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만들 수 있는 커피 비누 레시피
며칠 전, 마눌님께서 빌려온 비누 만들기 책에는 다양한 원료를 이용한 비누 제작 방법이 실려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커피 가루를 원료로 한 비누였는데요, 비누 원료만 있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비누를 만드는 방법에는 가성소다(양잿물)과 기름을 이용하는 방법(CP 비누라고 합니다)과, 이미 만들어진 비누 베이스를 녹여 만드는 방법(MP 비누)이 있는데요, 처음 도전하는 것인 만큼 만들기 쉬운 MP 비누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넷에는 비누 재료 쇼핑몰들이 많아 재료를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비누 베이스는 투명과 흰색으로 각각 1kg씩 주문했습니다.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최소 단위가 1kg이었는데요, 도착한 비누 베이스가 꽤 묵직합니다. 이게 금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1kg 덩어리는 500g씩 잘라져 있습니다.
비누에 향을 낼 원료로 커피를 사용할 예정이지만, 그래도 빠지지 않는 것이 다른 향을 낼 에센스 오일과 보존료 역할을 하는 비타민 E였습니다.
저희는 라벤더 오일과 토코페롤을 주문했는데요, 이 라벤더 오일과 토코페롤 가격이 비누 베이스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군요.
그래도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 다행입니다.
예쁜 비누를 만들려면 실리콘 틀을 함께 주문해야 했지만, 저희는 처음 만들어보는 것인만큼, 다양한 종이 팩을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커피 비누 만들기 시작!
비누에 넣을 커피 가루는 마시고난 찌꺼기를 이용하면 된다고 하는데요, 저희는 좀 더 좋은 향을 낼 욕심에 커피를 내리지 않은 원두도 함께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비누 원료 1kg에 원두 찌꺼기+원두 가루 15g정도를 준비했으며, 그대로 사용하면 너무 거칠 것 같아 고운 체로 내린 가루를 이용했습니다.
준비한 커피 가루를 종이컵에 넣고 에센스 오일과 비타민 E를 넣고 잘 섞어 줍니다. 비누 1kg당 에센스 오일은 10g, 비타민 E는 1~2g정도 넣으라고 하는데요, 에센스 오일의 향이 굉장히 진해서 좀 덜 넣어도 좋을 듯 합니다.
비누 베이스를 녹일 순서입니다.
오렌지 주스팩(1.8리터)의 윗부분을 자르고 투명 비누 베이스 500g을 잘게 잘라 넣었습니다.
비누 베이스를 녹일때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해도 된다고 하는데요, 저희는 전자레인지에 음식 이외의 것을 넣기를 꺼리는 터라 끓는 물에 중탕을 하기로 했습니다.
중탕을 하더라도 녹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비누가 녹을 동안 또 다른 주스팩의 옆면을 잘라 비누를 굳힐 틀을 준비했습니다.
투명 베이스가 다 녹으면 준비해두었던 커피가루+에센스 반죽을 투하하고 잘 섞이도록 나무 젓가락으로 저어줍니다.
커피 가루를 투하하자 투명하던 비누 베이스가 완전히 검은 색으로 변했는데요, 이 베이스를 틀에다가 먼저 부었습니다.
이제 흰색 비누 베이스를 다시 중탕으로 녹여줍니다.
책에서는 거의 동시에 준비하는 것 처럼 나와 있어서 마음이 급했는데요, 한번 만들어보니 투명 베이스가 굳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그리 급하게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녹은 흰색 비누 베이스를 투입합니다.
이제 두 비누 재료를 나무 젓가락을 이용해 섞어줍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흰색 비누 베이스가 살짝 식은 상태에서 부어야 보기 좋은 마블링이 나온다는데요, 처음 만들어보는 터라 녹은 비누를 바로 투입했습니다.
비누가 굳으면서 거품이 올라오는데요, 이 거품은 무수 알콜을 분무기로 뿌려주면 신기하게도 사라집니다. 무수 알콜은 비누 재료 쇼핑몰에서 함께 구매했습니다.
아울러, 무수 알콜은 인화성이 강하므로 주변에 화기가 없는 상태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두 비누 베이스를 섞은 직후의 모습입니다.
처음 봤던 마블링이 사라지고 다소 칙칙한 형태의 비누가 되었습니다.
이때만해도 색깔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고 왠지 실패작인 듯한 느낌이 들었던게 사실입니다.
굳은 비누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완성
부어놓은 비누는 하루 정도 지나면 단단하게 굳습니다. 비누가 굳은 것을 확인하고 틀을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주스 팩을 잘라내자 비누 외형이 나오는데요, 층이 상당히 진하게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틀을 다 뜯어낸 1kg짜리 비누의 모양입니다. 실리콘 틀을 쓰지 않아 거칠지만 나름 매력있습니다.
적당한 크기로 비누를 잘라냅니다. 비누 재료 쇼핑몰에는 비누를 자를 때 쓰는 도구도 함께 판매하는데요, 수명이 다된 칼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비누가 아주 딱딱한 편이 아니라서 칼을 대고 누르면 쑥쑥 잘라집니다.
자른 단면입니다. 아래쪽에 커피 가루가 가라앉은 층이 보이는데요, 나름 봐줄만합니다.
1kg짜리 덩어리로 있을 때보다 잘라 놓고 보니 훨씬 그럴싸 합니다.
일단 비누로서의 성능이 어떤지 궁금해서 바로 욕실로 가지고 갔습니다. 일단 세정력도 괜찮고 고운 체로 거른 커피가루의 느낌도 거슬리지 않고 상쾌한 느낌입니다. 피지가 많은 남자들이 쓰기에 적당할 것 같았는데요, 마눌님도 써보더니 생각보다 꽤 괜찮은 비누가 탄생했다고 좋아하는군요.
다양한 재료로 도전해 볼 수 있는 비누 만들기
처음 만든 것 치고는 결과물이 꽤 만족스럽습니다. 주문한 2kg의 비누 베이스 중 1kg이 남았으니 다른 재료로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1kg의 비누 베이스를 덩어리째 굳히려다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모양을 만들기도 조금 어려웠는데요, 다음에는 종이 컵과 같은 작은 틀을 이용하여 다양한 모양의 비누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만든 비누는 랩을 씌워 보관하라고 합니다. 길게 자른 비누 두 개를 속옷 박스에 넣어보니 이것도 그럴싸합니다. 이번 추석에 가족들 모일 때 선물로 돌려도 괜찮아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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