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인터벌 셔터 릴리즈를 구입하다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지름신을 영접하고 나서 택배가 도착할 때까지의 기다림은 참 즐겁습니다.
택배가 도착하여 띵동~ 벨이 울리면 이런 기분이 되곤 하죠.
그런데 물건을 개봉하고 잠시 시간이 지나면, 그제야 물건의 가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비싼만큼 제 값하는 물건, 값어치보다 못한 물건, 가격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물건
간만에 지른, DSLR 인터벌 릴리즈 Twin1 ISR은 세 번째 경우에 해당되는 제품이네요.
DSLR 인터벌 셔터 릴리즈?
며칠 전, 커피콩 발아 과정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 포스팅을 올렸는데요, 사실 일정한 시간마다 사진을 찍는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한밤중에도 자다말고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어야 했으니, 힘은 힘대로 들고, 그렇다고 딱딱 정해진 시간에 찍을 수는 없었고, 카메라를 한번씩 건드릴 때마다 맞춰놓은 각도가 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결국 시도는 좋았지만 결과물은 힘들인 것에 비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나왔고, 왠지 억울한 마음반,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 반에 DSLR 인터벌 셔터 릴리즈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DSLR 인터벌 셔터 릴리즈는 DSLR을 일정한 간격(인터벌)으로 셔터를 눌러주는(릴리즈) 장치입니다.
최대 99시간 59분 59초동안 정해진 주기에 맞춰 배터리나 메모리카드가 허락하는 한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어주는 액정달린 리모컨입니다. 1
Made in China 주제에 은근 비싸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다구요?
예를 들어, '오늘 부터 4일(100시간) 동안 매 10분마다 1장씩 찍어!'라고 세팅해두면 사람이 없어도 알아서 셔터를 눌러주는 장치가 '인터벌 셔터 릴리즈'입니다.
별이 공전하는 사진이나 불꽃 놀이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액세서리라 할 수 있는데요, 제가 사용중인 삼성 GX-1S(펜탁스 ist DS2 클론 기종)에 맞는 인터벌 릴리즈를 찾아보니 가격이 5~7만원 선입니다.
필요하지만 자주 쓸 물건은 아니다보니 가격이 살짝 갈등되네요.
TWIN1 ISR, 가격은 절반에 Made in Korea!
그러다가 다른 제품의 절반 가격인 2만5천원짜리 인터벌 셔터 릴리즈를 발견했습니다.
뭐 이렇게 싸? 뭔가 결함있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제품 사양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액정 달려있고, 인터벌 촬영, 장노출, 반셔터도 지원하니 필요한 기능은 모두 갖췄네요. 2
첨 봤던 제품이 5~7만원 선이라 그런지 무엇보다 가격이 착해보였습니다. 더 생각할 것 없이 질렀고, 토요일에 도착할 줄 알았던 기대를 가볍게 제껴버리고 월요일에 도착했습니다(잊지않겠다 로젠택배ㅡㅡ+++)
10cm 남짓한 리모컨이기에 포장 박스 역시 그리 크진 않습니다. 리모컨 본체, 뚜껑, CR-2032 배터리가 전부인데, 무게는 꽤 묵직합니다. 뭐지?
호환기종 목록 보이죠?
내용물을 꺼내놓고 보니 속에 숨어 있던 매뉴얼과 연결 케이블이 나옵니다.
매뉴얼, 요즘 보기 힘든 소책자 형태입니다. 영어, 한국어, 독일어, 스페인어의, 8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를 보니 참 새롭네요.
이것보다 훨씬 비싼 제품도 원가절감 차원에서 퀵 가이드 1장 덜렁 넣어주고 더 자세한 내용은 웹사이트로 들어와 PDF 파일을 열어보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2만5천원짜리 물건인데도 꽤 튼실한 매뉴얼이 들어있습니다.
매뉴얼이 튼실하다
10cm 짜리 리모컨에는 CR-2032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앞서 봤던 비싼 리모컨들이 AAA 배터리 두 개를 쓰는데 비하면 작고 슬림한게 맘에 듭니다.
CR-2032 배터리 사용
왼쪽의 큰 버튼은 셔터 버튼으로 반셔터 및 장노출을 지원하고, 오른쪽의 버튼 중 가운데 버튼은 조이스틱 형태의 4방향 키로 인터벌 셔터 릴리즈의 각종 설정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작지만 꽤 탄탄한 느낌으로 꽤 만족스럽습니다. 릴리즈를 카메라에 고정할 수 있는 클립이나 휴대용 파우치까지 지원되면 더 좋았겠지만, 기본에는 충실합니다.
알고보니 Made in Korea!!
꽤 오래전에 샀던 적외선 방식의 무선 리모컨은 반셔터도 안되고, 멀리 떨어지면 작동이 되다 안되다, 버튼이 지맘대로 눌려 배터리가 방전되어 정작 필요할 때 못썼던 기억도 있는데, 멀리 치워버려야겠습니다.
개나 줘버려!
나도 이런 영상 찍을 수 있을까?
일단 처음 도전했던 커피콩 발아 영상을 다시 찍어봐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습니다.
게다가 여행 사진 3만장을 이어붙였다는, 외국 사진가의 영상을 보니 나도 저런 영상을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도 불끈 솟게 하는군요.
이 영상은, 반드시 전체 화면으로 보세요.
EuroLapse from David Kosmos Smith on Vim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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