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 만든 미니 카스테라. 간단한 재료로 뚝딱 만든 캠핑장 카스테라

반복되는 캠핑, 반복되는 일상 같은 느낌?

추운 겨울을 빼고 봄여름가을에는 주구장창 캠핑을 다니다보니 이젠 뭐랄까 캠핑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뭔가 특별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편안한 일상이 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며칠 전 다녀온 캠핑장 역시 지난 가을에 이어 두 번째로 찾은 곳이다보니 새롭고 신선한 느낌보다는 오랫만에 편안한 곳을 다시 찾은 느낌이더군요.

 

덕분에 새로운 캠핑장을 찾을 때면 의례 찍곤 하는 캠핑장 전경 사진도 찍는 둥 마는 둥, 집짓기에만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이때가 대략 오후 3시쯤인데요, 이제는 돔스크린 세우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닌터, 10분~15분 남짓한 시간이면 뚝딱 세워버립니다.

캠핑장 텐트 설치 돔스크린

 

캠핑장에서 집짓기가 끝나면 유유자적한 시간, 잠시 산책이라도 다니다보면 어느새 해가 넘어갑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

 

봄이라고 하기에도, 그렇다고 여름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날씨, 어두워진 캠핑장에 랜턴을 켜면 랜턴 주위로 나방을 비롯한 날벌레들이 몰려들곤 합니다.

그간 캠핑을 통해 어지간한 날벌레에는 익숙해졌다 생각했는데 해가 바뀌면서 면역력이 또 뜰어졌는지, 돔스크린의 방충망을 단단히 채운채 날벌레들과 대치중입니다.

자작 캠핑 랜턴 저녁

 

캠핑 1년차 때는 캠핑을 나갈 때마다 뭔가 설레는 기분이라 밤늦게까지 화로불 앞에서 맥주와 와인을 즐기곤 했는데, 캠핑 2~3년차로 접어들면서 음주량도 줄고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강한 어른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캠핑장에서의 아침은 대부분 푸석푸석한 머리와 얼굴을 모자를 푹 눌러 가리고 꺼진 장작불을 다시 피우는 것으로 시작하곤 합니다.

양평 설매재 자연휴양림엉골 노출 주의 ㅡㅡ;;

속이 깔깔한 아침, 마눌님은 얼큰한 국물 요리를 내놓곤 합니다.

이번 캠핑장의 아침 메뉴는 걸쭉하고 얼큰한 국물의 닭볶음탕과 즉석밥으로 속풀이를 했습니다.

유달리 허기진 배를 채울 간식, 카스테라

평소 캠핑 이튿날 아침은 대부분 아침겸 점심으로 먹는 편이고, 이 날도 그렇게 먹었는데 왠일인지 조금 있으니 또 배가 고파졌습니다.

 

먹을 것을 또 내놓으라는 저의 성화에, 마눌님께서는 준비해 온 재료들로 카스테라를 만들어주겠다고 합니다.

다만 예정에 없던 요리들을 만드느라 계란이 딱 하나 밖에 남지 않았고, 결국 1인분 짜리 초미니 카스테라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하나 남은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놓습니다.

계란 카스테라 만드는 방법

 

거품기로 계란 흰자를 휘저어 거품을 만듭니다.

계란 흰자 거품 내기

 

평소 즐겨보는 '냉장고를 부탁해' TV 프로에서 쉐프들이 머랭치기를 왜 저렇게 힘들게 하나 싶었는데, 마눌님으로 부터 거품기를 빼앗아 흰자 거품을 내보니 이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싶더군요.

거품기를 젓는 방향, 힘을 주는 방향이 머리속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잘 되지 않았는데요, 남는게 힘이라고 죽어라 거품기를 저어서 계란 흰자 거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계란 흰자 거품 내기그릇을 기울여도 주르륵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

 

따로 떼놓은 계란 노른자에 설탕을 넣습니다.

사진의 양념통은 딱 요쿠르트 통 정도의 크기입니다.

원래 레시피대로라면 계란 노른자 1개에 요쿠르트 통 하나 분량의 설탕을 넣어야 한다는데, 마눌님께서는 딸기쨈까지 챙겨온터라 설탕의 양을 좀 줄여서 넣었습니다.

카스테라 만들기

 

역시 요쿠르트 통 하나 분량의 우유를 붓습니다.

카스테라 만들기

 

요쿠르트 통 두 개 분량의 밀가루와 반 티스픈 분량의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신나게 섞어줍니다.

카스테라 만들기

 

계란과 설탕, 우유,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를 섞은 반죽에 앞서 만들어 두었던 계란 흰자 거품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잘 섞어주는데 계란 흰자 거품이 깨지지 않도록 '빠르고 가볍게' 섞어줍니다.

카스테라 만들기

 

작은 밥공기 한 개 분량의 반죽이라 컵케익 형태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었지만, 마땅한 컵이 없었기에 네모난 은박 그릇에 알루미늄 호일을 깔았습니다.

그리고 호일에 식용유를 살짝 발라준 뒤 만들어둔 카스테라 반죽을 얹어줍니다.

카스테라 반죽

 

알루미늄 호일로 뚜껑을 덮은 뒤, 장작이 거의 타고 숯만 남은 화로위에 올리고 화로 뚜껑을 덮어둡니다.

저희는 뚜껑이 있는 티원알파 화로를 쓰고 있어서 뚜껑 걱정없이 편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뚜껑이 없는 화로라면 스테인레스 보울이나 큰 냄비 같이 화로의 열을 잡아줄 무언가를 덮어야 합니다.

카스테라 캠핑용 오븐에 굽기

 

숯만 남은 화로불 위에 카스테라 반죽을 올리고 화로 뚜껑을 덮은지 20분 남짓 지나자 카스테라 냄새가 살살 올라옵니다.

카스테라를 바로 빼내고 싶지만, 은근한 숯불에 올린터라 5분 정도 더 기다렸다가 화로 뚜껑을 열었습니다.

카스테라를 젓가락으로 슬쩍 찔러도 반죽이 묻어나질 않는 걸 보니, 다 익었네요.

카스테라 캠핑용 오븐에 굽기

 

완성된 카스테라를 숟가락으로 푹~ 떠서 일단 한 입 먹었는데, 부드럽고 촉촉한게 맛이 좋습니다!

카스테라 캠핑 오븐

 

갓 구운 카스테라에 딸기쨈을 바르고, 반죽할 때 사용했던 우유 한 잔과 함께 먹으니 또 다른 별미로군요!

 

원래 계란 3개 분량이던 카스테라가 계란 1개 짜리 꼬꼬마 카스테라가 되어버린게 아쉽고, 한 입 떠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게 또 아쉬웠던, 캠핑장의 즉석 카스테라였습니다.

카스테라 캠핑 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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