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스푼통 수리
얼마 전 티스푼과 과일 포크를 넣어두던 작은 도자기 스푼통의 손잡이가 깨졌습니다.
넣어두었던 티스푼을 꺼내다가 떨어뜨렸는데, 하필 손잡이 부위에 땅~하고 맞으면서 손잡이가 깨져버렸네요.
마눌님께서는 같은 스푼통이 하나 더 있으니 깨진 것은 버자는데, 도자기 손잡이를 붙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아서 수리하기로 했습니다.
실은 깨진 도자기 스푼통을 가져다 놓고 사진을 찍으니 '또 시작인가'하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ㅎㅎ
도자기 스푼통의 손잡이는 그야말로 한 방에 깨진 상태입니다.
그냥 볼때는 그리 위험해 보이지 않는데, 모서리 부분은 무척 날카롭습니다. 조심!
일단 깨진 부위를 원래 자리에 넣어보니 한치의 틈도 없이 딱 맞아 떨어지지만, 윗쪽 조각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순간접착제 대신 믹스앤픽스로 붙이기
이렇게 깨진 부분의 온전한 조각이 있을 때는 순간접착제를 흘려넣어 붙이는 방법이 제일 간편합니다.
하지만 공구함에 넣어둔 순간접착제는 오랫동안 쓰지 않았더니 굳어버린 상태였고, 할 수 없이 믹스앤픽스 퍼티를 가져왔습니다.
믹스앤픽스를 조금(2~3mm) 잘라 내서 잘 섞이도록 손으로 뭉쳐주었습니다.
믹스앤픽스의 색이 완전히 섞이고 살짝 미열이 날 때, 조금 떼어내서 도자기 손잡이 양쪽의 깨진 부분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깨진 손잡이를 꾹 눌러 끼웠습니다.
도자기 손잡이의 깨진 부위에 빈틈이 없다보니 발라놓은 믹스앤픽스의 대부분이 밖으로 삐져 나옵니다.
앞서 말했지만, 이렇게 빈틈없는 조각이 있을 때는 믹스앤픽스보다 순간접착제가 사용하기 훨씬 편합니다.
믹스앤픽스를 조금 바른다고 했지만, 도자기 조각의 틈새에 자리잡다보니 꽤 빡빡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모서리 조각이 사라져 패인 부분에도 믹스앤픽스를 꾹꾹 눌러 붙였습니다.
두 시간쯤 지나 믹스앤픽스로 붙인 도자기 손잡이는 완전히 굳었습니다.
실은 믹스앤픽스의 두께 때문에 도자기 손잡이가 약간 어긋나게 붙여져 떼어내려 손으로 잡고 비틀어 봤지만 떼어내지 못했을 정도로 단단하게 굳었습니다.
300방, 600방 물사포질
덕분에 떼어내고 다시 붙이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진행하기로 합니다.
일단 도자기 손잡이 위쪽에 넉넉히 붙인 믹스앤픽스를 갈아내기 위해 300방 사포를 준비하고 물을 살짝 묻혔습니다.
물을 묻힌 사포를 이용해 손잡이 윗부분에 삐져나온 부분을 문질러 큰 덩어리를 제거합니다.
손잡이 위에 넓게 채워넣은 믹스앤픽스의 대부분이 갈려나가 원래의 깨진 부분이 드러나 보이고, 얇은 막 형태로 남아 있습니다.
이렇게 갈아내야 할 부분이 아주 얇게 남았을 때 보다 고운, 600방 사포에 물을 묻히고 사포질을 했습니다.
그렇게 300방, 600방 물사포질을 통해 도자기 손잡이의 윗부분은 깔끔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스푼통 손잡이 윗부분의 패인 부분은 단차없이 깔끔하게 사포질이 완료되었는데, 옆부분은 약간의 단차와 함께 믹스앤픽스 퍼티 색상이 유독 진하게 보입니다.
역시 순간접착제를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다시 남는군요.
접합선이 생긴 부분을 어떻게 감출까 하다가 손잡이 전체에 색을 칠하기로 하고 밑칠 재료인 젯소를 칠했습니다.
사실 그림 솜씨가 좀 있다면 접합선 부분을 감출만한 그림을 그렸을 텐데, 그런 손재주가 없어 전체를 감추기로 했습니다.
젯소를 한 번 칠한 뒤, 손잡이 위에 복숭아색 밀크페인트를 칠했습니다.
이 밀크페인트는 예전 거실 탁자 DIY를 할 때 사용하고 남은 것으로, 물을 섞어 쓰는 수성 도료인데다 피막이 튼튼한 꽤 매력적인 도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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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페인트가 마른 뒤, 한 번 덧 칠하는 것으로 도자기 스푼통의 깨진 손잡이 붙이기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아무런 무늬도 없고, 무광의 밀크페인트를 칠해 놓으니 어색하면서도 어울리는 듯 싶은데, 역시 적당한 그림이 아쉽네요.
그렇게 도자기 스푼통은 식탁 한 쪽에 두고 믹스커피 등을 담아두는 용도로 사용중입니다.
칠한 부분에 유광 클리어라도 뿌렸으면 싶은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하지만, 겨울에 베란다에서 에어브러시와 신너를 꺼내는게 엄두가 나지 않아 당분간 그냥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어찌보면 하다만 것 같은 DIY 결과물이지만, 버릴 뻔 했던 스푼통을 살려 식탁 한 쪽에 다시 두었다는데 의의를 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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