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처음 먹는 쌀국수
대전으로 이사 온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고, 바빠진 업무에다 여러 가정사까지 겹치면서 정신없는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 천안에 살때는 베트남 쌀국수를 나름 즐겨 먹었는데, 문득 대전에 와서는 쌀국수를 한 번도 먹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랫만에 휴일을 즐기고 있던 마눌님께 베트남 쌀국수를 먹으러가자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마눌님이 검색을 통해 찾아낸 곳은 대전 대덕구 대전로 1392번길에 있는 '베트남쌀국수' 집입니다.
마침 저희 집에서 15분 정도로 가까운 곳, 부담없이 차를 몰고 갔습니다.
베트남쌀국수 집은 조금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 1층에 자리잡고 있으며, 대로변이라 그리 어렵지 않게 간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식당을 찾아갈 때 건물내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거나, 최소한 공영주차장이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데, 마침 가까운 곳에 무료 공영주차장이 있었습니다.
'회덕파출소' 바로 옆의 공영 주차장이니 회덕파출소, 혹은 회덕지구대로 검색하면 쉽습니다.
도로 진행 방향으로 볼 때 회덕파출소에 도달하기 직전, 우회전해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도로 진행 방향으로 50m 정도 걸어 주유소를 지나면 베트남쌀국수집이 있는 건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그마한 가게, 입구에는 오전11시부터 오후8시까지,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라는 영업시간이 적혀 있습니다.
'베트남쌀국수'라는 이름 위에는 '응언꾸아'라는 글씨가 작게 적혀 있는데, 제가 사용하는 티맵 네비게이션에는 응언꾸아라는 상호로 검색되지 않으니 대전로 1392번길을 검색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아담한 가게 내부에는 테이블이 4개 정도, 맞은편 방에도 테이블이 4개 정도 있습니다.
저희는 오후 2시 넘어 방문한터라 손님이 없었는데,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꽤 붐볐던지 사장님이 테이블을 열심히 치우고 있었습니다.
메뉴는 소고기쌀국수와 바닷게쌀국수, 매운쌀국수와 비빔쌀국수의 4종류가 있네요.
매콤한 국물을 좋아하는 저는 매운쌀국수, 마눌님은 좀 특이해 보이는 바닷게 쌀국수를 시켰습니다.
메뉴판 옆에는 재료의 원산지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네요.
주문을 마친 뒤 숙주와 단무지, 김치, 매운 고추 등이 차려졌습니다.
오른쪽 하단의 갈색 고명(?)은 튀긴 마늘칩과 샬롯이라는, 파/양파 느낌의 고명인데 제 취향에는 튀긴 마늘이 잘 맞았습니다ㅎㅎ
아, 그리고 베트남쌀국수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고수는 사장님께 따로 요청하여 받았는데, 베트남에서는 고수와 함께 먹질 않는터라 요청하는 손님에게만 내준다고 합니다.
그렇게 잠시 기다린 뒤, 매운쌀국수(곱배기)와 바닷게쌀국수(보통)이 나왔습니다.
일단 이곳 쌀국수에는 고기와 어묵을 비롯한 고명들이 푸짐하게 얹혀 나옵니다.
제가 곱배기를 시키기도 했지만, 꽤 큼직한 그릇에 아낌없이 얹혀 나온 비주얼이 일단 만족스럽습니다.
아울러 이 곳 쌀국수의 특징으로, 큼직한 선지가 두 덩어리 정도 얹혀 나옵니다.
선지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재료지만, 선지해장국을 즐기는 저는 땡큐였습니다.
아울러 매운쌀국수는 칼국수처럼 굵은 면발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물과 면발을 함께 흡입할 수 있는 소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어쨌든 꽤 독특한 면발입니다.
국물은 한국사람도 전혀 이질감없이 즐길 수 있는 맑고 시원한 스타일입니다.
이국적인 향신료의 풍미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좀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저는 오히려 부담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국물이라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매운쌀국수'임에도 국물은 어지간한 순한맛 정도였는데, 종지에 담긴 빨간 고추를 탈탈 털어넣으니 매운 향과 얼얼한 감각이 훅 올라옵니다.
푸짐한 소고기 고명과 어묵 고명을 함께 먹을 수 있는데, 어묵은 국물보다 간이 짭잘하고 감칠맛이 돕니다.
특히 얇게 썬 어묵과 둥근 어묵이 따로 들어가 있는데, 얇은 어묵은 식감이 탱글하고 둥근 어묵은 우리에게 익숙한 푹신한 식감,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쌀국수에 칠리소스를 푸짐하게 풀어 매콤한 국물맛을 즐겼을테지만, 종지에 나온 빨간 고추의 매운 향이 훅~ 느껴져 스리라차 소스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매운쌀국수 곱배기를 국물까지 거의 순삭했습니다.
진한 향신료의 향이 풍기는 프렌차이즈 베트남쌀국수도 꽤 즐겨왔지만 이 곳 매운 쌀국수의 맑고 깔끔한 국물맛은 왠지 익숙하면서도 부담이 없었고 무엇보다 푸짐한 면과 고명을 배부르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예전 즐겨 찾던 프렌차이즈 쌀국수가 만원에서 시작해 곱배기는 만원 중반 정도였는데 이 곳은 매운쌀국수 곱배기가 9000원, 둘이 푸짐하게 먹은 가격이 기존 쌀국수집 곱배기 한 그릇 정도였네요ㅎㅎ
며칠만에 다시 찾은 베트남쌀국수
그렇게 마눌님과 함께 푸짐하게 쌀국수를 즐기고 돌아온 며칠 뒤, 혼자서 근처를 지나다가 또 다시 베트남쌀국수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마눌님이 시켰던 바닷게쌀국수 곱배기를 시켰습니다.
역시 꽤 큼직한 그릇 가득 쌀국수와 고명이 얹혀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고수를 따로 요청하지 않았고, 숙주만 잔뜩 얹었습니다.
앞서 매운쌀국수의 넙적한 면발은 제 취향이 아니라고 했는데, 역시 국물을 더 잘 머금는 소면 스타일이 더 좋네요.
바닷게쌀국수의 국물맛은 해산물베이스가 아닌 듯, 오히려 지난번에 먹었던 매운쌀국수의 육수와 흡사한데 게살완자만큼은 풍미가 물씬 느껴지는군요ㅎㅎ
바닷게쌀국수라는 이름에서 진한 해물육수를 기대했다면 아쉬울 수 있겠지만, 소면 스타일의 쌀국수 면발과 선지, 어묵, 게살에 토마토 등 푸짐한 고명이 잘 어우러졌고 제 취향에는 매우 잘 맞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곱배기 분량의 국물을 거의 들이켰던 지난 번, 한 두시간 뒤 물을 꽤 많이 마셨던 터라 이번에는 국물을 많이 남긴다고 했는데, 사진을 보니 지난 번과 큰 차이 없이 마셨네요ㅎㅎ
프렌차이즈 베트남쌀국수에서 느껴지던 자극적인 맛과 향과는 확연히 다른,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에 푸짐한 면과 고명은 베트남쌀국수를 부담스러워했던 사람도 무난하게 즐길만하며, 가격/친절함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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