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차량용 OBD2 어플 CHEVI D 사용기. 간편하게 쓸 수 있는 ELM327 어플

저렴하지만, 한계가 뚜렷한 ELM327 모듈

올란도를 구입한 지 어느덧 2년 7개월 남짓 되었습니다.

 

올란도 구입 후 여러가지 소모성 부품들을 사서 DIY 작업을 했고 몇몇 자잘한(?) 장비들을 장착하여 사용중입니다.

 

다른 제품들도 그렇지만 올란도 관련 제품들 역시 구입할 때 가격이나 활용도 등을 꼼꼼히 따져본터라 대부분 만족하고 사용중이지만 ELM327이라고 하는 차량진단모듈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흔히 'ELM327'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 작은 모듈은 자동차의 OBD2 단자에 연결해 차량의 각종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부품으로 1~2만원 선에서 살 수 있습니다

ELM327 OBD2

 

OBD2 단자는 대부분 핸들 왼쪽 하단에 달려 있으며, 자동차에 이상이 있어 정비소에 입고시키면 OBD2 단자에 차량용 스캐너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거나 ECU(자동차의 CPU)에 저장된 에러 메시지를 확인하곤 합니다.

올란도 OBD2 단자

 

아반떼XD를 타던 몇 년전, 엑셀을 밟으면 RPM만 높아지고 속도는 오르지 않는 갑작스런 고장 증상이 있었습니다.

아반떼XD OBD2 단자

일단 단골 정비소와 전화 통화로 증상을 설명하니 미션 고장이 의심된다고 했는데, 입고 후 OBD2 단자에 스캐너를 연결하고 ECU에 저장된 에러코드를 읽어보니 미션입출력센서 문제였고, 센서 교체만으로 정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2013/12/10 - 아반떼 XD의 갑작스런 변속 불량과 변속 충격, 미션 입출력 센서 교체기

 

자동차 정비소에서는 OBD2 단자를 차량 진단용으로 사용하지만 요즘 블랙박스나 네비게이션 기기 중에는 OBD2 단자에 연결하여 속도/브레이크/깜빡이 작동여부 등을 표시/저장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들도 있고 사제 HUD 장비들 역시 OBD2 단자에 연결해 사용하게 됩니다.

 

OBD2 단자에 ELM327 모듈을 끼워두면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 상태와 관련된 상세하고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올란도 OBD2 단자 ELM327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ELM327이나 OBD2와 같은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ELM327 모듈과 연동되는 다양한 앱이 표시됩니다.

자동차의 OBD2 단자에 ELM327 모듈을 부착하고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을 통해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OBD2 앱

 

ELM327과 연동되는 OBD2 앱으로 토크(Torque)나 대시커맨드(DashCommand) 등이 유명합니다.

OBD2 앱 torque 토크

저는 ELM327 모듈을 구입한 뒤 차량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기 위해 놀고 있던 스마트폰을 OBD2 전용으로 설치했지만, 구입초기 몇 번 써본 뒤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차에 시동을 걸 때마다 스마트폰을 켜고 OBD2 앱을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이 꽤 번거롭다는게 가장 큰 이유였고, ELM327 모듈을 통해 얻는 정보가 계기판에서 얻는 정보와 겹치는 것도 많고 제한적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가 ELM327 모듈을 구입할 당시에는 말많던 올란도의 미션오일 온도를 확인하는게 주 목적이었는데, 올란도의 계기판 업그레이드 후 계기판에서 미션오일 온도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폰의 OBD2 앱은 아예 켜지 않고 지냈습니다.

2016/04/13 - 올란도 계기판 업그레이드 후기. 숨겨져 있던 올란도 계기판의 기능을 써 보니

 

무엇보다 매번 스마트폰을 켜고 OBD2 앱을 실행하는게 귀찮은 일이다 보니 액정 모니터를 갖춘 DAG와 같은 기기도 눈이가더군요.

DAG 다그

DAG는 스마트폰처럼 일일이 전원을 켤 필요도 없었고, DPF 포집 상태 등 ELM327에서는 보이지 않는 보다 상세한 정보까지 보여주지만 15만원 남짓하는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었습니다.

쉐보레 차량 전용 OBD2 앱, CHEVI D

그렇게 2만원 남짓한 가격에 구입했던 제 ELM327 모듈은 OBD2 단자에 끼워둔 채 방치해 두었는데, 얼마전 쉐보레 차량 전용 OBD2 앱인 CHEVI D를 알게 되었습니다.

 

토크를 비롯한 일반 OBD2 앱들은 자동차 제조사별로 꽤 복잡한 설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반면, 쉐보레 크루즈 오너가 만들었다는 CHEVI D 앱은 쉐보레 차량의 상태를 무척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CHEVI D 쉐보레 OBD2 앱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있는 CHEVI D앱을 설치, 실행했습니다.

CHEVI D 쉐보레 OBD2 앱

 

CHEVI D앱을 실행하기 전, ELM327 모듈과 스마트폰이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ELM327 모듈을 끼운 상태에서 자동차의 시동을 켜고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을 실행한 뒤 [찾기] 버튼을 누르면 차량에 연결된 ELM327 모듈이 표시됩니다.

ELM327 블루투스 설정 방법

 

검색된 ELM327 모듈을 처음 연결하려면 PIN을 입력하라고 하는데, 대부분 0000이나 1234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ELM327 블루투스 설정 방법

 

ELM327 모듈과 스마트폰이 블루투스로 연결된 상태로 CHEVI D 앱을 실행한 후, CHEVI D앱에서도 ELM327 모듈을 지정해야 합니다.

CHEVI D 앱 초기화면에서 설정 버튼(톱니버튼)을 터치한 뒤 [블루투스 설정] 항목을 터치하면

CHEVI D ELM327 설정 방법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있는 블루투스 기기들이 표시되는데, 여기서 ELM327 모듈을 지정해주면 됩니다.

CHEVI D ELM327 설정 방법

 

아울러 CHEVI D앱을 처음 실행할 때는 차량 연료 종류와 엔진 배기량을 지정해주어야 합니다.

CHEVI D 초기 설정

 

제 올란도는 2.0 디젤로 설정했습니다.

리터당 기름값을 입력해두면 주행중 유류비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기에 기름값을 추가 입력한게 전부, 토크(Torque)를 비롯한 여타 OBD2 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설정이 간단합니다.

CHEVI D 초기 설정

 

올란도에 시동을 걸고 CHEVI D 앱을 켜면 주행거리와 시간, 속도와 RPM, 냉각수 온도와 미션 온도, 배터리 전압 등 다양한 정보들이 표시됩니다.

대부분 계기판에서 확인되는 정보지만 냉각수 온도, 남은 연료량이 숫자로 표시되는 점은 차이가 있습니다.

CHEVI D 실행화면

 

방치하던 ELM327 모듈을 다시 사용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락업클러치 상태와 TCC SLIP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CHEVI D 실행화면

오토미션은 엔진의 힘을 바퀴에 전달할 때 유체(미션오일)을 이용하는 방식이라, 수동미션에 비해 동력손실이 큽니다.

락업클러치는 주행 중 클러치가 기계적으로 직결되어 엔진의 힘이 100% 바퀴로 전달되는 상태, 즉 수동 미션처럼 작동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올란도는 가속페달을 30%정도로 일정하게 밟고, 정속주행을 유지하다보면 RPM이 살짝 떨어지면서 락업클러치가 걸립니다.

하지만 올란도 계기판에서는 락업클러치 관련 정보가 표시되지 않아 발끝에 걸리는 엑셀감을 통해 느끼거나, 순간연비가 올라가는 상태 등을 통해 짐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CHEVI D 앱에서 TCC SLIP(미션 슬립)이 한자리 수로 줄어들고 녹색불으로 바뀌는 것으로 락업클러치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상단의 LOCKUP 아이콘에 표시된 시간을 통해 락업클러치가 작동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CHEVI D TCC SLIP 락업클러치

락업클러치는 엑셀을 깊이 밟거나 엑셀에서 발을 떼면 풀리기에 시내 주행에서 사용하기는 적합하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는 교통흐름에 따라 엑셀에서 발을 떼고 타력으로 주행하는 퓨얼컷(Fuel Cut)을 주로 사용하고 락업클러치는 고속도로에서 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25분 정도 시내 주행을 하는 동안 퓨얼컷 작동 시간이 11분46초였고 뜻밖에 락업클러치 역시 7분9초로 상당 시간 작동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토크(Torque)와 같은 앱은 사용할 계기를 사용자가 일일이 설정하고 꺼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CHEVI D 앱은 계기판 화면이 꽤 깔끔한 상태로 미리 구성되어 있어 사용자가 일일이 건드릴 필요가 없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CHEVI D 사용화면

일부 항목의 경우 터치하면 시동/주행 중 최고 값 등 세부 항목이 표시되며, 간단해 보이는 화면 구성이지만 ELM327로 확인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차량 정보가 2~3페이지의 화면에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CHEVI D의 초기 설정에서 리터단위의 기름값을 입력해 놓았는데, 이 기름값 정보를 기반으로 실시간 유류비가 표시됩니다.

마치 유류비가 올라가는 걸 보면 마치 택시에 앉아 택시 미터기의 달리는 말을 지켜보는 기분이 듭니다ㅎㅎ

CHEVI D 디젤 연비

다만 CHEVI D 앱에서 표시하는 평균연비는 실제보다 낮게 표시됩니다.

 

시내 주행 구간이긴 하지만 리터당 3.6km는 너무 낮아 살짝 당황했는데, 연비 관련 항목들은 앱 개발자가 입력한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방식이고 차종에 따라 실제 연비와 다르게 표시될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 올란도 계기판에서 표시되는 연비와 aCar 차계부앱에서 연료량과 주행거리를 기반으로 계산한 올란도 누적연비는 리터 당 13.9~14km 정도로 거의 일치합니다.

덕분에 올란도 계기판의 순간연비도 신뢰하고 있는데, CHEVI D의 순간연비는 올란도 계기판의 순간연비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올란도 연비 누적연비올란도 59000km 누적연비

다행히 CHEVI D의 설정 메뉴에 있는 연비보정 항목을 150%로 설정하니 차이가 조금 줄어들긴 했는데, 좀 더 오래 사용해보며 계기판 연비와 맞춰 보려고 합니다.

 

ELM327 모듈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스마트폰앱으로 사용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로왔는데, CHEVI D 앱으로 락업클러치를 연습(?)하며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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