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NEX 어댑터, 소니 A7M3, 펜탁스 HD DA 35mm 리밋 매크로 렌즈 이종교배 사용기

펜탁스 렌즈와 소니 A7M3의 이종교배

수 년간 사용했던 펜탁스 K-01이 아주 가끔 이상 증상을 보이면서, 이때다(!) 하는 생각으로 새 카메라 구입을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시작했고, 펜탁스 K-1과 소니 A7M3 중에서 결국 A7M3를 구입했습니다.


펜탁스 K-1을 오랫동안 눈여겨 봤던 이유 중 하나가, 현재 가지고 있는 펜탁스용 렌즈들과 플래시 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동영상 촬영시 자동 초점 등 제가 필요한 기능을 갖추지 못하여 결국 오랫동안 사용했던 펜탁스 마운트를 떠나 소니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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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니 카메라 유저가 되었는데, 몇 안되지만 펜탁스용 렌즈들을 소니 A7M3에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은 떠나질 않았습니다.


어차피 제가 가지고 있는 펜탁스 렌즈들이 크롭바디용으로 출시된 DA 렌즈들이라 풀프레임 바디에 사용하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결국 인터넷 검색을 통해 PK-NEX 렌즈 어댑터를 구입했습니다.

PK-NEX 어댑터 K&F Concept

PK-NEX 렌즈 어댑터란, 펜탁스용 렌즈(PK 마운트)를 소니(NEX) 바디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어댑터입니다.


소니 미러리스 바디들은 어댑터만 끼우면 타사 마운트 렌즈들을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타 마운트 렌즈를 끼워 사용하며 흔히 '이종교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PK-NEX'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수많은 어댑터들이 검색되며 가격대는 5달러~20달러로 꽤 저렴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 PK-NEX 어댑터5~20달러 사이의 펜탁스 렌즈 - 소니 바디 어댑터

사실 PK-NEX 어댑터라고 하니 뭔가 거창할 것 같지만, 펜탁스 렌즈와 소니 바디의 적정 간격만 확보해 고정하는 알루미늄을 원통형으로 깎아만든 금속에 불과합니다.


카메라와 렌즈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접점도 전혀 없고, 어댑터 내부에 렌즈도 없이 뻥 뚫린 단순한 구조라 가격 역시 저렴한 편입니다.


어차피 단순한 물건이니 그냥 5달러짜리 제품을 주문할까 하다가, 일부 저렴한 제품들은 마운트 부위에 상처를 낼 수 있다고 하여 나름 중간 정도의 품질이라는 18~20달러의 K&F Concept 제품을 주문하기로 했는데, 국내에서도 같은 제품이 2만원 남짓한 가격에 판매중이라 국내 쇼핑몰에서 주문하여 하루만에 받았습니다.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겨있는 K&F Concept PK-NEX 어댑터는 마운트 내부 나사산을 포함한 두께가 약 32mm, 무게는 100g으로 적당히 묵직하며 깔끔한 느낌입니다.

K&F Concept PK-NEX 어댑터펜탁스 렌즈를 소니 바디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어댑터


K&F Concept PK-NEX 어댑터는 앞서 언급한대로 펜탁스 렌즈를 소니 카메라에 연결할 수 있도록하는 단순한 구조로, 카메라와 연결되는 어떤 접점도 없고, 내부에 렌즈 등의 광학장치도 전혀 없습니다.

PK-NEX 어댑터 마운트접점이나 광학부는 전혀 없는 수동 어댑터

물론 PK-NEX 어댑터 중에도 내부에 렌즈가 달려 있어 셔터 스피드를 한 스탑 올려준다는 부스터(Booster)류의 제품도 있지만 가격이 60~80달러 수준이라 딱히 눈이 가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가지고 있는 펜탁스 렌즈들이 '매우 저렴'한 제품들인데다 크롭바디용 DA 렌즈들이라, 시험삼아 사용해 보려는 의도가 큽니다.

HD DA 35mm 매크로 리밋 렌즈 연결

펜탁스 K-01에 바디캡처럼 사용했던 펜탁스 HD DA 35mm F2.8 매크로 리밋 렌즈가 PK-NEX 어댑터의 주 실험대상입니다.


작고 가벼운데다 제품 사진 촬영을 위해 매크로 렌즈를 구입했고 그동안 잘 사용해 왔는데, 다만 크롭바디용 렌즈라는게 아쉽습니다.

펜탁스 HD DA 35mm 리밋 매크로


펜탁스 35mm 매크로 렌즈 장착을 위해, 장착되어 있던 탐론 28-75mm 렌즈를 제거하고

소니 A7M3 렌즈 마운트


PK-NEX 어댑터를 소니 A7M3에 마운트했습니다.

소니 A7M3 PK-NEX 어댑터 마운트


그리고 펜탁스 35mm 매크로 렌즈를 어댑터에 다시 마운트합니다.

PK-NEX 어댑터 펜탁스 35mm 리밋 렌즈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장착 과정에서 찰칵찰칵하고 고정쇠가 걸리는 소리가 들리고, 유격이 없이 부드럽게 장착되었습니다.


소니 A7M3에 펜탁스 HD DA 35mm F2.8 매크로 리밋 렌즈의 장착이 완료되었습니다.

소니 A7M3 바디 펜탁스 35mm 리밋 매크로 렌즈

렌즈 어댑터 때문에 훌쩍 코가 길어지기는 했지만, 기존 탐론 28-75mm 렌즈의 길이와 무게에 비하면 무척 컴팩트합니다.


게다가 몸체가 플라스틱인 탐론 28-75mm 렌즈에 비해 펜탁스 리밋 렌즈 특유의 알루미늄 몸통은 오히려 소니 A7M3 바디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ㅎㅎ

수동 렌즈 어댑터 사용을 위한 소니 바디 설정

소니 바디에서 어댑터류를 이용해 타사 렌즈를 이용하려면, 설정 메뉴에서 [렌즈 없이 촬영] 항목을 [가능]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소니 A7M3 수동렌즈 설정


그리고 초점을 비롯한 모든 설정을 수동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다행히 초점 맞은 부분을 다른 색으로 표시하는 '피킹' 기능이 지원됩니다.


역시 설정 메뉴에서 [피킹 설정] 항목으로 들어와

소니 A7M3 피킹 설정 메뉴


[피킹 표시] 항목을 켭니다.

[피킹 색상] 항목은 눈에 잘 띄도록 빨강으로 설정했습니다.

소니 A7M3 수동렌즈 사용 피킹


그리고 소니 A7M3의 촬영 모드를 M(수동)으로 설정한 뒤 렌즈의 초점링을 돌려 초점을 잡으며 촬영하면 됩니다.

소니 A7M3 펜탁스 35mm 리밋 매크로


피킹 기능을 켜두었기 때문에, 렌즈의 초점링을 돌리다보면 초점 맞은 부위가 빨간색으로 표시됩니다.

소니 A7M3 수동렌즈 피킹 화면


그런데 미처 생각치 못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PK-NEX 어댑터를 사용하면 초점과 셔터속도, 조리개 설정을 모두 수동으로 설정해야 하는데, 셔터 속도는 바디에서 조절할 수 있는 반면 조리개는 렌즈의 조리개링을 돌려 설정해야 합니다.

PK-NEX 어댑터 조리개 조절 불가


하지만 펜탁스 크롭바디용 렌즈(DA 렌즈)들은 조리개링이 없어 조리개를 카메라 바디에서 설정하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펜탁스 35mm 리밋 매크로 줌링

결국 소니 바디에서는 이 렌즈를 조리개 최대 개방 상태로만 사용해야 하는데, 접사 촬영을 위한 매크로 렌즈다보니 조리개가 최대 개방으로 고정되었다는 것은 큰 약점입니다.


크롭바디용 렌즈를 풀프레임에 사용했을 때 어느정도인지 확인해보려고 했는데, 여러모로 걸리는 부분이 많네요.

소니 A7M3와 펜탁스 HD DA 35mm 매크로 리밋으로 찍은 사진들

렌즈를 마운트하고 나서야 조리개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잠시 당황했지만, 그래도 몇 장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먼저 소파위에서 꿀잠 주무시는 뚜기를 찍어보니, 전체적으로 살짝 물이 빠진 듯한 색감입니다.

얼마간 소니 A7M3와 탐론 28-75mm 조합으로 찍던, 비교적 진한 색감에 익숙해져서 그런가 싶네요.

A7M3 펜탁스 HD DA 35mm 리밋 매크로 사진


밖으로 나와 오후의 낮은 햇볕이 비치는 화단을 찍어보니, 역시 살짝 물빠진 듯한 색감이 더욱 느껴집니다.

A7M3 펜탁스 HD DA 35mm 리밋 매크로 야외사진


펜탁스 HD DA 35mm 매크로 리밋은, 펜탁스 풀프레임 카메라에 장착했을 때도 비네팅이 적어 꽤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는 렌즈인데, 소니 풀프레임 바디에서도 무한대 거리에서만 살짝 비네팅이 있는 정도입니다.

펜탁스 HD DA 35mm 리밋 매크로 풀프레임 비네팅

다만 무한대 구간에서 초점링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추는게 쉽지 않네요.


무한대 초점 잡기가 어렵다는 것은 PK-NEX 어댑터류의 흔한 증상이지만, K&F Concept PK-NEX 어댑터는 그런 증상이 적다고 하여 다른 어댑터보다 비싸게 구입했는데, 무한대 구간에서의 초점은 영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PK-NEX 어댑터로 확인해보고 싶었던 또 하나의 렌즈가 펜탁스 DA 50-200mm 렌즈입니다.


35mm 렌즈나 시그마 17-70mm 렌즈에 비하면 활용빈도가 아주 낮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행갈 때 챙기는 렌즈라 어댑터를 이용하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펜탁스 DA 50-200mm 이종교배


일단 펜탁스 DA 50-200mm 역시 크롭바디용 렌즈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비네팅은 35mm 매크로 리밋 렌즈에 비해 훨씬 심했습니다.

펜탁스 DA 50-200mm 풀프레임 비네팅

80~200mm 줌 구간에서 거의 원형의 비네팅이 생기는데, 줌을 당겨 찍다보니 마치 망원경을 보는 느낌이네요.


그렇게 PK-NEX 어댑터를 이용해 두 개의 렌즈를 마운트해 본 뒤, 어댑터는 케이스에 넣어두고 소니 A7M3에는 다시 탐론 28-75mm 렌즈를 장착했습니다.

K&F Concept PK-NEX 이종교배 어댑터

펜탁스 HD DA 35mm 매크로 리밋은 물빠진 듯한 색감도 나름 마음에 들었고 비네팅 역시 딱히 신경쓰일 정도가 아니었지만, 조리개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의도했던 접사 촬영용 렌즈로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비록 PK-NEX 어댑터를 당장,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소니 A7M3 구입 후 늘 궁금했던 펜탁스 크롭바디용 렌즈와의 궁합을 확인해볼 수 있어 만족합니다.


PK-NEX 어댑터와 많이 사용하는 FA 리밋 렌즈들은 가격 때문에 새로 살 일이 없겠지만, 저렴한 펜탁스 50mm 1.4 렌즈 등을 구해 사용하는 것으로 여지를 남겨둘까 합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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