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제품의 후쿠시마 원전 거리 확인 앱 RadDog. 바코드와 원산지의 관계?

일본산 제품 생산 공장 위치 확인 앱

저는 맥주를 무척 좋아 하는데다, 일본 맥주도 참 좋아해서 마트에서도 한 두캔씩 사서 마시곤 했고, 일본 생맥주 집도 즐겨 찾았습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후 일본산 식품은 의도적으로 피하고, 좋아하던 일본산 맥주 역시 뚝 끊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들이 안전하다/안전하지 않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저는 대체품이 넘치는 상황에서 굳이 일본산 식품을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마트에서 식품 구입할 때는 일단 일본 글씨가 들어간 제품을 거르고, 원산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스마트폰 카메라로 일본산 제품의 바코드를 촬영하면, 제조사의 공장과 후쿠시마 발전소의 거리를 확인해주는 재미있는(?) 어플을 발견했습니다.


RadDog 이란 이름의 어플은, 일본산 제품의 바코드(45, 49로 시작하는)를 촬영하면 바코드의 업체 정보를 검색해 업체의 공장이 후쿠시마 발전소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보여줍니다.

플레이스토어 RadDog


그냥 쓱 봐도 일본산임을 바로 알 수 있지만, 490으로 시작하는 이 바코드를 보니 일본산 제품임이 더 확실해 집니다(응?)

일본산 음료 바코드


RadDog앱으로 스캔해보면 무슨 정보가 나오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카메라로 바코드를 스캔해보니, 화면이 바뀌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거리가 표시되고, 하단에는 구글 지도로 위치가 표시합니다.

일본산 식품 바코드 확인

단, 바코드 스캔 결과 화면에 적힌 것 같이, 바코드 정보가 해당 제품이 생산된 정확한 위치를 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코드는 국가코드(3자리), 생산자번호(4~6자리), 상품번호(3~5자리)로 구성되며 RadDog 앱은 바코드의 국가코드와 생산자 번호를 판독해 업체의 공장 위치를 표시하는 방식입니다.


때문에 업체의 공장이 여러 개 있을 경우 '몇 km 이내에 이 제품을 만든 회사의 공장 중 하나 이상이 위치합니다'라는 식으로 표시합니다.


즉, 이 앱은 일본 바코드에서 얻은 업체 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업체의 공장들과 후쿠시마 원전과의 거리를 보여주는 것이라, 실제 제품 생산 공장 정보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스트코에서 찍어본 일본산 식품들

평소 마트에 가서는 일본산 식품들이 진열된 코너는 그냥 지나쳤지만, RadDog 어플이 바코드를 제대로 보여주는지 확인할 겸 여러 일본산 식품들을 찍어봤습니다.

RadDog 일본 식품 바코드 검색

일본산 생우동은 업체의 공장들 중 하나 이상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718km 이내에 위치한다 표시됩니다.


일본산 가쓰오부시는 공장들 중 하나 이상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199km 떨어져 있다고 하고

일본산 가쓰오부시 RadDog 바코드 검색


삿포로 맥주는 공장들 중 하나 이상이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84km 이내에 위치한다고 합니다.

삿포로 맥주 후쿠시마 원전 거리

후쿠시마 원전에서 100km 이내에 공장이 있는 경우, 개 사진에 '멍!'이라는 경고(?)가 함께 뜹니다.


쯔유를 찍어보니, 공장들 중 하나가 후쿠시마에서 57km 떨어져 있다고 하는군요.

코스트코 쯔유 후쿠시마 원전 거리


역시 해당 업체의 공장은 여러 곳에 있으며, 가장 가까운 공장이 후쿠시마 원전으로 부터 57km 떨어져 있다고 표시됩니다.

코스트코 쯔유 후쿠시마

바코드를 통한 원산지 확인의 한계

개인적으로는 제품에 적힌 원산지를 확인하여 일본산 제품은 피하곤 했는데, RadDog 앱은 제품에 표시된 바코드 스캔을 통해 업체의 공장 위치를 확인해주니 꽤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에 붙어 있는 바코드는 제품의 원산지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최종 판매처(유통업체)에서 임의로 붙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스트코에서 세일 중이던 킷캣 다크밀크 초코렛의 경우 원산지가 일본으로 적혀 있고, 제조사 역시 Nestle Japan, Kasumigaura Factory라고 적혀 있습니다.

네슬레 킷캣 초코렛 원산지 일본


구글맵에서 검색해보면 Kasumigaura Factory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185km 떨어진 것으로 확인됩니다.

Kasumigaura Factory 후쿠시마 원전 거리


하지만 킷캣 다크밀크 초코렛에 붙은 바코드는 한국의 국가 코드인 880으로 시작됩니다.

네슬레 킷캣 초코렛 한국 바코드


880으로 시작하는 킷캣 초코렛의 바코드를 조회해보면, 네슬레 코리아의 코드로 확인됩니다.

당연히 RadDog 앱에서는 이 제품을 일본 생산품이라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네슬레 코리아 바코드 정보

이렇게 일본에서 생산되었지만 한국내 유통업체의 바코드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제가 사용 중인 소니 A7M3 카메라는 소니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었다고 적혀 있지만, 바코드는 일본 소니의 것으로 붙어 있습니다.

소니A7M3 원산지와 바코드 국가 정보

이 바코드를 RadDog으로 검색해보면, 일본내 소니 공장 중 후쿠시마 원전과 가장 가까운 곳의 거리가 표시됩니다.


사실 이번 RadDog 앱의 하이라이트(?)는 오랄비 전동칫솔 리필모였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오랄비 전동칫솔을 사용해 왔고, 평소처럼 코스트코에서 세일 중인 전동칫솔모를 집어들었습니다.

P&G 오랄비 전동칫솔모 원산지와 바코드 정보

오랄비 전동칫솔모에는 원산지가 독일로 표시되어 있었고, 평소같으면 원산지만 보고 말았을 텐데 마침 바코드 스캔을 하던터라 490으로 시작하는 일본 바코드가 눈에 띈 것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오랄비 전동칫솔모를 사용하면서 원산지가 아일랜드, 혹은 독일로 알고 있었는데, 하필 일본 바코드가 붙어 있는게 몹시 신경쓰였고 RadDog으로 조회해보니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218km 떨어진 공장이 뜹니다.

RadDog 일본 P&G 공장 위치


RadDog에 표시된 구글맵에서 해당 공장의 정보를 확인한 뒤, 구글 번역기에 돌려보니 P&G 다카사키 공장으로 확인됩니다.


원산지가 독일로 표시되어 있는데, 바코드는 P&G 일본 공장으로 표시되어 있는 상황은 무엇인가 싶어 제품에 적혀 있는 피앤지 소비자 상담실로 전화(080-920-6000)으로 전화를 걸어 질문해 봤습니다.

구글 번역기 일본어 한국어 번역

전화 상담원은 오랄비 전동칫솔모 전제품은 독일에서 생산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는데, 일본산 바코드가 적혀 있는 이유는 정확히 알지못했고, 아마도 제가 사용한 바코드 스캐너 앱의 오류일 것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제품에 찍힌 바코드는 분명 P&G 일본 공장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점을 얘기했고, 다음 날 P&G 본사에서 돌아온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랄비 전동칫솔모는 독일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맞으며, 대륙별/지역별로 유통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시장인 일본 P&G의 바코드가 붙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P&G 일본 생산 공장

저는 저대로 P&G 다카사키 공장을 검색, 세제류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임을 확인했고, 킷캣 초코렛이나 소니 카메라에 찍힌 바코드처럼 원산지와는 관련없는, 생산업체 본사나 현지 유통업체의 바코드를 붙인 경우였습니다.


RadDog은 바코드 스캔을 통해 일본 제품의 공장위치와 후쿠시마 원전의 거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직관적이며 효과적인 앱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바코드는 최종 유통업체에서도 얼마든지 붙일 수 있으며, 원산지가 일본인 제품에 한국 바코드가 붙기도,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제품에 표기된 원산지와 생산지 주소를 먼저 확인하고, RadDog 앱은 보조 수단으로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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