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이용후기. 기대했던 황토온돌데크는 실망이었지만...

캠핑장 덕분에 자주 찾게 되는 충남 서산, 태안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물이 있는 캠핑장을 많이 검색했는데, 어느덧 무더위가 지나고 물이 좋은 캠핑장보다는 숲이 좋은 캠핑장을 찾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마눌님께서 이번에 찾은 캠팽장은 충남 서산에 있는 용현자연휴양림캠핑장입니다.

 

예전에는 직장 때문에 서산을 자주 찾곤 했는데, 최근에는 캠핑장 때문에 유난히 충청남도 서산, 태안을 자주 찾게 됩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대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서산 IC로 진입한 뒤 운남당진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따라 진행하다보니 어느덧 비포장 도로가 나타납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비포장 도로 오른편 저 멀리, 넓은 풀밭 끝쪽에 석탑이 쬐그맣게 보이는군요.

나중에 지도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보원사절터와 보원사지5층 석탑이라고 합니다.

보원사절터 보원사지5층 석탑

 

좁다란 길을 조금 더 따라 가다보면, 용현자연휴양림 표지판을 만나게 됩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입구의 사무실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안내를 받은 뒤, 입장료를 결제하고 캠핑장 주차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넓직한 공터같은 주차장을 감싸고 있는 짙은 숲의 느낌이 꽤 괜찮습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저희는 국립자연휴양림 홈페이지용현자연휴양림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결제까지 완료했는데, 이 인터넷 결제는 캠핑장 이용료와 주차료만 지불한 것이며, 용현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입장료(성인1인당 1000원)와 쓰레기봉투값 500원은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황토온돌데크에 끌려 찾아간 용현자연휴양림캠핑장, 그런데...

사실 저희가 캠핑장을 검색할 때 우선으로 꼽는 기준은 전기와 화로 사용이 가능한가? 입니다.

가끔 전기와 화로의 장작불 중 한 가지를 사용할 수 없는 캠핑장을 예약할 때는 둘 중 한 가지를 포기하고 갈만한 이유(경관이 특별히 빼어나나던가 하는)가 있을 때 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곳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은 두 가지 모두 사용할 수 없습니다(숯을 피우는 것은 허용하지만 장작 사용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비어치킨 화로대전기도, 장작불도 안된다ㅠㅠ

 

평소같으면 전기와 화로불 모두 사용할 수 없는 곳은 선택에서 제외했겠으나 마눌님께서는 굳이 용현자연휴양림캠핑장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데크가 황토온돌데크, 찜질방 스타일이라더군요.

캠핑장의 데크가 황토온돌데크라니, 어떤 형태일지 짐짓 궁금했는데요 말그대로 황토로 채워져 있으며 저녁 6시 이후부터 황토바닥 아래로 온수 난방이 공급된다고 합니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캠핑장이라 전기장판을 쓸 수 없지만, 황토온돌데크에서는 뜨끈하게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황토온돌데크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이렇게 기대를 안고 찾아간 황토온돌데크인데, 데크 주변의 풍경이 휑합니다.

 

용현자연휴양림캠핑장의 황토온돌데크는 201번부터 205번까지 다섯 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저희가 예약한 202번과 바로 옆 203번 데크의 거리는 불과 1m 남짓합니다.

있으나마나한 벽을 사이에 두고 딱~ 붙어 있는 데크를 보니 짐 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황토온돌데크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옆 데크와 딱 붙은 거리는 그렇다 치고, 데크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 역시 '캠핑장'에서 기대할 만한 풍경은 아닙니다.

황토온돌데크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데크마다 테이블이 놓여져 있지만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수북히 널부러져 말라가는 나무와 풀을 마주하자니, 캠핑이라기 보다는 난민촌에 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용현자연휴양림캠핑장의 황토온돌데크 하루 이용료가 1만원, 사설 캠핑장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가격을 막론하고 여기서는 머물고 싶지 않더군요.

황토온돌데크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난민촌을 연상시키는 주변 환경

탁월한 선택 - 용현자연휴양림의 나무데크

좁은데다 주변 정리가 전혀 되지 않은 황토온돌데크 대신 나무데크 구역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무척 다행스럽게도, 용현자연휴양림의 나무데크는 그야말로 '자연휴양림'의 느낌이 물씬 나는, 분위기 좋은 숲속이었습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도토리나무 사이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나무데크들, 한 낮인데도 꽤 짙은 그늘이 드리우는군요.

주차장과 개수대가 가까운 107번 데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의 나무데크 중 명당자리가 107번이라고 하더군요ㅎㅎ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물론 정문의 관리사무소로 가 자리를 옮기겠다 양해를 구했고, 관리사무소 직원은 무척 친절하게 황토온돌데크의 결제를 취소하고 야영데크의 결제를 새로 해 주었습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야영데크의 이용요금 6000원, 주차요금 3000원(중소형차량), 입장료 1인당 1000원, 쓰레기 봉투값 500원을 지불했습니다.

정리해보면, 용현자연휴양림에 성인 2명이 자동차를 몰고와 야영데크에 머무를 경우 요금은 11500원, 황토온돌데크에 머물 경우 15500원입니다.

도토리나무숲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황토온돌데크 구역보다는 훨씬 넓직하고 도토리나무들이 울창한, 숲속의 캠핑장이라 분위기가 참 좋습니다.

 

나무데크위에 후다닥 돔스크린을 치고 살림살이 준비를 마쳤습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의 데크 크기는 가로세로 대략 3.5m 정도로 대형텐트를 올리기는 어렵지만 저희가 사용하는 돔스크린(3.2*3.2m)에는 딱 맞네요.

데크주위에 스트링 고리도 준비되어 있고, 땅이 단단하여 팩을 박기도 편합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캠핑장에서 꼭 챙겨야 할 것

돔스크린을 치고 난 뒤, 저는 노트북을 꺼내들고 잠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평일에 캠핑을 나오다보니 캠핑장에서 자주 노트북을 꺼내들고 일하곤 하는데, 이 날 따라 일이 좀 길어졌고, 산 속의 해는 빨리 기울어져 금새 어둑어둑해지네요.

노트북만 들여다보는 저를 보는 마눌님의 표정도 함께 어둑어둑해졌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울창한 숲속에서 컴터질ㅡㅡ;;

 

어느덧 날이 어두워져 준비해 온 저녁거리를 차렸습니다.

장작불을 피울 수 없는지라 구이바다에 소고기와 버섯 양파를 올리고 깻잎과 쌈무, 그리고 밥이 곁들여진 소박한 저녁입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아...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랜턴 충전해 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ㅠㅠ

전기가 들어오는 캠핑장에서 LED 랜턴만 주로 사용하다보니 충전식 랜턴 확인을 깜빡했네요.

2014/05/13 - 스위스밀리터리 V랜턴2 사용기. 튼튼하지만 밝기는 아쉬운 충전식 캠핑 랜턴

차에서 손전등을 꺼내와 매달았지만, 밤이 깊어지자 눈앞에는 딱 이 정도의 풍경이 펼쳐지고, 분위기가 그리 좋지 않았던 저녁, 일찍 침낭속으로 들어가는게 상책입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충전식 조명, 반드시 필요!

 

일찍 잠들었던 다음날 아침, 얼큰한 순두부 찌개와 밥, 후식으로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깔깔했던 속과 더 깔깔했던 마음을 풀었습니다ㅎㅎ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편의시설은 그닥...하지만 숲이 좋은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시설은 중간-중상 정도, 기본 시설은 갖추었지만 썩 훌륭한 편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개수대가 가까운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단, 개수대의 물에 철분이 많아 식수로는 쓰지말라는군요.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식수는 음수대에 설치된 정수기 물을 받아서 쓰라고 합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화장실은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반면,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시설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희도 페트병, 맥주병이나 부탄가스 캔과 같이 평소 분리수거 하던 것들을 따로 모아갔는데, 결국 종량제 봉투와 함께 몰아 놓고 돌아섰습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편의 시설은 고만고만한 수준이지만, 자연휴양림으로 견학을 오는 유치원 꼬마들을 위한 토끼장도 준비되어 있고

토끼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토끼장 맞은 편에는 닭장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 닭들은 사람이 적을 때는 방목을 하여 캠핑 데크 뒤쪽 언덕의 풀숲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ㅎㅎ

닭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의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울창한 숲을 꼽을 수 있습니다.

캠핑용 데크가 자리잡은 울창한 도토리 나무 숲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낮에도 따로 타프를 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편안한 그늘을 제공해줍니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아침을 든든히 먹고, 철수를 위해 짐을 다 챙긴 후 용현자연휴양림을 산책해보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있던 나무데크 구역에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니 용현계곡이 흐르고 있고(물놀이 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음) 등산로도 있네요.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길막힘은 표시되어 있지 않았음 ㅡㅡ;;

 

길을 따라 가다보니 용현자연휴양림에서 운영하는 펜션들이 나타납니다.

숲속의집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펜션과 가까운 곳에 밧줄로 만든 다리 등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시설이 있네요.

이 나무 다리에 잠시 올라가 봤는데, 어른들도 휘청휘청하니 아이들은 꼭 옆에서 지켜보고 잡아줄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이 체험시설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경사면을 끼고 만들어진 숲속의 좁은 등산로는 가볍게 걷기에 적당한 코스였습니다.

등산로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용현자연휴양림에는 유난히 도토리 나무가 많더군요.

등산로 중간중간에도 도토리가 참 많이 떨어져 있었고

도토리나무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간간히 나무 데크에 떨어져 떼구르르~ 구르는 도토리 소리가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도토리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

 

이렇게 1박 2일의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에서의 캠핑을 마쳤습니다.

기대했던 황토온돌데크는 실망스러웠지만, 울창한 도토리나무들 사이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마눌님은 '요즘 펜션 위주로 운영하는 자연휴양림들이 많은데,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산책로도 좋고 아이들을 위한 아기자기한 시설들도 많아서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황토온돌데크에 머물지 못했던게 못내 아쉬웠던지, 다음에는 사이에 낀 202,203번 데크대신 가장자리의 황토온돌데크를 예약하겠노라고 말하더군요.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충청남도2014년 9월18일~19일 용현자연휴양림 캠핑장

 

짧은 등산로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국보 84호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보고 왔습니다.

도로 옆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표지판을 따라 잠시 걸어올라가다보니 멀리 높다란 돌성 같은게 모이더군요.

마애삼존불상 충남 태안

 

7세기경 만들어 졌다는 서산마애삼존불상, 바위산 한 쪽면에 조각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침 저희가 갔을 때는 안내자의 해설이 진행되고 있었기에 한참동안 해설에 귀를 기울였네요.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데다 상세한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으니 역사나 유물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 돌아볼만한 곳이었습니다.

마애삼존불상 충남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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