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 캠핑장에서 빠질 수 없는 장비
캠핑장에서 망치는 텐트나 타프의 기둥이나 스트링을 고정하는 팩을 박을 때 없어서는 안되는, 꽤 중요한 장비입니다.
지금까지 캠핑을 떠나며 망치를 빠뜨린 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옆 자리에 캠핑 온 가족이 있었다면 망치를 빌려 타프를 쳤겠지만 저희는 평일에 캠핑을 다니다보니 캠핑장에 저희 팀 뿐이었습니다.
결국 평평한 돌을 이용해 팩을 박았는데, 다른 때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한 번의 고생 이후에는 망치를 빠뜨리는 실수를 하지 않고 공구 상자에 꼭 챙겨두곤 합니다.
캠핑용 망치 대신 일반 망치?
망치는 캠핑에서 꽤 중요한 장비지만 저희가 한창 캠핑 장비들을 마련하던 지난해 봄, 캠핑용 망치는 따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캠핑용 동망치의 외관은 꽤 멋져보였지만 2~3만원대의 비용을 들여 굳이 살 필요가 있겠나 싶었던 것이죠.
대신 집의 공구함에 있던 못박는 망치를 챙겨 넣었고 거의 1년 동안 잘 사용해왔습니다.
캠핑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외형의 망치지만 이런 망치로는 못만 박아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캠핑장에서 팩을 박는데도 훌륭한 도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가끔 바닷가 근처의 캠핑장에서는 화로불에 구운 조개 껍질을 깨는데도 훌륭하게 사용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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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의 망치는 여러모로 쓸모 있는 도구
캠핑장에서 일반 망치의 활약상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일반 망치라 망치 헤드 반대편에는 못뽑개가 달려 있었기에 데크 바닥에 박아 놓은 못들을 뽑는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데크에 텐트나 타프를 치려고 박았던 못의 허리만 휘어놓거나, 심지어 툭 튀어나온 못 머리를 그대로 방치한 채 떠나버린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데크위의 못! 떠날 때 뽑기라도 했으면
그러던 지난 여름 독립기념관 캠핑장에서 이 망치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소나무에 박혀있던 대못을 뽑으려다 망치자루가 부러져 버린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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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자루가 부러졌지만, 망치 자루 끝을 깎아 다시 망치 머리를 끼웠고 이후로도 이 망치는 캠핑장에서 무척 유용하게 사용중입니다.
부러진 망치 자루 길이만큼 짧아진 것이 손에 쏙 들어오는 느낌마저 드는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ㅎㅎ
방망이 깎던 노인의 심정으로 ㅠㅠ
저렴하게 구입한 캠핑용 동망치
캠핑장에서 일반 망치를 부족함 없이 사용하고 있었지만, 동망치의 근사한 외형에 관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망치 헤드 끝부분에 동으로 된 캡을 씌워 놓아 팩을 박을 때 손목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고 소음도 적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살살 구미가 당기긴 했습니다.
하지만 메이커 제품을 카피한(스노우피크 스타일, 혹은 st라고 붙어 있는) 동망치의 가격도 2만원 남짓, 메이커 제품의 가격은 그보다 훨씬 비쌉니다.
현재 쓰고 있는 망치 역시 기능면에서는 만족스러웠기에 굳이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동망치를 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얼마전 팩가방과 해먹 등 자잘한 캠핑용품 등을 구매하다가 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할인판매되고 있는 동망치가 눈에 띄어 냉큼 구입했습니다.
자잘한 캠핑 소품과 함께 구입한 동망치
요즘 캠핑장비들을 보면 대부분 메이커 제품과 모양이나 색상을 비슷하게 만든, 일명 '스타일'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동망치 역시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명 제품과 모양이 비슷합니다.
주조 헤드 끝에 번쩍거리는 황동 헤드가 달려 있고 황동 헤드 옆의 고정 핀을 빼내면 황동 헤드를 교체할 수 있는 기능성까지 꼭 빼닮았습니다.
동망치의 나무 자루도 꽤 튼튼한 느낌이며 동망치 헤드와 마찬가지로 고정핀이 박혀 있어 과격한(?) 동작에도 동망치 헤드가 빠질 염려는 없어 보입니다.
1만원이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에 마련한 동망치, 생각보다 꽤 튼실한 느낌입니다.
동망치의 헤드와 자루를 포함한 전체 무게는 640g입니다.
640g의 무게는 헤드쪽에 중심이 쏠려 있어 들었을 때 자연스레 헤드가 아래로 기울게 됩니다.
동망치의 헤드가 특히 무겁다보니 동망치로 팩을 박다가 자칫 손에서 놓칠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팩해머에는 끈이 달려 있습니다.
팩을 박을 때 손목에 끈을 걸어두면 팩해머를 손에서 놓치더라도 다른데로 날아가지 않는 것이죠.
저가에 할인 판매되는 동망치이다보니 천으로 된 끈을 감아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이 끈은 얼마든지 교체할 수 있습니다.
스트랩을 손목에 걸고 쓰면 망치를 놓쳐도 안전
동망치의 장점이라면 망치 헤드의 면적이 넓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일반 망치의 헤드 지름이 2.5cm, 동망치의 헤드 지름은 3.5cm로 보다 넓습니다.
원래 사용하던 망치의 무게는 대략 350g정도, 동망치에 비해 짧고 가벼운 편입니다.
이에 비해 길이 30cm, 무게 640g의 캠핑용 동망치는 헤드쪽에 쏠린 무게 중심으로 인해 팩을 박을 때 망치를 더 꽉 잡게 됩니다.
캠핑장에 설치했던 텐트나 타프를 철수 할 때, 땅에 박아 놓은 팩을 편하게 뽑을 수 있도록 팩뽑게가 달려 있어 꽤 요긴합니다.
기존 망치의 못뽑개는 팩을 걸고 당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구조라 손으로 팩의 끝부분을 잡고 힘껏 좌우로 돌려 공간을 확보한 뒤 팩을 뽑곤 했습니다.
도구 없이 손으로 팩을 뽑는 것도 익숙해지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팩을 뽑는 도구가 있으니 더 편합니다.
팩을 뽑을 때도 유용한 팩해머
캠핑용 동망치 몇 차례 캠핑에서 써보니
캠핑용 동망치 구입을 고려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 팩을 박을 때 손과 손목에 충격이 덜 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팩을 내리칠 때 팩보다 무른 동헤드가 찌그러지면서 충격을 일부 흡수하는 구조로 실제 동망치로 팩을 몇 차례 박았더니 동헤드가 눌리는 것이 눈에 띄네요.
3~4번의 캠핑을 다녀온 후로 동망치의 동헤드 옆부분까지 눌린 걸 보면 동헤드가 생각보다 많이 무른 듯 합니다.
동망치의 동헤드는 소모품으로 사용할 수록 점점 찌그러지며 일정 수준 이상으로 모양이 변형되면 동헤드를 교체해야 합니다.
다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교체용 동헤드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리 와닿지 않는, 캠핑용 동망치의 장점들
캠핑장에서 몇 차례 동망치를 써봤지만, 특별히 충격이 덜 온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일반 망치로 팩을 박을 때도 손이나 손목에 무리가 온다는 느낌을 받지 못해 동망치의 장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 매일같이 팩을 박는 것도 아니고, 콘크리트나 바위에 팩을 박는 것도 아닌데 팩다운시 손에 오는 충격을 심각하게 염려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저는 기존에 사용하던 일반 망치가 손에 익어서인지 무게가 늘고 망치 헤드에 무게 중심이 쏠린 동망치로 팩을 박는게 힘이 더 들어가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손에 익은 무식한(?) 망치가 더 편했습니다.
동망치의 또다른 장점, 팩을 박을 때 소음이 적다는 얘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직접 써보니 팩을 박기 위해 동망치로 팩을 내리칠 때마다 맑고 청아한(?) 땅~~~ 소리가 오히려 더 크고 멀리 퍼집니다.
역시 동망치의 소음이 적다는 얘기도, 일반 망치를 팩해머로 쓰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캠핑용 동망치를 직접 써보니 동망치의 기능성에 특별한 기대를 하기 보다는, 캠핑용으로 쓸 적당한 망치가 없어서 꼭 구매해야 한다면 고려해볼만한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뭐, 기왕 구입한데다 일반 망치보다는 동망치가 더 폼나는 캠핑 장비다 보니 동헤드가 납작해질때까지만 써볼까 합니다.
다만 저는 앞으로도 캠핑 데크 위에 박힌 작은 못이나 나무에 박힌 대못 등을 꾸준히 뽑을 생각이므로, 못뽑개가 달려 있는 일반 망치도 함께 가지고 다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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