 아쉬움을 마눌님께 얘기하다가 결국 2인분을 포장해서 왔습니다.
예산면허시험장에 왔다가 즉석에서 검색해 찾아온 한일식당의 소머리국밥은, 담백하고 푸짐한 진국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국밥 한그릇 가격이 1만원, 그간 장터에서 먹었던 국밥 중 가장 비싸게 먹었지만 푸짐한 고기 덕분에 나중에 근처에 오면 한 번 더 찾아보리라 생각해 봤습니다.
물론 장날, 장전날 맞춰서 와야겠지만 말이죠ㅎㅎ
직접 돈 내고 사먹은 뒤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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