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길에서 만난 봄의 전령사들 - 봄여행 첫날

간만의 봄여행, 백담사로 떠나다!

지난 주말을 이용해 봄맞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박3일의 일정으로 떠난 여행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강릉/주문진에서 머물면서 주변 여러곳을 구경하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토요일에 출발하다보니, 차가 밀릴까 싶어 아침 일곱시쯤 출발했습니다.

 

예상외로 차는 전혀 밀리지 않았는데, 강원도로 접어들자 짙은 안개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하지만 급할 것이 없는 여행이라 안개 사이로 햇볕이 비추는 재미있는 날씨를 즐기며 천천히 달렸습니다.

아침 10시를 넘기면서 짙은 안개는 걷히고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기분 좋은 날씨로 바뀌는군요.

슬슬 배가 고파왔고, 마눌님께서 미리 검색해 두었던 황태해장국 집에 도착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맛집으로 꽤 유명하다는 식당 내부에는 언론, 방송사들의 이름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황태구이 정식과 황태국밥을 하나씩 시켰는데 황태국은 담백, 소박하면서도 국물 맛이 진하네요.

강원도 음식이라 그런지 황태국에 감자가 들어가 있는게 인상적입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평소 약간 달콤 매콤한 양념에 익숙해 있던터라, 된장 양념을 발라 구운 황태구이의 첫 맛은 좀 심심하다 싶었는데, 한입두입 먹다보니 한조각도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워냈습니다.

전체적인 음식 스타일이 진한 양념보다는 심심하면서 편한 느낌입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식당 건너편에는 이 식당의 황태 덕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인지라 무척 신기하더군요.

그런데, 이곳은 차들이 다니는 길가...도심보다는 차량 통행이 적은 편이지만 어쨌든 찻길 옆에서 말리고 있는 황태는, 살짝 느낌이 좋진 않더군요.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봄기운 가득한 백담사 길

황태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백담사는 일반 차량이 들어갈 수 없고 마을 버스를 이용해야하며, 타고 온 승용차는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는군요.

주차장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4000원이란 요금에 살짝 멈칫했지만, 백담사 입장료 대신 내는 셈 치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그런데, 주차권 발급기의 버튼을 몇 번 눌러도 반응이 없었고, 고개를 들어 주차관리실 창문을 보니, 동절기 휴업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더불어 동절기에는 셔틀 버스도 운행을 중단하여 걸어다녀야 한다는데, 버스 정류장에는 꽤 여럿되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사람들도 초행길이라 어리버리하고 있었던 것이더군요 ㅡㅡㅋ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드디어 백담사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백담사까지 거리는 약 7km, 왕복 14km의 산행은 살짝 무리다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한 터라 부담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길 옆으로 흘러가는 계곡은 나름 깊어보이는 물과 녹기 직전의 얼음이 한데 어우러져 있었는데요, 워낙 날씨가 따뜻하여 흐뭇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떠나는 겨울과 새로 오는 봄의 힘겨루기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때로는 그늘진 곳에 눈과 얼음이 세력을 과시하는 곳도 있었지만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역시 따뜻한 날씨 덕분에 정말 지긋지긋하게 추웠던 겨울이 이제 끝났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바람이 나름 세차게 불었지만, 따뜻한 봄날씨 덕에 물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귓가의 바람소리가 무척이나 기분 좋았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이 와중에 마눌님은 등산 지팡이를 마련한다며 꺾어진 나뭇가지를 주워 이리저리 살펴보고 계십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돌담에 끼어 있는 이끼들도 봄이 되어 그런지 더 푸른 느낌이었고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물가에 혼자 삐죽이 솟아오른 이름모를 나뭇가지는 곧 싹이라도 튀어나올 듯 합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7km의 산행 중 5km는 거의 평지와 다름없이 걸어갈 수 있었고, 나머지 2km는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무난한 길입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마지막 1~2km 정도의 길은 살짝 힘이 들기도 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백담사에서 만난 봄의 전령사들

나름 고된 길이다 싶은 생각이 들 찰나, 저 멀리 백담사 관문이 보이는군요.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백담사 입구를 지키는 금강 역사와 가볍게 경례를 하고 들어섭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사실 백담사하면 가진게 29만원밖에 없다는 분이 먼저 떠오르지만, 만해 한용운 선생께서 계셨던 곳으로 더 유명하죠. 백담사를 들어서면 오른쪽에 만해기념관이 보입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한용운 선생의 시비를 비롯, 여러 시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현재 백담사 내부는 공사가 진행중인지 공사 차량들도 종종 보이고 바닥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진흙탕을 지나자 갑자기 돌풍이 불면서 먼지 바람을 뒤집어 썼네요. 쿨럭~~~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오후에도 햇볕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바람이 조금 차가와집니다. 꽤 먼길을 걸어오느라 조금은 지쳤고, 해가 기울기전에 돌아가야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되돌아오기전에 감로수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떠나려는데,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감로수 뒤 연못에서 뭔가 꿈틀꿈틀 움직입니다. 뭔가 싶어 봤더니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들은 물속을 돌아다니고 있네요.

개구리를 직접 본게 얼마만인지, 한참이나 들여다봤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이제는 정말 돌아가야할 시간, 백담사 정문을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뭔가 후다닥, 저희앞을 가로질러갑니다. 다람쥐로군요.

그런데 이 다람쥐, 사람을 보고 도망가는 듯 하다가 길 옆에 다다르자 더 이상 도망가지 않고 몸을 돌려 마눌님과 대치합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손에 쥐고 있던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주자 기다렸다는 듯 과자를 갉아 먹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다람쥐 덕분에 한바탕 웃으며 내려오는 길, 올라갈 때보단 훨씬 빨리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온 산에 꽃이 만발할테지만, 이번에 다녀온 백담사 길에서는 물러가는 겨울과 다가오는 봄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어 또 색다른 기분이었습니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 백담사 여행

 

다만, 바람을 맞으며 갑자기 걸었던 왕복 14km의 길이 무리였을까요, 다음날 온 몸이 욱신욱신 뻐근한 느낌이, 정말 간만에 제대로 된 산행을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