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내소사와 전나무길, 벚나무길. 가볍고 느릿한 마음으로 걸어본 내소사 산책로

부안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내소사

1박2일읭 짧은 여행은, 너무 후딱 지나가 버려 아쉽기만 합니다.

 

부안의 펜션에서 하루를 묵은 뒤, 아침일찍 짐을 챙겨 변산반도 해안도로와 부안 주변을 드라이브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차를 몰고 들른 곳은 부안 내소사입니다.

 

네비에서 알려주는 대로 내소사 근처에 도착했고, 관광객의 차량은 입구의 주차장에 주차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부안 내소사 주차장

 

내소사 입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쯤, 아직 아침을 먹지 못했기에 간단한(?)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내소사 식당

여행 첫날 저녁, 저는 TV에서 동태탕을 보고 군침이 돌았고, 아침은 곤이(이리)를 듬뿍 추가한 동태탕을 먹었으면 좋겠다 싶어 주변 맛집을 검색했지만, 딱히 맘에 드는 곳을 발견하지 못하고, 결국 내소사입구에 있는 식당 중 한 곳에 들어가기로 한 것입니다.

 

사실 등산로, 관광지 주변에 늘어서 있는 식당에는 어지간하면 가고 싶지 않았지만, 시장이 반찬이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내소사 입구의 식당 중 한 곳에 들어갔습니다.

 

저희가 시킨 메뉴는 고등어 정식입니다.

1인당 12000원, 두 사람이 24000원을 지불한 것 치고는 역시 반찬이 부실합니다.

뽕잎 고등어정식

 

그나마 고등어 구이는 이 지방에서 많이 난다는 뽕잎가루를 뿌린, 뽕잎 고등어 구이라고 하는데 그럭저럭 맛은 괜찮았습니다.

주문진 생선구이집에서 푸짐하게 먹었던, 생선정식과 자꾸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ㅎㅎ

뽕잎 고등어정식

미세먼지 주의보에도 걷기 좋았던 전나무길

그렇게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내소사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한 뒤 내소사로 들어서자 키 큰 전나무들이 양쪽에 늘어선 전나무길이 펼쳐집니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

참고로 내소사 주차장의 주차요금은 처음 1시간에 1100원, 이후 10분당 250원, 성수기에는 10분당 300원으로 저렴한 편이며 카드 결제도 됩니다.

반면 성인 1인당 3000원인 내소사 입장료는 카드불가, 현금영수증 발행불가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여행 온 날 전국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 뿌연 하늘이었지만, 전나무길 안으로 들어오니 왠지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든든한 우산을 쓴 기분입니다.

 

길 옆의 안내 팻말을 읽어보니 내소사 전나무길의 전나무들은 평균 수령이 110년이라고 하는군요.

 

내소사 전나무길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라는 것은 길을 다 걷고 나서야 알았는데, 마눌님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ㅎㅎ

 

내소사는 멀리 산으로 둘러 싸여 있으면서도 주변은 탁 트여 있어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내소사 주차장에서 전나무길을 지나 내소사까지 얼추 1km 정도 될 것 같은데 숲길과 평지길이라 연로하신 부모님들과 함께 천천히 산책하기 좋을 것 같았습니다.

내소사 입구

 

내소사에는 1000년을 산 느티나무가 유명하다던데, 저는 왼쪽의 1000년 느티나무보다 오른쪽의 키 큰 나무들이 더 눈에 들어오더군요ㅎㅎ

내소사 느티나무

 

내소사에 들어와 건물들을 보고 있노라니, 다른 절에서 보던 것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다 싶더군요.

지붕의 모양이나 기둥 위에 올려진 형태도 특이하지만 단청이 칠해져 있지 않는 건물이라 느낌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내소사 봉래루

 

내소사의 대웅보전 건물 역시 막 칠한 진한 단청이 아닌, 오래되고 색이 바랜 단청이라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내소사 대웅전

 

동종이 놓여 있는 보종각 역시 높이 훌쩍 솟은 돌기둥에 나무 기둥이 올려진 형태가 왠지 특이한 느낌입니다.

사실 보종각 처마와 지붕 역시 상당히 특이한 형태였는데, 설렁설렁 둘러보느라 사진을 찍어오지 않았군요.

내소사 보종각

 

양쪽으로 팔을 쭉 뻗어야 할만큼 큰 초대형 솥을 보면서, 마눌님은 올 한해도 밥굶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다는군요ㅎㅎ

내소사 초대형 가마솥

 

평일 오전, 한산한 분위기의 내소사를 가볍게 둘러본 뒤 앞서 들어왔던 방향이 아닌, 천왕문으로 나왔습니다.

내소사 천왕문

 

천왕문을 나서자 벚나무길이 펼쳐집니다.

벚꽃 철에 오면 장관이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나름) 1월인데도 길 양쪽으로 파릇파릇한 잔디와 이끼가 보이는 풍경이 색다른 느낌입니다.

내소사 벚나무길

그렇게 한 시간 남짓, 느린 걸음으로 내소사를 구경하고 나왔습니다.

전나무길, 내소사, 벚나무길을 걷는 전체 코스는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했고 아이들이나 부모님과 함께 다녀오기도 부담없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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