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이사 당일, 거실장을 만들어라!
이사 전날 오후까지 새 집의 입주청소를 했고, 저녁에는 살던 집으로 돌아와 밤늦게까지 제 짐들을 정리했습니다.
포장이사는 집주인은 전혀 손댈 것 없이 그대로 옮겨준다고는 하지만, 제 방은 컴퓨터와 각종 전선, 기계 부품에 조립 완료된 프라모델들까지 '민감한' 물건들이 많아 제 짐의 대부분은 별도의 박스 포장으로 준비를 해 두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사 당일 새벽에 눈이 번쩍 떠져 남은 이사 준비를 마무리하고 나니, 이사 온 날 저녁에는 몸이 급 피곤해졌습니다.
이사짐 센터 직원들이 철수하고 박스에 포장했던 짐들을 정리하던 저녁 6시 무렵의 거실 풍경입니다.
기존 사용하던 거실장을 버리고 왔기에 거실장과 함께 놓여 있던 스피커 등의 짐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사실 이 때쯤 되니 몸이 꽤 피곤해져 짐정리는 내일로 미루고 한숨 푹 자고 싶었는데, 마눌님께서는 짐정리를 꿋꿋이 이어갔습니다.
게다가 거실을 대충 정리하려면 거실장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며, 미리 사 두었던 이케아 라플란드(LAPPLAND)거실장을 조립하라는 은근한 압박을 보냈습니다.
단순히 홈시어터 스피커뿐이라면 벽쪽으로 밀어놓고 버텨볼텐데, AV 리시버와 DVD 플레이어, 턴테이블 등 TV 수납장에 놓여 있던 기기들이 탁자 한 가운데 어지러이 널려 있었습니다.
몸은 좀 피곤해도 저것들을 얼른 해치워야 저녁이 편안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저녁, 이케아 라플란드 TV수납장 조립 시작
오후 6시 남짓한 시간에 라플란드 TV 수납장 박스 3개를 거실로 끌고 나왔습니다.
긴 박스 2개의 길이는 약 185cm로 이런저런 짐으로 들어찬 거실에 펼쳐 놓기가 살짝 버겁습니다.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박스에는 번호가 붙어 있고, 1,2,3 3개의 박스가 모두 있어야 TV 수납장을 조립할 수 있습니다.
작은 박스(2번)의 무게는 17kg, 긴 박스(1번과 3번)는 각각 15kg으로 상당히 묵직합니다.
일단 번호에 따라 1번 박스를 뜯었더니 파티클보드(PB) 재질의 바닥판과 벽판, 그리고 설명서와 부속물들이 들어 있습니다.
조립 설명서와 두툼한 양의 결합 부속물 봉투입니다.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설명서를 펼치면 이케아 특유의 이미지 컷 설명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자/십자 드라이버와 망치, 수평계가 필요하며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하며, 바닥에 뭔가를 깔고 작업하며, 하다가 잘 모르겠으면 이케아로 전화하라는 내용입니다.
설명서의 다음 장에는 각 박스별 판재의 역할이 그려져 있습니다.
라플란드 TV 수납장은 칸이 꽤 많이 나눠져 있는 구조인데, 이렇게 각 박스의 부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려져 있어 머리속에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육각 나사와 목심으로 블럭 조립하듯 만드는 가구
드디어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1번 박스를 열고 두툼한 파티클보드 벽채를 꺼냅니다.
가장 먼저 두께 36mm의 파티클보드 두 개를 육각볼트로 고정합니다.
육각볼트를 조이는데 사용한 육각렌치는 제품에 포함된 것으로 동봉된 검은 플라스틱 막대를 끼워 편하게 돌릴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가전, 가구 제품에 포함된 육각렌치들을 꽤 많이 봤지만 라플란드 TV 수납장에 포함된 육각렌치와 플라스틱 손잡이는 무척 쓰기 편했습니다.
파티클보드 바닥과 벽을 결합시킨 뒤에는 칸막이 역할을 하는 MDF판들을 목심을 이용해 고정합니다.
목심을 끼우기 전 목공본드를 발라 좀 더 튼튼하게 결합할까 하다가 제품 설명서에 별도의 접착제를 사용하라는 얘기가 없어서 그냥 조립하기로 했습니다.
아마 이사짐 정리가 된 상태에서 조립을 했다면 목공본드를 정성껏 발랐을텐데, 빨리 조립을 끝내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칸막이의 면마다 2개, 혹은 4개의 목심을 끼워 고정하게 되는데 두 가지 길이의 목심이 있으니 설명서를 잘 보고 조립해야 합니다.
벽에 수평 칸막이 3개를 끼우는 것으로 1번 박스의 재료들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이제 2번 박스를 뜯어 수평, 수직 내벽 역할을 하는 MDF 판을 꺼냈습니다.
박스를 반대로 뜯다보니 지저분하게 조각이 났는데요, 이케아 박스의 재질은 흔히보는 골판지 박스보다 훨씬 뻣뻣하고 질긴 느낌입니다.
수직 내벽 역할을 하는 MDF 판 역시 목심으로 고정하게 됩니다.
앞서 조립한 수평 칸막이의 수평 방향 목심과 바닥면의 수직 방향 목심을 모두 끼워야 하는터라, 목심의 위치를 잘 잡고 살살 달래가며 끼워야 합니다.
다시 바닥면의 수직 칸막이를 목심으로 끼운 뒤
긴 수평 칸막이도 목심으로 결합합니다.
화살표로 표시한 것과 같이 수직과 수평 방향 목심을 한꺼번에 끼워야하는데, 혼자 여러 개의 목심을 맞춰가며 끼우는게 살짝 고된 일이었습니다.
선택 가능한 칸막이 방향, 설명서를 잘 읽어야
라플란드 TV 수납장은 목심으로 가로세로 칸막이들을 결합하는 방식이다보니 칸막이와 벽 사이로 살짝 빈틈이 보입니다.
그래도 힘을 특히 많이 받아야 하는 TV 고정용 뒷판에는 라픽스 하우징이 사용됩니다.
짱구 너트라고도 불리는 라픽스 하우징은 수직, 수평 방향의 목재를 단단하게 고정하는 도구로, 나사를 끼우고 너트를 90도 이상 돌리면 수직, 수평의 목재가 빈틈없이 단단하게 결합됩니다.
조립을 하다보니 수직 칸막이의 방향을 좌우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네요.
칸막이를 오른쪽으로 배치하라는 마눌님의 지시에 따라 설명서 25페이지로 점프합니다.
라플란드 TV 수납장 설명서 25페이지에는 조립중이던 TV 선반을 뒤집은 뒤 작업을 계속하라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설명서를 따라 조립중이던 TV 수납장을 세워보니 큼직하고 뭔가 그럴듯한 TV 수납장 형태가 갖춰진 듯 합니다.
그리고 이쯤되니 수북하게 쌓여 있던 목심과 나사들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제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상판을 고정할 차례인데, 여러 개의 목심과 TV 고정판의 라픽스 하우징까지 여러 개의 고정핀을 한꺼번에 끼워야 합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단계라고 할까요ㅎㅎ
19만9천원 짜리 라플란드 TV 수납장 조립 완료
상판을 끼우고 다시 비어 있던 벽을 끼운 뒤 육각 볼트를 고정하고
바닥에 12개의 부직포 패드를 붙이는 것으로
가로 183cm, 높이 147cm의 꽤 큼직한 TV 수납장 조립이 완료되었습니다.
설명서를 따라 하다보니 어느새 크고 거대한 TV 수납장이 만들어져 꽤 뿌듯하더군요ㅎㅎ
19만9천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큼직하고 여러 개의 칸막이를 갖춘데다 벽걸이 TV를 부착할 수 있는 기능까지, 여러모로 마음에 드는 제품입니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가며 조립하느라 1시간이 좀 더 걸렸지만, 대부분 30분~1시간 정도면 충분히 조립이 가능할 듯 싶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마눌님도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모양이나 색상이 홈시어터 스피커와 잘 어울린다며 꽤 만족하는 모습입니다.
저도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묵직한 느낌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수평 칸막이가 좁아 AV 리시버를 위로 올려야 하는 점에 좀 아쉽더군요.
벽걸이 TV는 거실 벽을 뚫지 않고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수직 벽에 고정해 사용할 예정입니다(라플란드 TV 수납장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15mm 두께의 MDF판에 40인치 TV(무게 17kg)를 매달아 두려니 살짝 불안한 느낌이 들어 수직판에 별도의 나무를 덧대어 보강한 뒤 TV를 달기로 했습니다.
이케아의 제품 설명에는 TV 최대 하중이 25kg이라 적혀 있긴 한데, 좀 더 든든하게 보강해야 안심하고 쓸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일단은 TV를 매다는 대신 선반에 올려두었고 AV 리시버나 홈시어터 스피커, 턴테이블은 위로 올렸는데, 이것도 나름 괜찮은 배치인 듯 싶네요.
마침 칸칸이 나눠진 정사각형 수납함에 문을 달아달라는 마눌님의 요청이 있는 만큼, 조만간 라플란드 TV 수납장의 간단한 개조/보강 작업을 해볼까 합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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