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지판, 사지않고 직접 만들게 된 연유
지난 여름 폭염은 참 대단했죠.
일기 예보에서는 여름이 뜨거웠던 만큼 이번 겨울은 혹한이 될 것이라며 겁을 단단히 주고 있는데요, 이런 겨울 추위에 대비해서 베란다 유리창에도 방풍 비닐을 설치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꽤 효과가 좋은 방풍비닐이지만, 아파트 베란다를 나가보면 어디선가 찬바람이 새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요, 어디서 바람이 새어들어오나 꼼꼼히 살펴봤더니, 베란다 샷시와 틀이 닿는 부분이 횡하니 비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찬바람도, 빛도 훤히 들어오는 샷시 틈새
어라? 원래 저기가 텅 비어 있는 곳인가?
같은 샷시의 아래쪽을 살펴보니 아래쪽에는 이런 고무같은 것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 샷시만 그런가 싶어 집에 있는 샷시들을 하나씩 살펴봤는데, 죄다 아래쪽에만 고무가 끼워져 있었습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급히 청소한 티가 나는 샷시.jpg
인터넷을 찾아보니 저 고무는 풍지판, 또는 필링 피스라고 불리는 부품으로, 샷시의 틈을 막아 겨울에는 찬바람을 막고 여름에는 날벌레의 출입을 막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샷시 위아래에 모두 끼워져 시공되어야하지만, 시공시 귀찮다는 이유로 빼먹고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군요.
샷시의 종류에 따라 몇 가지 풍지판이 나와 있는데요, 개당 가격은 600~700원 정도하는데, 대부분 10개 단위로만 판다고 하여 살짝 망설이던 중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시중에 판매중인 다양한 풍지판
자작 풍지판의 재료 준비와 재단
준비할 재료는 다 쓴 노트의 플라스틱 표지, 펠트지 1장 입니다.
플라스틱 표지는 질기면서도 쉽게 휘어지고 잘 부러지지 않죠.
여름에 길에서 나눠주는 부채도 이런 재질인 것 같네요. 펠트지는, 미술시간에 쓰는 약간 도톰한 섬유 재질로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펠트지 대신 두꺼운 부직포 느낌의 행주를 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 가위, 네임펜, 자 등을 준비합니다.
문틈새의 모양대로 그림을 그립니다.
저는 이런 형태로 그렸는데요, 샷시 형태에 따라 크기와 모양에 차이가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이 그림이 뭔지 이해가 잘 안가더라도, 완성도를 보면 이해가 될것입니다)
아울러 빨간색과 파란색의 차이는, 샷시 위쪽/아래쪽의 차이에 따른 것입니다.
다 그렸으면 가위로 쓱쓱 잘라줍니다. 너무 정확히 재단하기 위해 애쓸필요는 없으며 쓱쓱 편하게 잘라줍니다.
도면을 그리느라 네임펜 잉크가 지저분하네요.
마눌님의 매니큐어 리무버로 쓱쓱 지웠습니다.
재단이 끝난 플라스틱 판 뒷면에 양면 테이프를 꼼꼼히 발라줍니다.
준비해둔 펠트지를 붙입니다.
플라스틱 판보다 크고 넉넉하게 붙여야 합니다.
가위로 펠트지를 오려줍니다.
펠트지가 플라스틱 판보다 2~5mm 꽤 넉넉하게 잘라주었다는데 주목하세요.
펠트지를 넉넉하게 잘라야하는 것은 틈새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 펠트지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만든 풍지판, 설치하기
풍지판이 다 만들어졌으면, 샷시에 대고 나사로 고정합니다.
사진의 부착부위에는 금속제 프레임이 없으므로 전동 드라이버, 또는 손 드라이버로도 나사를 쉽게 박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찬바람이 휭휭 들어오던 창문 틈새를 다 쓴 노트의 플라스틱 판과 펠트지를 이용해 간단히 막았습니다.
만들기도, 부착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지만 새어 들어오던 찬바람이 꽤 줄어들었습니다.
줄어든 찬바람 만큼 난방비도 절약되고, 여름에 방충망을 닫아도 가끔 보이던 하루살이 들의 통로를 막아버렸다는 것도 수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풍지판 재단시 팁
여기서는 재단과정을 단 몇장의 사진으로 보여드렸지만, 사실 플라스틱 판의 크기를 샷시의 틈보다 작게 재단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처음 자로 길이를 재고 잘라낸 후 펠트지를 붙이기전에 샷시에 대보고 각 면이 2mm정도 넉넉하게 틈이 벌어질 정도로 플라스틱 판을 작게 잘라주어야 합니다. 만일 플라스틱판과 샷시에 틈이 없을 정도로 꽉막혀 있다면 샷시 문을 열 때 소리가 나거나 여는데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판은 샷시의 틈보다 2~3mm 작게 잘라주고, 그로 인한 빈틈은 펠트지로 막아주는게 풍지판 DIY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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