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멜 마이크로 8050 개봉기. 배터리로 작동하는 작고 똘똘한 무선 드레멜 8050

좀더 작고 쓰기 편한, 무선 드레멜

저희 집에 오신 아버지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제 공구함을 뒤적이곤 합니다.

 

아버지 역시 이런저런 공구에 관심이 많은 분이고 제가 갖추고 있는 몇 안되는 수/전동 공구들을 살펴보곤 하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제 공구 욕심은 아버지로 부터 물려받은 것이라 해야겠죠ㅎㅎ

 

얼마전 저희 집에 오신 아버지는 다른 전동공구보다 드레멜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쓰던, 미니 모터에 미니 드릴척을 달아 만든 자작(!!!) 미니 드릴은 이제 축이 틀어져서 거의 못쓰게 되었다면서 유난히 드레멜에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한동안 먼지 풀풀 날리며 열중했던 목공 DIY도 어느정도 잦아든데다 보다 다양한 부착공구들이 한 세트로 묶여 저렴하게 판매되는 드레멜 4000 기종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기에, 제 드레멜 3000을 흔쾌히 양도(?)했습니다.

드레멜 3000

그렇게 아버지께 드레멜3000 키트를 보낸 뒤 저는 드레멜 4000 세트를 구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 뒤 드레멜 3000이 너무 크고 무겁고, 평소 하는 작업(핀 바이스류를 이용한 정밀한 드릴 작업)에 쓰기에는 드레멜 3000의 힘이 너무 세서 사용하기 어렵다며 좀 더 작은 드레멜은 없는지 물어보시더군요.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박스 개봉

드레멜3000을 넘기고 겸사겸사 드레멜4000을 구입하려던 원대한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아버지께 보낼 드레멜 마이크로 8050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삼아 드레멜 8050을 저희 집으로 배송받아 살짝 살펴봤습니다.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박스

 

드레멜 8050 박스는 24*16*9cm의 작은 사이즈였지만 박스 겉면에 제품 특징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박스

 

특히 드레멜 8050에 포함된 18종의 각종 팁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나와 있는데, 이렇게 큼직하고 알아보기 쉬운 팁의 설명은 제품 설명서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박스를 잘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박스

 

드레멜 8050에 포함된 내용물은 드레멜 8050 본체와 충전기, 충전 거치대와 설명서, 그리고 18종의 드레멜 팁이 담긴 플라스틱 상자로, 비교적 단촐한 편입니다.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내용물

 

20cm 남짓한 드레멜 8050 본체는 꽤 작고 귀엽게 느껴집니다.

위쪽에는 전원버튼과 콜렛 잠금 버튼이 있고, 아래쪽에는 속도조절 버튼과 속도 표시 LED, 충전 상태 표시 등이 있습니다.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두툼하고 묵직한데다 긴 전기 코드까지 달려 있는 드레멜 3000에 익숙해 있다보니 충전식 드레멜 8050은 상대적으로 훨씬 체급이 가벼워 보입니다.

드레멜 3000 8050 비교

 

전기코드를 제외한 드레멜 3000의 무게는 475g, 드레멜 8050의 무게는 260g으로 두 드레멜은 200g정도 차이가 납니다.

200g 남짓한 차이는 실제 사용시 무게감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드레멜 3000 8050 비교

 

특히 둘레가 가느다란 드레멜 8050은 연필 잡는 자세로 사용하기에 편합니다.

드레멜 3000 역시 같은 방법으로 쥐고 사용했는데, 전체적으로 굵은데다 무게 중심이 전기코드쪽(뒤쪽)으로 향해 있어 오래 사용하다보면 손이 뻐근한 느낌이 왔습니다.

드레멜 마이크로 8050 그립

하지만 드레멜 8050은 가늘고 무게도 가벼워 손에 오는 부담이 훨씬 적었습니다.

작고 정밀한 작업에 적합한 드레멜 마이크로 8050

드레멜 8050은 드레멜 3000에서 전기 코드를 없애고 소형화한 버전으로 조각, 연마, 샌딩, 광택 등 각종 팁은 호환됩니다.

특히 드레멜 8050에는 드레멜 3000에 포함되지 않아 따로 사야 했던 0.8/1.6/2.4mm 콜렛이 기본 포함되어 있어 보다 가느다란 드릴날을 끼워 작업할 수 있습니다.

드레멜 8050 콜렛

 

디테일업 작업을 하다 멈춘지 10년 가까이 된 프라모델에 살짝 손을 대보기도 했습니다.

드레멜 8050 무선 드레멜2007,8년 경 시작, 기약없이 멈춘 나스호른 디테일업

 

드레멜 3000의 경우 이런 정밀한 작업을 하기에는 너무 크고 힘이 세다 싶어 수동식 핀바이스만 썼는데, 작고 가벼운 드레멜 8050이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드레멜 8050 무선 드레멜

 

충전식 공구이다보니 콘센트를 찾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지만 힘이 약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원을 켰을 때 기본 단수(3단 15000RPM)에서 순식간에 글씨를 새길 수 있었습니다.

드레멜 8050 무선 드레멜

제가 사용할 공구가 아니다보니 오래 사용해보진 못하고 약 30분 남짓, 나무와 플라스틱에 글씨를 새기거나 구멍을 뚫고, 녹슨 스테인레스에 광택을 내는 정도로 사용해 본 정도에 불과하지만 드레멜 8050을 직접 써보니 특히 정밀한 작업에 적합하다 싶었습니다.

 

배터리로 작동되는 드레멜 8050의 특성상, 단단한 금속을 자르는 등의 무거운 작업은 무리일 듯 싶지만 보다 작은(정밀한) 목공예와 같은 취미 수준의 작업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드레멜 8050의 속도는 본체 하단의 속도 조절 버튼을 이용하게 되며, 속도 조절 버튼을 한 번씩 누를 때마다 회전수가 조절됩니다.

드레멜 8050 소음은 드레멜 3000에 비해 적은 편이며, 특히 1단(5000RPM)이나 2단(10000RPM)으로 조절하면 상대적으로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아울러 드레멜 8050의 전원을 켜는 것과 동시에 앞쪽에 LED 조명이 들어와 작업면을 비춰주는 등, 드레멜 3000에 없는 편의 사항도 적용되어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드레멜 8050 하단의 배터리 게이지는 배터리 상태에 따라 녹색(100%)-오렌지색(50%)-빨간색(25%)-빨간색 점멸로 변화한다고 합니다.

 

저는 비교적 부하가 적은 작업 위주로 30분 남짓 사용해 봤는데 녹색불의 변화는 없더군요.

메모리 효과가 적은 리튬이온 배터리인 만큼 굳이 완전충전-완전방전을 반복하기 보다 작업이 끝날 때마다 충전거치대에 올려 충전시켜주는게 좋을 듯 합니다.

드레멜 8050 충전 거치대

여전히 부실한 매뉴얼, 아쉬운 보증기간

드레멜 8050에는 영문 매뉴얼을 기초로 한 한글 매뉴얼이 포함되어 있고, 매뉴얼 초반의 제품 사용 방법은 비교적 충실한 편입니다.

드레멜 8050 매뉴얼

 

하지만 매뉴얼을 두어 페이지 넘겨 드레멜 팁에 대한 설명을 보니 작은 글씨와 그림으로 빼곡하게 차 있는, 참 불친절한 페이지가 시작됩니다.

드레멜 8050 매뉴얼

드레멜 8050에 기본 포함된 두 가지 팁의 용도가 궁금하여 매뉴얼을 찾아봤는데, 매뉴얼만 봐서는 이 두 개의 팁이 몇 번인지 알 수도 없어 박스 뒷면에 있는 팁의 사진에서 번호를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각각의 팁이 어떤 재질에 사용하는 것인지, 각종 재질을 동전의 1/4만한 크기의 아이콘으로 그려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이 무슨 재질을 표현하는 것인지 그림만 봐서는 이해하기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드레멜 8050 매뉴얼사진으로 찍어 확대해봐야 알아볼 수 있는 아이콘들

미루어 짐작해 보면 역시 영문 매뉴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싶은데, 알아볼 수 없는 작은 아이콘 대신 금속, 목재, 유리, 벽돌, 타일, 도자기, 플라스틱과 같은 글씨로 적어두었으면 싶습니다.

 

약 2년전, 드레멜 3000의 리뷰를 할 때도 영문 매뉴얼을 번역기로 돌린 듯한, 한글 매뉴얼의 성의없이 번역과 오역을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드레멜 한국 유통사로 부터 매뉴얼에 신경쓰겠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바뀐게 없는 듯 싶습니다.

2014/12/27 - 드레멜 3000-2/30 사용기. DIY에 편리한 다목적 전동공구 드레멜 조각기, 그런데...

 

한 가지 더, 해외 판매중인 드레멜 8050은 보증기간이 2년이라 적혀 있습니다.

분명 같은 제품이고, 비슷한 가격에 판매중인데 한국에서의 보증기간은 1년, 그나마 배터리 보증기간은 6개월입니다.

드레멜 8050 A/S드레멜 미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제품 보증 기간

한국과 외국에서 동시에 판매되는 제품들의 A/S 기간이나 조건에 차이가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고, 드레멜만 그런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결코 달갑지 않은 한국식 현지화를 다시 한번 확인하니 다양한 보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입맛이 씁슬하네요.

 

2년 전 드레멜 3000의 리뷰에서도 같은 지적을 했지만, 여전한 것을 보면 앞으로도 차별적인 A/S 정책은 바뀌지 않을 듯 합니다.

드레멜 8050은 전선이 없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데다 생각보다 힘도 좋아 제품은 만족스러웠지만, 괜히 매뉴얼을 열어보고 A/S 기간을 확인해 본 뒤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본 리뷰는 아내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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