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만들어 본 달고나커피
저는 커피를 매우 즐깁니다.
매일 아침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점심을 먹은 뒤에는 달달한 믹스커피를 타서 졸음을 쫒곤 합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내려 마신지는 벌써 10여년 째, 가끔은 핸드드립 대신 모카포트나 커피머신을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아메리카노를 마시곤 합니다.
그리고 요즘 인터넷에서는 달고나커피가 대유행이더군요.
만드는 방법도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았고, 원두 커피 못지 않게 달달한 커피도 좋아하는터라 꼭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마트표, 2900원짜리 거품기
그런데 달고나커피 레시피를 보니 커피와 설탕, 물을 1:1:1로 섞은 뒤 거품이 나도록 저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희 집 부엌에는 수동식의, 꽤 큼직한 거품기가 있었지만 머랭처럼 진득한 거품을 내려면 팔이 빠지도록 저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에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 대형마트에 갔다가 2900원에 판매 중인 미니 거품기를 보고 냉큼 사왔습니다.
달고나커피가 유행은 유행인지, 마트 한 켠에 '달고나커피 특집'이라는 이름의 코너까지 만들어져 수북하게 쌓여 있었는데, 2900원이라는 가격과 박스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매우 저렴하며, 영어표기 반대쪽에는 '전동우유거품기'라고 한글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박스를 열자 비닐 봉지에 들어 있는 거품기 본체가 내용물의 전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고양이 뚜기는 새로운 물건에 지대한 관심을 보입니다.
박스에서 부터 풍기던 저렴한 느낌 그대로, 거품기 몸체 플라스틱을 비롯한 전체적인 느낌은 매우 저렴합니다.
뒷면에는 '전파법에 의한 표시사항'이라는 스티커가 KC 인증마크와 함께 붙어 있는데, 중국산 제품, 건전지 2개로 작동하며 수입사 연락처 등이 적혀 있습니다.
평소에는 새 물건에 코만 킁킁대는 정도로 반응을 보이는데, 이 거품기는 철사같은 게 달려 있어 그런지 발까지 들이대는군요.
이 거품기는 AA 건전지 2개를 넣어 사용하는데, 바닥쪽에 건전지 투입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건전지 투입구에 의례 표시되어 있어야 할, 건전지 투입 방향이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알고보니 어떻게든 직렬 연결되도록 하나는 +, 하나는 - 극이 보이도록 건전지를 투입하면 되며 건전지 방향은 상관없습니다.
3볼트로 작동하는 모터라, 건전지 방향이 바뀌면 거품기가 회전하는 방향만 바뀌는 듯 싶습니다.
아, 그런데 건전지를 집어 넣고 덮개를 닫았는데도 모터가 돌아가질 않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 살펴보니 건전지가 거품기 안쪽에서 철컹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건전지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서 였습니다.
다시 건전지 커버를 빼고 안쪽의 건전지 접점 금속을 좀 더 구부려 건전지가 딱 맞닿게 만들어주니 그제서야 거품기가 정상 작동합니다.
역시 2900원짜리 답게 매우 허술한 제품 마감 상태였습니다.
건전지 방향을 확인하고, 건전지 커버 안쪽 철판을 휘느라 잠시 거품기를 쪼물딱거리고 있는데 그 과정을 뚜기가 매우 유심히 지켜보는군요.
거품기의 외관은 매우 허접했지만 모터는 매우 경쾌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했습니다.
특히 허접한 외관으로 인해 모터의 축이 휘청거리며 회전하지 않을까 상상했는데, 회전축의 상태는 꽤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어쨌든 이 거품기는 음식에 사용할 제품이고, 금속 재질이라 사용 전 세척을 했습니다.
2017/02/05 - 새 스테인레스 식기, 사용 전 닦는 이유. 스테인레스 그릇에 묻은 연마제 닦는 방법
작은 그릇에 주방용 세제를 조금 넣고 거품기를 작동시켰더니 금새 미세한 거품이 발생하며 꽉 차는 것을 보면 작지만 거품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듯 싶습니다.
간단히 살펴보는 달고나커피 레시피
인터넷에서 확인한 달고나커피 레시피는 커피와 설탕 물을 1:1:1의 비율로 섞은 뒤 거품기로 빠르게 저어 찐득한 거품을 만들라고 되어 있습니다.
평소 핸드 드립 커피와 믹스커피만 먹는데, 레시피에는 알갱이 커피가 필요하다고 하여 맥심 커피와 우유 한 팩을 사왔습니다.
먼저 커피 3티스푼을 넣고
설탕도 3티스푼
뜨거운 물도 3티스푼 넣어 1:1:1의 비율로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거품기의 전원을 켜고 작동시키는데, 물의 양이 워낙 적어 그런지 커피가 맹렬하게 튀어오릅니다.
인터넷 레시피에서는 넓은 그릇이나 보울에 넣고 만드는 거품을 내는 레시피를 많이 봤는데, 넓은 그릇은 수동식 거품기를 이용할 때나 적합한 방법이며 이런 소형 거품기를 이용할 때는 최대한 길쭉한 컵 등에 넣고 작동시킬 것을 권합니다.
거품이 조금 올라올 때까지 조심하며 거품기를 작동시키다보면 제법 진득한 커피 거품이 만들어지게 되고
3~4분 정도 거품기를 고속으로 작동하면 꽤 끈끈한 느낌의 달고나커피가 됩니다.
이렇게 숟가락으로 떴을 때 진득하게 떨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적당한 양의 우유 위에 띄워 감상(?)한 뒤 달고나커피를 우유와 섞어 마시면 됩니다.
평소 사람이 먹는 음식에는 거의 무관심했고, 평소 식탁 위의 커피 도구에도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던 고양이는 뭔가 빠르게 회전하는 소리와 함께 거품이 솟아오르는 모습에는 매우 관심을 보이는군요.
달고나커피의 맛은 뭐랄까, 진한 커피우유 느낌이었습니다.
달고나커피 맛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저는 맛에 큰 감흥이 없었지만, 어쨌든 진득한 달고나 모습을 쏙 빼닮은 외형은 매우 독특했습니다.
친구나 가족들이 모였을 때, 재미삼아 만들어볼 만한 레시피라고 할까요?
어쨌든 궁금했던 달고나커피의 맛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었기에 만족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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