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서 구입한 갈대발. 그럴듯 한데?
하루하루 새로운 모습의 커피나무를 보는 것은 생활의 큰 즐거움입니다.
커피콩을 화분에 처음 심을 때만 해도 커피나무의 주 재배지역이 한국보다 적도에 훨씬 가까운 곳들이고 집에서 커피나무를 기를 장소가 아파트 베란다이다보니, 햇볕이 부족한 환경에서 과연 제대로 커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커피 나무는 강한 직사광선을 보다 반그늘이 더 적당한 환경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실제 커피농장과 같은 커피 전문 재배지에서는 강한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커피나무보다 키 큰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강한 햇볕에 탄 커피나무 잎. 물론 잎이 나이를 먹어가는 자연스러운 증상기도 하다.
그래도 적도지역과 아파트 베란다는 그래도 다르지 않겠다 싶어 한동안 직사광선을 쬐어줬더니 잎의 끝이 타들어가는 증상이 생겨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결국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도록 신문지와 자동차용 햇빛 가리개를 동원해 상시 그늘을 만들었는데, 넓은 면적을 커버하지 못하는데다 비주얼 역시 맘에 들지 않습니다.
자동차용 햇빛가리개와 신문지를 바른 차광막. 없어보인다ㅡㅡ;;
그러다 얼마전, 캠핑을 다녀오면서 근처 비닐하우스에 버려진 차광막을 주워 달았습니다.
차광막의 직사광선 차단 효과는 무척 훌륭했지만 베란다 샷시 한쪽을 전부 차광막으로 막아버린 모양이 역시 아쉬움이 남습니다.
주워온 비닐 차광막. 기능은 훌륭하지만 역시 베란다에 잘 안어울린다
그러던 중 대형마트 안에 입점한 다이소에 갔다가 갈대발을 발견했습니다.
돌돌 말린 갈대발을 보는 순간, 분위기가 왠지 커피나무의 그늘막으로 쓰라는 듯 느껴져 냉큼 집어들고 왔습니다.
다이소에서 발견한 갈대발
갈대발의 크기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큰 높이 160cm, 폭 120cm짜리 특대 제품을 집어들고 왔습니다.
가격은 다이소 매장에서는 꽤 비싼 축에 속하는 5000원입니다. 메이드 인 차이나면서 몸값이 꽤 비쌉니다!
특대 사이즈는 160*120cm
베란다 샷시에 갈대발 설치, 커피나무에 예상치 못했던 재난
집에 와서 갈대발을 펴보니 생각보다 꽤 괜찮아 보입니다.
갈대를 이어놓고 두꺼운 실로 한줄한줄 이어서 만든 갈대발, 상하단에는 무게를 위한 대나무까지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아하니 한줄한줄 이어놓은 것이 기계로는 불가능한 작업으로 보입니다. 5000원이란 돈이 그리 아깝게 느껴지지 않는 비주얼입니다.
중국 아줌마들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갈대발 꽤 그럴싸하다
주말을 이용해 베란다 샷시에 갈대발 설치를 시작했습니다. 높이가 160cm짜리인 발을 베란다 샷시에 설치하는데 선택한 방법은 베란다 샷시에 나사못을 박는 것입니다.
접착식 고리를 달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일단 집에 적당한 접착식 고리가 없는데다, 혹시라도 접착식 고리가 떨어져 갈대발이 커피나무를 덥치는 참사가 떠올라 과감하게 나사못을 박기로 했습니다.
베란다 샷시에 나사못 고정
베란다 샷시 겉 프레임은 플라스틱이라 전동 드라이버를 이용하니 별 어려움 없이 나사못을 튼튼하게 고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베란다 샷시 양쪽에 두 개의 나사못을 달았고, 갈대발을 커피나무의 차광막으로 설치하는 작업은 꽤 만족스러운 결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베란다 샷시에 잘 고정된 갈대발. 보기 좋게 성공했다 싶었으나...
갈대발 설치가 끝나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뭔가 달그락달그락 하는 소리가 들여 베란다로 나가봤더니, 오마이갓!! 설치해둔 갈대발이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풀썩풀썩 들려 공중부양했다가 내려오면서 커피나무를 깔고 앉아 있었습니다.
더 잘 키워보자고 달았던 갈대발이 커피나무에 큰 재앙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결국 설치한지 10분만에 갈대발은 분노속에 강제 철거 되었습니다.
철거한 갈대발, 작업실 햇볕 가리개로 낙찰
다행스럽게도 갈대발에 짓눌렸던 커피나무는 줄기가 조금 눌렸을 뿐 큰 상처는 없었습니다.
떼어낸 갈대발을 어덯게 할까...하다가 제 방으로 들고 왔습니다. 최근 몇몇 사진에서 제 컴퓨터 방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샷시 통유리에 이것저것 붙어 있습니다.
아놀드 형님의 포스터와 그 옆에 붙어 있는 자동차용 햇빛 가리개의 정체는, 저녁무렵 해가 지기전 20분 가량, 낮게 드리운 햇볕이 눈에 정면으로 들어오는게 불편해서 붙여 놓은 햇빛 가리개 역할입니다(물론,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기도 합니다).
오후 늦게 강렬한 태양빛이 들이치는 작은 방
커피나무 차양막에서 탈락한 갈대발을 이곳에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갈대발을 설치할 위치를 잡고
또 다시 전동 드라이버와 나사못을 이용해 고정합니다.
전동 드라이버가 아니면 진땀 깨나 흘렸을 작업
짧은 작업 끝에 갈대발의 설치가 끝났습니다. 뜻밖에 갈대발은 베란다에 내놓은 지저분한 것들을 가려주고 샷시 유리에 붙여 놓았던 너저분한 차량용 햇빛 가리개를 대처해서 그런지, 방 분위기가 꽤 달라졌습니다.
설치가 끝난 갈대발, 느낌이 꽤 그럴싸하다
그리고 황금빛 햇볕이 들이치는 저녁의 골든 아워가 다가왔고, 갈대발은 빛을 적당히 막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습니다.
게다가 방 분위기 마저 근사해진게 아무래도 갈대라는 재료의 느낌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비록 커피나무의 차광막으로 쓰려던 원래의 목적은 보기좋게 실패했지만, 덕분에 제 방에 근사한 차광막을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오후 햇볕의 습격에 제 역할을 다하는 갈대발
그나저나 베란다 커피나무의 차양막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뭐, 원래 쓰던 검은 비닐로 된 차양막으로 원상복귀했습니다.
기능성도 뛰어나고 보기도 좋은, 그런 커피나무 차양막을 위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안전한 제품이라야 함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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