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 온 나무 선반 리폼 DIY. 사포질과 스테인, 바니시로 새 나무 선반 만들기

낼름 주워온 원목 선반, 때빼고 광내기

이사 온 지 얼마 안된 어느 날 아침, 엘레베이터를 타러 나가는데 옆집 문앞에 꽤 쓸만해 보이는 나무 선반이 나와 있더군요.

 

햇볕에 바래고 먼지가 내려앉아 있긴 했지만 그래도 꽤 쓸만해 보이는 나무 선반이라 버리는게 아니라 잠시 내 놓은 것이겠지 싶었는데 저녁때까지 문 밖에 나와 있었습니다.

 

마눌님을 시켜 옆집에 물어봤더니 다른 것들과 한꺼번에 버리려고 내놓은 것이라고 했고, 리폼하면 여러모로 쓸모 있는 선반이 되겠다 싶어 낼름 주워왔습니다.

 

주워온 지 2주 남짓 지난 며칠 전, 드디어 나무 선반의 때빼고 광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래된 나무 선반 리폼

 

꽤 오랫동안 창고 구석에서 묵힌 듯, 먼지와 햇볕에 바랜 자국이 나 있었는데, 윗면 상판에는 송진이 흘러나온 자국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나무 선반 리폼세월의 흔적과 송진 자국

처음 주워 올 때만 해도 흔한 집성목 각재로 만든 선반이겠거니 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말그대로 '원목 선반' 이더군요.

 

연식은 꽤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 선반이었지만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했습니다.

다만 맨 윗 선반의 나무는 고정하던 타카핀이 헐렁해져 덜렁거리는 상태였고, 아마 버려지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오래된 나무 선반 리폼

 

물기 있는 무언가를 올려놓아 나무에 물기 스며든 자국도 있었습니다.

오래된 나무 선반 리폼

나무 선반 분해하여 묵은 때 벗겨내기

나무 선반에 묵은 때를 벗기기 위한 첫 작업으로 나무 선반 분해를 시작했습니다.

볼트와 망치 너트로 고정되는 방식이라, 볼트만 풀면 간단히 분해할 수 있습니다.

나무 선반 리폼 분해

 

12개의 볼트를 푸는 것만으로 선반을 분해했습니다.

나무 선반 리폼 분해

 

나무 선반의 묵은 때는 사포로 벗겨냅니다.

수작업으로 사포질하는게 꽤 고된 일이었기에, 얼마전 구입한 멀티커터에 사포를 붙여 작업을 했습니다.

나무 선반 리폼 사포질

 

손으로 사포질을 할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상판 하나의 사포질을 완료했습니다.

역시 공구가 일의 절반은 한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나무 선반 리폼 사포질

 

선반의 나무 기둥에 오래된 마감재도 사포질로 벗겨냅니다.

나무 선반 리폼 사포질

 

오래된 마감재를 벗겨내기 전 후의 사진입니다.

탈색되고 먼지가 뽀얗던 마감재만 벗겨냈는데 나무 무늬가 근사하네요ㅎㅎ

나무 선반 리폼 사포질

 

전동 공구로 때를 벗겨냈지만, 세세하게 다듬는 작업은 역시 손으로 합니다.

180방 사포를 이용해 거칠 면을 살짝 갈아냈습니다.

나무 선반 리폼 사포질

 

앞서 타카핀이 헐렁하게 빠져있던 곳은 타카핀을 아예 빼버리고 목공본드를 이용해 수리합니다.

나무 선반 리폼 목공본드

 

목공 본드를 바른 뒤 클램프를 이용해 꽉 눌러 고정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클램프로 고정해 두었다가 1~2시간 정도 지나 풀면 어지간한 힘에는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나무 선반 리폼 클램프

스테인과 마감재 바르기

묵은 때를 벗겨낸 나무 선반에 스테인을 발라 색을 입히기로 했습니다.

다른 목공 작업에 겸사겸사 쓰기 위해 구입한 메이플 색상의 안티쿠아 와이핑 스테인을 개봉하여 바르기로 했습니다.

Antiqua Finish Wiping Finish 앤티쿠아 피니시 와이핑 스테인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 스테인의 샘플 색상과 실제 발랐을 때의 색상은 확연히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메이플 색상이라고 하던 스테인은 바르자마자 황토를 바른 듯 짙은 색이더군요.

Antiqua Finish Wiping Finish 앤티쿠아 피니시 와이핑 스테인

 

바싹 말라있던 나무에다 스테인 원액을 그대로 발라 그런 것이었습니다.

와이핑 스테인(헝겁 등으로 닦아내어 색 조절을 하는 스테인)인 만큼 젖은 헝겁과 마른 헝겁으로 스테인을 닦아 진한 색감을 조절했습니다.

우드 스테인 칠하기

그리고 모서리 부분은 180방 사포로 적당히 문질러 자연스럽게 마모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황토를 바른 것 같았던 나무 선반은 나름 톤을 낮추었습니다.

우드 스테인 칠하기

 

스테인이 대충 마른 뒤, 다시 원래대로 나무 선반을 조립했습니다.

스테인만 발라 놓으니 광택은 전혀 없이 건조한 느낌인데도 마눌님께서는 꽤 맘에 들어하더군요.

우드 스테인 칠하기

 

스테인만 바른 건조한 느낌도 나름 괜찮았지만 오랫동안 햇볕을 받아 바싹 마른 나무인만큼, 스테인(마감재)을 바르기로 했습니다.

바니시를 바르면 나무에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훨씬 쓰기 편한 나무 가구가 됩니다.

데프트 클리어 우드 피니시 Deft Clear Wood Finish

1년전에 구입한 500ml 용량의 데프트 클리어 우드 바니시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 있네요.

2015/05/12 - 6년 사용한 원목 탁자의 리폼 작업. 사포질과 커피가루, 바니시로 원목 가구 리폼하기

 

사용 설명서에 적힌 대로 1차 바니시는 원액 그대로 골고루 펴 발랐습니다.

바싹 말라있는 나무라 바니시 원액을 펴바르기 위해 꼼꼼한 붓질이 필요합니다.

나무에 바니시 바르기

 

바니시 원액을 칠한 뒤 하룻밤 정도 지나면 사포질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니시가 마르게 됩니다.

320방 사포(고운 사포)를 이용해 바니시가 뭉친 부분을 갈아냈습니다.

나무에 바니시 바르기

바니시를 붓으로 바르다보니 특히 목재의 모서리 부분에 뭉치는 경우가 많은데, 뭉친 바니시를 살살 문질러 평평하게 갈아냅니다.

 

물론 나무 선반의 평평한 부분도 사포로 살살 문질러 뭉친 바니시를 적당히 갈아냅니다.

그리고 젖은 헝겁을 이용해 갈아낸 가루를 깨끗이 닦아 냈습니다.

나무에 바니시 바르기

 

(역시 데프트 바니시 설명서대로) 물을 조금 섞어 희석한 바니시를 덧 발라 줍니다.

바니시 바르는 방법

 

물을 섞어 희석한 바니시는 원액보다 펴바르기 쉽지만 모서리 부분에 거품처럼 뭉치기도 쉽습니다.

바니시를 바르면서 구석구석 꼼꼼히 살피고, 거품은 붓 끝으로 쓸어 제거합니다.

바니시 바르는 방법

 

형광등 조명만으로는 뭉친 부분을 놓치기 쉬워 손전등을 비춰가며 뭉친 바니시를 쓸어 주었습니다.

바니시 바르는 방법

 

바니시를 두 번 바르고 말리는 것으로 주워온 나무 선반의 리폼 작업이 끝났습니다.

반광 바니시를 발라 놓으니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적당히 윤기가 나는 멋진 리폼 결과물이 나왔는데, 눈으로 보는 것만큼 느낌을 살리지 못한 사진이 아쉽기만 하네요.

오래된 나무 선반 리폼

주워 온 나무 선반을 볼 때마다 언제 리폼할 꺼냐고 압박을 주던 마눌님께서는 리폼이 완료된 나무 선반이 무척 맘에 들어하는 눈치입니다.

 

리폼하기 전만해도 냉장고 옆에 둘 '막선반'으로 딱 좋겠다고 하더니 묵은 때를 벗기고 칠을 마친 나무 선반을 놓을 장소를 여기저기 재보고 있으니 말이죠ㅎㅎ

오래된 나무 선반 리폼

오랫동안 쓰다가 때가 타도 언제든 새 것처럼 손볼 수 있는 것이, 나무(원목)로 만든 것들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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