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심지와 소이왁스로 만든 수제 천연 양초. 깡통으로 특대형 양초 만드는 방법

소이왁스로 만드는 천연 양초, 이번엔 나무심지!

이번 포스팅은 이틀 전 올렸던 천연 양초 만들기 두 번째 포스팅으로 소이왁스와 나무심지를 이용한 양초 만들기입니다.

 

사실 지난번에 올렸던 팜유왁스나 소이왁스는 녹는점이나, 향료를 포함할 수 있는 양의 차이가 있을 뿐, 만드는 과정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이왁스 양초는 나무심지를 사용해 만들어 봤는데, 나무심지 가격이 생각보다 꽤 비싸지만 나름 분위기 있는 양초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난 양초 만들기 포스팅을 못 본 분이라면 2014/04/07 - 맥주캔으로 천연 양초 만드는 방법. 예쁜 맥주캔으로 만든 팜왁스 양초 포스팅도 읽어보세요.

 

제가 구입한 소이왁스는 골든왁스 제품입니다.

양초 재료 판매 사이트에는 소이왁스도 제조업체별로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고, 대표적인 소이왁스로 네이쳐 왁스(Nature Wax), 에코소야(EcoSoya), 골든왁스(Golden Wax)가 있는데, 제품마다 녹는점과 프레그런스 오일[각주:1]의 최대 첨가량도 다르다 합니다.

 

제가 구입한 골든왁스 464는 녹는점이 46.1~ 46.3도로 소이왁스 중에서는 비교적 높은쪽에 속하지만 프레그런스 로드[각주:2]도 높아 강한 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라고 합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이번 양초 만들기의 하이라이트, 나무심지입니다.

외국의 고급 기성품 양초 중에 나무심지가 들어 있는 제품을 신기하게 봤던 적이 있는데, 요즘 양초 재료 판매점에서도 나무심지를 팔더군요.

나무심지도 사이즈별로 다양한데 저는 좀 큼직한 양초를 만들 생각이었기에 가장 큰 사이즈(길이 15cm, 너비 1.9cm)로 골랐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나무심지

나무심지용 탭을 포함한 나무심지 4개의 가격이 4500원, 지난번 포스팅에 사용한 스모크리스 심지가 개당 300원인 것에 비하면 몸값이 꽤 비쌉니다.

 

나무심지는 오일을 먹인 얇은 나무판 두 개가 겹쳐진 구조입니다.

이렇게 두 장의 나무판이 겹쳐진 상태라야 양초 심지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나무심지나무심지는 두 장 겹친 상태로 써야한다

 

일단 나무심지를 양초 용기 바닥에 세우기 위해 클립 형태의 탭을 끼웁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나무심지

 

그리고 바닥면에 단단히 붙어 있도록 폼 테이프를 잘라 붙였지만 지난번 맥주캔 양초 만들기 포스팅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런 일반 폼테이프보다 양초탭 전용 스티커, 혹은 순간접착제 한 두 방울을 이용해 고정할 것을 권합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나무심지심지탭을 단단하게 붙이는게 관건!

양초 용기에 준비한 왁스를 붓고 굳히면 끝!

준비한 양초 용기들 중 맥주캔 양초는 이미 만들었고, 이제 남은 것은 넓은 유리병입니다.

이 유리병은 구슬 형태의 양초 왁스를 담아 즉석에서 양초를 만들어 주던 외국의 기념품 가게에서 사온 것으로 양초 용기로 여러 번 재활용하고 있는데 꽤 쓸만하네요.

양초 만들기 candle 맥주캔 유리병원하는 용기를 맘대로 선택할 수 있다

 

일단 지난 번 사용했던 양초의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종이 박스로 쓱쓱 문질러 닦고 있습니다.

소이왁스를 사용했던 용기라 그런지 상온에서도 잘 닦이는데요, 만일 잘 닦이지 않을 경우 양초 용기를 헤어드라이어 등으로 덥힌 후 닦아주면 깨끗합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유리병

 

어차피 이번에도 같은 종류의 소이왁스를 부을 예정이라 양초 그을음만 대충 닦아내고 나무심지를 세웠습니다.

나무심지의 길이가 15cm로 꽤 길었기에 가위로 나무심지를 용기 높이에 맞춰 잘라주었습니다.

나무심지를 에센스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향도 좋고 탈 때 소리도 더 크다는데 저희는 패스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유리병 나무심지

 

이제 남은 것은 소이왁스를 녹이는 일입니다.

1kg의 소이왁스는 700g 남짓한 스파게티 소스 병 2개에 나눠담으면 적당합니다.

양초 재료 판매점에서 파는 스테인레스 비이커를 사면 편하겠지만 저희는 고작 1년에 한 번 남짓 양초를 만드는터라 빈 유리병을 이용합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물론 절편 형태의 소이왁스 부피때문에 1kg을 한꺼번에 담을 수는 없고 적당량을 담아 중탕으로 가열해 녹으면 소이왁스를 추가로 부어주어야 합니다.

소이왁스는 팜왁스에 비해 녹는점이 낮아 꽤 빠른 시간에 녹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제가 사용한 골든왁스의 녹는점은 46.1~ 48.3도라고 하며, 권장 붓는 온도는 75~80도라고 하는군요.

저는 별도의 향료를 첨가하지 않았는데, 에센스 오일 등을 첨가하려면 60도를 넘지 않는 상태에서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2012/11/29 - 생두 로스팅 온도 측정을 위해 적외선 온도계 영입하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이래뵈도 녹은 양초가 뜨거우니 조심조심!

 

저녁때 부은 양초는 다음날이 되자 완전히 굳어 하얀색의 양초가 되었습니다.

아무런 라벨로 붙이지 않은 밋밋한 유리병이라 마눌님께서 장식용 끈을 둘둘 감았네요.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소이왁스가 좀 모자라 남아 있던 팜왁스를 위에다 뿌렸더니 굳으면서 모양이 그닥 좋지 않게 나왔습니다.

이럴 때는 헤어드라이어의 열풍을 이용해 표면을 녹여주니 그럭저럭 모양이 잡혔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양초 표면은 헤어드라이어 열풍으로 다듬는다

파인애플 깡통으로 만든 초대형 양초

양초를 만들기로 한 저녁,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파인애플 통조림 캔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파인애플 캔이지만 지름 10cm 남짓한 큼직한 크기가 맘에 들어 집어와 내용물은 비우고 캔을 깨끗이 씻어 말린 후 준비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파인애플캔 깡통지름 10cm 짜리 파인애플 깡통 *,.*

 

역시 나무심지에 탭을 끼우고 파인애플 캔 바닥에 고정한 뒤 소이왁스를 부었습니다.

이 파인애플 캔, 보기에도 큼직하지만 용량도 큼직하여 1kg의 양초 중 700g 남짓한 용량을 부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 파인애플캔나무심지를 고정하고 녹힌 왁스를 부으면~ 끝!

 

하루정도 지나자 소이왁스가 굳었습니다.

많은 양을 부어서인지 굳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는데요, 양초가 굳기전에 캔을 만지면 모양이 깨질 우려가 있으므로 양초가 완전히 굳을때까지 기다립니다.

하얀 양초에 끼워진 나무심지를 보니 꼭 막대가 달린 아이스바가 떠오르네요 ㅎㅎ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 파인애플캔

 

비주얼보다는 실용성을 중요시한다지만, 파인애플 통조림 라벨을 그대로 사용하는 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마눌님께서 솜씨 발휘에 나섰습니다.

집에 있던 패션잡지에서 글씨가 빽빽한 페이지를 잘라 파인애플 캔 높이에 맞춰 접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잡지 장식

 

패션 잡지의 길이가 파인애플 캔의 둘레를 감싸기에는 부족하여 두 장의 잡지 페이지를 이어 붙였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잡지 장식

 

이런 작업에 빠질 수 없는 게 양면 테이프입니다.

특히 저희 집에서는 양면 테이프를 곧잘 사용하느라 넉넉하게 준비해두고 있는데, 이번에도 파인애플 캔을 장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잡지 장식 양면테이프여러 DIY에서 빠지지 않는 양면테이프

 

이렇게 준비한 잡지를 파인애플 캔에 둘둘 감아주면 끝!

양초 만들기 candle 잡지 장식

 

대략 이런 비주얼입니다.

화려한 사진이 담긴 페이지를 붙여도 좋았겠지만, 아이보리색 종이에 글씨만 있는 페이지를 오려붙여 놓으니 분위기가 그럴싸 합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잡지 장식

처음 써 본 나무심지, 길이가 중요하다

제가 구입한 XXL 사이즈의 나무심지는 길이가 15cm로 꽤 긴 파인애플 캔에 담았는데도 위로 삐죽하게 올라옵니다.

올라온 나무심지는 가위로 쉽게 자를 수 있습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 파인애플캔나무심지를 자를 때는 가위로 힘있게

 

완성된 나무심지 양초입니다.

너무 짧게 자르면 안될 것 같아 유리병은 1cm 정도 남겨두고 잘랐는데, 꽤 길어보이죠?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 파인애플캔나무심지가 너무 길면, 좋지 않다!

 

파인애플 캔 양초는 유리병보다 좀 짧게 7mm정도로 잘랐는데도 꽤 길었고, 실제 불을 붙여보니 나무만 좀 타다가 그냥 꺼져버립니다.

나무심지 제품 설명에 초보다 3mm 정도 길게 자르라고 써 있었는데, 불을 붙여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 파인애플캔너무 길면 나무심지만 잠시 타다가 꺼져버린다

 

2장의 나무가 겹쳐진 나무심지에 녹은 양초를 붓는 과정에서 나무 사이로 양초가 스며들어 올라오게 되고, 나무심지에 불을 붙이면 나무심지가 녹은 양초를 빨아올릴 정도의 길이라야 촛불이 계속 켜있게 됩니다.

나무심지를 길게 잘라 괜히 태울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3~4mm정도의 높이로 잘라둔 상태에서 불을 붙이면 좋을 듯 합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나무심지가 두 겹인 이유

 

결국 삐죽하게 올라와 있던 나무심지에 불을 붙였다 꺼졌다를 2~3번 반복한 끝에, 3mm정도 나무심지가 남은 상태가 되자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타 올라오는군요.

나무심지를 이용한 양초는 나무심지가 타들어가면서 특유의 장작타는 소리가 난다는데, 그리 크진 않지만 듣기 좋은 소리를 내며 타들어갑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 파인애플캔나무심지의 적정 길이는 표면에서 3~4mm정도

 

저희가 만든 특대형 천연 양초는 이렇게 잘 타들어가는군요.

소이왁스를 녹일 때 향료를 따로 첨가하지는 않은 대신, 양초에 불을 켜 둔 상태에서 녹은 양초 주변에 에센스를 몇 방울 떨어뜨리니 에센스 향이 근사하게 퍼져나갑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양초에 불을 붙이고 끄는 것을 반복하면 양초 전체가 타지 않고 중심부만 깊이 타들어가게 되므로, 한 번 불을 붙이면 1~2시간 정도는 불을 끄지말고 그대로 태우는게 좋습니다.

XXL 사이즈의 나무심지가 지름 10cm정도의 용기에 적당하다고는 하지만, 실제 만들어보니 지름이 1~2cm 정도 작은 캔을 이용했으면 더 근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초 만들기 candle soywax 소이왁스 골든왁스 나무심지넓은 양초일 수록 오래 켜두어야 한다

대개의 DIY 작업이 그렇지만, 재료를 직접 사서 만들어 쓰는 것의 장점은 기성품보다 품질 좋은 재료를 골라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비슷한 수준의 재료로 만들어진 기성품보다 저렴하게 쓸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 되겠네요.

저희의 꾸미기 솜씨가 그리 좋지 않아 기성품만큼 깔끔하고 예쁘진 않지만 나름 투박한 맛이 있습니다.

물론 손재주가 좋은 사람이라면 훌씬 더 예쁜 양초를 만들 수 있겠습니다 ㅎㅎ

 

  1. Fragrance Oil : 양초를 태울 때 향을 내기 위해 첨가하는 오일 [본문으로]
  2. 왁스가 함유할 수 있는 프레그런스 오일의 최대 양. 프레그런스 로드가 높을 수록 향을 많이 첨가할 수 있다 [본문으로]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 질문 댓글은 공개글로 달아주세요. 특별한 이유없는 비밀 댓글에는 답변하지 않습니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