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직접 볶으며 얻게 된 부수 효과 - 여행
지난 주 바람을 쐴 겸, 강릉을 다녀 왔습니다. 지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다보니, 일 년에 몇 번쯤 가곤 하는데요, 요즘은 갈 때마다 커피 생두를 사오곤 합니다.
사실, 커피를 내려마신지 얼마되지 않고, 지금도 커피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일 년 전만해도 고작해야 마트에서 파는 분쇄된 원두나 헤이즐넛 정도를 가끔 사다 마시는 정도였는데요, 강릉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수망에다 생두를 로스팅 하는 작업이 멋있게 보여(!) 로스팅을 따라하게 되었습니다.
손님이 바글바글 했으면 싶다 - 커피야
번거로움을 마다 않고 생두가 필요하달때마다 사서 보내주던 친구가 얼마전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났고, 이제는 직접 생두를 구해야 합니다.
간편함이야 인터넷 주문을 따라갈 수 없겠지만 그래도 친구가 소개해 주었던 강릉의 생두 가게를 굳이 들르곤 합니다.
"커피야"라는 가게인데요, 온라인 생두 판매/오프라인 커피샵을 겸하고 있는 원두가게입니다. 오프라인 커피샵은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매력적입니다.
여러가지 생두를 직접 보고 고를 수 있고, 생두를 사면 인원수 만큼 드립 커피도 서비스로 제공합니다.
1kg 이하의 생두는 핸드픽을 거쳐 판매를 하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참 깔끔하고 분위기 좋은 커피 가게인데 대로변에서 약 50m쯤 들어온 골목에 자리잡아 그런지, 커피샵 손님이 거의 없습니다. 3~4번 정도 들렀는데, 그 때마다 손님은 저희 뿐이었으니까요ㅠㅠ
푸근한 느낌의 커피야
PC방 아니지? 간판이 참 깬다 - 커피커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커피야에 전화를 해도 받질 않습니다. 평일인데, 잠깐 자리를 비웠겠지 싶어 직접 찾아가봤지만, 문이 잠겨 있군요.
다니던 생두집이 여기뿐이고, 그 날 강릉서 돌아와야하는 상황이라 좀 급해졌습니다. 구글링을 해보니, 커피야 근처에 '커피커퍼'라는 원두 커피집이 검색되는군요.
여기서 생두를 구매했다는 블로그 포스팅들도 좀 있었고, 일단 생두를 방문 구매할 수 있는지 전화로 물어보고 출발했습니다.
간판과 분홍색 썬팅이 인상적인(?) 커피커퍼
커피커퍼 맞은 편에 도착하고 보니 건물 분위기에 살짝 깹니다.사실 네비로 검색했을 때도 강릉에 몇 군데 체인점 형태로 영업하는 듯하여 망설여 졌는데, 영락없는 PC방 분위기 입니다.
어쨌거나 여기까지 왔으니 들어가보자 싶어 건물 뒷편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 보는 것과는 딴판의, 세련된 커피샵이 나옵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생두 매장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ㅠㅠ. 작년까지는 판매를 했지만, 이제는 매장 판매는 않고 온라인으로만 판매한다는군요...
생두를 바로 구매하려면 20km쯤 떨어진 커피커퍼 농장으로 가라고 하는데, 기운이 쭉 빠집니다. 아! 전화로 물어봤을때는 매장 판매한다며ㅠㅠ
해변 구경하며 커피나 한 잔 - 하슬라
또 한 번 구글링을 해보니, 강릉 사천진 해변에 하슬라 라는 로스팅 커피샵이 나오네요.
어라? 우리가 머물던 숙소가 영진 해변이었으니, 사천진이면 불과 2~3km 밖에 안떨어진 곳인데! 등잔밑이 어둡다고, 게다가 예전에 친구와 한번 와보기까지 했던 곳인데, 생두 판매도 하는지는 미처 모르고 있었네요.
전에 왔을 때는 몰랐는데, 바닷가에 자리잡은 분위기 있는 커피샵으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더군요.
실내에 판매용 커피 기구들이 어지럽게 진열되어 있지만 커피에 관심많은 제게는 오히려 재미있는 구경거리였습니다.
핸드 드립 커피임에도 2300원이라는, 꽤 저렴한 가격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여기도 생두는 판매하지 않는다 합니다. 여기도, 작년까지는 생두 판매를 했지만, 올해부터는 안한다고 합니다. 아놔ㅠㅠ
바닷가 전망이 좋은 하슬라
그래도 예가체프를 테이크아웃으로 받아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커피샵 안은 손님이 바글바글, 가게 앞에 주차된 차들때문에 바다가 보이지 않아 밖에 나와 먹고 싶더군요(무엇보다 생두를 구하지 못한 상실감이ㅠㅠ)
커피 맛은 살짝 연한 편으로, 평소 진하게 내려마시는 저는 좀 아쉬웠습니다.
테이크 아웃으로 밖에서 마셔도 일품
포기할 수 없다! 안목항 산토리니로 출발!
딱! 한군데만 더 찾아보자 하여, 안목항 커피거리의 산토리니를 찾아 출발했습니다.
사실 강릉에 커피거리가 있다는 얘기는 자주 들었지만 한 번도 가 본적도 없고하여 겸사겸사 찾아갔는데요, 항구 전체가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더군요.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패러세일링을 하는 모터 보트도 보이고, 꼭 커피가 아니더라도 구경거리가 참 많은 동네였습니다.
차를 대고 산토리니를 찾는데, 재미있게 생긴 표지판이 나오네요. 어디서 본듯하기도 한 캐릭터인데, 멕시코 느낌도 나는게 커피 캐릭터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추락 주의 표지판도 재미있습니다. 처음엔 누가 낙서해 놓은 줄 알았네요.
산토리니는 포카리스웨트 CF가 생각나는, 4층쯤 되어 보이는 꽤 큰 건물입니다.
외부도 시원시원,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시원시원합니다.
앞서 커피커퍼와 하슬라에서 생두 판매는 않는다고 퇴짜를^^;; 맞았기에, 여기도 입구에 들어서면서 살짝 염려가 되긴했습니다. 다행히, 주문을 받던 알바생에게 생두를 사러왔다고 하자 사장님을 부르는군요.
인상 좋으신 사장님과 함께 3층의 로스팅 실로 올라가 커피, 생두, 로스팅에 관한 여러가지 얘기도 듣고, 케냐 AA, 과테말라 안티구아, 코스타리카 따라쥬를 500g씩, 무척 저렴한 가격에 사왔습니다. 한껏 쌓여있는 생두와 로스터들을 구경하면서 사장님 얘기를 듣느라, 정작 내부 사진은 찍어오지 못했네요ㅡ_ㅡ;;
대한민국 커피 메카 강릉, 생두 파는 매장은 적어
그간 커피야에서 별 어려움 없이 생두를 구매해 왔고, 강릉이 커피로 꽤 유명한 터라 매장에서 생두를 쉽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드립 커피 위주 였고, 볶은 원두를 판매하기는 해도 생두 취급 매장을 찾기는 어려웠네요.
산토리니 역시 전문 생두 판매장이 아니었기에 생두를 지퍼백에 담아와야 했는데요, 그나마 매장에 사장님이 없는 날은 생두를 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강릉 경포호와 해안도로를 몇 번이나 왔다갔다하면서 시원한 구경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동 경로를 보면 비 경제적인 '삽질'이지만, 한 번쯤 해볼만한 삽질이 아니었나 싶군요.
커피야 http://coffeeya.co.kr |
강원도 강릉시 포남동 1147-3 | 0505-920-8034 |
커피커퍼 교동 3호점 http://cupper.kr/ |
강원도 강릉시 교동 1740 | 033-645-0592 |
하슬라 http://www.hasla.kr/ |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266-30 | 033-641-6991 |
산토리니 |
강원도 강릉시 견소동 5번지 | 033-653-0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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