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재료로 간단히, 귤껍질, 숯, 곡물 비누 만들기

커피 비누는 만들어 봤으니, 보다 다양한 재료로 비누를 만들어 보자!

지난 추석 무렵 만들었던 커피 비누는 대부분 추석 선물로 나누어주었고 저희 집에서 쓴 것은 두어 개 남짓이었습니다.

 

처음 만들어본 비누였지만 향이나 세정 효과가 꽤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당시 샀던 비누 재료 중 절반(1kg)은 후일을 도모할(?) 목적으로 남겨두었고, 마침 커피 비누가 다 떨어졌기에 새 비누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비누 주 재료는 투명/백색 비누 베이스 각 500g, 향을 내기 위한 에센스 오일(라벤더)과 비누의 산패를 막는 비타민 E(토코페롤)입니다.

 

재료에 대한 설명은 지난 포스팅, 책 보고 만든 커피 비누, 기대 이상의 세정력과 보습 효과를 참조하세요.

 

커피 가루를 이용한 비누도 꽤 괜찮았지만 기왕이면 새로운 재료를 이용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귤껍질, 잡곡, 숯입니다.

 

비누 베이스 1kg으로 3종류를 만드는 것이니 개당 300g이 좀 넘는 비누가 사용되며, 첨가물은 7~8g 정도 준비했습니다.

커피 비누의 경우 커피 가루를 비누 베이스의 1.5% 정도 준비했는데, 이 재료들은 가루를 내는 과정에서 손실될 양을 고려하여 좀 넉넉하게 준비했습니다.

귤껍질, 숯, 곡물 비누 만드는 방법

귤껍질은 말려둔 것을 준비했는데, 수분이 조금 남아있어 전자레인지에 30초 가량 돌리고 믹서기를 이용해 갈아주었습니다.

잡곡 역시 믹서기로 잘 갈아주었는데, 소형 핸디 믹서라 그런지 균일하게 갈리기보다는 입자가 다소 불규칙한 느낌이 있습니다.

 

숯은 믹서기를 이용하기가 꺼려져, 망치로 빻은 후 체로 걸러주었습니다.

 

앞에서 부터 계속 종이컵이 등장했는데요, 사실 이번에 이용할 틀이 종이컵입니다.

사실 비누 재료를 판매하는 쇼핑몰에는 예쁜 실리콘 틀이 여러가지 나와 있지만 나름 값이 나가는데다 비누를 그리 자주 만들 것도 아니어서 별도의 틀을 사는 것 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틀로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각 종이컵에 에센스 오일과 비타민 E를 투하하고 잘 섞어 줍니다.

지난 번 커피 비누를 만들때는 이런 오일의 양에도 꽤 신경을 썼는데요, 에센스 오일은 재료의 1%(비누베이스1kg당 10g), 비타민 E는 0.1~0.2%(1~2g) 정도 넣었습니다.

이번에는 각 컵 당 330g정도의 비누 베이스가 들어가는 것을 기준으로 양을 조절했는데, 향이 나는 귤껍질에는 에센스 오일의 양을 좀 줄였고, 향이 없는 잡곡이나 숯에는 조금 더 넣어주었습니다.

 

투명 비누 베이스를 잘게 잘라 통에 주스통에 넣고

 

끓는 물에 중탕을 해서 녹인 후

 

준비해 둔 종이컵에 절반 정도 붓고 재료와 잘 섞이도록 저어줍니다.

 

투명 비누 베이스를 붓고나니 각 재료의 특징이 잘 나타납니다.

계절에 따라 확연히 다른 비누 굳는 속도

흰색 비누 베이스도 중탕을 해서 각 종이컵을 채우도록 붓고 잘 섞어주면 됩니다.

 

사실 지난 커피 비누를 만들 때는 더위가 남아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이 때는 투명 비누 베이스가 어느정도 굳은 상태에서 흰색 비누 베이스를 부었는데도 심하게 섞여 들어가는 양상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번에는 지난 경험을 떠올리며 녹여 놓은 흰색 비누 베이스를 1분 정도 방치, 온도를 살짝 떨어뜨린 후 부어주었습니다.

 

문제는, 현재 실내 온도에 확연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비누가 굳는 속도가 확연히 빠르다는 점을 계산에 넣지 못한 것이었는데요, 덕분에 섞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마블링이 나오지 않고 이미 딱딱하게 굳는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커피 비누는 굳는데 3일 정도 걸렸지만, 이번 비누는 추운 겨울인데다 작게 나누어 부었기에 몇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완전히 굳었습니다.

종이컵 틀의 위쪽을 가위로 살짝 자른 후 손으로 찢어 틀을 제거합니다.

종이컵 틀이기에 가능한 방법이죠.

 

역시 짐작했던 대로 재료가 골고루 섞이기 보단, 바닥쪽에 많이 가라앉아 있네요.

원래는 비누를 수평(빨간선)으로 절단해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가라앉은 모습을 보니 수직으로 절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칼을 이용해 꾹 눌러주면 쉽게 잘라집니다.

 

기대했던 멋진 마블링은 이번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수제 비누, 간단한 아이디어로 꾸미는 방법

생각했던 것보다 모양은 좀 볼품없게 나왔지만 장식품이 아닌 실제 사용할 비누이므로 저는 크게 개의치않았는데요,

마눌님은 역시나 또 뭔가를 시작하려나 봅니다. 어디선가 꽃다발을 포장했던 장식용 비닐을 가져오더니 잘라둔 비누를 둘둘 말았고

 

머리위에는 리본을 묶어주었습니다.

 

빨간색, 검정색 리본을 묶어주니 양초같기도하고 화분 같기도 한, 나름 괜찮은 모양새가 나오는군요.

 

비누를 사용할 동안 저희 집 크리스마스 장식 앞쪽에 진열해두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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