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점화 되지 않는 코베아 가스토치 수리 과정. 압전기 불꽃 방향 조절하는 방법

갑자기 점화가 안되는 코베아 가스토치

지난 해 9월 쯤 구입해 그동안 잘 사용했던 코베아 가스토치가 최근 갑자기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캠핑장에서 사용하려고 가스 노즐을 열고 점화 스위치를 눌러도 눌러도 불은 붙지 않고 부탄 가스만 계속 새어나옵니다.

 

바로 전 캠핑에서도 점화 버튼을 누르면 백발백중 우렁찬 화염을 뿜어내던 가스토치였는데 말이죠.

 

점화버튼을 반복해서 눌러도 불은 붙지 않고 부탄 가스만 계속 새나오는터라 결국 부탄 가스를 개방하고 라이터 불을 앞에 갖다 대는 수동식 가스토치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2014/09/19 - 코베아 쿡마스터 가스토치 사용기. 코베아 가스토치 3종,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점화 버튼을 눌러보니 가스토치 안쪽의 전극에서 전기 불꽃은 잘 튀고 있었습니다.

코베아 A/S 센터에 보내기 전, 점화 간극 조절 시도

가스토치의 전극에서 불꽃도 딱딱 잘 튀고 있고, 부탄 가스 밸브를 열면 가스도 잘 나오는데, 점화만 잘 안되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니 점화 버튼을 누르면 튀는 불꽃이 점화노즐을 감싸고 있는 점화노즐 커버 쪽으로 튀더군요.

 

가스토치 가운데, 황동 노즐에서 부탄 가스가 나오고 있으니 황동 노즐쪽으로 점화 불꽃이 튀어야 할텐데, 황동 노즐의 반대쪽으로만 튀는 걸 보면 점화 전극의 방향이 틀어진 듯 싶습니다.

코베아 A/S 센터로 보낼까 하다가 A/S 접수하고 택배로 보내고 받는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이 정도는 직접할 수 있을 듯 싶어 가스토치를 분해해보기로 했습니다.

 

가스토치를 분해하기 전, 가스토치를 유심히(!) 살펴보니 3개의 나사가 보이는군요.

 

일단 플라스틱 커버 쪽 나사를 풀자 플라스틱 커버가 쉽게 분리됩니다.

 

가스토치의 위쪽 커버가 쉽게 열렸고 가스토치 내부 부품을 들어올리자 아래쪽 커버와 점화 스위치가 툭 떨어집니다.

 

토치를 감싸고 있는 노즐부 금속도 나사 한 개만 풀어주니 간단히 분해됩니다.

이렇게 분해해 놓고 보니 자동 점화 가스토치의 구조가 확실히 보이는군요.

가스토치 아래쪽에 부탄가스 캔이 연결된 상태에서

1. 가스토치의 노즐을 열면
2. 부탄가스 토출구에서 부탄가스가 분사되며
3. 압전기의 버튼을 누르면
4. 압전기에 연결된 전선 끝에서 부탄가스에 불꽃이 튕겨지며 점화되는 원리입니다.

이 압전기에 연결된 전선의 방향이 틀어져 점화 불꽃이 엉뚱한데로 튀는게 문제의 원인인 듯 싶어 좀 더 펴주기로 했습니다.

사실 코베아 가스토치를 구입한 직후 리뷰용으로 찍어둔 사진을 찾아보니 지금처럼 위쪽으로 비스듬하게 구부러진 상태라 의도한 대로 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스토치의 몸체가 분해된 상태에서는 압전기나 압전기 전선 등이 자꾸 움직여 불편합니다.

때문에 점화 불꽃을 튕기는 전선의 방향을 조절하기 전, 가스토치의 플라스틱 커버와 점화 스위치 부품을 원래대로 장착한 뒤 나사를 조여 가스토치 몸통을 재조립했습니다.

 

그리고 점화 불꽃이 튀는 전선의 끝을 살짝 펴주었습니다.

저는 전선 피복을 벗길 때 쓰는 와이어 스트리퍼의 끝 부분을 이용했지만 아무래도 작은 핀셋을 이용하는게 더 편할 듯 싶습니다.

 

위쪽으로 잔뜩 구부러져 있는 전선 끝부분을 황동 가스 노즐쪽으로 펴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스토치의 노즐 커버를 원래대로 조립했습니다.

점화 불꽃의 방향이 제대로 튀는지 여부는 금속 노즐 커버를 씌운 상태라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작업이 끝난 후, 점화 버튼을 눌러보니 불꽃이 중앙의 황동 가스 노즐 쪽으로 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스 노즐을 열고 점화 버튼을 눌러보니 예전처럼 백발백중으로 불이 잘 붙습니다!

가스토치 노즐 보호용 뚜껑 씌우기

이런 식으로 10번, 20번을 눌러도 점화가 안되던 가스토치를 깔끔하게 고쳤습니다.

 

사실 그간 코베아의 A/S를 몇 번 이용해 보니 코베아 A/S 센터에 접수하고 물건을 택배로 보내면 깔끔하게 수리받을 수 있었겠지만, A/S를 접수하고 택배로 주고 받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었기에 만족합니다.

2014/05/20 - 코베아 포터블 미니체어 두 번째 A/S 후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코베아 애프터서비스

 

그나저나 1년 가까이 잘 쓰던 가스토치의 점화 케이블 방향이 틀어진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여러가지 공구들이 뒤섞인 캠핑 가방에서 일이 벌어진 듯 싶습니다.

팩이나 카라비너 등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가 가스토치의 입구를 찌르면서 점화케이블의 방향이 틀어진 진 듯 싶었습니다.

 

가스토치를 따로 캠핑 공구가방에서 빼내 따로 보관할까 하다가, 여러모로 번거로울 듯 싶어 가스토치의 노즐 부분에 플라스틱 뚜껑을 씌우기로 했습니다.

마침 마눌님의 화장대에 놓여 있던, 다 쓴 스프레이 뚜껑이 가스토치 노즐 직경과 꼭 맞더군요.

딱딱한 플라스틱 뚜껑 대신 연질 플라스틱 재질이었으면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가스토치 노즐을 안전하게 막아주니 더 적당한 뚜껑을 찾을 때까지는 그냥 사용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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