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맛집] 거기가면 - 피자, 파스타, 떡볶이가 함께 땡길 때

오랫만에 홍대 진출-피자, 파스타, 떡볶이를 먹었다

마눌님과 제 입맛이 살짝 달라 종목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얼큰한 짬뽕을 먹고 싶은데, 마눌님은 파스타가 먹고 싶다던가, 저는 느끼한 돈라면을 먹고 싶은데 마눌님은 한사코 너구리를 먹자고 하는 식...

 

이 날도 그랬습니다. 마포에 있는 정비소에 들러 차를 손본 김에 홍대쪽에 가서 뭐 좀 먹어볼까 했더니, 대뜸 시원한 데 들어가 파스타를 먹자는군요. 푹푹 찌는 날, 이열치열로 확~매운 떡볶이 같은게 먹고 싶었는데 말이죠.

 

뭐 어쩌겠습니까. 마눌님 취향대로 끌려가던 중 분홍색 간판에 '즉석떡볶이 & 화덕피자'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떡볶이는 내가 먹고 싶었던거고, 그냥 피자도 아니고 화덕피자쯤 되면 파스타도 있겠지? 싶어 급 목적지를 변경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이 좀 허름한 느낌이 들어 괜한 짓하나 싶었는데, 2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내부는 완전 깔끔하네요.

 

벽에는 커다란 포크가 놓여 있고

 

반대쪽 벽에는 이태리 풍(?)의 음식 그림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카운터 옆에는 피자 화덕이 있네요. 화덕하면 벽돌로 지은 것만 떠올렸는데, 이렇게 동글동글하게도 만들어지나 봅니다.

 

벽에 걸린 장식에 써있는 단어들을 읽어보니, 이 집에서 취급하는 메뉴인 듯 싶은데, 한글로 이쁘게 꾸몄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Topokki'는 좀 거슬리더군요 ㅋㅋ

그나저나 실내에서 사진찍을 생각 없었던 터라 똑딱이 카메라를 들고 나왔는데, 남의 가게에서 플래시를 계속 터뜨리기도 뭐해서 그냥 찍었더니 사진 참 보기 싫게 나왔네요.

 

주 메뉴는 즉석 떢볶이와 샐러드, 화덕 피자, 볶음밥이군요. 파스타와 떡볶이를 노리고 갔지만 화덕을 보자 피자도 급 땡겨 세 가지를 시킬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메뉴판을 받고 보니 이것저것 옵션이 꽤 많군요. 두 사람이 먹기엔 2만원 짜리 세트가 적당할 것이란 조언을 가볍게 씹고 가장 비싼 2만8천원짜리 메뉴를 시켰습니다.

옵션은? 잘 모를때 늘 쓰는 멘트를 날렸습니다. '사장님 추천 메뉴로!'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촉촉한 마늘빵, 개인적으론 바삭한 마늘빵을 좋아하지만, 따뜻해서 바로 먹으니 맛납니다.

 

두번째로 나온 파스타. 색색깔의 야채와 치즈가루는 보이는데, 파스타 면은 안보이는군요.

 

면은 속에 숨어 있습니다. 코팅이 잘 되어 있어 불어나지 않는군요.

소스 색깔이 까맣고 새콤한게 간장소스인가? 싶었는데(아는게 간장소스밖에 없는), 물어보니 발사믹 식초로 만든 소스라 합니다.

신선한 야채, 면의 식감과 소스 맛이 참 상큼하니 괜찮았고, 양은 살짝 아쉬웠습니다(게눈 감추듯 사라졌다는...)

 

피자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피자험! 이나 미쓰피자 같은 기름진 피자에 익숙한 탓에 기름기 없고 얇닥한 화덕 피자에 적응이 잘 안됐습니다.

하지만 몇 번 먹어보니 질리지 않은 담백함이 괜찮아 가끔 찾곤 하는데요, 여기도 화덕 피자라 얇은 도우에 눈길이 갑니다.

 

얇은 도우에 치즈가 듬뿍 올려져 있고 구운 마늘 향도 괜찮습니다!

 

고르곤 졸라 피자라 꿀이 함께 나옵니다.

마눌님 드실 맥주를 시켰더니 냉동실에 넣어뒀던 잔이 함께 나옵니다.

저는 요런 작은 부분에 신경써주는 데가 참 좋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피자+콜라의 조합보다는 피자+맥주의 조합을 참 좋아라하는데, 운전때문에 맥주를 먹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슬슬 배가 다 차갈 무렵, 마지막 타자로 떡볶이가 나옵니다.

해물과 치즈를 옵션으로 붙였는데, 일단 해물 옵션만 들어간게 나오고 테이블에서 잠깐 더 끓인 후

 

치즈를 넣어줍니다. 그런데, 좀 전까지 피자를 양껏 먹어서인지, 떡볶이에 든 치즈는 감흥이 적었습니다

 피자를 먹었다면 해물, 치즈 옵션 대신 해물 따블! 옵션이 훨씬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떡볶이에 포크를 댈 무렵, 배는 이미 '고만 좀 먹지?'하고 신호를 보냈지만, 파스타와 피자 덕분인지, 매운 떡볶이도 남김없이 싹싹 해치웠습니다.

 

남은 피자 몇 조각은 포장을 했고

 

시원한데서 맛난 피자와 파스타, 떡볶이를 잘 먹고 돌아왔다는 전설이...

 

후기 & 총평

알고보니 오픈한지 1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신상 식당이라는군요.

그만큼 실내 분위기나 인테리어가 깔끔합니다. 발사믹 소스의 파스타도 상큼, 깔끔하고 화덕 피자 역시 담백합니다. 담백한 피자를 먹은 뒤에 매콤한 즉석 떡볶이 역시 의외로 잘 어울립니다.

둘이서 2만8천원짜리 세트 메뉴를 시켰더니,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여자 셋이 먹어도 충분할 듯 싶네요.

 

단, 단품으로 시켰을 때는 음식 양이 좀 아쉬울 듯 합니다. 예를 들어, 파스타와 피자에 배가 부른 상태에서 즉석 떡볶이 양은 전혀 아쉽지 않았지만, 즉석 떡볶이만 시켰을 때라면 좀 모자라겠죠. 세트와 단품의 양에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으나(사장님께 미처 확인하지 못했네요) 떡볶이에 양배추나 해물이 좀 더 푸짐하게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가게 분위기는 여자들끼리 수다떨거나, 연인들의 식사 & 데이트 장소로 어울릴 듯 하고 혼자가도 뻘쭘하지 않을 듯 합니다.

PS : 주차는 10m정도 떨어진 홍대걷고싶은 거리로 나가 노상 주차장을 이용하세요. 골목길의 주차 단속이 번개 뺨 칠정도로 신속합니다.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