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선불유심 사용기. 필요에 따라 요긴하게 쓰는 휴대폰 요금제

스페인 친구가 들고 온 와인

얼마전 스페인에 살고 있는 친구 녀석이 오랫만에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스페인으로 이민을 떠난지 5년만에 처음 한국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요, 무슨 선물을 사올까 묻기에 스페인 와인이 그리 유명하다니 마눌님께 바칠 와인이나 한 병 들고 오라했습니다.

 

이 녀석이 들고 온 와인, 병에 금줄이 감겨있는 것이 꽤 그럴싸해 보입니다.

 

마르께스 데 리스칼 리제르바, 2007년 산이라는 꽤 복잡한 이름의 와인은 현지에서는 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데, 한국에서 검색해보니 꽤 비싼 몸값을 자랑하더군요.

 

몸값을 알고나서 그런지 와인은 별 취미 없는 저도 꽤 맛나게 마셨고, 다른 사람 줄 것까지 한 병 더 강탈하여 간만에 입이 호강을 했습니다.

단기간 쓸 휴대폰이 필요하다? KT 선불유심

이 친구는 한국에 한 달 남짓 머물렀는데, 아예 이민을 떠난 친구라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간만에 한국에 들어오다보니 관공서나 은행 업무를 처리해야하는 상황이라 휴대폰이 필요했습니다.

 

아울러 왠만한 본인 인증을 휴대폰으로 하는터라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시중에 판매되는 휴대폰은 대부분 2~3년 약정으로 계약해야하는터라, 한 달 남짓 쓸 용도로는 맞지 않더군요.

단기간이지만 본인 명의로 쓸 수 있는 휴대폰이 없을까? 여기저기 알아보다보니 선불유심이라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무슨 제도인가 좀 자세히 알아봤더니 금액을 지불하면 정해진 기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이 발급되고, 이 유심을 휴대폰 공기계에 꽂으면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생기는 제도였습니다.

선금을 내면 금액만큼 통화할 수 있고, 받는 전화도 가능할 뿐더러 본인 명의의 전화이므로 본인 인증까지 가능하고, 충전한 금액만 딱 쓸 수 있으니 한국에 들어와 한 달 남짓 사용하기에는 딱 맞더군요.

KT 선불유심 구입 절차, 온라인으로 가능

'선불유심'이란 제도의 핵심은 금액을 미리 지불하고 금액만큼 전화를 쓸 수 있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후불방식에 비해 좀 낯설긴 합니다.

하지만 친구 녀석의 부탁을 받아 KT 선불유심을 발급받아보니, 인터넷으로 휴대폰을 구매할 때의 절차와 흡사하더군요.

인터넷을 통해 휴대폰을 구입해본 분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을 듯 합니다(하지만 번거로운 과정은 감수해야 합니다).

 

먼저 KT 올레샵에 접속하여 [모바일]-[선불유심 구매] 메뉴로 들어옵니다.

선불 유심은 1만원, 2만원, 3만원, 5만원 단위로 구입할 수 있는데, 기특하게도 지불한 금액보다 더 많은 양을 충전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2만원을 충전하면 유심에 5만원을 넣어주는 식인데요, 친구의 부탁대로 저는 2만원 짜리 유심(충전 금액 5만원)을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구입 화면으로 넘어오니 먼저 유심 형태를 선택하라는군요.

제 경우 집에서 놀고 있는 갤럭시S를 빌려줄 요량으로 일반 유심으로 선택했는데, 사용할 휴대폰의 유심 형태에 맞는 유심을 선택하면 됩니다.

유심 타입을 선택하고 나니 아래쪽에 선불유심 요금제를 선택하라고 되어 있고, 충전 표준/충전 라이트/충전 미디엄이라 적혀있네요.

선불 요금제는 또 뭐지?

 

잉? 충전하고 쓰는건데 요금제는 뭐지? 싶어 살펴봤더니 요금제에 따라 음성 통화 요금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충전 표준으로 선택할 경우 날마다 차감되는 금액이 없는 대신 음성통화료가 가장 비싸고(초당 4.8원), 라이트나 미디엄은 초당 음성통화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날마다 충전된 금액에서 일정 금액이 차감되는 방식이군요.

친구의 전화는 거는 것보다 받는 것이 주 목적이라 일차감이 없는 충전 표준으로 선택했습니다.

요금제에 따라 통화요금이 달라진다

 

KT 선불유심은 금액별로 사용 기간에 제한이 있습니다.

1만원~5만원의 충전 금액에 따라 60일, 180일, 1년과 같이 기간의 제약이 있으며 이 기간이 지나면 선불유심에 금액이 남아 있더라도 잔액은 소멸된다는군요.

쉽게 말해 선불유심에 충전된 금액을 다 써도 발신이 정지되며 통화를 하지 않고 가만히 두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또 사용이 정지된다는 얘기입니다.

선불유심은 충전금액뿐 아니라 사용기간에도 제약이 있다

 

상품 설명 아래쪽에는 충전 방법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는데요, 어차피 친구는 한 달동안 5만원의 충전 금액으로 나름 쏠쏠하게 사용한터라, 재충전을 하지는 않았지만 신용카드와 자동이체 등을 통해 수동으로 충전하거나 예약 충전을 할 수 있는 등 충전 수단은 꽤 다양했습니다.

KT 선불유심 발급 절차, 가입과 본인 인증의 반복이 번거롭다

KT 선불유심은 본인 명의의 유심을 발급받는 것인만큼, 온라인에서 휴대폰을 가입할때와 거의 흡사하다고 했는데요, 선불유심의 경우 KT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과정이 추가됩니다.

물론, 비회원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를 통한 본인 인증을 거쳐야하므로 차라리 회원으로 가입하고 구매하는게 더 편하더군요.

KT 회원 가입하고

 

KT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구매하기를 누르는 것만으로 구입 절치가 완료되는 것은 아닙니다.

휴대폰을 인터넷 구매할 때와 마찬가지로 올레 온라인 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또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유심 신청을 위해 본인 인증시작

 

일단 이름과 주민번호를 통한 실명 인증을 거친 후

실명인증 하고

 

다시 신용카드나 휴대폰 인증을 통한 본인 인증을 해야 합니다.

본인 명의의 휴대폰이 없어 선불 유심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휴대폰 인증을 제시하는게 재미있었는데요, 그나마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가 있기에 인증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 신용카드로 또 본인인증하고

 

인증을 마치고 나면 다시 온라인 신청서 작성을 해야합니다. 또 다시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의 정보를 입력합니다.

주민번호를 반복해서 입력하다 보니 친구 주민번호를 아예 제가 외우겠네요ㅡㅡ;;

 

신청서 마지막 부분에는 희망번호를 두 개 입력하도록 되어 있고, 끝에는 명의 대여에 대한 경고 문구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해당 사항을 읽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개통'과 '악용'이란 단어를 입력해야 합니다.

여기까지 입력하고 나면, 길고 긴 선불유심 발급 절차가 모두 끝났습니다.

그나마 추가 신분증 사본 전송 등은 요구하지 않는군요.

택배로 도착한 KT 선불유심, 공기계에 끼우고 전원을 켜면 끝

온라인으로 신청한 KT 선불유심은 신청한 다음날, 우체국 택배를 통해 도착했습니다.

얇은 유심만 담긴 택배 봉투지만 탄탄한 비닐 봉투라 그런지 꽤 든든한 느낌입니다.

 

KT 선불유심 안내용지 1장, 그리고 선불유심 카드를 품은 용지 한 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선불유심은 특별한 개통절차가 필요없이 공기계에 유심을 꽂고 전원을 켜면 된다고 합니다.

다만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2~3회 전원 On/Off가 필요하다고 하는군요.

 

오랫만에 묵혀두었던 갤럭시S를 꺼내 선불유심을 꽂았습니다.

 

전원을 켜자 번호 등록 메시지가 뜨는군요.

그런데, 뭐가 문제인지 이 화면에서 더 이상 넘어가질 않습니다.

한참을 기다려도 이 화면에서 멈춘 느낌이 들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켰습니다.

SKT 갤럭시S에 선불유심을 꽂으니 이 화면에서 계속 멈춰있다

 

전원을 껐다 켜자 그제서야 유심 정보가 변경되었다는 안내문이 뜨고, 다시 한 번 재부팅을 합니다.

안내문의 '전원 2~3회 On/Off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이런 뜻이었나 봅니다.

전원을 껐다켜야 유심 등록이 계속 진행

 

다시 전원이 들어오자 이번에는 몇 개의 문자가 연달아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휴대폰을 새로 개통하면 통신업체에서 안내 문자를 연달아보내는 것과 흡사한데요, 선불유심의 충전금액과 현재 남은 금액, 사용기간 등의 안내 메시지가 표시됩니다.

이 전화기로 시험삼아 제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보니, 번호도 제대로 뜨고 전화도 제대로 걸리는군요.

당연한 것이긴한데, 선불유심이란 제도 자체가 생소해서 그런지 나름 신기하면서 재미있습니다.

선불 유심 개통이 완료되면 안내 문자가 들어온다

KT 선불유심, 구입 전 확인할 사항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KT 선불유심은 단기간 사용할 본인명의의 휴대전화가 필요한 경우 유용합니다.

일정 금액만큼만 충전해 쓸 수 있으면서 본인 명의의 휴대폰 번호가 생기므로 법인폰을 사용하느라 휴대폰 인증을 쓸 수 없는 사람에게도 나름 유용한 수단일듯 합니다.

 

하지만 편리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몇 가지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KT 선불유심 사용 가능 휴대폰을 미리 확인

• KT 선불유심은 KT 출시 3G폰, SKT 휴대폰은 2008년 7월 이후 출시된 3G 모델, 혹은 해외출시 휴대폰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SKT 휴대폰의 경우 문자 메시지 방식이 달라 기종에 따라 MMS를 사용할 수 없을 수 있습니다.
  SKT에서 사용하던 갤럭시S 기종에 KT 선불유심으로 개통해보니, 역시 MMS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 LG U+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은 KT선불 유심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KT 선불유심 구입 전 사용 가능 휴대폰을 미리 확인해야한다

사용할 휴대폰의 제약사항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KT 선불유심을 발급받기 전에 미리 KT 고객센터로 연락해 기능 제약 여부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KT 선불유심, 후불유심보다 요금이 비싸다

제가 KT 선불유심이 '단기간 사용에 유리하다'는 점을 자꾸 강조하는 것은 KT 선불유심의 사용요금이 후불유심보다 비싸기 때문입니다.

요금제에 따라 1초당 3.4원~ 4.8원이니 초당 1.8원대의 후불요금제보다 분명히 비쌉니다.

물론, KT에서 선불유심 이벤트로 지불한 금액에 추가로 충전을 해주는 점은 꽤 쏠쏠하지만, 어쨌든 단기간 사용 목적, 혹은 거는 전화가 적고 받는 전화로 주로 쓸 목적이 아니라면 선뜻 이용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KT 선불유심이 해지되면 휴대폰도 락이 걸린다

KT 선불유심은 금액이 남아있더라도 사용기간에 제약이 있다고 했습니다.

사용기간이 모두 지나기 전 재충전을 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지만 충전을 하지 않으면 KT 선불유심은 자동해지되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데요, 좀 황당한 것은 KT 선불유심이 정지되면, 해당 유심을 꽂아썼던 휴대폰까지 정지가되어 다른 유심을 꽂아도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것을 풀려면 휴대폰 명의자가 KT 플라자에 방문해야한다는데요, 재충전하지 않은 KT 선불유심이 정지되는 것은 이해를 하겠는데, 휴대폰까지 락을 걸어버리는 것은 무슨 영문인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KT 고객센터에 전화하여 문의해봐도 KT 플라자를 방문해야한다는 말만 반복하던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KT 고객센터에 전화로 항의하자 전화상으로 휴대폰에 걸린 락을 풀어줬다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막무가내에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보여 아쉬움이 남습니다.

용도에 맞춰 쓰면 무척 요긴한 KT 선불유심

가입전에도 꼼꼼히 따져야할 것이 많았던 KT 선불유심이지만, 친구의 한 달 남짓한 한국 방문기간동안 무척이나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받는 전화 위주, 그리고 은행 업무처리에 있어 본인인증 등의 용도로 잘 사용했는데요, 한 번 구입해 사용해보니 나름 장점이 있는 제도라 다음에도 비슷한 경우가 생기면 KT 선불유심 사용을 권하게 될 것 같네요.

다만, 번거로운 가입절차를 좀 간소화하고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선불유심 사용 휴대폰에 락이 걸리는 문제는 해결이 시급하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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