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통일전망대 관람기. 2014년 마지막날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

2014년 마지막날에 다녀온 고성 통일전망대

2015년 해맞이를 위해 처가집 식구들과 강원도 속초의 리조트에 짐을 풀고 하루를 보낸 2014년의 마지막 날, 간단히 아침을 먹고 어디를 갈 것인가 얘기를 나누다가 고성에 있는 통일전망대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저희 가족 중에 실향민은 없으니 통일전망대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강원도쪽으로 꽤 많이 여행을 다녔던 터라 속초 부근의 왠만한 장소는 모두 섭렵했기에 통일전망대로 행선지를 정한 것이었습니다.

 

저희가 머물렀던 속초의 켄싱턴 리조트에서 통일전망대까지는 대략 40km 남짓한 거리,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국도를 따라 가다보니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통일안보공원)이라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주차장 정문 직원의 안내에 따라 주차장에 차를 세운뒤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로 들어갔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통일전망대는 계절에 따라 관람 시간이 다른데, 11월1일부터 2월 28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50분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통일전망대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통일전망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통일 전망대에 들어가려면 신청서를 작성하고 들어가야 한다기에 살짝 긴장감이 돌더군요.

하지만 그런 긴장감이 무색하게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안쪽은 각종 기념품과 먹거리들을 판매하는 여느 관광지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안쪽으로 들어가자 통일전망대 신청서를 나눠주는데, 일단 통일전망대 신청서를 받으려면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승용차 3000원, 승합차/버스는 5000원이라는데, 1시간 단위로 출발하기에 10분 남짓한 시간동안  차를 세우는데 지불하는 주차료 치고는 좀 과하다 싶은 느낌입니다.

 

교부받은 신청서에 대표자와 동행자들의 인적 사항을 적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통일 전망대 출입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사람수에 따른 요금을 또 지불합니다.

성인 3000원, 65세 이상 노인과 초중고등학생은 1500원, 국가유공자, 장애인, 미취학 아동 등은 면제입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통일 전망대 너머 북한이 훤히 보인다는 쌍안경 등을 권하는 매점 아주머니의 얘기를 뒤로하고 건빵 한 봉지를 샀습니다.

예전에는 꽤 맛있게 먹었던 것 같은데 오랫만에 먹으니 퍽퍽하기만한게 참 맛이 없더군요.

건빵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 주차장에서 통일전망대까지는 약 10km, 중간에 민간인통제선 입구에 차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이 곳을 지키는 군인들에게 신고서를 제출하고 차량 트렁크를 열어보이는 등의 간단한 검문을 받게 됩니다.

훤칠하게 생긴 군인 총각(마눌님의 표현)은 민통선 내부로 들어서면 차량을 정지하거나 차에서 내리지 말고 블랙박스는 꺼달라는 등의 주의 사항을 전달 받고 안으로 진입합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민통선

 

민통선 안으로 들어서서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DMZ 체험 박물관이 나오는데, 들르지는 않고 통일 전망대를 향해 쭉 직진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민통선

 

얼마간 달렸을까, 꽤 큰 규모의 통일전망대 주차장이 나와 차를 대고 통일전망대를 오르기로 합니다.

통일전망대까지는 꽤 많은 계단을 걸어가야 하는데 무릎이 약한 장모님께서는 좀 버거워 하시더군요.

휠체어를 동반한 차량은 사진 왼쪽의 길을 따라 진입할 수 있다는데, 부모님들께서 휠체어를 탈 정도는 아니라 차를 세우고 걸어올라갔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나즈막한 동산 정도의 언덕길을 따라 올라간 뒤에는 또 계단이 나타납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계단을 올라가면 통일전망대 건물이 나타나는데, 밖에서 건물 사진을 깜빡 빼먹었네요.

어쨌든 통일전망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1층에 북한 주민들이 실제 사용한다는 여러가지 물품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북한술 고성 통일전망대

 

북한 물품 중에서 왠지 낯이 익은 모니터가 보여서 뭔가 했더니, 남북합작사업으로 북한에서 생산된 최초의 모니터라고 하는군요.

북한 생산 모니터 고성 통일전망대

 

2층의 전망대로 올라가니 북쪽을 향하고 있는 관람 시설이 나타납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 안내원에 따르면 이 곳은 1년 중 100일 정도만 맑은 날씨라고 하는데, 저희가 찾았던 2014년의 마지막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습니다.

왼쪽 산봉우리에 한국군 초소가 보이고, 중간 산봉우리에는 북한군 초소가 있다는군요.

산 아래쪽으로는 북한과 통하는 육로와 철도가 보입니다.

 탁트인 전망만 놓고 보면 강원도의 여느 해변 도로를 떠올리게 되는데, 저 곳은 갈 수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바람이 쌩쌩 부는 맑은 날이라 그런지 하늘이 파랗고 바닷물은 더 파랗더군요.

멀리 금강산이 훤히 보이는, 전망은 참 끝내주는 날이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사실 안내원의 상세한 설명이 없었더라면 저 산봉우리에 뭐가 있는지, 어디가 금강산인지 알지 못했을텐데, 꽤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살을 에는듯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금강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야겠죠.

얼마전 구입한 셀카봉이 이 날 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를 나와 주차장쪽으로 걸어가다보니 6.25전쟁체험전시관이 보여 걸음을 옮겼습니다.

6.25전쟁체험전시관에서는 마침 6.25와 관련된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고

6.25 전쟁체험전시관 고성 통일전망대

 

짧은 영화 관람이 끝난 뒤 돌아 본 6.25전쟁체험전시관에는 6.25와 관련된 여러가지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이 전사자 유해 발굴 과정에서 나온 6.25 당시 군인들이 사용했던 물품들이었습니다.

6.25 전사자 유품 고성 통일전망대

 

당시 사용했던 계급장과 군번줄도 있었고

6.25 전사자 유품 고성 통일전망대

 

칫솔과 비누, 빗과 손거울 등의 비롯한 유품들도 꽤 인상깊었습니다.

6.25 전사자 유품 고성 통일전망대

 

유품 전시실을 돌아나오자 병영 체험실도 있었는데, 들어가는 입구가 길고 좁아 살짝 들어가기 싫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겠죠? ㅎㅎ

병영체험실 고성 통일전망대

 

좁고 긴 입구를 따라 들어가니 안쪽은 꽤 넓직한 넓이에 내무반을 재현해 놨더군요.

사실 저도 이런 내무반을 경험했던 세대는 아니라서 좀 낯선 광경이었는데, 군대 조교 출신의 장인어른께서는 요즘 군대 시설 정말 좋다며 감탄을 하셨습니다.

'시설은 좋아졌지만...'으로 시작하는 말이 하고 싶었지만, 2014년을 마무리하는 날인만큼, 조용히 입을 다물었습니다ㅎㅎ

M46 전차 고성 통일전망대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통일전망대, 1시간 30분 남짓한 시간동안 찬찬히 둘러보며 관람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병영체험실 고성 통일전망대

포스팅 초반에 언급한 바와 같이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서를 작성하고 민통선을 넘어설 때만해도 살짝 긴장감이 느껴졌지만 정작 안쪽은 여느 관광지 같은 분위기에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북쪽 풍경, 6.25와 관련된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있으니 뭔가 대단한 것을 기대하진 않더라도 부모님이나 아이들과 다녀와 볼만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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