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직접 한 입주청소 과정. 힘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더 꼼꼼했던 입주청소

이틀에 걸친 입주 청소

지난 월요일, 수 년간 살았던 동탄을 떠나 이사를 했습니다.

 

우연찮게 이번에도 새로 지은 아파트로 입주를 하게 되었는데, 이사는 월요일이었지만 3일 전인 금요일에 잔금을 치르고 집 열쇠를 넘겨받았습니다.

 

이사 날짜보다 일찍 잔금을 치른 것은 입주 청소를 직접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25~30만원 남짓한 입주청소 비용을 아끼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신축 아파트에 입주청소가 몰리면서 입주청소 업체의 청소 상태가 메롱이라는 얘기들이 많이 들려와 결정한 것이었습니다.

 

원래 금토일 3일에 걸쳐 입주청소를 하기로 했지만, 금요일 일정이 늦어져 오후 늦게 갔고 결과적으로 토, 일요일 이틀에 걸친 청소가 되었습니다. 

아파트 입주 청소

이번 포스팅은 제가 직접 입주청소한 과정을 간단하게(?) 살펴봅니다.

 

저는 전문청소업체가 아닌만큼, 입주청소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 위한 것이 아닌, 단지 제 방식대로 입주청소한 과정을 보여주는 것임을 밝힙니다.

준비한 입주청소 도구

입주청소를 위해 집에 있던 청소 도구 대부분을 챙겨갔습니다.

 

빗자루와 진공청소기, 스팀청소기와 압축분무기(물뿌리개), 수명이 다 된 수건 5~6장(물걸레 용도), 작은 대야와 세차용 물통, 베이킹소다, 구연산, (천연 성분이라 써 있는) 다목적 세제, 고무장갑과 마스크 등 눈에 띄는 모든 청소도구들을 챙겼습니다.

아파트 입주 청소어디보자...

 

바닥 청소용 부직포 물걸레와 유리창 닦개, 얼마전 구입한 벤치, 그리고 세차용 사다리 의자 등도 함께 준비해갔습니다.

아파트 입주청소 도구청소의 일등 공신, 넓은 벤치

입주청소 1단계 - 먼지털기

열쇠를 받고 집에 들어서자 마자 거실과 각 방의 전등갓을 모두 떼어냈습니다.

거실 등의 유리 덮개는 꽤 무거운 만큼 네 귀퉁이의 나사를 조심해서 풀어냈고

입주청소 전등갓 분리

 

플라스틱으로 된 방의 전등 갓은 돌리기만 하면 쉽게 빠집니다.

세차용으로 구입한 3단 사다리는 세차보다는 집안에서 더 많이 쓰이는 듯 합니다.

입주청소 전등갓 분리

 

벽의 먼지를 털어낼 목적으로 빗자루를 이용해 벽과 천장을 쓸어내렸습니다.

입주청소 벽과 천장 털어내기

 

처음에는 벽지에 앉은 먼지나 떨어내려고 빗자루를 들고 덤볐는데, 말라붙은 도배풀 조각들이 상당히 많이 떨어졌습니다.

벽지 표면, 벽의 모서리, 문틀에 붙은 마른 도배풀을 떨어내다보니 목덜미와 팔의 땀에 들러붙었는데, 피부가 벌겋게 되면서 살짝 가려웠습니다.

입주청소 도배풀

제 피부는 둔감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땀난 팔에 도배풀 가루가 떨어져 들러붙으니 좀 따끔거리더군요.

마스크를 쓰고 작업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긴 팔 옷을 입고 할 껄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주 청소 첫 날은 오후 늦게 시작한 터라, 거실과 방의 벽을 털어내는 작업만으로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습니다.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진공청소기를 돌린 뒤, 스팀 청소기로 한 번 닦아내는 것으로 첫 날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입주청소 바닥청소

입주청소 2단계 - 물걸레질

첫 날 청소를 얼마 못했기에 다음 날(토요일)에는 아침 일찍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어제 벽에 붙은 도배풀을 떨어낸데 이어 물걸레질을 했습니다.

전 날 빗자루로 꽤 많은 양의 도배풀과 먼지 덩어리를 떨어냈는데, 조금만 문질러도 수건에 허옇게 변하더군요.

입주청소 벽면청소더운 날씨 긴 팔 옷은 패스

처음에는 부직포 물걸레 봉에 전용 부직포를 달아 닦았는데 벽을 조금만 닦아도 부직포가 금새 더러워졌습니다.

나중에는 물걸레를 대충 씌워 닦다가 이마저도 걸레가 감당되지 않았고, 걸레 빨다가 해떨어지겠다 싶어 머리를 좀 짜냈습니다.

 

걸레봉에 물걸레 끝부분을 걸어 사용한 뒤

입주청소 천장 청소

 

걸레면이 더러워졌다 싶으면 걸레를 접어 사용하니 걸레 한 장으로 꽤 넓은 벽과 천장을 닦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도 5~6장의 물걸레를 부지런히, 반복하여 빨아야 했습니다.

입주청소 걸레 사용방법걸레를 여러 번 접어 사용

그렇게 걸레봉과 물걸레를 이용해 거실과 방의 벽과 천장을 꼼꼼히 닦아주었습니다.

 

벽과 천장의 넓은 면을 걸레봉으로 닦은 뒤, 물걸레를 손에 들고 벽과 천장이 맞닿는 모서리와 거실의 몰딩을 모두 닦았습니다.

이 작업에서는 긴 벤치를 밟고 올라서니 편하고 빠르게 청소가 진행되었습니다. 

입주청소 모서리 청소몰딩과 벽면은 손걸레로 꼼꼼히

입주청소 3단계 - 유리 청소

벽에 붙은 도배풀을 닦다보니 창틀에 흙먼지가 잔뜩 끼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입주청소 창틀청소

 

처음에는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창틀에 소복히 박혀 있는 먼지와 시멘트 가루, 돌가루 등을 빨아들이기만 했는데, 구석구석 박혀 있는 먼지와 돌가루 청소가 제대로 안되더군요.

 

급기야 방의 창틀을 하나씩 떼어 바닥에 내린 뒤 창틀을 청소하고, 떼어낸 유리와 프레임을 닦았습니다.

입주청소 창틀청소

 

외벽과 맞닿은 창은 특히 시멘트 가루와 먼지가 엄청났습니다.

유리를 닦을 때는 유리 세정제 대신 유리닦개의 스펀지에 물을 묻혀 닦아주고 고무날 부분으로 물기를 빼내는 식으로 청소했습니다. 

입주청소 창틀청소

 

다만 복층 유리로 된 창틀은 엄청나게 무겁습니다.

저는 창틀의 무게를 모른 상태로 멋모르고 창틀을 빼내기 시작했는데 75cm*130cm 의 그리 크지 않은 창틀도 억 소리 날 정도로 무겁습니다.

입주청소 창틀청소억소리날만큼 무거웠던 창틀

시작한 김에 끝을 보자 싶어 창틀 3개씩, 방 두 개의 창틀 6개를 빼내어 청소했습니다.

마지막 외벽쪽의 창틀은 위험하겠다 싶어 빼지 않았습니다.

 

샷시 청소는 어지간히 힘에는 자신있다 하더라도, 창틀은 빼지말고 끼워둔 상태로 청소하길 권하며, 굳이 창틀을 빼내고자 한다면 성인 2명이 한 조로 작업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벽과 천장을 물걸레로 닦고 창틀 청소 후 창틀을 끼워 넣으니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졌고 다시 바닥을 빗자루로 쓸고 진공청소기, 스팀청소기로 마무리했습니다. 

입주청소 4단계 - 보일러실, 베란다, 화장실

이사를 하루 앞둔 일요일, 다시 오전에 입주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첫 시작은 보일러실과 베란다 청소로 페인트 칠이 되어 있는 벽면을 어제와 같이 걸레봉을 이용해 쓱쓱 닦아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페인트칠 된 벽을 청소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어차피 저 자리에 세탁기가 들어서면 청소를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아 한 번 닦아주었습니다.

입주청소 보일러실

 

외벽과 맞닿은 보일러실 창틀에는 역시 말라붙은 시멘트 가루와 덩어리가 붙어 있네요.

막대를 이용해 시멘트 덩어리를 쳐서 떨어뜨리고 물걸레로 시멘트 가루를 닦았습니다.

입주청소 창틀청소 시멘트가루

 

유난히 작은 베란다 바닥과 페인트칠 된 벽면도 물걸레와 빗자루, 청소기를 이용해 닦았습니다.

입주청소 베란다 청소

 

이제 화장실 청소가 남았습니다.

물걸레를 빨면서 계속 더러워진 곳이라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청소를 하게 되었네요.

입주청소 욕실청소

단지 벽과 창문, 창틀 등을 닦았을 뿐인데 걸레 빨던 세수대야의 흙탕물을 몇 번이나 쏟아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타일로 마감된 화장실 벽은 세제를 묻힌 수세미로 박박 문지른 뒤 물을 뿌려 닦아냈습니다.

입주청소 욕실청소

 

세제를 묻힌 수세미로 닦아내서 나름 깨끗해졌다 싶었는데, 물이 마른 뒤 손으로 타일을 문질러 보니 버석거리는 느낌이 여전하더군요.

입주청소 욕실청소

 

결국 극세사 물걸레를 이용해 다시 박박 문질러 주니 타일 특유의 매끈한 감촉이 살아났습니다.

입주청소 욕실청소

 

비교적 자유롭게 물을 뿌려 청소할 수 있는 벽면은 세제를 묻혀 닦았지만, 물을 뿌리기 곤란한 천장은 구연산을 세제 대신 사용했습니다.

입주청소 구연산 청소

 

구연산 푼 물을 걸레에 묻힌 뒤 화장실 천장을 깨끗이 닦아주었습니다.

입주청소 욕실청소

 

화장실의 대리석 선반 아래를 들여다보니 역시 시멘트 먼지와 굳은 시멘트가 붙어 있어 청소를 했고

입주청소 욕실청소

 

깨끗해 보이던 변기 역시 세제를 묻혀 닦아보니 먼지가 꽤 많이 쌓였더군요.

아마도 타일의 줄눈(백시멘트) 작업 등을 하면서 생긴 미세한 흙먼지가 쌓인 듯 싶었습니다.

입주청소 욕실청소

 

깨끗해 보이던 화장실 선반 앞면과 대조적으로 선반 위쪽에는 시멘트 가루로 추정되는 먼지가 수북했습니다.

물걸레로 한 번에 닦이지 않고 먼지 가루가 선반 아래로 떨어집니다.

입주청소 욕실청소잘 띄지않는 부분은 여지없이 시멘트 가루가

넓은 면, 좁은 면, 바닥 청소의 반복

제가 입주 청소를 한 과정을 요약해 보면 빗자루로 넓은 벽면과 천장의 먼지를 털고 물걸레로 닦은 뒤, 넓은 봉걸레가 닿지 않는 모서리와 몰딩을 손걸레질, 창문 닦기, 화장실 벽면 천장 닦기의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청소를 하다보니 벽면, 특히 벽모서리의 몰딩과 문틀 주변에 말라붙은 도배풀이 많았고, 문틀에서는 나무가루가 많이 나왔습니다.

입주청소 문틀 청소

 

특히 방문은 수건으로 쓱 문지르기만 했는데도 나무가루가 잔뜩 묻어나왔고 방문 위쪽의 좁은면, 창틀 위쪽 모서리 등에서는 시멘트 가루가 많이 묻어 나왔습니다.

입주청소 문틀 청소

결국 입주청소는 벽과 천장의 넓은 면 청소, 구석진 벽면과 몰딩 문틀 창틀 청소, 바닥 먼지 청소, 스팀청소 과정의 반복이더군요.

 

먼지가 많이 나는 만큼 마스크를 반드시 준비하고 물걸레로 사용할 것들은 무조건 많이, 빗자루와 봉걸레, 진공청소기, (버리려 했던) 스팀 청소기, 밟고 올라설 수 있는 의자 등은 빠지면 안될 청소도구 입니다.

 

반면 청소용 세제는 욕실 청소용 세제와 구연산 정도만 사용했습니다. 

 

여러 명이 팀을 이룬다면 짧은 시간에 끝낼 수도 있을텐데, 저는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고 나름 괜찮은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캠핑용 의자와 마실 물, 커피, 캔맥주와 군것질 거리도 준비해 간 덕분에 비어있는 새 집에서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유유자적한 청소를 마쳤습니다. 

입주청소

얼마간 비용을 지불하고 힘들지 않게 입주청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먼지와 시멘트 가루를 직접 겪어보니 다른 사람 손에 맡기는 것보다 직접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 이번 포스팅에서 주방(싱크대) 청소 과정은 보이지 않았는데요, 다른 포스팅에서 따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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