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에서 발아한 커피싹, 새 화분으로 옮겨 심기. 2세대 커피콩의 고군분투

킹벤자민 화분 위에 또 다시 모인 커피콩 화분

지난 해 11월, 커피나무에서 첫 수확한 커피는 대략 20알 남짓이었습니다.

 

거실을 가득 채월 정도로 커다란 커피나무 세 그루에서 고작 20알이라니,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첫 수확이자 이른 수확인 경우에는 수확량이 얼마되지 않는게 일반적이라는군요.

 

커피나무의 본격적인 수확은 두 번째, 혹은 세 번째부터라는데 이미 거실의 커피나무 가지의 잎 사이사이에 커피꽃 몽우리들이 빽빽하게 올라온 것을 보니 다음 수확에는 로스팅이 가능할 정도의 커피가 열릴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20알 남짓한 커피는 로스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터라 집안에 있는 작은 화분들과 페트병들을 끌어모은 뒤 흙을 채우고 커피콩을 심었습니다.

 

작은 화분이라 물을 주면 바로 물구멍으로 새어나오는터라 넓은 킹벤자민 화분 위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페트병 화분 커피콩 커피싹

 

페트병 화분에 커피콩을 심은지 한 달 반 쯤 되었을까, 커피콩이 싹을 틔웠고 고개를 삐죽하게 내밀고 있습니다.

몇 년전 커피콩을 처음 심었을 때는 싹이 언제쯤 날지 화분을 자주 살피곤 했는데, 이제는 커피콩에서 싹이 트기까지 한 달 남짓 걸린 다는 것을 알고 있는터라 느긋하게 기다렸더니 또 다시 싹이 올라왔습니다.

페트병 화분 커피싹 커피콩 발아

 

새싹이 올라온 커피콩의 소식을 마눌님께 전했더니, 썩 달갑지 않은 표정입니다.

겨울이면 거실이 커피나무로 가득 차는 상황에서 또 새로운 커피콩 화분들이 생긴게 달가울 리가 없겠죠.

카카오톡 커피콩 커피화분

저도 양심은 있는터라, 이 커피콩 화분들은 본가와 친가, 그리고 누님들께 나눠줄 생각으로 싹을 틔운 상태입니다ㅎㅎ

모자라는 페트병 화분, 3포기의 커피싹

20알 남짓한 커피콩을 작은 화분과 페트병 화분에 심으려다보니, 화분의 수가 턱없이 모자라더군요.

덕분에 화분마다 커피콩을 3알 씩 심었는데 2포기, 3포기씩 싹이 올라온 화분들이 눈에 띕니다.

페트병 화분 커피싹 커피콩 발아

커피콩을 심을 때는 공간이 꽤 넓어보였는데, 2리터 페트병에 3포기의 커피 싹이 올라오니 비좁아 보입니다.

이대로 한 두달 지나면 잔뿌리들이 서로 엉키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 될 것 같아,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커피콩 싹들을 옮겨 심기로 했습니다.

 

또 다시 페트병을 이용해 옮겨 심을 페트병 화분을 만들었습니다.

2리터 페트병을 1/3 지점에서 자른 뒤

페트병 화분 만드는 방법

 

바닥에 물 구멍을 여러개 뚫었습니다.

페트병 화분 물구멍 뚫기

 

저는  전동 공구를 이용하니 순식간에 여러 개의 물구멍을 뚫을 수 있었는데, 전동공구가 없다면 젓가락을 불에 달궈 구멍을 뚫어도 됩니다.

페트병 화분 물구멍

 

이렇게 만든 페트병 화분에 흙을 2/3 정도 채웠습니다.

바닥에 양파망을 잘라 깔아두면 물구멍으로 흙이 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페트병 화분 만들기

이렇게 새로운 페트병 화분 3개를 준비해 두었습니다.

 

어차피 3~4달 뒤에는 더 큰 화분으로 옮겨야 하는터라, 지금은 예쁜 화분을 사는 것 보다 페트병 화분이 최적입니다.

2013/06/17 - 커피나무 두번째 분갈이! 페트병 화분 덕에 분갈이가 제일 쉬웠어요

 

이제 페트병 화분에 함께 심어져 있는 커피 싹을 옮겨내야할 차례입니다.

이런 커피 싹의 모습은 이미 익숙하지만 이 정도 단계에서 옮겨 심어본 적은 없기에 현재 뿌리는 얼마나 자랐는지, 잔뿌리는 났는지 아는 바가 없습니다.

커피콩 커피싹 발아 페트병

단지 흙위로 보이는 줄기의 방향에 따라 흙속 뿌리의 방향을 짐작할 따름입니다.

 

잠시 커피콩 화분을 노려보다가 나무 젓가락을 이용해 흙을 갈라봤습니다.

다행히 아직 잔뿌리가 날 단계는 아니었고, 갈라낸 흙 사이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커피콩 커피싹 발아 페트병

 

원래 계획은 흙과 싹을 통째로 떠서 새로운 화분에 올겨 심는 것이었는데, 흙을 뜨는 과정에서 커피콩이 쑥 뽑혀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흙에서 빼낸 커피콩을 보니 흙속 뿌리의 길이가 2cm도 안되는, 그야말로 이제 막 싹이 올라온 꼬꼬마였습니다.

커피콩 커피싹

 

아직 잔뿌리가 난 단계는 아니니 큰 부담없이, 준비해 둔 새 페트병 화분의 흙을 손가락으로 쿡 찔러 구멍을 내고, 커피싹을 넗은 뒤 빈자리를 흙으로 메꿨습니다.

물론 빈자리를 메꾸는 흙은 원래 싹이 텄던 화분에서 가져왔습니다.

커피콩 커피싹

 

이제 남은 두 포기의 커피싹 중 하나를 또 옮길 차례입니다.

앞서 커피싹이 쑥 뽑혀 올라온, 당황스러운 경험을 한터라 이번에는 정말 커피싹과 흙을 통째로 떠서 옮기기로 했습니다.

커피콩 커피싹 발아 페트병

 

페트병 화분의 지름이 그리 크지 않은터라 모종삽을 이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숟가락을 이용해 커피싹과 흙을 푹 퍼올렸습니다.

아 그런데 이 녀석은 앞선 커피싹과 달리 흙속 뿌리가 꽤 많이 자란 상태군요.

커피콩 커피싹 발아 페트병넌 꽤 많이 자랐구나

나름 여유있는 깊이로 흙을 퍼올렸는데도 또 다시 뿌리가 쑥 드러났지만, 다행히 뿌리에 상처는 입지 않았습니다.

 

통째로 뜬 흙을 새 화분에 올려 놓고, 주변을 새 흙으로 채워주었습니다.

커피콩 커피싹 발아 페트병

 

이렇게 2개였던 커피콩 화분은 5개로 자가 번식을 했습니다.

페트병 화분 커피싹 커피콩 발아

사실 작은 칸칸이 나뉘어 있는 육묘용 화분(모종포트)를 이용했더라면 새 화분으로 옮겨 심는 과정이 훨씬 쉬웠을테지만, 잔뿌리가 나지 않은 커피싹이다보니 별 어려움없이 새 화분으로 옮겨 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킹벤자민 화분 아래의 페트병 화분은 수가 부쩍 늘었는데요 이번 설연휴,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져가 나눠줄 생각입니다.

페트병 화분 커피싹 커피콩 발아

나눠 준 커피싹이 다른 집에서 잘 자랄 것이란 보장도 없고, 중간중간 분갈이는 온전히 제 몫이 될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동탄 아라비카'를 전국으로 퍼뜨리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ㅎㅎ

 

이제 한 두달 남짓 지나면 쬐그만 초록색 잎이 무거운 떡잎을 밀어올리는 광경이 연출될텐데요, 이번에는 저희 가족들도 이런 커피콩의 고군분투를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ㅎㅎ

커피콩 커피싹 커피나무2012년 8월, 1세대 커피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