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해맞이 제주여행기. 포근한 날씨, 편안하게 다녀온 제주도 여행

2015년 12월30일. 함덕해수욕장, 동문시장

신년 연휴를 잘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희는 2016년 새해를 제주도에서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제주도를 마지막으로 찾았던 것이 2014년 2월,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온 한라산 눈꽃 트레킹이었는데, 이번에는 12월30일부터 1월1일까지 2박3일의 일정으로 해맞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014/02/14 - 2월 중순의 제주도 한라산 눈꽃 트레킹. 한라산 눈꽃을 한껏 본 색다른 여행

 

2015년은 특히 마눌님의 회사일이 바빠져 캠핑 횟수도 많이 줄어들었기에 큰맘먹고(!) 연말연시를 제주도에서 보내기로 한 것인데요, 그래도 두 달전부터 숙박이며 저가항공 예약 등 스케줄을 꼼꼼히 챙긴 마눌님 덕분에 편하게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2015년 12월 30일,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부쩍 강화된 보안검사를 통과하고,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입니다.

김포공항 제주여행

연말연시라 공항 이용승객이 많아서인지, 김포공항 이륙도, 제주공항 착륙도 연착되어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늦게 도착했습니다.

 

비행기가 이륙한 뒤, 전자기기는 비행기 모드로 전환한 후 사용하라는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설정했습니다.

GPS Status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설정해도 GPS는 켜져 있기에 GPS Status 어플을 구동해 봤더니 비행기가 시속 773Km으로, 7200m 상공을 날고 있다고 알려줍니다.

 

2014년 제주도 여행에서는 호텔안에서만 머무느라 셔틀버스를 이용했지만, 이번에는 자동차를 빌렸습니다.

두 사람이 단촐하게 떠난 여행이라 짐도 많지 않았기에 경차를 선택했습니다.

제주로 렌트카 쉐보레 스파크

사실 처음에는 올란도 1.6이나 티볼리를 빌려볼까 했지만 렌트 가격차가 제법 나는데다 무엇보다 연멸연시다보니 2주 전에 렌트카를 예약했는데도 인기 차종은 씨가 말랐더군요.

 

제주도 여행을 결정한 첫 날부터 마눌님은 맑은 제주 바다를 많이 봐야한다며 노래를 불렀고 결국 간단한 식사를 마친 후 처음 찾은 곳은 함덕해수욕장입니다.

겨울해가 짧아 그런지 오후 여섯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주변이 벌써 어둑어둑합니다.

함덕해수욕장 제주여행

 

 

주변이 좀 어두워지긴 했지만 역시 내륙의 해수욕장과는 다른, 에메랄드 빛 물색깔을 보니 역시 제주도 바다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눌님은 이 바닷물에 발을 담그지 못하는 걸 참 아쉬워하더군요.

함덕해수욕장 제주여행

 

함덕해수욕장에서 잠깐 바다구경을 했을 뿐인데 어느새 주변이 깜깜해졌습니다.

예약했던 숙소로 들어가기 전 회와 군것질 거리들을 사러 동문시장을 들렀습니다.

동문시장 제주여행

 

동문시장에는 회를 접시에 포장해서 파는 곳이 많았는데, 한 접시에 1~2만원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회를 골라먹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제주 동문시장 포장회

하지만 숙소에 들어와 회를 맛보니 그 자리에서 직접 떠서 먹는 것보다 싱싱한 맛이 덜하더군요.

저야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맛을 잘 몰라 그런가 싶었는데 회킬러인 마눌님도 비슷한 얘기를 하면서 다음부터는 그 자리에서 떠주는 회를 먹어야겠다고 합니다.

 

1kg에 5000원하는 천혜향과 1봉에 3000원 하는 보석귤(얇게 썰어 말린 귤) 등 군것질 거리들을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귤보다 더 새콤달콤한 천혜향의 맛도 매력적이었지만 바삭바삭하면서 새콤한 보석귤 맛도 좋아 몇 봉 더 사올껄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주 동문시장 보석귤

2015년 12월 31일. 비자림, 용눈이오름, 성산일출봉

2박 3일의 일정이라지만 오는 날과 가는 날을 빼면 온전히 제주도에 머무르는 날은 12월31일 딱 하루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부산하게 준비한 마눌님과 함께 처음 도착한 곳은 비자림입니다.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는 곳인데, 들어가는 입구부터 걷기 편한 길이 펼쳐지는데다 성인 1인당 1500원의 입장료도 편했습니다.

비자림 자연휴양림 제주여행

 

비자나무라는 단일 수종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하는데, 수백년 되었다는 꽤 굵직한 나무들도 많이 눈에 띕니다.

비자림 자연휴양림 제주여행

 

평소 자연휴양림을 꽤 많이 다녀봤고 울창한 숲에서는 휘톤치드가 많다지만 비자림의 숲은 유독 숲속 향기가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비자림 자연휴양림 제주여행

비자림의 산책로는 나이드신 분들도 편하게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편했는데, 산책로에 붉은 색의 송이(화산쇄설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천천히 걸어서 40분 정도면 비자림 산책로를 모두 돌 수 있었는데, 편안한 숲속 분위기 덕분에 마눌님도 저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비자림 산책을 마치고 향한 곳은 비자림에서 6km 남짓 떨어진 용눈이오름입니다.

 

조용히 산책할 수 있었던 비자림과 달리 용눈이 오름은 멀리서부터 바람이 꽤 심상치 않아 보이더군요.

용눈이오름 제주여행

 

비자림이 편안하게 걷는 산책로였다면 용눈이 오름은 숨이 살짝 가빠질 정도의 등산로 수준입니다.

용눈이오름 제주여행

 

용눈이오름을 오르는 길에는 많은 바람이 불었고, 좀 더 올라갈 수록 바람이 더 세차게 불었습니다.

꼭대기에서는 슬쩍 몸이 밀릴 정도로 바람이 강해졌는데, 그래도 높이 올라와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입니다.

용눈이오름 제주여행

 

바람에 날려가는 사진을 찍어보려했는데, 찍은 사진을 보니 요즘 응팔 덕분에 다시 유행중인 '반갑구만~반가워요'의 느낌이 드네요ㅎㅎ

용눈이오름 제주여행

 

용눈이오름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내려와 점심을 먹은 뒤, 숙소로 들아와 12월31일 밤을 위해 잠시 휴식을 취했고 저녁 10시 남짓 되어 성산일출축제가 열리는 성산일출봉으로 향했습니다.

새해맞이행사가 열리는 12월31일 밤이라 그런지 성산일출봉 가까와 질수록 사람도 많아졌고 성산일출봉 주차장쪽 진입로는 일찌감치 차량 진입이 통제된 상태였습니다.

길 양쪽으로 빽빽하게 주차된 상태라 행사장 가까운 곳에 주차하려는 마음을 비우고 주차할 곳을 찬찬히 찾다보니 행사장에서 200m 남짓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를 하고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성산일출봉 쪽으로 걸어갔더니 무대에는 이미 공연이 한창이었습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

 

무대 주변에 마련된 행사 천막에서 마눌님은 또 다시 2016년 새해 소망을 적어 내려갑니다.

성산일출축제 새해 기원모두 건강하자! 그러자!

 

무대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구경하다가 밤 11시 30분이 넘었고, 곧 시작될 불놀이에 대비해 무대와는 떨어진 성산일출봉 언덕 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12월31일 자정쯤 되면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그에 비하면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의 날씨라 한층 여유가 있었습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

 

2016년의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고 중앙에 높게 쌓아 놓은 나무더미에 불을 붙입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

 

기름을 뿌린 나무는 엄청난 기세로 활활 타오릅니다.

불길이 워낙 거센데다 바람도 많이 불다보니 불똥이 꽤 멀리까지 날리는 상황이었는데요, 주변에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순간적으로 휙휙 몰려오는 열기와 불똥에 무서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멀찍이 떨어지길 백번 잘했던...

 

불놀이가 시작되고 2016년 1월1일, 0시가 되자 성산일출봉 쪽에서 폭죽이 팡팡 터지기 시작합니다.

성산일출봉의 불꽃놀이는 꽤 큰 규모였고, 머리 위쪽에서 터지는 불꽃이 장관이었습니다.

카메라에 삼각대까지 단단히 챙겨갔지만 인파속에서 삼각대를 세울 엄두가 나지 않았고, 카메라의 배터리마저 간당간당하여 급하게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찍어봤습니다.

화질은 별로지만 당시 분위기는 그럭저럭 느낄 수 있네요ㅎㅎ

 

깜깜한 밤, 무대에 설치된 스포트 라이트가 비추는 성산일출봉의 야경 분위기가 특이해서 마지막 남은 배터리를 짜내어 한 장 찍어봤습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

2016년 1월 1일. 광치기해변, 한화아쿠아플라넷, 해안도로

성산일출봉의 새해맞이 축제로 인한 피로가 덜 풀린 새벽 6시 쯤, 광치기 해변으로 2016년 첫 해돋이 구경을 나갔습니다.

전날 뉴스에서는 제주도의 첫 일출 시각이 아침 7시 38분이라고 했지만, 해돋이 구경으로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조금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광치기 해변의 4차선 도로(일출로)는 해돋이를 보러 나온 자동차들로 꽉 차 있었는데, 저희는 여기까지 진입하지 않고 200 미터 쯤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온 덕에 광치기 해변으로 편하게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광치기해변 해맞이 제주여행주차를 멀찍이 하면, 만사가 편하단 걸 실감

전날 성산일출봉 새해맞이 행사를 갈때도 그랬지만, 이렇게 사람이 몰릴 때는 행사장 바로 근처에 차를 대려 애쓰기 보다는 좀 멀찍이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걸어다니는게, 훨씬 편하더군요.

 

광치기 해변으로 들어오니 2016년 새해 첫 해를 보려는 사람들이 해변가에 줄지어 늘어서 있었습니다.

일출로에 밀리던 차들에 비해서는 사람 수가 적은 편이었는데요, 아마도 밀리는 도로에서 차 세울 곳을 찾지 못하고 그냥 지나간 사람들이 더 많았던게 아닐까 짐작합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

 

앞에 보이는 성산일출봉 한 귀퉁이에서 해가 솟아 오른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이 날은 바다며 하늘에 안개가 자욱하여 떠오르는 해를 보지는 못했습니다ㅠㅠ

듣자하니 다른 지역에서는 모두 해돋이를 봤다는데, 유독 제주도쪽만 해돋이를 볼 수 없어서 더 아쉬웠습니다.

성산일출봉 성산일출축제 제주여행

 

2016년의 떠오르는 해를 못 본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긴 뒤, 늦은 아침을 먹었더니 짙은 구름 사이사이로 해가 내려오더군요.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여행

 

이번 제주 여행의 공식(?) 일정의 마지막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수족관입니다.

돌고래쇼도 구경하고 삼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수족관을 헤엄치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을 등을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지만 관람객이 너무 많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무엇보다 성인 1인당 39200원이란 입장료는 좀 과하다 싶었습니다.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여행

사실 첫날 묵었던 한화리조트에서 1인당 28000원의 할인권을 구매했음에도 본전(?)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입장료를 아까와하는 저와 달리 마눌님은 돌고래쇼를 무척 재미있어 했고, 관람객이 적은 날이면 편안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겠다 했지만, 제주도의 대형 아쿠아리움에 관람객이 적은 날이 있을지는...의문입니다.

 

사실 저는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한화아쿠아플라넷제주에서 제주공항까지 가는 해안도로를 보는 기분이 훨씬 좋았습니다.

제주 해안도로 제주여행

네비게이션에서는 '해안도로'라고 찍으면 따로 검색이 되질 않고 이정표를 보고 해안도로를 찾아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일단 해안도로로 접어들면 옆에 펼쳐지는 바다를 구경하면서,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해변을 구경하면서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렇게 2박3일의 아쉬운 일정을 모두 마치고 1월1일 오후 5시에 김포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하루종일 구름 사이로 해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던 날씨였는데, 비행기가 고도를 높이자 구름 위로 지는 해가 장관이었습니다.

비행기 노을

마눌님께서는 에메랄드 빛 바다에 발을 담그지 못한걸 못내 아쉬워했고, 여름에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표시하더군요.

저 역시 다음 제주도 여행은 좀 더 여유로운 일정을 잡자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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