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로 보름달 사진 찍는 방법. 관건은 조리개와 셔터 속도!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셨습니까?

누구는 사흘, 누구는 닷새의 긴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다들 즐거운 추석 보내셨습니까?

 

저희는 사흘의 추석 연휴를 보냈는데 처가와 본가가 20분 거리에 있는터라 연휴 전날 저녁에 본가에 들어가서 추석 당일 오후까지 있다가 추석 당일 오후에 처가집으로 들어가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본가에서는 추석 음식을 만들었는데요, 결혼 후 제 역할은 전과 튀김 부치는 역할이 되었습니다.

 

고구마전, 오징어 튀김을 잔뜩 만들고, 나중에는 남은 튀김 재료들을 모아모아 야채 튀김까지, 전과 튀김으로 큰 대바구니 하나 가득 채웠네요.

 

전을 하는 도중에 이 대바구니, 저희 어머니가 시어머니로 부터 물려받은 50년도 훨씬 넘은 대바구니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돌아가신 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추석 명절 튀김 고구마 오징어 음식

 

마눌님은 산적 재료들을 산적 꼬지에 꽂아 양념을 올리고 이걸 굽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저희 집 명절 음식중 빠질 수 없는게 이 산적입니다.

소고기와 매운고추, 맛살, 단무지, 대파, 햄을 꼬지에 꽂아 간장 양념을 적신 후 굽는 산적은 워낙 인기가 좋아 이렇게 많이 해놔도 게눈 감추듯 사라지곤 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은 막내누나(마눌님에게는 시누이)가 와서 산적 만드는 것을 도왔는데, 올해는 마눌님 혼자 했습니다.ㅎㅎ

추석 명절 음식 산적

이번 추석에는 달 사진을 찍어보리라 맘먹었고, 가지고 있는 카메라와 장비들을 챙겨갔습니다.

사실 추석 명절때 달사진을 찍는 것은 좀 식상한 주제이긴하지만, 생각해보니 정작 스스로는 제대로된 달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는 듯 싶어 이번에 찍어 보기로 한 것입니다.

달 사진을 찍어보자! - 달 사진을 위한 준비물들

50-200mm 망원 렌즈

달 사진을 찍는데 필요한 준비물, 가장 먼저 펜탁스 50-200m 망원렌즈입니다. 사실 평소에는 시그마 17-70mm 렌즈를 주로 쓰고 이 렌즈는 여행이나 캠핑 갈때 혹시 쓸 일이 있을까 싶어 가끔 챙겨가곤 합니다.

멀리 떨어진 달을 찍으려면 이 보다 훨씬 고 배율의 망원 렌즈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200mm 렌즈라도 제가 쓰고 있는 펜탁스 K-01이 1.6배 크롭 센서라 320mm 렌즈 처럼 쓸 수 있으니 그럭저럭 쓸만한 결과물을 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펜탁스 50-200mm 망원렌즈 pentax펜탁스 50-200mm 망원렌즈, 자주 쓰지 않는 헝그리 망원렌즈이지만, 가끔은 요긴한 렌즈

삼각대 - 편하고 안정감있게 찍는데 필요한 도구

또 하나 챙겨 간 것은 삼각대 입니다. 벨본 560이라고 하는, 꽤 저렴한 축에 속하는 이 삼각대는 얼마전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7년차 DSLR, GX-1S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구해한 제품인데요, 저렴하지만 나름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삼각대라 그동안 큰 불편없이 사용해왔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에 3만 몇천원에 구매한 것으로 기억되는데, 워낙 저렴한 제품이라 부담없이 막 쓸 수 있는게 장점인 삼각대입니다.

최근에는 캠핑때도 매번 따라가 삼각대 역할 뿐 아니라 랜턴 걸이로 활약하고 있기도 합니다.

벨본 삼각대 560 velbon tripod 벨본 삼각대 560 velbon tripod

달 사진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조리개와 셔터 속도!

추석 전날 저녁, 본가 옥상으로 올라와 삼각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망원렌즈는 물론 200mm로 고정한 상태로 사진을 찍었는데요, 어두운 밤에 찍는 사진이라 흔들림없이 찍기 위해 셀프 타이머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셀프타이머 self timer흔들림을 막기 위해 삼각대 거치 후 셀프타이머를 설정

 

추석 보름달이 떠서 밝은 밤이긴 하지만 그래도 밤인지라, 처음에는 셔터 속도를 1/5초로 꽤 오랫동안 열어 사진을 찍어봤는데요,

찍힌 결과물은 까만 바탕에 둥글게 번쩍이는 점으로 나옵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검은건 하늘, 번쩍이는건 달ㅠㅠ

 

생각보다 달이 엄청나게 밝았네요.

이번에는 셔터속도를 1/60초로 잡고 조리개를 한 스톱 조여서 찍어봤더니 앞서 찍은 사진보다는 조금 쓸만한 사진이 나왔습니다만, 그래도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닙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셔터속도를 높이니 조금 나아졌다

 

이번에는 셔터 속도를 1/125초로 더 빨리 찍었더니 달 표면의 무늬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사실 셔터속도가 1/125초라면 굳이 삼각대에 올리고 찍지 않아도 될 정도죠.

보름달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밝아 삼각대 없이 찍을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하나 얻었습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손으로 들고 찍어도 될 1/125초로 설정하니 꽤 또렷해진 달

 

셔터 속도는 1/125초로 두고 조리개만 한 스탑 더 조이니 달 표면의 무늬가 좀 더 또렷해진 느낌입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조리개를 한스톱 더 조였더니 달 표면의 무늬가 더 또렷해졌다

멀리 떨어진 달을 키우는 방법 - 크롭(Crop)

200mm 렌즈와 1.6배 크롭 바디의 조합으로 320mm 망원으로 찍어봤지만 생각만큼 달은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기를 써도 K-01의 액정 한 가운데 자그마한 원 정도로만 보이는군요.

눈으로는 크고 예쁘게 보이는 달,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어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보면 볼품없이 쬐그맣게 나오는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200mm렌즈와 1.6배 크롭바디 조합으로 320mm처럼 찍었지만 액정에 보이는 달은 조그맣기만 하다

 

뭐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찍은 사진을 컴퓨터에서 열어 100% 비율로 확인해보면 꽤 그럴듯 한 달 사진이 나옵니다.

달만 크롭하고 검은 배경은 잘라내버리면 됩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이럴때 필요한 것은, 100% 확대 후 크롭!

 

100% 크기 사진입니다. 가로 700 픽셀이니 인터넷에 띄워놓고 보기에는 꽤 그럴듯 하게 나왔네요.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2013년 9월 18일 밤 10시 1/125, F10

초저녁에 찍으면 더 예쁜 달 사진

'보름달'하면 노랗고 둥근 달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추석 연휴 첫날 찍은 달 사진은 좀 창백한(?) 듯 보여 추석 당일 저녁에 다시 찍어 봤습니다.

셔터속도는 먼저와 마찬가지로 1/125초, 조리개 10인 같은 설정으로 찍었는데, 한가지 다른 조건은 2시간 정도 앞선, 저녁 8시쯤 찍었다는 점입니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찍어서 일까요? 달이 좀 더 노랗고 예쁘게 나온 듯 합니다.

펜탁스 K-01 pentax 디지털 카메라 digital camera 달사진 moon2013년 9월 19일 밤 8시 1/125, F10

원래 계획은 달 사진을 찍어 추석 연휴기간 중에 포스팅할 계획이었지만, 가족들과 모여 얘기 꽃을 피우느라, 술 한잔 하다보니 타이밍을 놓쳤고, 3일의 추석 연휴가 끝난 뒤, 토요일에 바로 올리려고 했지만 며칠간의 강행군(매일 저녁 본가와 처가에서 술로 달린 결과ㅠㅠ)에 탈이나서 이틀을 골골 하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네요.

덕분에 이번 포스팅은 김빠진 사이다처럼 별 감흥없는 내용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달 사진 한 장을 건졌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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