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만악리 수목원 오토캠핑장 카라반 여행. 가을 단풍이 근사한 만악리 수목원 캠핑장

늦가을, 캠핑장 텐트 대신 카라반

한 때는 월 3~4번씩 캠핑장을 다니던 열혈 캠퍼였지만, 아예 캠핑을 나가지 않은지 수 년이 되었습니다.

 

캠핑이 뜸하게 된 계기라면, 일이 바빠져 여행의 횟수나 기간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점과 고양이 뚜기를 입양하면서 캠핑 짐을 챙겨 며칠 씩 집을 비우는 일이 부담스럽게 되었다는 점 정도인 듯 싶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들은 핑계에 가깝고, 차 트렁크 가득 캠핑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나가는 번거로움 보다 간단한 짐만 챙겨 펜션이나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으로 향하는 편안함을 추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어쨌든 늦가을 볕이 좋았던 11월, 마눌님과 함께 금산 만악리 수목원 오토캠핑장을 다녀왔습니다.

금산 가을 풍경

 

금산 만악리 수목원 오토캠핑장은 저희가 살고 있는 대전에서 40km 남짓 떨어져 있고, 네비가 알려주는 대로 경부고속도로 - 통영대전고속도로 -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등을 따라가니 50분이 채 안걸려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너머로 보이는 산들도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있었고, 국도로 넘어와 보이는 풍경들 역시 가을가을한 분위기였고, 하늘도 무척이나 높고 맑은 날이었습니다.

 

저희는 금산 만악리 수목원 오토캠핑장에서도 입구쪽에 자리잡고 있는 카라반을 빌렸습니다.

총 10대의 카라반이 준비되어 있는데 그간 봐왔던 카라반 중 매우 큰 편이었고, 비교적 최근에 개장한터라 내부 시설이 매우 깨끗했습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카라반 전경

 

카라반 한 대마다 테이블이 딸린 캐노피가 있어, 외부에서 고기를 굽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형태입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오토캠핑장 카라반

캐노피는 필요하면 커튼을 칠 수 있는 구조인데다 꽤 거대한 카라반이 가림막 역할을 해주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카라반 사이사이 여유공간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카라반이 배치된 마당(?) 중간에는 카페와 매점이 있고, 이 카페의 코코넛라떼 맛은 꽤 좋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아쉽게도 저희가 방문했던 날에는 카페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카라반 시설

꽤 넓직, 쾌적한 카라반 내부

금산수목원 캠핑장의 카라반은 꽤 넓직한데다 안에 들어서면 나무 냄새가 느껴지며, 무엇보다 설치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새 것의 깨끗한 느낌입니다.

 

일단 들어서면 작은 테이블과 2층으로 구성된 1인용 침대 2개, 그리고 에어컨과 온풍기 등의 시설이 눈에 들어옵니다.

금산수목원 캠핑장 카라반 내부

 

하이라이트와 각종 주방용품이 들어찬 싱크대가 반대편 벽에 배치되어 있고

금산수목원 캠핑장 카라반 시설

 

전자레인지, 커피포트에 제법 큼직한 냉장고까지 제공되며 화장실에도 온풍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순간 전기온수기로 뜨거운 물로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카라반 특성상 방이 길쭉하고 좁지만, 갖춰진 시설은 일반 펜션이나 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수준입니다.

금산수목원 캠핑장 카라반 집기

 

카라반 입구쪽에는 더블베드와 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안쪽 2층 침대는 꽤 빠듯한 사이즈라 성인 4명이 빼곡하게(?) 묵을 수 있을 텐데 캠핑장에서 규정한 정원은 영유아포함 최대 5인까지 였습니다.

금산수목원 캠핑장 카라반 침대

 

카라반 내부에는 방충망 문이 추가로 달려 있어 볕이 좋은 낮에는 방충망 문만 닫은 상태로 바깥 구경을 해도 좋아 보입니다ㅎㅎ

금산 만악리 수목원 카라반 풍경

 

오랫만에 카라반을 예약하고 야외에 나오는 만큼, 바베큐가 빠지면 섭섭하겠죠.

캠핑을 시작할 무렵에 구입했던 티원알파 화로와 디바디바 불판은 가끔 다니는 여행에서 여전히 잘 사용 중인데, 문득 예전 포스팅을 찾아보니 무려 10년차가 되었네요.

2013.08.27 - 캠핑에 빠지면 섭섭한 캠핑화로 티원 알파, 늦게 쓰는 추천 리뷰

티원 알파 캠핑화로 디바디바 불판

 

두꺼운 스테이크를 시작으로, 준비해 온 새우도 구워 먹고

캠핑장 새우구이

 

고기와 새우로 배가 불러올 때쯤 밤을 구워 먹었습니다.

저희는 화로대와 불판은 준비해 갔고, 장작은 캠핑장에서 1망에 만원씩 주고 구입해 사용했는데, 아무 장비 없이 가더라도 비용만 내면 숯불과 그릴 등의 장비를 대여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캠핑장 군밤

 

이것저것 먹으며 불멍을 때리다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떨어졌고 조명이 켜지니 흡사 캠핑을 다닐때 같은 느낌이네요ㅎㅎ

만악리 수목원 카라반 사이트 야경

 

이 캠핑장에는 고양이가 없나? 생각하던 중 흰 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났고 차에 가지고 다니는 캔을 하나 따서 주었습니다.

평소 캠핑장 이용객들에게 섭섭찮게 대접(?)을 받는지 털 윤기도 좋았고 사람을 크게 경계하지 않고 캔을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캠핑장 고양이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꽤 오랫만의 불멍을 늦게까지 즐겼는데, 어느새 쌀쌀해진 날씨에 한 두겹씩 옷을 겹쳐 입게 되더군요.

캠핑장 카라반 사이트 불멍

근사한 가을 단풍, 만악리 수목원

다음 날 아침, 수목원 산책을 가자는 마눌님에게 이끌려 모자티를 뒤집어 쓰고 부스스하게 카라반을 나섰습니다.

전날 오후 도착하자마자 산책을 다녀오자는 것을 불을 피워야 한다, 배가 고프다는 핑계를 대며 미뤘던 만큼, 아침 산책을 군말없이 따라 나섰습니다.

금산수목원 캠핑장 주차장

 

카라반이 설치된 캠핑장 입구쪽에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길 양 옆으로 캠핑장 사이트들이 펼쳐집니다.

우리는 이번에도 캠핑장 대신 카라반을 이용했고, 앞으로도 캠핑을 나갈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임에도 마눌님께서는 어느덧 예전 습관대로 이 캠핑장의 베스트 사이트가 어딘지 한곳한곳 살피며 지나가는군요ㅎㅎ

금산수목원 캠핑장 풍경

 

느린 걸음으로 5분이 채 걸리지 않아 만악리 수목원이라는 팻말 앞에 도착했고

금산 만악리 수목원 입구

 

문 안쪽으로 들어서자마자 울긋불긋한 단풍나무 길이 펼쳐집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단풍 터널

 

단풍의 색깔이 꽤 다양하다 싶었는데, 길 옆에 세워진 안내문에는 다양한 단풍나무를 보호 중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만악리 수목원 가을 단풍

 

단풍나무 터널을 지나 조금 더 걸으니 탁트인 파란하늘에 붉은 단풍이 펼쳐지는군요.

만악리 수목원 가을 단풍 풍경

 

그렇게 몇 분 더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산 정상 분위기의 뷰가 펼쳐집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정상

 

사실 천천히 걸어도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 매우 완만하고 짧은 코스였기에 눈앞에 왠 정상 뷰가 펼쳐지나 싶었는데, 어쨌든 갑자기 펼쳐지는 탁트인 하늘이 상쾌합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정상 전경

 

짧은 시간동안 정상 구경을 한 뒤 다시 돌아오는 길, 바닥에 잔뜩 깔린 노란 은행잎 길의 분위기가 좋아 한 장 또 찍었습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산책로

 

금산수목원의 산책로는 거의 전체 코스에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미끄럽지 않고 푹신해 걷기가 편했고, 저처럼 이른 아침 산책을 즐기지 않는 저도 상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산책 시간

 

30분 남짓 짧은 산책을 즐긴 뒤 카라반으로 돌아왔고, 마눌님의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메뉴는 집에서 준비해 온 미역국과 김치, 어제 먹다 남은 고기와 새우 대가리를 버터에 볶은 것이 반찬의 전부였지만 오랫만에 밖에서 즐기는 아침이라 한 그릇 뚝딱 비웠습니다ㅎㅎ

캠핑장 아침 식사

 

그렇게 1박2일의 짧은 카라반 여행을 마쳤습니다.

카라반 사이 간격이 좁아 예약이 꽉 차는 주말이면 좀 시끌벅적할 듯 싶은데, 평일에 찾은 저희는 역시나 전세를 낸 것 처럼 편하고 조용하게 지낼 수 있었고 파란 가을 하늘과 햇볕을 잔뜩 즐기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금산 만악리 수목원 오토캠핑장 카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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