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압력 밥솥 청소해보니...밥솥, 겉만 닦으세요?

4년째 사용중인 전기 압력밥솥

저희 집 전기 압력 밥솥은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입니다.

 

한국에서 '전기 압력 밥솥'하면 의례 떠올리는 그 제품, '쿠쿠' 압력 밥솥입니다.

 

2009년 결혼하면서 마눌님 친구께서 선물해 준 제품으로 4년간 열심히 아침마다 밥을 짓고 보온의 역할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저희 집에서 쿠쿠 밥솥은 밥짓는 역할 뿐 아니라 맛있는 맥반석 계란을 만들기도 했고, 우유 넣어두면 시큼한 요플레를 만들어주기도 했고, 가끔은 쫀쫀한 빵을 만드는 찜솥의 역할도 하는, 꽤 다재다능한 일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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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지 2년 남짓 되었을 무렵, 압력이 다 차지 않았는데도 증기가 새면서 밥이 제대로 안되는 증상이 발생, A/S 센터에서 뚜껑을 분해 후 압력 관련 부품을 교체받은 것 빼고는 특별히 속 썩이는 일 없이 맛있는 밥을 해준 전기 압력솥입니다.

쿠쿠 압력솥 봉인 결정, 간단한 청소 시작

수리 후 2년간 잘 쓰던 쿠쿠 압력밥솥을 봉인하고 찬장 한구석에서 쉬고 있던 가스 압력솥을 꺼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간 전기 압력 밥솥으로 밥을 하고 보온 기능을 쓰면서 소비하는 전기량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를 들어온데다 언제부터인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는 전기 절약 캠페인 전단지를 보니 전기 밥솥의 전기 소비량이 월 60Kwh가 넘는군요.

 

전단지에 표시한 전기밥솥의 소비전력 측정 기준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숫자로만 보면 저희 집에서 쓰고 있는 750리터 양문형 냉장고의 월간 전기 소비량, 41KwH보다 높은 숫자였기에 이 참에 쿠쿠 압력솥을 봉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언제나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국민들에게만 전기절약을 강요하는 정부의 대책없는 절전 정책을 보면 피곤해질 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단지, 저희 집 전기 요금을 줄여보겠다는 소박한 생각일 뿐입니다.

1인당 주택용 전력 소비량은 OECD 평균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아껴쓰고 있지만 몇 년째 블랙아웃을 들먹이며 전기 소비의 주범처럼 몰아가는 행태가 과연 언제쯤 바뀔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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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동안 열심히 뛰어준 쿠쿠 압력 밥솥을 봉인하기 전, 간단히 청소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우선 밥솥 바닥에 고정되어 있는 청소용 핀을 빼둡니다.

 

가장 먼저 청소할 곳은 밥솥 뒤쪽의 투명한 플라스틱 통입니다.

밥을 짓다 흘러내린 밥물이 고이는 통인데요, 이곳은 밥을 지을 때마다 약간의 밥물이 넘쳐 고이는 탓에 자주 청소를 해야 하지만, 생각처럼 자주 손을 안대게 되는군요.

그래도 1주일에 한 번은 통을 빼서 속에 고인 것들을 깨끗이 닦아주는 편입니다.

 

두 번째 청소 위치는 뚜껑 위쪽의 증기 배출구 덮개입니다.

플라스틱 재질의 이 덮개는 그냥 휙 들어올리면 빠지는 구조입니다.

 

벗겨낸 증기 배출구 덮개는 또 이런 식으로 뚜껑과 바닥으로 분해가 되는군요.

덮개 안쪽에 거뭇거뭇한 것들이 꽤 지저분해보입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덮개를 벗겨낸 자리를 보니, 오마이갓...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이 압력추를 빼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머리속을 스칩니다.

압력추는 위로 잡아당긴 상태에서 돌리면 큰 힘 들이지 않고 빠집니다.

 

빼낸 압력추의 바닥면을 보니...까맣게 말라붙은 밥물 찌꺼기가...

 

그리고 그 압력추 밑에 있던 흰색 고무 패킹을 빼내고 보니, 밥물 찌꺼기가 굳어버린 덩어리들이 잔뜩 있습니다.

아...이 부분 청소를 마지막으로 한게 언제더라 ㅡㅡ;;

 

압력 배출구를 고정하는 C자형 링 아래에도 밥물 찌꺼기가 잔뜩 낀 듯 싶어 일자 드라이버를 이용해 C자형 링을 빼낸 후 큰 찌꺼기들을 먼저 제거했습니다. 

 

큰 찌꺼기의 제거가 끝난 후, 물기를 꼭 짠 젖은 수건과 면봉을 동원하여 깨끗이 닦아주고 C자형 링을 원래 자리에 끼웠습니다.

고무패킹을 덮고 압력추를 돌려 끼우기 전,

 

밥솥 뚜껑 안쪽에서 청소용 핀을 이용해 속에 낀 찌꺼기를 털어냈습니다.

의외로 이 부분에는 찌꺼기가 거의 없더군요.

아마도 밥 지을 때마다 압력이 밖으로 배출되는 통로라 찌꺼기가 낄 새가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무 패킹과 압력추에 눌어붙은 찌꺼기 청소하기

압력밥솥 뚜껑 안쪽의 고무 패킹에도 찌꺼기가 많이 낀듯 싶어 청소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뚜껑의 고무 패킹은 소모품이지만 아직 고무패킹을 갈때는 아닌듯 싶어 청소하기로 했습니다. 고무 패킹을 빼내고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푼 물에 고무패킹과 압력추, 증기 배출구 덮개를 분해하여 푹 담가두었습니다.

 

반나절정도 담가두었던 고무 패킹과 압력추를 꺼내보니 눌러붙어있던 찌꺼기가 비교적 쉽게 제거되는군요.

깨끗이 닦아 말린 부품들은 원상복귀 시켰습니다. 

밥물 배출 통로에 낀 엄청난 찌꺼기에 경악하다

청소가 어느정도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밥물이 밥솥 내부에서 외부로 배출되는 통로에 낀 찌꺼기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면봉을 동원해 계속 찌꺼기들을 긁어올렸지만, 느낌이 상당히 찜찜하네요.

 

결국 한 가지 청소를 더 하기로 했습니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된 밥물 고임통을 빼내면 보이는 나사를 풀었고, 흰색의 플라스틱 덥개를 빼내자

 

어이쿠, 뚜껑 안쪽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밥물 찌꺼기가 말라붙어 있었습니다.

 

청소용 핀으로 긁어내자 쑥쑥 딸려 나오는 굳은 찌꺼기들, 참 많이도 나오네요.

이렇게 잔뜩 낀 찌꺼기를 보니 뚜껑 및 본체까지 완전 분해하여 청소를 하고 싶었는데, 뚜껑을 분해하는 작업 부터 만만하지 않더군요.

특히 본체와 뚜껑을 고정하는 스프링을 보니, 그간 저러한 스프링 장치를 분해할 경우 상당한 노력과 손을 다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해 왔던 터라, 더 이상 분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밥물 배수 통로에서 긁어낸 찌꺼기의 '일부'입니다. 마눌님께서는 창피하다면서 블로그에 올리지 말라는 얘기까지 합니다ㅠㅠ

검색을 해보니 요즘 나오는 쿠쿠 밥솥은 나사를 풀지 않아도 밥물 배수로를 청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전기 압력밥솥을 쓰는 사용자라면 밥물이 넘어오는 통로가 이 지경이 되지 않도록 자주 살펴보는게 좋을 것 같네요.

물과 식초를 끓이는 쿠쿠 압력밥솥 소독 청소

개인이, 적당한 선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청소를 끝내고 빼두었던 고무패킹까지 다시 붙였습니다.

 

밥솥 곳곳에 끼어 있던 찌꺼기들을 보니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 싶어 밥솥 설명서를 찾아봤고, 제품 설명서에는 물과 식초만 넣어 끌여 소독하는 법이 나와 있기에 설명서에 나온 대로 소독까지 마쳤습니다. 

제품 매뉴얼에 나와 있는 소독 방법. 최근 제품들은 소독 메뉴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고...

물을 끓여 소독한 후 밥솥 외관은 역시 물기를 꼭 짠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주었고

 

바닥에 달려 있던 청소용 핀을 원래대로 돌린 후, 전기 코드를 감아두는 것으로 모든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한 쿠쿠 전기 압력솥 청소 과정입니다.

그간 밥물 고임통을 자주 청소하며 나름 깨끗하게 관리하며 써 왔다고 생각했고 밥을 보온 상태로 두어도 냄새가 나지 않아 위생상태에 크게 염려하지 않았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이 있었습니다.

 

이 포스팅을 본 전기 밥솥 사용자들께서는 증기 배출구와 밥물 고임통, 그리고 밥물 배출 통로의 3부분을 꼭 확인해보세요.

제가 한 청소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덮개만 열면 쑥쑥 나오는 말라붙은 찌꺼기들이 뜻밖에 엄청났습니다. 

 

물론 포스팅에서 열지 않은 안쪽에도 복병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 짐작되는데, 1~2년에 한 번은 A/S 센터를 찾아 분해 청소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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