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사이즈 해먹 사용기. 처음 설치한 해먹, 캠핑의 또 다른 즐거움

캠퍼의 로망, 해먹을 구입하다

올 해 봄이 되면서 마눌님께서는 가끔 해먹을 샀으면 좋겠다는 말을 종종 하곤 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캠핑에 꼭(!) 필요한 몇몇 장비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상태인데, 해먹을 사자는 마눌님의 얘기가 그리 귀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알겠다 대답만 해놓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중 자주 가는 캠핑용품 까페에서 해먹을 공동구매 한다기에 냅다 질렀습니다.

 

구매한 해먹은 트로피컬 해먹, 혹은 무지개 해먹이라 불리는, 색색깔이 예쁜 해먹이었는데, 해먹의 천과 꼭 같은 재질과 색상의 가방에 담겨 배송이 되었네요.

 

실은 이 해먹 역시 3월에 구매했는데, 그동안은 해먹을 이용할만한 날씨도 아니었고, 다녔던 캠핑장에 해먹을 걸만한 튼튼한 나무가 없던터라 구매한지 2달이 훌쩍 넘어서야 해먹을 개시하게 되었습니다.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배낭에 담겨 있는 묵직한 해먹 세트

 

사실 '해먹'하면 떠오르는 것은 2012년 여름, 마눌님 절친들과 부부 동반으로 갔던 캠핑장입니다.

당시에는 캠핑을 모르고 살던 때라 아무런 장비 없이 마눌님 친구들을 따라 캠핑을 가곤 했는데요, 함께 간 꼬맹이들 네 명이 해먹에서 좋아라 놀던, 그 장면이 해먹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ㅎㅎ

2012/07/09 - 캠핑 다녀오니, 기다리던 손님이 드디어!

해먹 캠핑꼬맹이들이 좋아하는 해먹

 

저희가 구입한 해먹 배낭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꽤 묵직한 부피와 무게감의 해먹 내용물이 나옵니다.

일단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해먹천과 길이 14cm의 큼직한 강철 비너, 그리고 둘둘 말려있는 주황색 해먹 로프 뭉치 2개가 보입니다.

 

사실 '해먹'하면 야자나무가 서 있는 열대 해변 아래에 걸어두는, 그물 형태의 천을 떠올리게 되죠.

그물 형태의 해먹은 접었을 때 부피가 작고,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한 반면 살이 배기는 단점이 있고, 이런 천 형태(캔버스 면이라고 합니다)의 해먹은 편한 대신 시원함은 덜하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들은 얘기로는, 이런 천 형태의 해먹은 비상시 담요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고 하더군요ㅡㅡㅋ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개인적으로는 알록달록 거친 느낌의 해먹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무지개 해먹은 특대형으로 길이 280cm, 너비 160cm 더블 사이즈입니다.

최대 150kg의 무게까지 견딘다고 하니 숫자만 보면 마눌님과 제가 함께 누워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는 얘기네요.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280*160cm, 최대 150kg

 

시중에 판매되는 싱글/더블 해먹의 차이는 해먹 천의 너비에 따라 구분되지만 해먹을 나무에 거는 해먹 스트링의 형태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싱글 사이즈 해먹에 포함된 스트링은 대개 한 쪽에 금속 링이 달려 있고, S자 고리가 포함된 형태로 제공됩니다.

해먹 스트링싱글 사이즈 해먹에 흔히 쓰이는 해먹 스트랩

 

반면 제가 구입한 더블 사이즈 해먹에는 보다 튼튼한 형태의 로프가 제공됩니다.

길이 360cm의 로프 양쪽 끝에는 강철 후크가 달려 있고 3톤의 힘을 받는 로프로, 비상시에는 차량 견인용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적혀 있더군요.

실제 3톤의 무게를 견디는지, 혹은 차량 견인용으로 사용해도 되는 로프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눈으로 보기에 무척이나 견고해 보이는터라, 해먹을 거는 로프의 용도로는 넘치는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동차 견인줄 해먹 로프

단, 시중에 판매되는 해먹 중에는 고정용 끈이 별도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으니, 구입 전 구성품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해먹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일단 튼튼해야겠죠.

해먹 고리 안쪽에 철심이 덧대어진 제품이라면 오랜 시간 사용해도 해먹 고리 부분이 해질 염려가 적습니다.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제가 구입한 더블 사이즈 해먹은 해먹 고리와 연결되는 부분이 엮어져 있습니다.

싱글 사이즈 해먹의 경우 연결되는 부분이 엮이지 않고 끈이 그냥 모아지기만 하는 형태인데요, 아무래도 엮어놓은 쪽에 좀 더 튼튼할 듯 싶습니다.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처음 해 본 더블 사이즈 해먹 설치, 매듭법과 길이가 관건

앞서 살짝 언급한대로 해먹을 구입한지 두 달만에 해먹을 설치할만한 나무가 있는 캠핑장을 오게 되어 해먹 배낭에서 내용물을 처음 꺼내봤습니다.

내용물을 전부 꺼내놓고 보니 처음에는 과연 이 해먹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 좀 난감하더군요.

 

특히 해먹에 포함된 큼직한 해먹 고정 로프를 보고 있노라니, 이걸 어떻게 설치해야하나? 싶어 인터넷에 '해먹 매듭'을 검색해보니 롤링 히치 매듭법으로 묶으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롤링히치 매듭은 지난 해 캠핑장에서 사용할 데이지체인 만들기에서 이미 다룬 바 있습니다.

2013/04/18 - 캠핑장에서 요긴한 데이지 체인, 매듭으로 즉석에서 만들기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처음에는 롤링 히치 매듭법을 따라해 봤습니다.

하지만 더블 사이즈 해먹에 포함된 해먹 로프는 양쪽에 강철 후크가 달려 있는 형태로, 양쪽 후크를 모두 사용하기 위해 롤링히치 매듭법은 적당치 않은 듯 보여 다른 방법으로 매듭을 묶어 봤습니다.

어리버리 묶어봤지만 튼튼한 결과물이 나왔는데요, 방법은 이렇습니다('정석'이 아니므로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이용하세요).

 

일단 해먹 로프의 한 쪽을 적당한 길이(땅에서 부터 1m 정도의 높이)로 늘어뜨리고 반대쪽 로프을 나무에 감았습니다.

나무 둘레로 감은 해먹 로프는 땅으로 늘어뜨린 로프 안쪽으로 넣었습니다.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다시 한 번 해먹 로프를 나무에 감습니다.

이때도 역시 나무에 감는 로프는 늘어뜨린 로프 안쪽으로 넣습니다.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해먹을 걸어도 될만한, 덩치가 있는 나무에 로프를 감다보니 3바퀴 정도 감을 정도가 되더군요.

3바퀴째도 역시 나무에 감는 로프를 늘어뜨린 로프 아래로 통과시켰습니다.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지금까지 나무 둘레에 감았던 로프쪽 강철 후크를 위로 들어올려 나무에 감긴 줄 뒤로 집어 넣습니다.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제가 묶은 해먹 매듭은 이렇게 리본 형태가 되었습니다.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해먹 방향으로 로프를 당겨보니 무척 튼튼하게 걸려 있고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14cm 길이의 큼직한 강철 비너를 이용해 해먹의 고리와 해먹 로프의 강철 후크 두 개를 연결하니 깔끔하게 설치가 완료되었습니다.

해먹 매듭 해먹 로프 캠핑

해먹 설치 과정 내내 종이 박스가 눈에 띕니다.

지난 여름 어느 캠핑장에서 나무 둥치가 해먹 로프에 쓸리지 않게 해먹 로프와 나무 사이에 종이 박스를 끼워 달라는 당부의 글을 본 기억이 나 박스를 끼웠습니다.

 

해먹을 처음 걸어본 터라 종이 박스를 사이에 끼우고 매듭을 짓는 과정이 꽤 번거로웠지만, 해먹을 철수할 때보니 나무에 쓸린 흔적이 없더군요.

이번에는 해먹 설치가 처음이라 종이 박스를 이용했지만, 다음에는 안 입는 옷을 준비하여 나무와 로프 사이에 넣어볼까 합니다.

처음 설치한 해먹. 높이는 에러, 하지만 즐겁다

해먹을 설치한 나무 사이의 간격은 대략 3.5~4m 정도로 눈으로 보기에는 꽤 넓은 간격이었는데, 2m80cm의 특대형 해먹을 걸자 그리 넓어보이진 않는군요.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해먹을 걸고 제가 들어갔더니 해먹이 쑥 꺼지면서 해먹이 바닥에서 고작 15cm정도 떠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직접 해먹을 달아보니 해먹에 들어갔을 때 지면과 해먹의 높이가 40~50cm정도 차이 나는게 보기도 좋고 들어가 있는 사람도 엉덩이가 땅에 끌릴 염려를 하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도 위쪽에서 찍은 사진에는 해먹과 지면의 아슬아슬한 느낌이 적습니다. 하지만!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방향을 바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사진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해먹만 달아놓고 사람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는 이렇게 여유가 있지만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제가 들어가자마자 엉덩이가 땅에 닿을 듯 쑥~ 꺼지더군요.

그래도 해먹이 땅에 닿지 않으니 해먹을 즐기는데는 별 무리가 없었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으니 꼭 거미줄에 걸린 먹잇감 같은 느낌이 듭니다 ㅡㅡㅋ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어리버리 처음 설치한 해먹이지만 마눌님께서는 해먹이 캠핑의 또 다른 묘미라며 몇 번이고 만족감을 표시하더군요.

해먹을 처음 설치해본터라 매듭법도 엉성하고 해먹 로프를 거는 높이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좀 더 폼 나게 걸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무지개 해먹 트로피칼 해먹 캠핑

사실 해먹을 치려면 꽤 굵은 나무가 적당한 간격으로 있어야 하는데 그런 환경이 안되는 캠핑장도 많아 생각만큼 해먹을 자주 이용하지는 못할 듯 싶습니다.

하지만 해먹의 재미에 푹 빠진 마눌님을 보니, 조만간 해먹 스탠드를 하나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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